----전략(처음을 보시려면 본문중에 나오는 링크를 클릭하심이....) ---
선머슴 같은 서울소녀가 큰맘먹고 차한대구해서 서류없이 일해서 돈만들어가면 캐나다를 여행하기로 한다.
....
캐나다에서 휴식을 끝내고
이제 우리는 체리피킹을
알아보기로 합니다.
이전 블로그에도 썼듯이
미국 개기일식을 기다리려면
약 2개월간 시간이 남기에
뭘 할지 고민하다가
캐나다에서 체리피킹을 해보기로 합니다.
지인들은 걱정해줍니다.
"너희 돈이 그렇게 없는거야?"
"그거 힘들지 않을까? 왜 사서 고생을 해?"
만국 공통 여행자들의 통장 잔고는
보통 늘어나기보다
줄어드는게 기본이구요.
다만 몇원이라도
통장 잔고가 늘어날 일이라면
여행자들 입장에서 기쁜건 당연합니다.
재정적으로도 경험적으로도
우리에겐 좋은 찬스입니다.
물론,
다른나라에서 일을 하려면
취업비자가 필요하지만
절대적으로 인력이 부족한 업종,
특히
체리피킹 같이
시즌에만 단기적으로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경우
인력을 구하는게 쉽지 않은 농장주들이
비자여부 관계없이
우리 같은 사람들을 고용하기도 합니다.
(장황하게 설명해도 불법이란 이야깁니다ㅋ)
캐나다 오카나간 밸리는
지형적으로 과수원을 하기에 좋은 지형이라
포도,체리,살구,사과등등
많은 과수원들이 몰려있습니다.
여기엔 다양한 일들이 존재하죠
과실솎기, 피킹등등..
하지만
시간당 가장 적은 노력을 들이고
일자리를 쉽게 얻을 수 있으면서
돈이 되는건
체리피킹이랍니다.
대개 6월 중순부터
(이르면 초순에도 시작됩니다)
오소유스를 시작으로
올리버,펜팅톤,섬머랜드,켈로나,버넌 순으로
체리피킹 인력을 구합니다.
일을 구하려면
각 지역에 있는 Work BC를 방문하거나
Work BC 홈페이지(https://www.workbc.ca)
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농장에 찾아가
일이 있는지 알아보는 방법입니다.
처음엔 뻘쭘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지만
이것만큼 좋은 일은 없답니다.
(몇번의 퇴짜는 감안하셔야 합니다.)
사실..
6월 중순
처음 체리피킹을 시작하는 오소유스는
체리피킹을 가장 먼저 시작하기에
인력이 대거 몰려드는 지역이라
농장수 대비 인력이 넘쳐납니다.
하지만 북쪽으로 체리피킹 시즌이
옮겨가기 시작하면
농장주들이 발을 동동구르게 되죠.
처음에 농장을 구하기 어렵다고
체념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우리는 총 4군데의 농장에서
체리피킹, 사과솎기,
포도줄기 올려주기 ,
사과피킹등의
일을 했습니다.
물론,
어느 농장에서 일했는지 오픈하면
정보를 찾는 분들에게 더 도움이 되겠으나
이전에 우리가 정보를 오픈한
스페인 학원이나 숙소에 찾아가
우리를 모르는 분들이 친구라며
우리의 이름을 팔며
할인을 요구하기도 했기에..
우리 때문에 농장주들이
곤란한 상황이 될까 우려해
농장은 오픈하기 않기로 했습니다.
다만, 피해야 할 농장이나
농장에서 일하는 팁들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피해야 할 농장
1) 본인 농장 크기보다 많은 인력을 원하는 농장
단기적으로 일을 하는 체리피커들에겐
시즌 내에 일을 많이 해야 돈이 됩니다.
왜냐하면
체리는 대개
작은버킷당 2.5불/ 큰 박스는 5불 정도 주는
능력제 업무이므로
시간 내에 많은 체리를 따야 돈이 되겠죠.
체리 농장은
체리를 여러 품종으로 심어 놓아
모두 같아 보이는 체리라도
수확하는 시기가 조금씩 다릅니다.
그래서 한 품종을 다 따고 나면
다른 품종 수확시기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인력을 잘 배분하는 농장주들은
피커의 일이 꾸준하도록
인력을 꾸리지만
몇몇 농장주들은
일하는 사람들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본인 농장 크기에 비해
많은 사람들을 고용해
중간중간 일이 없는 날,
보통 일하는 시간보다
일찍 일을 끝내는 날등
도저히 하루 일당이 안나오는
스케쥴을 만들어 놓는 답니다.
평균
한 개의 체리나무에서 2-3박스정도 나오고
체리나무 가지가 늘어질 정도로
엄~청 많이 달리면(매우 드믐)
5박스 정도 체리가 나옵니다.
체리나무 수와 본인이 일하는 농장의 인력수,
그리고 농장주가 제시하는 업무일수를 나누면
대략 본인 손에 쥐어지는 돈을
계산할 수 있을 껍니다.
2)일이 없는데도 인력을 잡는 농장
위에 사례와 비슷한데
현재 본인 농장에 일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곧 일이 시작된다며
피커들을 잡아두려는 농장들이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2주일 후 일이 있음에도
3일후에 일이 시작된다,
3일을 기다리면
다시 3일후에 시작된다 등등으로
다른 농장에 못가게 잡아두는 거죠.
물론 농장주 입장에선
다시 인력을 구하려면 힘들겠지만
피커들 입장에서는
시간이 돈이기에
현명한 판단을 해야합니다.
우리 같은 경우
농장주가 3주일간
사과 솎는 업무를 같이 하다가
이후에 체리를 따자고 했다가
4일만에 일이 없다고
2주일 남겨놓고
다른데 여행하고 놀러갔다가 오라는 농장도 있었답니다.
게다가 다른 농장도
사과 솎는 일이 없다고
이런일이 있으면 본인이 하겠다는 말까지 하시더군요.
물론, 열씸히 일을 찾아 2주일간
다른 농장에서 사과 솎는 일을 했답니다.
3)돈을 안주는 농장
일을 시키고 돈을 안주는 농장은
아주아주 나쁜 농장이겠지요.
적법하게 일을 하는게 아닌
우리같은 사람들에게
일을 시키고
돈을 안주는 농장이 있다고 합니다.
무턱대고 안주기도 하고
체크를 발급해주는데
돈이 안들어있는 통장의
휴지조각 체크를 주기도 한답니다.
인도인들 중에 이런 사람들이 있어
피커들이 인도 농장주들을 기피하기도 하지만
과수원중 90%가 인도인들이기에
인도인을 피하는게 쉽진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인도 농장에서 체리를 땄지만
돈 안주는 농장주는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좋은 농장주만 만난건
우리 행운이였나 봅니다.
간간히 이런 농장주가 있다고 하니
잘...알아보고 가시라는 말씀밖엔..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일당을 받아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2.일하는 사람들의 자세
피해야할 농장주가 있다면
농장주 입장에서는
싫은 인력들도 있습니다.
본인이 제대로 일만 한다면
끊임없이 일할 수 있답니다.
농장일이 끝나면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아는 농장에 소개시켜주고
또 소개시켜주고..
심지어 다른 곳에서 일하기로 했는데
계속 그 곳에서 일해달라고도 하고
내년에 꼭 와달라는 제의도 받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엔
처음 일했던 농장 빼고
타의로 일을 쉬어본 적이 없습니다.
일을 잘 했나봅니다 허허.
어떤 팁들이 있을까요?
1) 출퇴근시간 지키기
아주 기본적인 일이지만
중요한 일입니다.
기본적으로 출퇴근 시간만 제대로 지키면
농장주들은 인력 관리에 대한 불안감이 없어져
일하는 사람을 신뢰하게 되죠.
2) 제대로 일해주기
체리피킹의 경우
처음 일하는 사람들에게
농장주가 당부하는게 있습니다.
체리의 기본적인 사이즈 지켜주기
터지거나 벌레먹은 체리는 버려주기
박스에 잎을 넣지 말기
체리를 딸때 꽃눈은 건드리지 말기
이걸 지키지 않으면
체리를 따는게 아니라
쓰레기를 만드는거라고 하더군요.
사실 이렇게 일을 하려면
피킹 속도가 느려지는건
어쩔 수 없지만
<중략------->
머든호수에서 품위있는 무료캠핑을 하고
체리를 따기 전 까지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러
오소유스로 나왔다.
시내에 있는 'Work BC' 에 가봤으나
딱히 괜찮아 보이는 일자리는 없었다.
-여기가 Work BC
창문에 구인광고가 붙어있다-
시원한 곳에서 인터넷이나 하자 싶어
팀홀튼에 궁뎅이를 붙였다.
일자리가 쉽게 구해질 턱이 없다.
몇번 검색하다 소득도 없고 흥미도 달아났다.
대부분의 시간을 유머사이트 구경에 할애하던 도중!
캐나다 워홀 까페인 '빨간 깻잎의 나라' 에서
믿을 수 없는 게시물을 발견했다.
'오소유스 한국인 농장 ㅇㅇㅇㅇㅇ 에서 피커를 구합니다'
가만있자. 오소유스면 내가 있는 곳인데?
써있는 번호로 전화를 하자 여성분이 받으신다.
오소유스에 있다고 하니
일단 저녁에 밥먹으러 오라고 초대해 주셨다.
밥이다. 한식이다. 흰밥에 김치만 있어도 된다.
그래도 찌개까지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일은 못해도 되니까 밥이나 맛있게 먹고 오자.
행복한 상상으로 헤롱헤롱 하다
약속된 시간에 농장을 방문했다.
인상좋은 사장님 내외분은
이민 20년차 이시고 오롯이 두분이서
만 오천평 정도의 과수원을 가꾸고 계셨다
-한국에서 이민오신 분이 주인인 과수원
줄여서 한국인 농장!-
6월말 체리를 시작으로 살구, 복숭아,
9월의 사과까지 수확이 계속될거라 말씀 하셨다.
사과수확까지 하면 좋겠으나
8월 21이리 개기일식을 보려면
늦어도 8월 15일에 미국에 가야한다.
아쉽지만 할 수 있는 일만 하는걸로.
체리시즌까진 3주정도가 남아있는데
고맙게도 그때까지 사과솎기(띠닝, thining)을
같이 하는게 어떠냐고 제안하신다.
아이고. 이렇게 고마울때가.
당장 내일부터 일하기로 하고
텐트도 과수원 한가운데 폈다.
-무지개와 일식이
한국인 농장에서-
일은 힘들지 않았다.
빽빽하게 열린 사과를
적당한 간격을 두고 한개씩만 남기면 되는 일이다.
손가락을 많이 사용하는 일이라 물집이 잡히긴 했다.
하지만 힘을쓰는 일이 아니고
회사를 그만둔 후 일년만에 해보는
'돈받는 일' 이라 흥겹기까지 했다.
-일하고 먹는 밥은 항상 맛있음-
-없는재료 모아 비빔국수도 해먹음-
5일째가 되던 날.
신선아 친구인 J 양과 재스퍼에서 먹고 마시고 놀던 때였다.
(미리 약속이 있었던 터라 일을 시작하기 전 사장님 내외분께 양해를 구했었다)
문자하나가 도착했다.
'진영씨, 사과솎기가 일찍 끝났어요.
체리딸때 까지 일이 없을 것 같네요.
재스퍼에서 더 놀다와도 될것 같아요.'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루이틀 일이 일찍 끝난거면 모르겠지만
2주일이나 빨리 사과솎기가 마무리 된 것이다.
더구나 재스퍼로 떠나기 전
우리의 공백을 채우려 따로 사람까지 구하셨고
그 사람 구하는 일을 우리가 도와주기까지 했다.
일 하려는 사람이 멕시코인 이었고
내가 스페인어를 쪼금 할 줄 아니까.
찝찝한 마음에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농장으로 돌아갔다.
도착해서 사장님 내외분과 이야기 해본 결과
'체리 수확전 까지 일은 없다' 고.
혹시나 하고 사과솎기가 필요한
다른농장을 소개시켜줄수 있나 여쭤봤더니
돌아온 대답은 실망스러웠다.
'진영씨, 그런일 있으면 내가해'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처음부터 일하는 날짜를 못박지 않은
내 잘못이라 판단했다.
일을 하지 않지만 당장 갈데가 없으므로
농장에서 캠핑을 계속해도 되냐고 여쭤봤다.
상관 없다고 하신다.
그래, 공짜로 캠핑하는것만 해도 반갑다.
돈을 벌진 못해도 쓰지도 않는다.
그날밤. 위험한 곳에서 유일한 버팀목인 신선아와 많은 이야기를 했다.
오래돼서 세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결론은
돈이 급하지 않고 없지도 않다.
여기서 돈 안벌어도 여행을 마칠 경비는 있다.
여기서 버는 돈은 말 그대로 추가(Extra) 수입이다.
체리 시즌을 기다리며 빈둥빈둥 해도 된다.
숙박비도 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이 시골마을까지 온 이유는
농장일을 해보고 돈을 만져보기 위해서다.
놀거면 여기보다 좋은곳이 훨씬 많다.
그러므로 우린 일해야 한다.
곧바로 다음날 부터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러 나섰다.
BC work 도 가보고, 농장주인들 에게 메일도 보내고,
일하는 사람이 있으면 사람구하냐고 묻기도 했다.
소득없이 뽈뽈뽈 돌아다니다 오소유스 옆의
카우스톤(Cawstone) 이라는
작은 시골동네까지 이르렀다.
고작 몇일 일했다고 사과나무, 체리나무를 구분 할 수 있었는데
한눈에 봐도 솎아내기를 하지 않은 사과나무가
줄지어있는 농장을 발견했다.
옳커니 하고 들어갔더니 역시나 사람이 필요하단다.
하지만 임금지불은 체크(수표) 만 가능하다는 설명에
실망만 하고 돌아섰다.
우리는 서류가 없어서 수표를 받으면 곤란해 진다.....
일이 되려고 그랬을까?
다음날 구구절절 도와달라는 문자가 도착했다.
'사과 솎아내기 해야하는데 사람이 없어.
현금으로 줄께. 월요일에 와 줄래?'
그날 우린 일자리를 구한 기념으로 삼겹살 파티를 했다.
한국농장 사장님께 그 동안 감사했으며
체리딸때 돌아오겠다 약속하고 홀가분하게 떠났다.
새로 일을 시작한 'H 농장' 주인은 월터.
RCMP(Royal Canadian Mounted Police) 에서 은퇴 한 후
와인을 만들고 싶어 농장을 구매했단다.
사과나무는 전(前) 농장주가 키우던 것인데
뽑아낼 수 없어 그냥 키우는 듯 했다.
-월터의 농장
중간에 보이는 건물이 와인 판매장 이고
좌우로 사과나무들이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동안 참 마음이 편했다.
'서류미비 이민자' 라고 괄시하지도 않고
2시간에 15분씩 꼬박꼬박 쉬는시간도 있고.
캠핑 공짜, 전기 공짜, 텃밭에서 야채도 뜯어먹고.
가끔 시음하고 남은 와인도 가져다 줘서 참 잘 마셨다.
물론 임금체불 같은건 하지않았다.
이런사람을 보고 '좋은사람' 이라고 하나보다.
체리를 수확하기 위해 6월 24일,
한국인 농장에 돌아왔다.
손에 물집잡히며 솎아냈던 사과는
두배쯤 커져있었다.
체리도 빨간색에서 검붉은 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더불어 같이 일하게 될 멕시코 친구들도
과수원에 텐트를 치고 있었다.
우리를 포함해 총 9명.
-멕시코 친구들의 텐트.
작년부터 멕시코-캐나다 사이에
무비자 입국협정이 발효되었다.
그래서인지 체리피킹 하러 온
멕시코 친구들이 엄청 많았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다.
얼마를 벌 수 있을까?
바로 계산을 시작했다.
과수원에 체리나무는 약 1000그루.
그루당 2박스(10kg) 의 체리를 딴다면
총 2000 박스.
박스당 피커가 받는돈이 5$.
이 돈을 9명으로 나누면
1000*2*5/9 = 1,111 $
1인당 100만원이 안되는 돈이다.
(이때 캐나다 달러의 환율은 850원 정도였다)
생각보다 적었다.
적어도 1인당 한달에 200만원 정도는
만질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따는만큼 돈을 벌 수 있으니까
이른바 능력제 니까.
남들보다 손을 빨리 움직이면
된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기대반 걱정반 으로 시작한 체리피킹 첫날.
우리는 총 29 박스, 145$ 를 벌었다.
첫날 치고는 나쁘지 않다.
-체리 박스.
한박스에 10kg 정도-
-체리피킹의 특권.
먹고싶은 만큼 먹을 수 있다-
같이 일했던 멕시코 친구들은
적게는 7박스, 많게는 12박스 정도.
역시 한국사람 손빠른건 알아 줘야 한다.
둘째날은 40.5 박스.
셋째날은 37 박스.
일이 이대로만 계속된다면
하루에 15만원(두명이서)은
벌수있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4일만에 찾아온 휴식
7월 1일 '캐나다 데이' 때 기분좋게 쉴 수 있었다.
-우리는 공휴일에 밖으로 놀러가는데
얘네는 어디 안가나보다.
온 동네 주민이 근 거리에 모여 퍼레이드 구경을 한다.
우리 기준에는 참 조악한데 말이지-
-불꽃놀이를 기다리는 사람들.
맥주를 못마시니 아쉽다.
캐나다에서는 노상 음주가 불법!
그래도 마시는 애들은 다 알아서 마신다-
근데 세상일이 내맘대로 되나.
처음 우리가 수확했던 품종은 '산티나' 로
알도 굵고 많이 달려있었다.
하지만 산티나를 마무리하고 시작한
'빙' 은 정 반대였다.
알도 작고 얼마 달리지도 않았다.
거기에 9명씩이나 달라붙어 걷어내다보니
일이 일찍 끝나기 일쑤였다.
보통 새벽 5시~12시 까지 체리를 따는데
빙 을 수확할때는 9시~10시 사이에 일이 마무리 됐다.
당연히 벌어들이는 돈도 반토막이 났다.
체리 품종이 바뀌면 괜찮아 지겠거니
하고 묵묵히 일을 계속했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를 더 했을 때,
앞으로 3일간은 체리수확이
없을 거라는 사장님의 공지가 있었다.
생각보다 벌어들이는 돈이 적었고
비정기적으로 발생되는 휴식.
거기다 남은 체리나무는 100그루 정도.
수입이 더 나아질 것 같지도 않고
이정도면 체리를 함께 수확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 같아 월터네 농장에 연락을 했다.
체리수확이 거의 끝났는데 일 할 수 있냐고.
대답은?
"Of course. Why Not?'
사과솎기도 덜 끝났고
포도줄기도 손봐야 하니 와주면 참 고맙겠단다.
아이고 내가 하고싶은 말입니다.
월터의 대답을 확인한 후 한국농장 사장님께
더이상 일을 못한다고 말씀드렸다.
'체리도 거의 마무리 된 것 같고
3일 정도 일이 없다고 하셔서
예전에 일하던 농장으로 갈까 합니다.
혹시 일손이 필요하시면 다시 연락 주세요'
구불구불한 사연들이 많았지만
따듯한 식사를 나눠주셨고
소중한 일자리를 제공해주신
감사한 분들이었다.
다시 돌아간 월터네 농장은
우리 집인것 마냥 편하고 편안했다.
저녁때 마다 밥달라고 기다리는
'벨라' 와 '데커' 도 반가웠다.
-밥먹을 때만 찾아오는
벨라(오른쪽, 4살)와 데커(왼쪽, 8개월)-
-월터가 골프카트를 끌고 움직이면
신나서 돌아다니는 녀석들.
벨라는 양치기 개의 핏줄이라 그런지
움직이는 것만 보면 막 짖는다-
선아와 내가 '녹색 괴물' 이라 불렀던
'갈라' 사과는 더 커져서 수확을 기다리고 있었다.
-요건 갈라가 아니라 선 라이즈 입니다-
다시금 맘 편하게 일을 할 수 있어 참 좋았다.
40도에 육박하는 더위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일 끝나고 떡 처럼 퍼져있다가
농장 앞 강가에 몸을 담그면
모든게 해결된다.
-일을 열씸히 해줘 고맙다고 파티도 열어주고-
-같은일만 하면 지루하다고
체리따는 용병으로 파견도 시켜주고
중간이 빈센트, 오른쪽은 몬티 -
-내가 복숭아를 좋아한다니
마음껏 먹으란다.
그래서 하루에 한끼는 복숭아로 배를 채웠다-
-농장에서 보낸 마지막 밤.
빈센트와 데낄라 파티를 했다-
하고싶었던 일을 했고
적게나마 돈도 벌었으며
좋은 사람도 만났다.
코스타리카의 한 해변에 퍼질러 앉아
이 글을 쓰고있으니 그 친구들이 보고싶다.
다시 만나기 어려워 더 그런가 보다.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한국에 도착하면
월터에게 택배로 홍삼 한박스 보내줘야겠다.
고마웠다고 계속 건강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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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피킹이나 농장일에 관심이 있으시면
신선아님의 포스트를 참조하세요.
저희가 얼마 벌었는지 궁금하신분도 포함!
후략..... 나머지는 본래의 원게시물을 참고하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