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페르타리 ***
박 희주
사랑하는 여인이여
나는 위대한 파라오가 아니다
세파에 찌들고 지쳐 끝내 미쳐버리고 만
범부의 발뒤꿈치도 따라가지 못하는
이 빛나는 21세
기사시사철 비 내리고 눈 내리고 꽃피고 낙엽지는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에서
승리보다는 패배만을
기쁨보다는 슬픔만을 안기게 한
파렴치한 람세스
언제 죽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선사 이래 진리라지만
요절이걸랑 거부하고 싶어!
아름답게 살았던 날들에 대한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네게 준 고통
멀리하면 할수록 불행하다 외쳐대는
가이없는 종교의 변명
파라오처럼
나는 네게 영원을 줄 수가 없고
무엇으로 널 위로할 수 있으랴
억울하여 분노하고 맘껏 원망하라
나는 숨죽이며 잠들지 않고 깨어 있을 것이니
발밑에 널 두지 않을 것이며
황량한 사막 거센 모래바람이 널 범치 못하게
내 심중에 영원히 살게 할 것이니
달빛 별빛 아름한 청량한 이슬 머금어
푸른 초원의 가장 환한 미소로
꽃 중의 꽃으로 피어나게
네파르타리
내 사랑하는 여인이여
이 시 는 박 희주 선배님께서
아내에게 바치는 獻詩(헌시) 입니다.
**네파르타리 :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 람세스2세가 가장
사랑했던 왕비.
아직까지 서있는 람세스2세의 석상 발등에
그녀가 조각되어 있다.
저자 박 희주
전북 임실에서 출생했으며
관촌 중 1회 졸업
전북대학교를 졸업하고
문학 21에 작품을 발표하여 등단함
시집 {나무는 바람에 미쳐버린다}
{네페르타리}
{물레} 공저 등 다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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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늘 운암출신이라고.. 만낫는디요.
드디어 울 선배님이 여기까징 선보이게 되는구만요...그동안 가둬 두었던 좋은 작품들 빛을 보기바래요...아주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