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전에 어떤 회원분께서 대전 엑스포 기념주화 전 화종 세트를 따님한테 주셨다는 글을 보고 마침 저도 대전 엑스포와 대전에 대해 생각해놓은 게 있어서 글을 쓸까 합니다. 저 역시 저의 부모님께서 그런 진귀한 주화를 선물하시는 분이셨으면 하고 살짝 부럽기도 했네요. 그래도 제가 벌어서 구입할 정도는 되고 저의 취미생활을 인정해주고 엄청 비싼 건 아니지만 가끔 예쁜 주화 하나씩은 선물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그렇게 운이 없는 건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요.😄
본론으로 돌아와 말씀드리면 지금은 타지에서 회사생활을 하고 있지만 원래 제가 살던 곳은 대전/충남 지역입니다. 군대갈 때까지는 충남 권역을 벗어나서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집안 형편이 넉넉지는 않았고 욕심은 많았기에 여기저기 공장일을 하느라 경기도 일대에서 공장기숙사 생활을 한 적은 있지만 그것도 잠깐씩이었어요.
그래서 대전/충남 지역에 대한 저의 애정은 각별합니다. 특히 대전에 살 때가 지금도 제일 그립습니다. 대전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동전과 지폐 까페에 가입해 활동도 시작했고, 화폐박람회도 1~3회는 대전에서 했는데 빠짐없이 참석했었죠. 조폐공사 내 화폐박물관도 '타슈'타고 수시로 갔었고요. 돌이켜보니 제 수집생활에 있어서도 굉장히 중요한 시기였네요.
2. 아주아주 어렸을 적의 일입니다만, 부모님과 함께 대전 엑스포에도 간 적이 있습니다. 물론 너무 어린 아가 때의 일이라 기억은 거의 나지 않습니다. 지금은 놀 데도 많고 당시 엑스포에서 본 것보다 온갖 흥미진진한 것들이 많지만 그때 우리나라의 첨단 과학기술이 총동원된 최초의 박람회가 대전 엑스포였고 그만한 볼거리는 없었다 하더군요.
너무 어릴 때 갔었기 때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다만 예전에 사진첩에서 보니 저와 동생이 꿈돌이가 그려져 있고 빛이 반짝거리는 맨홀 뚜껑 앞에 쭈그려 앉아 웃고 있더군요. 맨홀 뚜껑은 보통 울퉁불퉁하고 아무런 그림도 빛도 없는데 그런 일반 맨홀 뚜껑과는 달리 예뻐서 신기했나 봅니다.
그리고 꿈돌이가 우주선에 타고 있는 모양의 저금통, 꿈돌이와 꿈순이(꿈돌이 여자친구)가 모니터에 그려진 검은색 컴퓨터 모양 저금통이 한동안 집안에 굴러다녔던 걸로 기억합니다. 나중에는 이사가면서 어머니가 싹 다 버렸는지 흔적도 찾을 수가 없지만 말이죠.
비록 지금의 저는 당시를 기억하지 못 하지만 그때의 제가 엑스포에서 즐겁게 놀았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3. 사실 대전이란 곳을 각별하게 생각하고 그리워하는 건 위에서 말한 두 가지 이유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수집가로서 중요한 시기에 살았던 곳도 맞고, 촌동네에서 사느라 진귀한 구경은 하지 못한 꼬맹이가 어린 시절 추억을 만든 큰 행사가 있던 곳이기도 했지만, 그게 아니었더라도 대전이라는 곳은 저에게 언제든 다시 가고 싶은 추억 가득한 장소입니다. 나고 자란 고향도 아니고 살았던 기간도 엄밀히 따지면 5~6년이 채 안 될 테지만 그때는 모든 것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너무나 어리고 혈기왕성했기에 분노도 쉽게, 기쁨도 쉽게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별거 아니고 사소한 것일진대 그때는 왜 모든 것에 대한 감정이 풍부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돈없는 학생인지라 넷이서 5천 원, 만 원짜리 김치찌개 시켜서 사리 하나에 밥 하나를 추가해 먹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어요.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당시엔 어쩌다 한 번이라도 먹기 힘들었던 맛난 것을 사먹을 수 있고 그때보다 돈을 더 쉽게 쓰지만 그때만큼의 만족감은 들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웬만한 일들은 다 겪어서인지 어지간하지 않으면 이렇다 할 감흥도 없습니다. 좋은 점은 대신에 쉽게 실망하고 속상할 일조차 없다는 거겠죠.
자꾸 과거만 회상하면서 그리워하면 퇴행적이고 발전이 없을 것 같아 지양하는 편입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문득 떠오르고 기회만 되면 다시 찾아가보고 싶네요. 나의 사랑, 나의 대전!
※ 하루에 연달아서 글을 3개씩이나 쓰는 게 눈치보입니다만, 광고성 홍보글은 아니니 운영진분들께서 너그러이 판단해주실 거라 믿습니다!
※ 대전 엑스포 관련 영상을 올렸습니다. 나중에는 여수 엑스포 기념주화 사진 올리고 얘기를 꺼내볼까 생각 중입니다.
첫댓글
大田이시라,동전 수집하기 전 오류동 아파트 분양사무실에 1년 근무할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치아가 아래위
덜덜덜 떨리는 듯합니다,고생고생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고 군 훈련도 대전에서 받았는데 그 곳이 무슨 동인
지는 모르겠지만 유성까지 맨몸, 경무장, 중무장 세번이나 왕복 구보도 하며 고생을 하였지요^^잊지 못할 오
류동과 군 훈련소입니다. 추억의 꿈돌이 너무 이쁘고 멋지네요^^
크으! 옛날 군대... 생각만 해도 힘드네요. 저 때도 힘들었는데 20년도 더 전 군대생활이란 게...
대전에 있는 부대라면 자운대일 겁니다. 자운대에서 유성 시내까진 상당히 먼데 그곳까지 오가셨다면 엄청난 거리네요.
@노이만 52년전 일로 자운대는 어디인지 잘 모르겠네요^^
@김광 으악! 그렇게 오래 전에 군생활 하셨을 줄은 몰랐습니다.😨 그땐 자운대도 없었을 때네요. 아마 근무하셨던 곳은 오래 전에 해체되거나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노이만 서구 둔산동, 공군항공병학교였답니다^^
@김광 역시 지금은 없는 부대네요. 지금 거긴 몰라볼 정도로 번화해졌습니다.ㅎㅎ
글과 엑스포 주화 즐겁게 보았습니다
항상건강하시고 즐수행수하세요 ^^
네. 항상 즐거운 수집하시길 기원드립니다.😄
@노이만 당오전 압인주화 보기힘든것을 수집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즐수행수하세요
@엄마의천원 원래 근대전은 잘 모으지 않았는데 상태가 좋아 한번 구매해봤습니다.ㅎㅎ
지금은 계룡대도 대전에 있으니 역시 여군 부사관 경력도 대전과 관련 있다고 봐야 합니다~^^
글 모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과거를 지양하고 미래를 지향하는 모습을 견지하는 멋진 자세에 한표!
계룡대는 계룡시에 있습니다. 자운대가 대전 유성에 있는데 저는 정작 육훈소 거쳐 서부전선 최전방에서 군복무를 했기 때문에 군생활만큼은 대전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좋은 수집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추억으로 자리잡은 도시에서열린 기념주화를 수집하셔서 감회가 남다르실거 같습니다.
적지않은 비용이 드는주화인데 용케도 수집하셨습니다. 저는 은화수집으로만 만족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지향하는건 맞지만 나이가 먹을수록 과거의 기억을 많은 사람이 떠올리고 추억을 하는거 같습니다.
저도 어릴적 학창시절이 많이 생각나네요..글 재미있게 잘보고 갑니다.
저도 그렇게 자금 사정이 넉넉지는 않아서 비싼 건 자주 못 사지만 가끔 상여금 들어올 때는 한 번씩 크게 크게 삽니다.
항상 과거만 그리워하고 앞날은 내다보지 못한다면 그건 퇴보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쩌다 가끔 추억떠올리는 정도야 삶의 활력소가 되겠죠.
과거를 회상하는 것은 과거가 좋다 보다는 그때는 사람간에 정도 훨씬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 . . .
우연 필연이 있어서 인지 대전과 친밀하게 지내고 있는것 같은 저 저도 대전을 나름 좋아 합니다 . . . .
과거는 과거 나름의 좋았던 점이 있고 현재는 현재 나름의 좋은 점이 있죠. 적어도 동전과 지폐 모임만 한해서는 예전에 대전살 때 활발했던 거 같아요.
오랫만에 글 읽고 노이만이라는 젊은이를 떠 올려 보았습니다.. 당시 20대 초반~~???..ㅎㅎㅎㅎㅎ....
대전은 저에게도 고향은 아니지만 30년이 넘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가야 할 곳이지요...
언제나 찾아오시면 중앙시장에서 따뜻한 국밥 한그릇과 소주 한잔은 준비되어 있습니다...ㅎㅎㅎㅎㅎ...
오늘도 화이팅~~~!!!
잘 지내시지요? 예전회 처음 갔을 때가 생각나네요. 도원님하고 두 분 계시던 거요. 따뜻하게 대해주신 것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때는 젊어서 가진 건 없고 패기와 혈기로 살았던 시절이지만 날마다 재밌고 행복했었네요.
언젠가 꼭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몸 건강히 지내시길 빕니다.
대전하면 신흥리 대전체고 에서 고생하던 생각이 떠오릅니다 글 잘 보고갑니다..~
체육특기생이셨는지요?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더더욱 운동부 학생들이 고생을 많이 하던 시절이었겠네요.
직장생활 하던때가 생각나네요, 마을주민 단체로 인솔해 가서 햇볕 쨍쩅한 매표소 입구 광장에서 입장을 기다리던 생가하면 ----아찔합니다
어떤 직장이었기에 마을주민들을 엑스포장으로 인솔하는 업무를 하신 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