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등학교 간 학력격차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이 전국 고교 간 수능성적 비교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 같은 결과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5년간 대입 수험생들의 수능 표준점수를 고교별로 분류해 국회 교과위 소속 의원들에게 제출한 자료를 분석해 나온 것으로, 1994년 수능이 시작된 이래 고교별 성적이 외부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과 본지가 전국 2200여개 고교의 2009년 수능점수 가운데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을 제외한 언어·수리·외국어 3개 영역을 분석한 결과, 외국어 영역의 경우, 상위 100개 일반고 평균점수가 113.7점인 데 비해 하위 100개 일반고의 평균점수는 70.3점으로, 43.4점이나 차이가 났다. 수리 영역 역시 상위 100개 평균점수는 112점인 데 비해, 하위 100개고는 69점으로 43점 차였다. 언어영역 평균점수는 상위 100개교가 112.9점과 하위 100개교가 76.9점으로 36점 차이가 났다.
상·하위권 학교의 성적 격차는 외국어고와 자립형 사립고까지 포함시키면 더욱 커졌다. 수리 영역에서 대원외고의 평균점수는 138.9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는데, 충남·전북·부산·서울 등에서는 수리영역 평균점수가 30점대인 학교도 있었다. 무려 100점 이상 차이가 났다. 외국어영역에서는 자사고인 민족사관고의 평균점수는 133.47였지만, 서울·경남·인천·충남에서는 평균점수가 50점대인 학교가 10곳 이상 있었다.
수능성적이 좋은 학교들 중 상위권은 대부분 외국어고와 자사고가 차지했다.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의 평균점을 합산해보면, 대원외고가 401.63점으로 가장 높았고, 민족사관고, 한국외대부속외고, 한영외고, 명덕외고, 대구외고, 대일외고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일반고 중에서는 충남의 비평준화 고교인 한일고등학교가 가장 높았는데, 전체 학교 중에서는 8번째였다.
이화여대 박정수 교수는 "학교별 수능성적 공개로 학부모와 학생들 입장에서는 매우 유용한 정보를 얻게 됐다"며 "같은 시도의 학교 사이에서조차 심각한 학력 격차가 확인된 만큼 정부는 뒤처진 학교를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 개혁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국 2200여 고교의 2009학년 수능성적을 분석한 결과 영역별 1등급 학생비율이 높은 학교는 민족사관고·대원외고·한국외대부속외고·충남 한일고 등이었다. 수능 1등급은 지난해 전국 수험생(58만명) 중 상위 4% 안에 든 학생들로, 1등급 학생 비율이 높았다는 것은 그만큼 그 학교에 상위권 학생이 많다는 의미다.
예상했던 대로 상위권 학생이 많은 학교는 수도권 지역 특목고와 비(非)평준화 지역 명문고, 서울 강남·서초구 소재 학교에 많았으며 이들 학교는 지난해 입시에서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 합격생을 다수 배출했다.
◆우수학생 많은 특목고의 '독무대'
수능 성적 상위권 학교는 특목고(자사고 포함)의 '독무대'였다. 수능 3개 영역(언어·수리·외국어) 평균 합산 상위 30개 중 특목고가 26개를 차지했고 나머지 4개 고교는 비평준화 일반계고였다.
특히 강원도 횡성에 있는 민사고와 서울 대원외고 등의 학력은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민사고 고3 학생의 96.5%가 지난해 수능 외국어 영역에서 1·2등급을 받았다. 수능 2등급 이상은 성적이 전국 상위 11% 안에 포함된다는 의미다. 대원외고는 95.5%, 한국외대부속외고는 94.7%, 한영외고 90.8% 학생이 2등급 이상을 받았다.
수리영역에서는 대원외고, 한국외대부속외고, 한영외고 학생들이 절반 이상 1등급을 받았으며, 언어영역에서도 이들 외고순으로 성적이 좋았다.
외고의 경우 서울 6개와 경기지역 9개 외고는 성적이 비교적 고르게 좋았지만, 일부 지방 외고의 경우 일반계 고등학교보다 학력수준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도 J외고의 경우 외국어 영역 1·2등급 비율이 전교생의 2.8%에 불과했으며, 같은 지역 C외고는 4.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지역의 일반계 고등학교보다 성적이 훨씬 낮은 것이다.
공주대 이명희 교수는 "충남지역은 비평준화 지역으로 지역마다 명문고들이 있어 학생들의 외고 선호도가 타지역에 비해 떨어진다"며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이 많이 주어진 지역"이라고 말했다.
◆일반계 '공주 한일고' 1등급 비율 가장 높아
특목고를 제외한 전국 1300여개 일반계 고등학교에서는 충남 공주 한일고가 1등급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공주 한일고는 비평준화 지역 학교로 전국단위로 학생을 선발한다.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한일고는 지난해 고3 학생 중 절반 가까이(46.4%)가 수능 언어영역에서 1등급을 받았다. 같은 지역에 있는 공주사대부고도 25%의 수험생이 영역별로 1등급을 받았다. 공주사대부고와 한일고는 같은 지역의 '라이벌 학교'로 두 학교 간 학력 올리기 경쟁이 치열하며, 그 효과가 수능 성적 향상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1등급 비율이 높은 경기도 광명 진성고, 안산 동산고 역시 비평준화 지역 학교로 경기도의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는 학교다. 이들 비평준화 지역 학교는 지역의 우수학생들이 지원하고 학생들을 선발해 뽑기 때문에 특목고 수준의 학력 수준을 보이고 있다.
평준화 지역 학교로 수능 성적이 좋았던 학교는 대전 대덕고, 서울 강남구 영동고·경기고·휘문고·숙명여고, 서초구 서울고 등이었다. 특히 외국어 영역의 경우 1등급 학생의 12%(2860명)는 강남지역(강남·서초·송파구) 학생들인 것으로 나타날 정도로 '강남 파워'는 막강했다. 강남지역 학생들은 언어 영역에서 2072명, 수리에서는 2304명이 1등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평준화 지역 신흥명문고인 대구 수성구 경신고, 광주광역시 광주동덕고, 부산 개성고(구 부산상고) 등도 성적이 좋았다.
대안학교인 이우학교의 학력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안학교는 정규 교육과정을 가르치지 않고 학교에서 교육과정 운영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학교다. 이우학교 작년 고3 학생의 18%가 외국어 영역에서 1등급을 받았다.
첫댓글 Q1. 대원외고 등은 1% 미만의 아이들이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왜 4%이내인 1등급 비율이 5~80%죠? 90% 이상(사실 거의 100%)이어야 하지 않나요? Q2. 외국어 영역은 83.4%, 언어영역 54.8%이면... 최소한 차이인 28.6%는 외국어 영역 1등급 언어영역 2등급 이하인데... 좀 이해가 안가네요... 이게 이해가되려면 대외외고 학생중에 85% 정도만 외국어영역을 응시하고, 또 56% 정도만 언어영역을 응시해야... 하는데... 말이 되는지... 통... => 대원외고에 입학생이 1% 미만의 성적 좋은 학생이 아니거나, 대원외고 입학후에 상대점수가 떨어진다는 소리이고... 이건 제가 잘못 이해하거나, 세상에 잘못 알려진 것 같습니다. ???
(1) 놀라운 사실은... 최소한 수능성적으로는 정말 특목고 사이의 점수차이가 많지 않네요 !!! (2) 평준화지역도 1등급이 10%를 넘는데요... 대부분 외고를 지원하다 평준화로 가는줄 알았는데... 동일한 1등급이면 특목고가 내신이 불리할 듯 한데, 그렇지 않은가요?... 입시결과는 그렇지 않은 것 같고... 복잡하네요... 한학년이 40만명이면 4%가 16000명이고 아마 S.K.Y. 가 그보다 숫자가 좀 작을텐데요... ???
역쒸 인섭아빠는 숫자에 강하시군요... 난 숫자만 봐두 머리아파서 항상 텍스트만 보는데.. ㅋ.. 제 생각엔... 대원외고나 민사고는 국제반과 국내반이 나뉘어 있는게 일단 관건인거 같아요. 즉 상대적으로 더 우수한 애들이 국제반으로 가기 때문에 수능을 안보는 경우가 꽤 많구요. 그건 용인외고도 마찬가지 실정일 거여요.. 국제반 애들은 수능준비를 안하니까.. 글구 대원외고 입학시에 내신은 강남지역 중학교들 보니까 내신 보통 5% 이내에서 낮게는 10%까지도 씁니다. 본인의 영어 실력이 탁월하다고 믿어서 듣기평가같은 영어시험에서 커버할 자신이 있는 애들이지요...
게다가 다들 기억하시겠지만 수능을 점수화하지 않고 등급으로 나눌 때 난리가 났었자나요. 그 이유는 수능이란게 문제가 무진장 어렵게 나오는 건 아니거든요. 따라서 상위권 애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불리해서 실수로 한두개 틀리면 바로 2등급되지요. 특히 영어는 더 심합니다.. 물론 실수도 실력에 포합시켜야 하겠으나... 그리고 국어는 수능 1등급받는게 공부잘하는 애들에게도 매우 힘들어요.. 제가 주변애들을 쫙 보니까 영어는 엄마의 조기노력, 수학은 본인의 꾸준한노력+수학적머리, 국어는... 음... 누구나 다 어려워하는 과목인 듯합니다..
아.... 두분이 놀라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