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산행기
언 제 : 2009. 8. 30. 일. 흐리고 작은 비
어디를 : 남한산성을 산성역에서 서문 검단산 사기막골로
누구와 : 마나스와 둘이
어제는 토요일 야생마가 오래 근무하였다고 부부가 외국 여행을 떠나고 마나스도 토요일 장날이라 장 구경 가고 나만 홀로 맹산을 오른 날이었고, 일요일 10시에 지하철 입구에서 만나기로 하고 늦은 토요일 저녁을 보낸다.
돌아가는 날은 새벽의 닭 모가지를 조이고
슬퍼하는 바람은 가을의 하늘을 열고
아파하는 꿈은 고통을 위한 배려고
보내기 위한 준비의 시작이다.
언제나 떠남을 준비하고
떠남은 새로운 약속도 대지만
아쉬움을 주기도 한다.
지저리도 못난 꿈의 사자가
나와 동행을 하면서
나에게 알려 주는 일이
가을을 알려 주는 구나.
산성역에서 만나 물 하나와 멸치 하나를 사고 배낭에 넣고 횡단보도를 지나 위 폭포를 오르다 보니 아래 큰 폭포에서 쏳아져 내리는 물로 인해 물보라 일어나 도로를 지나 맞은 편 산으로 향하는 구나.
덩그러이 밤사이 다녀간 손님들이 떠난 빈 운동기구만이 밤을 지새웠나보다.
빛은 아침이슬을 만들 때 마나사와 나는 산책길을 따라 오른다.
오늘은 카메라도 시간도 배낭에 넣고 가볍고 자유로움으로 오른다.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오는 빛의 형체는 선을 만들고 선은 다시 잎의 동무가 되어 버린다.
한 방울 씩 떨어지는 물의 방울은 커다란 나뭇가지 잎에 막혀 잎의 생명수가 되어 땅에게 양보하지 않는 만큼의 비가 내린다.
우비와 양산 모두 준비하고 왔지만 그냥 몸으로 부딪히기에 알맞을 만큼의 비가 내린다.
우리들 따라 오던 어느 이는 우산을 지팡이 삼아 오른다.
작은 오름을 따라 오른다.
잘 듬어 지고 넓고 맨 흙이 살을 드러내는 아픔의 자연을 따라 오른다.
처음부터 시간도 사진도 포기 하고
그냥 가는대로 가자.
내가 소풍 가던 산이라
마음의 편안함으로 오르자
발걸음의 힘들임 없이 가자
잎은 태양을 가리고
구름은 빛을 가리고
비는 하늘과 땅을 이어주며
가슴을 열지 못한 날을
지나가려 한다.
일요일 이라 그런가?
검은 하늘이 두려워 그런가?
이른 새벽도 아니고
늦은 저녁도 아닌데
다만 비 온다고 뉴스에서 하였는데
오는 이 없고 가는 이 우리 뿐이다.
오르다 힘들면 물 한 모금 먹고
오르다 힘들면 멈추어 뒤 돌아 보고
가다 지치면 서서 하늘 한 번 보고
가다 고개 만나면 고개 들어 보고
오는 이 없다고 하지도 말며
만나는 이 없다고 하지 말며
떠나는 이 간다고 하지 말라
그저 오르다 이마에 흐르는 땀
눈썹에 모여 떨어지게 나누고
숨 한법 크게 들여 마시자.
자유스럽게 걸어가자 꾸나
나뭇잎이 흔들리며 빛이 춤추는 사이로
안개가 넘어 간 능선을 따라
힘들지 않을 만큼만 가자
혼자가 아닌 둘이서
가자 가자 가자꾸나.
그렇게 우리 둘은 우측에 도로의 차 소리를 들으며 오라갔다.
한 언덕 오르고 보니 다시 널찍한 길이 나오고 저 앞에 의자에는 쉬고 있는 이들도 여유로와 보인다.
남문을 오르는 중간쯤에서 우리들은 좌측으로 내려 선다.
작은 등산길이지만 제법 길이 만들어져 길이 되었구나.
계곡에는 물이 흐르고 구릉지에는 누군가 땀흘리며 일군 텃밭들이다.
고추 고구마 오이 그리고 토란잎이 넓을 잎을 자랑하고 있구나.
잠시 마나스는 산에 자연산 거름을 주러 계곡으로 내려간다.
시원함에 시원함을 더하고 계곡 속에 물소리 들려온다.
나는 먼저 내려 가 갈림길에 배낭을 벗고 잠시 쉬고 있자니.
보이는 것이 내 눈에 들어오고 저번 딸내미와 안경점에서 산 일회용 렌즈를 끼고 산행이라 보이는 것이 새삼스럽구나.
아침 화장실에서 어렵게 성공한 렌즈 끼우기다.
저번에는 실패하여 렌즈만 하나 버렸다.
다시 우측 능선으로 오른다. 오를수록 골은 깊어지고 녹음은 더해 간다.
중간 중간에 텃밭들이 보이고 아까 내려오다 보니 텃밭 옆에 원두막이 있는데 사방에 모기장을 치고 널찍한 것을 보니 일하다 쉬는 곳인가 보구나. 안에는 병들이 보이고 저 앞에 그 주인인 듯한 이 무엇을 보는지 살피고 있구나.
적막함이 있고 고요함이 있고
빛이 있어 푸르름이 자라고
하늘 아래 내가 가면서
아 차라리 내가
이름 없는 풀이 되고 싶구나.
키 큰 나무들은 바람이 친구되고
키 작은 풀들은 풀벌레 친구되어
지나가는 스쳐가는 구나.
저 앞 산속 들녘에는 가을 빛을 받아 채소들이 텃밭에서 잘고 있고 빛을 받은 나무들은 마지막 푸르름을 발하고 있구나.
저 능선 중간에서 작은 연등들이 달려 있다. 아늑한 능선에는 철 스레트 지붕을 한 작은 암자도 아니고 집이 지어져 있고 조금 위에는 흙벽을 하고 검은 비닐막을 지붕으로 하는 움막이 있는대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차도 못들어 오는 오지 중의 오지 같은 아니 도심 속 산중의 오지같은 그런 적막과 고요가 있구나.
그 집에는 누가 살고 있는지 궁금하구나. 또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으로 생을 살고 있는 지가 궁금하구나.
그런 궁금증에 뒤돌아 돌아보아도 그저 스레트 지붕만이 보이는 구나.
그전에 마나스 다시 한번 남한산에 거름을 주었다.
작은 걸음으로 올라 가는 길은 이미에 땀과 온 몸에 차가운 한기를 느끼며 오늘 산행을 맞는 구나.
치고 올라 가는 맛도 없고 헉헉대는 숨 가쁜 소리도 없고 쉬어가자는 아픔도 참지 않으며 오직 한걸음에 한걸음으로 더해 이 숲의 자연을 보고 발고 오른다.
오직 나에 걸음 걸음으로 올라가는 산행이다.
산은 자연이고
자연은 산으로 담겨
담아 보고 그려 보는 그림은
머리에만 담겨지는 구나.
같이 가소서
둘이 함께 가소서
홀로 가는 고독보다
둘이 가는 믿음으로
산을 같이 가소서.
나를 너무 위대하다 자랑하지 마소서
언제 추락하는 몸이 되어
저 높은 산 바위 떨어져
산산이 부서져 바위틈 끼여
영원히 날지 못하게 될까 두렵소
산을 오르는 님이시여
산 좋아 오는 님이시여
산 속에 들어가 얻고 올 수 있다면
가지고 간 것 들고 나오소서
저 앞 계곡으로 안개가 몰려와 커다란 나무와 작은 풀들 모두 살짝 뭍혀 버리고 나에게는 어렵프시 보이는 형체만 보이는 구나.
이제 저 앞에 사람소리 들리고 지나가는 이 오르는 이 우리를 스쳐 가는 구나.
이마에 묶은 수건에 땀을 한번 짜고 나니 성곽이 보이는 구나.
간혹 저 숲 속에 노란 통, 파란 통 거의 다 뭍혀 얼굴만 보일 듯이 간혹 뭍혀 있구나. 이 곳에 불이 라도 나야 그 속에 든 물 솟아 낼 탠데
성곽 밑, 나무 밑, 안개 속, 산 속, 숲 속, 그 곳에서 잠시 조금 식은 아니 이제 차가운 바람에 차가움을 뺏어가지도 못한 캔 맥주를 마신다.
가을의 안개를 안주 삼아 시원하게 넘김 맥주 한잔에 땀을 식힌다.
서문을 다다르니 할머니쯤 대어 보인다. 막걸리 마시고 가란다.
배낭 속 막걸리도 못 먹었는데 먹고 가라니.......
서문을 나와 우측으로 빠져 나오니 국청사 가는 길 양촉에 기와 담장이 멋있어 사진에 담고 부처님께 빡에서 서서 문안인사 올리고 얼굴 한번 처다보고 감사 고맙습니다를 기원한다.
천불상 부처님께도 항상 고맙다고 행복하다고 바램을 마음으로 두 손 모아 빌고 마나스 사진기 들고 뭐를 찍는지 보이지 않는구나.
마음 태워 바라는 마음
어디까지 바라고
어디까지 버려야 할지
모르는 중생
가엾이 여겨 보살펴 주십시오.
내가 돌아가다 나무에 머리 붙이 치더라도
내가 계곡 건너가 소를 잃더라도
제발 너무 노여워하지 마십시오.
버리고 가는 중생에게 더 버리라 하시면
없다고 말 못하고 울기만 하겠습니다.
님이시여
나를 보고 계신 님이시여
저를 꾸짖고 가르켜 주십시오.
다만 지나간다고 모른채 돌아 앉지만 마십시오.
작은 소원 얘기 할 때 들어 만 주십시오.
작은 촛불 하나 마음속에 피우고 가렵니다.
너무 작은 촛 불 이라 제발 꾸짖지 마십시오.
저 아래 상가가 보이고 우리는 남한산성 로타리 좌측으로 내려서서 산채 비빔밥 시켜 아까 차가워 먹은 막걸리 어제 냉동실에서 얼어 아직 녹지 않아 흔들어 한잔 먹는대 주인장 더운 물에 담갔다 갔다 주신다.
그래도 잔 얼음 나오는 막걸리 한잔 먹으니 날씨와 더불어 차거움이 먹히지 않는 구나.
주차장을 지나 개울 건너 식당 옆을 지나 개원사 입구로 오른다.
일주문 앞에서 좌측 능선으로 접어드니 고요와 적막 그리고 침묵과 길 아닌 길을 가는 것처럼 우리 둘만이 길을 찾아 가며 오른다.
여기저기 피어나는 버섯들을 찍으며 각자 나름대로 모양 가춘 버섯들이 나무 사이 빛을 밧으며 자라고 있구나.
한참을 오르다 보니 산성 외곽 작은 통로가 보인다.
올 새해에 해맞이 보러온 곳인 것 갔구나. 그 아래 통로를 지나니 저 앞에 검단산 안테나 보이고 앞에는 옹성 보수공사하려고 하는 구나.
새로운 옹성 왼쪽에 보수하기 위해 차량 다니는 길이 보인다. 옹성을 조금 따라 가다 왼쪽 능선길로 접어드니 산소들이 산 능선을 따라 내려 가며 있구나.
우측으로는 검단산 가는 차량길이다 우리는 다시 모험심과 여유로움을 위한 길을 찾아 떠난다 .
위에서 보니 계곡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치고 오르면 검단산이구나.
어느 선인인지는 모르지만 고맙고 죄송하다 사죄하고 묘지 옆으로 지나 내려가니 콘크리트길이 보이는 구나.
그 길 옆 계곡을 넘어 다시 차고 오르는데 여기서 또 한번 볼 일 보는 마나스와 저 앞에 한 팀 서너명이 자리잡고 쉬는 이들 소리 들린다.
오르는 길 찾아 오르다 저 앞 검단산 안테나를 목표로 오른다.
그런데 여기는 사람들이 더욱 다니지 않은 천연림이다.
길도 겨우 있을 정도의 길로 오른다. 큰 나무들이 빽빽이 자라고 있어 그 아래에는 작년에 떨어진 낙옆들만이 누워 있는 그런 자연림이다.
오후의 빛만이 겨우 잎을 통과하고 낙옆에 다다라 썩은 너무 가지에 자라는 버섯들이 여기저기 자라고 있구나.
누가 버리고 갔는지 모를 소주병이 누워 있는데 그 속에 이끼가 자라고 있구나. 마나스 들어 이리 보고 저리 보더니 챙갠다.
얼마 나 오래 동안 이 낙옆 위에 누웠길래 그 속에서 자리잡을 수 있었을까.
아무도 다니지 않는 길을 걸어갑니다.
하늘은 잎들이 막아서고
땅에는 작년 잎들이 터 잡고 누워
나를 손가락으로 부르고 있네요.
태양 높이 오르고
더움이 바람과 함께 몰려 올 땐
언제까지 그럴 줄 알았냐!
오늘 태양 빛 고개 숙이고
바람결이 차거워 지려는데
너는 그래도 좋으냐!
저 바람이 불어오면
너를 내가 부르겠노라.
이제 걸어가겠노라
누가 막지 못할 것이며
누가 막지도 않을 것이다.
오늘 우리가 가는 길
아무도 없는 곳을 간다.
시간도 바람도 너도
나에 가는 길 막지 않겠지.
그렇게 우리들은 아무도 앞에 없고 아무도 뒤에 오지 않는 길을 찾아 오른다. 그저 능선으로 땀과 힘듬을 모르고 길을 찾아 오른다.
오르다 버섯들 구경하다 보니 저 앞에 사람 지나가고 사람 소리 들린다.
능선에 오르니 차량이 있고 전파 잡는 안테나 있어 물어 보니 재난용 무선장치가 있다고 한다. 성남의 재난 상황을 알리고 다른 지역의 재난을 무선 송신하는 곳이라 한다.
그 길을 내려오니 검단산 바로 아래 벙커와 막걸리 장사 하는 곳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막걸리 장사는 자리잡고 오가는 이에게 에너지 충전해주고 재화벌이를 하는 구나.
검단산 헬기장에 올라 한쪽 변두리에 자리잡고 앉아 아까 사온 캔맥주와 막걸리 그리고 남은 포도를 마주 먹으며 쉼을 한다.
저쪽에는 다른 이들 올라와 그들 끼리 앉아 그들의 쉼과 시간을 보내고 다른 쪽에서는 누워 하늘 보며 좋아 하고 어떤 이는 차량 끌고 내린다.
구름이 가고 구름이 하늘을 덮어 태양은 그 속에 감추어 두고 땅에는 주지 않는 날이지만 우리는 황송공원 쪽으로 길을 잡고 내려선다.
내려오다 약수터 조금 지나서 발이 삐끗한다.
어이구 발목이 또 시끈하구나. 한참을 내려오다 넓고 잘 다듬어진 길을 따라 내려온다. 여유와 한가롭게 그리고 넉넉한 길을 내려오다 보니 또 붉은 색 버섯이 보이니 마나스 사진기 주니 찍으러 간다.
길 따라 산 따라 산을 간다.
고개 길 넘어 내를 건너고
재 넘어 들을 지나 산에 오르며
배낭에 먹거리 오물조물 싸 넣고
이마에 수건 하나 질끈 동여 메고
양 손에 지팡이 불끈 조여 잡고
한 걸음 조심하고 두 걸음에 힘을 실어
높은 곳 찾아서 오르자
더 높은 곳 찾아 찾아 오르자
때론 길 아닌 골 찾아서 가고
때로는 길 찾아 계곡 향해 오르면
비오는 날 구름 찾듯이
길을 찾아 산에 가자꾸나
저 앞 황송 공원 발지앞장 보이고 화장실에 들러 나온다.
사기막골 영원무역 구경가자. 하여 내려오다 계곡에 바지춤에 묻은 흙 닦고 등산화 바닥에 끼인 흙을 물로 떨어내고 영원무역 내려가 일층 보고 이층보고 구경만하다 나온다.
버스 타고 상대원 시장 앞에 마나스는 가고 나는 내려 반대편 우리집 가는 버스 타러 간다.
아직 해는 하늘에 떠 있다.
2009. 9. 3.
넉넉한 하루 급하지 않은 산행을 마치며 섭이가.
첫댓글 사진은 안보이고 배꼽만 보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