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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숙 자전거여행-사진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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팸투어 여행기 스크랩 호미숙 팸투어여행[경북 봉화 물야면 오록리 오록마을 농촌의 가을풍경]
호미숙 호미호미 추천 0 조회 233 09.10.23 07:0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호미숙 팸투어여행[경북 봉화 물야면 오록리 오록마을 농촌의 가을풍경]
조인스 파워블로거 호미숙-자전거랑 사진여행
 

경북 봉화군 물야면 오록리

 

시골에는 옛날 씨족부락의 흔적인 집성촌이 곳곳에 많이 흩어져 있는데요,

봉화만해도 해저 바래미 김씨, 닭실의 안동 권씨법전의 진주 강씨 등

집성촌이 여러 곳에 있습니다. 그 중에서 오늘은 봉화군 물야면 오록리에 있는

풍산 김씨 집성촌인‘창마’를 다녀왔습니다

 

처음에는 오록 마을이라고 부르다가 마을 앞에 큰 창고가 생기면서 그때 부터

창촌 또는 창마, 창말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풍산 김씨 선조 중의 한 분으로 1680년경에 제주 목사를 지낸 노봉 김 정선생이

이 마을을 둘러보니 아주 좋은데 좌청룡 우백호 중 좌청룡격인 마을 왼쪽 꼬리가

조금 짧은 듯해서 이것을 보충하기 위해 제주에서 직접 솔씨를 가져와 심으면서

마을의 터를 잡았다고 합니다.

 

오록마을에는 전국에서 정원이 가장 아름다운 학교로 뽑힌 유명한 물야초등학교

바로 이 마을 입구에 있습니다. 우람하고 아름다운 소나무와 향나무, 단풍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번 방문한 때는 물야초등학교를 방문하지 못했습니다 다음 기회엔 꼭 들러 봐야 할 곳입니다

 

http://bonghwa.go.kr/open_content/main/ ※봉화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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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방문객을 품어 안아 주는 듯한 산세가 아름답고

오른족 언덕에는 사과나무가 빨갛게 익어가고

길게 뻗은 농로 왼쪽편에는 가을 추수가 한창이었습니다

황금 카펫에서 뒹굴고 싶은 충동이 일정도로

농사일로 허리 굽힌 날들이 많았을 어르신들을 떠올립니다

낱알 하나하나에 가을을 익어가는 10월 어느날

 

벼 베기를 해 놓아 가지런하게 놓여 말리고 있네요

요즘 기계로 대부분 수확을 하는 반면

이렇게 낫으로 벤 논을 만나기는 드물지요

88번의 손이 가서 쌀이 된다는

그래서 저 지푸라기 하나도 소중하고 소중합니다

아버지의 손길이 어머니의 손길이

땀이 흥건이 배였을 겁니다

코를 들이대면 지푸라기의 특유 냄새와 우리네 부모님 땀에 저린 냄새가

 

추수를 위해 벼를  널어 놓은 논에 물이 고였네요

우리가 도착하던 날 아침까지만 해도

가을비가 추적이더니 농부들 가슴마저 적셨을 겁니다

멀리 리장님께서 우리를 마중하러 자전거를 타고 오십니다

풍산김씨 집성촌의 고즈넉한 풍경이 짙은 기와색의 회색풍경이

대추차향이 절로 날 것같은 우리네 민속 마을입니다

사과가 익어가고 비 그친 하늘은 구름을 걷어내고 있습니다

팸투어 일행 44명이 오록리 오록마을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휘두른 산들은 여름을 벗고 가을을 입고 있네요

출발할 때 비가 내려 가지고 간 우산을 소품삼아

누런 들판에 올려 놓고 연출도 해봅니다

전통마을 고택들이 있고 새로 단장한 집들도 보입니다

약탕기와 떡시루가 업드려 반기기라도 하듯

잘 닦인 항아리가 놓인 장독대가 정겹기만 합니다

오록리의 감나무에도 익어가는 감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습니다

노랗게 익어 빨간 속내를 터뜨리기 직전의 유자도 새롭습니다 

 

핑크빛 다알리아의 수줍은 인사가 있고

 

뒤뜰에 들어서면 물지게, 대나무 바구니, 짚바구니 항아리가

세월을 함께 엮어 빛이 바래고 있습니다

 

기둥에 걸린 바지게 걸친 지게가

정승처럼 세월을 지키고 있는 듯 합니다

 

각종 농기구가 진열된 이곳에는 없는게 없네요

정리되지 않는 듯한 무질서에서 오는

투박한 우리네 정서가 질그릇 촉감으로 젖어듭니다

 

수 많은 세월동안 저 도끼는 얼마나 많은 숱한 장작을 팼을까

아궁이 불 속으로 뛰어 들어 구들장을 뎁혀줬을

도끼자루를 들었던 사람의 어깨에 힘차게 힘이 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한다

 

 

 

작은 제주를 옮겨 놓은 듯한 오록리

허리춤만큼 낮은 돌 울타리 호박넝쿨이

휘 감아 돌아 초록색으로 고택의 멋을 더한다

 

땅콩이 햇볕에 말려지는 뜨락에

 

 토란대도 더불어 찢겨 누워 비비 꼬고 있다

 

긴 겨울 동안 아랫목을 뜨겁게 할 장작이 마루 밑을 채우고

옥수수 종자가 처마밑에서 말려지고

주인은 들을 나갔는지 인기척 하나 없는 집안에

가을햇살만이 더듬고 있다 

 돌 울타리 사이로 거닐어 보면

몇 세대를 뒤로 흘러 물동이를 이고 가는

아낙네가 되어 입에 똬리를 물고

휘청이는 걸음을 옮기는 나를 본다

 솜털 보송한 어린 나이에 시집왔을 윗골 처자가

고된 시집살이에 힘겨울 때

이 담장 아래에서 슬피 눈물을 훔쳐내지 않았을까

 옷고름으로 눈물을 닦아 내며

다시 소박한 웃음으로 꾸미지 않는 아름다운

여인으로 어머니로 할머니로 세월을 보냈으리라

주인이 버리고 떠나 버린 빈 집엔

쓸어주는 사람이 없어 낙엽만 뒹굴고

흙벼름박에는 기울인 문짝만 기대고 있다 

 

돌탐틈 사이로 난 막다른 곳에 높은 건조장

저 곳에는 어떤일들을 했을까

우리 고향에서는 담배잎을 건조 시켰는데

여기도 담배를 재배하였을까..

한 여름 뙤약볕 아래 담배잎을 따는 일이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내 유년의 추억중에 유달리 고통 스러운 일중 몇가지가

한여름 콩밭 매는 일과

담배잎 따는 일과

붉은 고추를 따는 것이다

 

도시 생활에 지치고 힘들 때마다

부모님께서 힘들게 거두는 농작물을 떠올리며

나를 다시 세우기도 했었다

 

짧은 시간에 오록마을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

이장님께서 배웅하려고 자전거 타고 나오십니다

 오록리를 뒷배경으로 하고 돌아서는 길

발길은 아쉬워 자꾸만 멈추어 서서 풍경을 담았습니다

 타작을 마친 빈 들녁엔 땅에 뿌릴를 내린

밑둥은 다음 농사를 위해 갈아 엎어지겠지요

 이제는 정말 오록마을을 떠나야 합니다

마지막 아쉬운 발걸음을 세워 잠시

포근히 감싸 안아주던 오록마을 품을 빠져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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