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새날입니다.
1주차는 책 소개와 ‘제1장 양손잡이 경제가 답이다! ‘ - 일부
2주차 ‘제1장’ - 나머지, ‘제2장 미·중 패권 경쟁, 대충돌로 가는가’ - 일부
3주차 ‘제2장’ - 나머지, ‘제3장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깃발’ - 일부를 같이 읽어 보았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 주차인 이번 주는 ‘제3장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깃발’ - 나머지를 살펴보겠습니다.
〈 읽고, 정리하기 〉
제3장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깃발
더 심한 불평등이 온다
······ 생 략 ······
디지털 독과점의 심각성
······ 생 략 ······
공유경제의 변질
공유경제는 물품이나 서비스를 여럿이 공유해서 쓰면 자원 낭비도 줄이고 효율성도 높일 수 있으니 금상첨화라고 환영을 받았습니다. 이랬던 공유경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공유’라는 간판을 내건 대표적 기업들이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공유’가 정말 ‘공유’인지에 대해 회의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 예로 우버를 들 수 있습니다. 곪아있는 우버의 문제는 증시 상장을 앞두고 표면화됐습니다. 상장을 이틀 앞둔 2019년 5월 8일, 뉴욕과 런던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우버 운전사들이 고객의 주문을 받는 앱을 끄고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경영진은 수십억 달러를 벌고, 운전기사는 빈곤층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라는 플래카드는 우버 기사들이 직면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우버 기사들은 자신들을 정규직 직원으로 인정하고,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며, 유급 휴가와 병가 등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비정규직원에 최저임금조차도 못 받고 있고, 휴가도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우버가 공식적으로 밝힌 사업모델은 차량 공유입니다. 자신이 가진 차량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플랫폼이 역할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 사업모델이 알려진 것과 전혀 다릅니다.
우버 기사들은 대부분 자신이 차량을 이용할 때 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거나 차량을 사용하지 않을 때 임대하는 게 아닙니다. 우버만을 위해 일하는 전업 근로자입니다. 자신의 차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이 일을 하기 위해 새로 차를 사거나 우버의 권유로 차량을 임대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실제로 우버가 기사들에게 딜러를 소개해주면서 차랑 임대를 부추기고 임대료는 임금에서 공제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주택을 공유한다는 에어비앤비는 자신의 주택을 타인에게 공유하는 사례도 적지 않지만, 아예 주택이나 오피스텔 등을 대량으로 매입해 ‘공유’를 사업으로 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집값이 상승하거나 기존 임차인이 퇴거당해 주거 불안정이 생기는 등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결국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공유경제 기업이 아닙니다. 공급자와 사용자를 중개해주고 중간에서 수수료를 떼어가는 플랫폼 사업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저임금 일용 플랫폼 근로자가 양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새라 케슬러는 저서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에서 그 실상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버는 2014년 5월에 기사들이 뉴욕에서 9만 달러 이상을 번다고 광고했다. 하지만 우버 기사의 허를 찌르는 계산을 넣지 않았다. 기름 값, 보험료, 차 할부금 등이다. 이것을 우버 기사가 자비로 부담한다” “평균적으로 볼 때 휴스턴의 (우버)기사는 시간당 10.75달러, 디트로이트에서는 7.77달러를 버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월마트의 2016년 풀타임 평균 시급보다 조금 떨어지는 수준이다”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점은 월마트 근로자들과 달리 우버 기사들은 건강보험과 실업급여 등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왜곡된 공유경제가 대규모로 비정규직 일용 근로자들을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간판은 ‘공유’이지만 실제론 단순 일자리 중개업을 하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부담해왔던 각종 위험이 근로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산업은행은 “이전에는 회사에 소속되어 고정 급료, 보험, 복지와 휴가 등을 누리던 근로자들이 공유경제가 도입되면서 오히려 개인사업자가 되어 수익이 불안정해지는 문제가 생겼다”고 진단합니다. 인공지능 등 과학 기술의 발달이 일자리 자체를 줄이고 있다면 이른바 ‘공유경제’라는 신종 산업은 일자리의 질을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현재 시장에 존재하는 일부 공유경제는 ‘공유’도 아니고 ‘혁신’도 아닙니다. 공유경제 전문가인 에이프릴 린은 한 인터뷰에서 “긱 이코노미(일용직 경제)는 공유경제가 아니다. 공유경제는 공동체 지향적이어야 한다. 하루하루 사람을 채용해 쓰다가 일이 끝나면 모든 관계가 끝나는 일용직 경제는 공유란 브랜드를 붙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미국과 유럽지역에서 우버 기사처럼 일하는 ‘독립근로자’는 2016년 기준으로 전체 생산가능인구의 20~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맥킨지의 조사 결과 나타났습니다. 1억 6,200만 명 규모입니다. 이중 ‘독립 근로’가 주 수입원인 사람은 7,200만 명 수준입니다. 나머지는 부업으로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독립근로자의 비중과 절대 규모는 현재 더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되며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현재의 ‘공유경제’ 기업은 일용직 근로자의 급격한 증가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그 결과 고용 불안을 유발함은 물론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를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이들 근로자의 법적 지위를 보장해 소득과 고용의 안정을 확보해주는 방안이 앞으로 각국에서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공유경제 논의는 활발합니다. 가장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차량 공유 이슈입니다. 차량 공유라는 서비스와 택시 운전기사들의 ‘생존권’이 충돌하고 있어서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버의 한국 진출은 무산됐습니다. 이를 놓고 규제 때문에 혁신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하지만 공유도 아니고 일용직 근로자만 양산하는 데다 성공적 사업모델도 아닌 우버의 한국 진출을 왜 허용해야 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카카오가 택시회사를 인수하는 것처럼 혁신과 택시 운전기사들의 생존권을 조화시키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적절해 보입니다. 새로운 상품이라고 무조건 ‘혁신’의 레벨을 붙이지 말고 그 신상품이 번영과 실질 소득 증가를 가져올 잠재력이 있는지를 잘 판단해야 합니다. 우버 같은 변종 사업모델을 들여와 양극화와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 당초 취지에 맞게 소유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다른 사람과 공유함으로써 과잉 소비와 자원의 낭비를 막고 효율성을 높이는, 특히 공동체성을 지향하는 참된 공유경제가 도입되고 육성되는 게 맞게 보입니다.
〈 새날의 생각 나누기 〉
이번 주는 지난 주에 이은 ‘제3장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깃발’의 나머지 부분으로 불평등 문제, 디지털 독과점의 심각성, 공유경제의 변질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간단히 정리해 보면, 먼저 불평등 문제에서는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상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화와 다른 형태의 IT가 중산층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의 논문에 따르면 기술 발달에 따라 노동시장에서 ‘일자리의 분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즉 저임금 근로자와 고임금 근로자의 고용은 늘어나고 있는 데 비해 ‘중간 수준 임금’ 근로자들이 집중적으로 자동화의 영향을 받아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2002년~2017년의 기간 동안 고임금 일자리는 14.2%, 저임금 일자리는 10.4% 늘어난 데 비해 중간 임금 일자리는 13.5%가 감소했습니다. 앞으로 AI 등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기계가 차지하는 일자리는 중간 임금 일자리가 줄고, 고임금과 저임금 일자리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기계의 인간 대체’는 양극화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됩니다.
다음으로 디지털 독과점에 대해서는 테크 대기업의 독과점 구조가 미치는 부정적 파장을 언급하였습니다. 혁신으로 성장한 테크 대기업들이 오히려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는 스타트업은 아예 사들여 싹부터 잘라버린다거나, 비정규직을 양산해 고용 불안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것이죠. 여기에 금융 산업 등으로의 영역 확장도 문제입니다. 시장지배력으로 진입 장벽을 만들어 잠재적 경장자들의 시장 진입을 막거나 데이터 독점으로 경쟁을 제한하고 과도한 이익을 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디지털 경제 차원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기술 독점이 우려됩니다. 그로 인해 국가 간 불균형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공유경제가 변질된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공유 경제는 말 그대로 물품이나 서비스를 여럿이 공유해서 쓰면 자원 낭비도 줄이고 효율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공급자와 사용자를 중개해주고 중간에서 수수료를 떼어가는 플랫폼 사업자로 변질된 것입니다. 그 결과 저임금 일용 플랫폼 근로자가 양산되면서 일자리의 질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고용 불안은 물론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만 키우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유 경제는 당초 취지에 맞게 소유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다른 사람과 공유함으로써 과잉 소비와 자원의 낭비를 막고 효율성을 높이는, 특히 공동체성을 지향하는 참된 공유경제가 도입되고 육성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상으로 본 책을 통해 양손잡이 경제을 살펴보았고, 여기서 좀더 나아가 저는 양손잡이 기업, 경영, 조직 등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양손잡이 기업의 비밀』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특별취재팀이 지구 한 바퀴를 직접 발로 뛰어 만난 50개의 글로벌 선도기업과 50인의 전문가에게서 찾아낸 혁신의 비결을 담아낸 책입니다. 전문가들이 밝힌 혁신 비밀은 바로 새로운 사업과 기존의 사업 사이의 균형을 잃지 않고 사업을 추진하는 ‘양손잡이 조직’이라는 것입니다. 현재 사업의 효율성을 극한까지 높이고 리스크를 줄이는 역량을 가진 것이 오른 손이라면 창조적 탐색으로 새로운 혁신을 꾀하는 것이 왼 손임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되기 위해서는 조직문화의 혁신이 필수적입니다. 양손잡이 기업의 중요한 축인 실험·탐색 조직이 성공하려면 전사적으로 조직문화가 새롭게 변해야 합니다. 동시에 실험·탐색 조직의 중요한 역할이자 성과 중 하나가 전사적 조직문화 혁신에 동력을 제공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글로벌 혁신기업의 리더들과 인사조직 전문가들은 양손잡이 기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한결같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문화를 강조합니다.
양손잡이 조직의 유형으로는 핵심 사업의 개수와 조직 역량에 따라 여섯 가지로 나눕니다.
첫 번째 유형은 일체형 조직입니다. 탐색조직을 내부에 두고 실험 결과를 빠르게 회사 전체로 확산시키는 유형으로, SAP나 시스코와 같은 하이테크 기업이 해당됩니다. 기존 사업 조직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도 신사업 발굴과정에서 조직 혁신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두 번째 유형은 ‘내장유닛형’으로 조직 내에 서브 유닛을 별도로 설치해 혁신 결과물을 회사의 기존 사업에 녹여내는 형태입니다. 이베이, CA 테크놀로지스 등 역사가 오래된 하이테크 솔루션 기업이나 코닝 등 제조업 기반 솔루션 기업이 해당됩니다.
세 번째는 ‘내부분리형’ 양손잡이 조직으로 탐색과 실험 조직을 기업 내부에 두되 기존 사업 조직과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모델로, 삼성IOT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네 번째로는 ‘인수합병형’ 조직으로 인수 후 합병 과정에서 기존 사업의 체질까지 완전히 바꾸는 유형입니다. 네덜란드 제약회사 DSM이 해당된다. 인수한 사업이 안정되면 기존 사업을 매각함으로써 조직의 긴장감과 실행력을 유지했습니다.
다섯 번째 유형인 ‘클러스터형’은 개방형 혁신을 추구하는 혁신 클러스터 소속 기업들로 독자적 자원과 인재가 부족하고 아직 현금을 창출할 만한 사업도 갖고 있지 못한 기업들입니다. 스웨덴의 룰레아네트워크, 덴마크의 사운드이노베이션네트워크, 네덜란드의 홀랜드하이테크 등이 대표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생태계 의존형’은 혁신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마이크로 기업에 생산설비나 자본과 같은 핵심 요소를 제공하면서 성장하는 기업들입니다. 마이크로 제조업체인 드래곤이노베이션, 크라우드 펀딩 기업인 킥스타터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저자들은 우리 기업에 맞는 양손잡이화 방법으로 내부분리형 양손잡이 조직화를 먼저 추구하는 것이 조직 균형 면에서는 타당하지만 혁신이 실행될수록 선택 유형은 다시 빠르게 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수합병형, 혹은 클러스터형 양손잡이화를 시도해야 하는 중견·중소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혁신이 추구하는 목표치에 근접해갈수록 조정역량을 발휘해서, 새로운 목표를 정하고 필요한 실험조직을 갖추고 탐색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40년 넘게 기업의 성공과 실패 요인을 연구해 온 찰스 오라일리(O’Reilly·74)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대기업들이 오랫동안 업계 선두를 지키며 살아남으려면 ‘기존 사업의 유지’와 ‘미래 사업의 실험’이라는 두 가지를 동시에 잘하는 ‘양손잡이 경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이하 출처2 참조). 그러면서 시어스(Sears)의 실패사례를 소개합니다.
시어스(Sears)는 1970년대 초 미국 전역에 매장 3500개를 운영하는 최대 유통 업체였습니다. 1900년대 초 작은 시계 점포로 출발한 시어스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 국민이 TV와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같은 가전제품을 구입하는 대표 쇼핑몰로 자리 잡았고, 50년 가까이 미국 유통 업계 1위 자리를 지키며 ‘유통업의 거인’으로 불렸습니다. 시어스 직원들은 은퇴할 때 수백만달러의 퇴직금을 받았고 회사 내부엔 시어스의 최고 전성기를 일궈온 노장 임직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유통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홈디포·베스트바이처럼 특정 분야 제품을 파는 소매 업체와 월마트·타깃 같은 할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반대로 시어스에서 가전제품을 사는 소비자는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시어스 경영진은 변화를 애써 외면했습니다. 저가 제품을 판매하는 월마트는 고품질 제품을 제공하는 시어스의 경쟁 상대가 아니라고 봤습니다. 창고형 매장으로 성공을 거둔 코스트코를 인수할 기회가 왔을 때에도 시어스 경영진은 “창고형 매장은 구식”이라며 거절했습니다.
시어스의 점유율이 낮아지자 경영진은 제품 광고에 패션모델을 등장시키고 기존 매장을 더 화려하게 꾸미는 데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월마트와 타깃처럼 다양하고 값싼 제품을 파는 할인 매장으로 차를 돌렸습니다. 결국 시어스는 1989년 월마트에 ‘미국 1위 유통 업체’ 타이틀을 내줬습니다. 1992년부터 2000년까지 시어스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아트 마티네즈는 “시어스는 100년 동안 쌓아올린 거대한 관료주의와 옛 시절 영광의 노예가 된 회사”라고 말했습니다. 시어스는 2005년 헤지펀드 매니저 에디 램퍼트에게 팔렸지만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결국 2018년 10월 파산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시어스 처럼 잘나가던 기업들이 시간이 지나면 쇠퇴하고 혁신에 실패한 이유에 대해 오라일리 교수는 ‘성공 증후군’의 덫에 갇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기업은 일단 성공하면 그 분야에 나머지 조직과 문화, 프로세스를 맞추기 시작합니다. 잘하는 것을 계속 잘하기 위해 조직 전체가 그것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직원들 사이에도 ‘이렇게 하면 보상받는다’는 기업 문화가 깊이 자리 잡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잘하던 것은 더 잘하게 됩니다. 하지만 외부 환경 변화에 무뎌지고 내부 혁신에 거부감을 느끼게 됩니다. 하던 일을 계속하려는 관성이 강해집니다. 이것이 성공 증후군입니다.
수많은 대기업이 성공 증후군에 빠져 쉽게 변화하지 못하고 밀려나곤 합니다. 시어스 경영진이 그랬습니다. 월마트라는 새로운 경쟁 업체가 등장했는데도 시어스 경영진은 위기라고 느끼지 않았습니다.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내다보는 혜안도 없었습니다. 오직 회사를 크게 키우는 일에만 매달렸을 뿐 변화에 적응하고 새롭게 혁신할 줄은 전혀 몰랐던 것입니다.
오라일리 교수는 세계적인 혁신 기업인 애플에 대해서도 성공 증후군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애플은 지난 5~6년간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고, 이전에 개발한 제품만을 계속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성공한 기업이 성공 증후군에서 벗어나 변화하고 혁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해 오라일리 교수는 ‘기업이 혁신하기 위해선 기존에 하던 사업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라 신규 사업을 위한 실험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품질 개선, 비용 절감처럼 기존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관리’ 업무와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고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는 ‘탐사’ 업무를 동시에 능숙하게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기존 사업을 관리하는 것과 혁신을 가져올 사업을 탐사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입니다. 그래서 오라일리 교수는 이 두 가지 다른 일을 동시에 하기 위해서 ‘양손잡이 경영’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양손잡이 경영을 잘하는 기업이 되기 위한 조건을 알려줍니다.
첫째, 꾸준히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내는 기업 문화를 갖춰야 합니다. 민첩하고 변화를 잘 파악하는 직원을 키우고, 외부에서도 아이디어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둘째, 신사업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실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기업은 다양한 사업을 실험할 수 있는 자본과 직원, 고객 네트워크를 충분히 갖추고 있으므로 멈추지 않고 실험해야 합니다. 셋째, 최고경영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실험 결과 좋은 사업이 될 것으로 판단하면 이를 사업화하기 위해 조직의 자원을 조정하고 재분배하는 것입니다.
대부분 기업이 첫째와 둘째는 잘하지만 셋째 과제에서 막힙니다. 사업 아이디어가 성공할 수 있다고 예상되면 예산을 새로 책정해 투자해야 하는데, 조직 내 갈등이 많이 발생합니다. 이때 경영진은 다른 비용을 절감하고 조직을 재정비하는 동시에 기업 문화를 크게 흔들지 않으면서 성장 가능성 있는 사업을 아낌없이 밀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신사업 탐사를 맡는 혁신 조직은 기존 사업과 별도로 운영되더라도 같은 경영진 아래에서 시작해야 기존 조직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 조직과 완전히 분리된 혁신 조직을 만들면 기존 조직의 자본을 끌어다 쓸 수 없고, 브랜드·마케팅·인사 역량도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라일리 교수의 다음 말을 새겨 들을 필요가 있겠습니다.
“기존 시장에서 경쟁하면서 동시에 미래를 내다보고, 필요하면 기존 사업 매출 감소를 감수하며 혁신해야 한다.”
〈 책 닫기 〉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책은 제1장 양손잡이 경제가 답, 제2장 미·중 패권 경쟁, 제3장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핵심 주제로 다루었습니다. 이에 대해 간단히 요점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먼저, 제1장 양손잡이 경제. 한국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40%인 소규모 개방 경제입니다. 수출을 많이 한다고 하는 중국(19.6%), 인도(19.2%), 일본(16.3%)의 수출 의존도의 배를 넘는 수준입니다. 게다가 글로벌 시장은 무한경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기업들이 국제무대에서 잘 뛸 수 있도록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과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과거처럼 분배, 노동, 소비자를 희생시켜서도 안 됩니다. 무엇보다 양극화 심화가 소득과 자산은 물론 기회와 건강, 수명의 불평등 문제로까지 비화하고 있는 현실은 엄중합니다. 이제 경제 전체를 하나의 ‘공동체’로 보고 성장과 분배, 기업과 노동을 조화시키는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양손잡이 경제’를 그 대안으로 제시합니다. 지금은 성장과 분배 모두에 문제가 생긴 상태이고 앞으로 대응을 잘못하면 이 문제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다시 성장에 불을 지피는 ‘오른손 경제관’과 골고루 잘 사는 삶을 지향하는 ‘왼손 경제관’이 조화를 이루며 경제 전체의 체질을 건강하게 변화시켜나가는 ‘양손잡이 경제’의 유연한 시선이 필요한 때입니다.
다음은 제2장 미·중 패권 경쟁. 중국의 대미 GDP 비율이 2019년 66%로 미국이 우려하는 경계선에 근접하여 더 좁혀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의지에 의해 미ㆍ중 무역 마찰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미ㆍ중 무역마찰의 표면적 이유는 미국의 대규모 대중 무역적자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이 만성적인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높은 소비 탓에 투자보다 저축이 부족해 그만큼 수출보다 수입이 큰 무역적자 구조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축과 투자의 불균형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대규모 무역적자라는 미국 경제의 만성적인 질병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더 나아가 미ㆍ중 무역전쟁은 결국 경제ㆍ기술 전쟁과 전략ㆍ군비 경쟁으로, 이념 경쟁으로까지 확산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합니다.
앞으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그럴수록 세계 경제는 큰 변화를 맞이할 것이고, 그 변화는 미국과 중국이 결별해 각각의 블록을 만드는 ‘디커플링’이 이루어질 것인가의 문제가 주요 관심사가 될 것입니다. 이 디커플링이 가시화되면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 중 한 나라를 선택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몰릴 수 있습니다. 물론 각국이 서로 공급 체인으로 맞물려 있는데 미국 블록과 중국 블록으로 이등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현재 세계 경제의 구도와 디커플링의 중간 어디쯤으로 세계 경제 판도가 이동해 갈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이에 우리나라는 수출시장을 다변화해 대중 의존도를 낮춰 나가야만 하는 과제가 주요 사안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3장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자본주의의 변천사를 알아보면 1950년대와 60년대는 관리자본주의로 기업이 정부, 노조와 협력해 이익을 내면서 근로자들에게 고용 안정을 보장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19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부터 신자유주의로 인해 기업의 목적이 주주 우선주의가 되면서 기업의 이익 극대화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양극화 및 불평등 심화, 환경오염 등 커다란 부작용이 누적 돼 왔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입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주주만이 아니라 고객, 종업원, 협력 업체, 지역 사회, 정부 등 이해관계자의 공익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19년 12월에 ‘다보스 선언 2020: 4차산업혁명에 있어서 기업의 보편적 목적’을 내놓았습니다. 이 선언은 기업의 목적이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반영하는 것임을 보다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 제언을 담았습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목표, 지속 가능한 가치 추구, 신뢰할만한 디지털 생태계, 데이터의 윤리적 사용, 공정 경쟁 등 장기적 가치 창출을 위한 중요한 원칙을 포괄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ESG 경영이 기업의 최대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기업경영에서 친환경과 사회적책임,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윤리성을 강조하는 것이 ESG 경영입니다. 이러한 ESG 경영은 소비자와 사회의 입장에서뿐만 아니라 기업의 입장에서도 이를 브랜드의 긍정적 이미지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기에 앞으로는 더욱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이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내실 있는 운영이 필요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앞으로는 기존의 사업 강화만이 아닌 장기적 성장을 위한 시대적 변화를 담아 지속적 혁신을 이루어 가는 것이 경제와 기업, 개인에까지 모두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책과 함께 살펴본 다른 자료들을 참고로 변화하는 세상에 적절히 잘 대처할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음 주에는 새로운 책 야마구치 슈 지음의 『쇠퇴하는 아저씨 사회의 처방전』으로 찾아뵙겠습니다.
〈 참조글 〉
O 출처2: 한손엔 기존사업 다른손엔 신사업…‘양손잡이 경영’하라 - 프리미엄조선
〈 참고 도서 〉
O 출처1: 『양손잡이 기업의 비밀』, 황종덕, 정진우, 조철희 지음, 프리이코노미북스 출판, 2015.12.04 일 출간, 272 쪽, 양손잡이 기업의 비밀 | 황종덕 - 교보문고
〈 마인드 맵으로 한 장에 보기 〉
〈 소통과 성장의 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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