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의대가자카페에 들어와 봤습니다. 한 3년 정도 된것 같네여. 3년 전엔 저도 의대를 가기위한 장수생이었지요....
많은 글들을 읽었습니다. 뭐 의대와 의사에 관련된 거의 모든 내용들을. 이틀을 거의 밤새다 시피하며 말이죠(시험기간인데두 불구하구^^)
그리고 이렇게 처음으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의대를 가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진로에 대하여 갈팡질팡하는 이들을 위해.
우연히 작년 배치표를 보니깐 의대가 정말 천정부지로 더 뛰었더군요. 제가 의대입시 다시치른 02년 입시보다 더한것 같았습니다. 당연한 결과라구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올랐으면 올랐지 내려가진 않을 것 같습니다.
전 원래 문과 출신이었습니다. 서울에 모대학에 97학번으로 들어갔고 나름대로 학교에대한 자부심도 가지고 있었죠. 98년 정도에 군대를 가야되는데 고시를 준비했습니다.(사시는 아니었고) 2년차에 시험을 치렀는데 떨어지고 말았죠.(뭐 사실 고시계쪽에서는 2년만에 패스한다는건 어려운 일입니다. 웬만한 노력과 머리가 아니고서야 3년이상 4년 걸리는게 보통입니다.) 그리고 방황의 2001년을 맞이했죠. 그리고 그해 수능을 다시 봤더랬습니다. 그리고 별루 좋은 대는 아니지만 수도권에 있는 모 의대에 합격을 하고 곧바루 02년 1월에 병으로 입대를 했습니다. 길고 올 초에 제대하여 02학번이지만 예과1년으로 학교를 다니구있습니다.
전 지금의 의대열풍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고3이나 재수생 여러분들은 막연하게 전문직이고 돈도 잘벌것 같아서 지원하실 수 도 있겠지만 대학을 직접 다녀보고 고시와 취업의 문턱을 직,간접으로 경험해 본 대학재학 경력을 가진 장수생들의 입장에선 절박하기 까지 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죠. 지금 대학졸업후 의학전문대학원이나 치의학전문대학원 열풍이 불고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진 않습니다.
의사라... 좀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절대 전망이 밝은 직종은 아닙니다. 학교들어와서 나이가 좀 된지라 고 학년들이랑 술자리를 몇번 했었죠. 엄살 같이 들릴지는 몰라도 그들도 졸업과 동시에 병원 내에서 수련과정을 겪으면서 경쟁을 통해 생존을 위해 몸부림 쳐야하는 상황은 절박하긴 마찬가집니다. 돈을 버는건 솔직히 40이 다 되어서의 얘깁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그나마 고소득 직종으로 남을지는 더 두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무조건적인 낙관도 비관도 의사의 수입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다만 현재와 같은 수가를 정부가 계속 고집할 때 10년 뒤의 의사숫자를 생각한다면 의사들 사이에서의 부이부 빈익빈은 지금보다 훨씬 심각해 지고 상위 30%정도의 의사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는 데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사정이 이래도 전 의대에 진학한 것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운이 정말 좋긴 했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부분은 경쟁의 정도가 훨씬 치열한 데다 노력한 만큼의 보상?은 생각만큼 돌아오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고시를 한번 살펴 볼까여? 솔직히 사시는 된다는 보장만 있다면야 적극 추천 합니다. 요새 1000명 남짓한 정원이라 어렵다곤 하지만 이전에 비해서 어렵다는 것이고 연봉이 박해졌다는 뜻이지 검,판사 변호사는 아직까진 성역과도 같은 직종입니다. 연수원 성적이 어쩌내 해도 검,판사 임용되지 못한 넋두리요 대형 로펌이나 외국계 로펌에서 연봉 수억씩( 10억대도 있음) 받는 사람에 대한 엄살입니다. 아직까지 변호사는 연봉이 부동의 1위인 직업입니다. 더구나 우리나라 법률 시장이 워낙 폐쇄적인 구조를 갖고 있고 아직까지 변호사 1인당 국민수는 셰계적인 수준이죠. 따라서 일단 들어가면 철옹성입니다.(학교가 좋다면 더욱 말할 것도 없겠져.) 그러나 제 개인적으론 3수 이상해서 대학에 들어가 사시를 준비하는 것은 비추천입니다. 일단 군대 문제가 걸리는 데다(여학생이면 관계 없겠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공부하기에는 엄청난 유혹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입니다.(수능 공부할 때랑은 정말 틀립니다. 술, 여자, 그리고 기본적인 여가시간까지 사실상 포기해야 합니다.) 또한 보장 없는 시험에 대한 불안감과 압박감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정말 모릅니다. 고시원 골방과 답답한 학원만을 오가며 1년씩을 보내야 하는 괴로움을.... 다만 사시만큼은 되기만 하면 웬만한 의사보단 괜찮을 거라고 추천은 하고 싶습니다. 단 가능하다면 현역으로 법대에 진학해 일찍 군대갔다와서 22살 이나 23부터 시작하여 27,8 정도에 끝 내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사시를 제외한 이외의 부분들에 대해선 정말 회의적입니다. 일단 다른 고시들(행시, 외시 기술고시 등)은 그 어려운 정도가 사시만큼 혹은 그 이상인데 반해 돌아오는 경제적 대가는 초라하기 그지 없습니다. 행시 패스한 5급 사무관 초봉은 연봉2000이 채 안나옵니다. 좋은 점은 안정성과 외국 유학이나 연수기회가 좀 있다는 것인데 그렇게 큰 메리트라고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돈이 다가 아니라고 해고 돈 안되는 고시는 정말 되고나서도 초라합니다.(물론 전 떨어져서 주제 넘은 소린 줄은 압니다) 된다고 해도 친구들이나 부모들의 기대치에 훨씬 못미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7급이나 9급 공무원은 요새 정말 고시가 되었습니다. 행시공부 많이 한 사람도 9급은 가산점 없으면 떨어지고 7급역시 장담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나 이 쪽은 정말 독하게 공부하시는 여학생들 및 여자 졸업자들이 많기 때문에 걸걸한 남학생이라면 비추천입니다. 물론 명예도 떨어집니다. 연봉이야 말할 것도 없고.
다음으로 대기업에 취직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명퇴나 조퇴를 떠나서 일단 지금은 들어가기 조차 엄청 어렵습니다. 서울대 경영학과나 경제학과를 졸업해서도 현재로선 대기업에 다 못들어갑니다. 해외에서 MBA(경영학 석사과정)를 하더라도 누적 인원이 워낙 많아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주는 대기업 자리를 찾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들어 갔다 하더라도 역시 정년이 문제가 됩니다. 회사에 들어가면 10년 20년 후의 자기 모습이 뻔히 그려집니다. 이사가 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회사에서 이사가 된다는 것은(그것도 대기업에서) 군인이 별을 다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다음으로 공인 회계사가 있습니다. 요즘 거의 1000명씩 뽑고 있는데 일단 공부량은 고시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되기도 쉽지 않습니다. 다만 경기가 좋거나 경제가 성장단계에 있다면 적극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수습회사 찾기도 쉽고 일거리가 많기 때문에 괜찮은 연봉(최소 5000이상 1년차 기준으로)을 기대할 수 있고 전문직으로서 대우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 처럼 경기가 좋지 않고 불투명한 상황에서 1000명의 숫자는 분명히 희소가치를 떨어지게 합니다. 수습회사 찾기조차 어려울 수 있고 수습회사를 찾지 못하면 공인 회계사로서 위치는 유명무실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음으로 공대가 있습니다. 뭐 요즘 이공대 기피현상에 대해서 말이 많은데 사실 이공대 졸업자들의 현실을 보면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요즘들어 서울공대가 몰락한 것은 이런 암울한 이공대 졸업자 선배들의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연구원은 전문직으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고 이러한 현상은 IMF 이후에 연구원들의 대규모 감원과 구조조정이 이루어 지면서 심화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학부4년에 대학원2년을 거쳐야 하고 해를 거듭할 수록 끊임어없이 배워야 생존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1,2등이 아니면 시장은 과감히 퇴출 명령을 내리고 밀려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다만 변리사 자격증을 가질 수 있다면 괜찮습니다.(그래서 요즘도 서울대 도서관은 변리사가 되기위한 공대생들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평균수명이 계속 증가하여 우리가 40정도가 되었을 때는 90에 육박할 것입니다.(그 이상을 갈 수도 있죠) 따라서 평생직업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절대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남한테 터치 받고 굽신거려야 하는것이 얼마나 짜증나는 일인지는 군대 갔다온 사람이나 사회 생활 하는 친구한테 물어보면 절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고3,재수 혹은 그 이상의 장수생 여러분께 고한다면 시간이 좀 늦더라도( 좀 늦었다 싶은 사람들은 필히) 의대나 한의대 치대나 약대쪽을 가십시요. 어설프게 다른 전공 택하여 나중에 졸업할 때 불안감에 휩싸여 취직에 애먹으면서 허탈해 하지 마시고 나중에 애먹으면서 불투명한 취직공부하느니 차라리 지금 열심히 공부해서 의,치한,약 가는게 휠씬 좋습니다. 아무리 어렵다고 해고 아직까지는 그나마 괜찮은 곳입니다.
진짜 1살 씩 더 먹어갈 수록 옛날에 어른들이 말씀하셨던 것이 별로 틀린게 없구나 하는걸 뼈져리게 느낍니다. 나도 고3때 아버지가 지방에 한의대 가라는걸(그때는 3%면 갈수 있었음. 안믿기시겠지만) 고집부려 서울로 대학왔더니 2년 째부터 슬슬 후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후회 막심이지만 그나마 다행입니다.
첫댓글 내용은 공감이 가나 ...문단좀 보기좋게 나뉘주심이 어쩔런지요~ㅋㅋㅋ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뭐하러 이렇게 길게 쓰셨남?
^^ 글 잘 읽었습니다.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듯 합니다.
대략..그런것같음.
잘 읽었습니다. ....
당연한 이야기 입니다..
컥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꼭 가야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
잘읽었씁니다..에혀..
당연지사 의대가자
바다님 리플 그렇게 다시는 이유가 뭡니까? 비비꼬일데로 꼬이셨군요,, 글 잘 읽었고 많은 도움 되었습니다!!!
당근 한의대가야지요....많은 정보 주셔서 감사^_____^
또다시의욕을!! 다들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