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말아주는 따끈한 온국수 한 그릇 옛집
삼각지의 한 주차장에 옹색하게 둥지를 틀고 있는 ‘옛집’. 시간이 멈춘 듯 손때 묻은 그릇과 주워왔다는 낡은 테이블 몇 개가 고작인 허름한 국수집이지만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곳이다. 옛집의 이름을 알린 메뉴는 2천원짜리 온국수. 껌값도 오른다는 요즘 이 집의 국수값은 11년째 요지부동이다. 큰 들통에 미역, 대파, 멸치, 다시마, 양파를 넣고 연탄불로 반나절 넘게 뭉근히 끓여 굵은소금으로 간을 맞췄을 뿐이라는데 그 육수 맛이 기막히게 시원하다. 사람들에게 흙 파서 장사한다고 오해 받을 정도로 넉넉한 인심을 지닌 배혜자 할머니가 이곳의 주인장이다. 부지런한 할머니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직접 육수를 우려내고 달라는 대로 막 퍼주는 김치도 정성스럽게 담가 상에 낸다.
메뉴 온국수·우거지탕 2천원, 비빔국수 2천5백원
인근 직장인들이 아침마다 기다리는 곳
믹스 앤 베이크의 모닝 뷔페
화사한 색상의 인테리어가 눈길을 끄는 ‘믹스 앤 베이크’ 역삼점은 문을 열면서부터 줄곧 ‘모닝 뷔페’를 열고 있다. 단돈 3천원만 내면 호텔 모닝 뷔페가 부럽지 않은 다양한 메뉴를 만나볼 수 있어 아침 식사를 쉽게 거르게 되는 인근 회사원들과 외국인들에게 반응이 매우 좋다. 모닝빵, 우유식빵, 곡물빵, 마늘 바게트, 찰떡빵, 머핀 등 갓 구워낸 따끈따끈한 빵뿐만 아니라 한 조각에 3천원을 훌쩍 넘는 각종 케이크도 맘껏 맛볼 수 있다. 여기에 샐러드, 콘 플레이크, 커피, 홍차, 우유, 체다 치즈가 더해지고 요일에 따라 브로콜리 수프, 크램 차우더 수프, 콘 감자 수프 중 한 가지가 준비된다.
1천원만 내면 스크램블 에그와 에그 베이컨 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주문 즉시 오픈키친에서 바로 만들어 따끈하게 서빙된다. 무료로 인터넷도 즐길 수 있고 핸드폰 충전기도 마련되어 있어 바쁜 아침, 시간에 쫓기기 일쑤인 직장인들에게는 더없이 고마운 곳이다.
메뉴 모닝 뷔페 3천원, 스크램블 에그·에그 베이컨 햄 1천원
맛깔스러운 음식을 입맛대로 골라 먹는
서강대 한식 뷔페
부부가 운영하는 이곳은 서강대학교 학생들보다 교수와 택시 기사들에게 더 알려진 곳이다. 너무도 다양하고 풍성한 메뉴로 ‘과연 남는 것이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을 만큼 푸짐하다. 원래 이곳은 학생들이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분식점이었는데 주인 아주머니의 건강이 나빠진 이후 한식 뷔페로 업종을 바꾸었다고 한다. 분식점일 때보다 수입은 많이 줄었지만 학생들이 입맛대로 맛있게, 마음껏 먹는 모습에 마냥 흐뭇하다고.
메뉴 한식 뷔페 3천원(서강대학교 학생)·3천5백원(일반인)
정성과 사랑이 그득한 가정식 백반집 부산집
요즘에 헛헛한 배를 달래지 못하는 사람들이 과연 있을까 싶지만 주변에는 아직도 주머니 사정이 그리 넉넉하지 못한 이들도 많다. 낙원동을 거닐다 보면 유독 2천원대 음식을 파는 곳들이 많은데 부산집은 이 일대 2천5백원짜리 가정식 백반의 원조집이다. 노린동전으로 먹을 수 있는 식사에 의구심을 품을 법도 하지만 금세 밥상 위에 펼쳐진 음식들에 눈과 입은 놀라게 된다. 수북하게 담긴 콩밥과 국, 생선조림에 네댓 가지의 반찬이 함께 나온다. 음식은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고 고등어와 조기 등 생선조림과 시래기국, 미역국, 봄동무침, 파 겉절이, 김, 장아찌, 나물무침, 갓김치 등 갖가지 메뉴가 번갈아가면서 제공되니 매일 찾아도 질리지 않는다.
메뉴 가정식 백반 2천5백원, 돼지 갈비탕 3천원
싸고 푸짐한 콩비지가 일품인 신토불이
이제는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게 된 옛 시골장터의 구수한 맛이 가끔은 궁금하다. 해가 중천에 떠 있는 이른 시간부터 다닥다닥 붙은 허름한 의자에 앉아 국밥 한 그릇과 소주 한잔을 기울이며 고단한 삶을 위로 받던 어른들의 모습. 이곳은 그러한 풍취가 익숙한 곳이다. 전날 불려놓은 콩을 갈아서 만든 신선한 콩비지찌개가 막 끓을 무렵, 과음으로 뒤집힌 속을 달래려는 주당들과 일찍 하루를 여는 일꾼들이 하나 둘 이곳을 찾는다.
메뉴 콩비지·황태국·생굴 순두부 2천원, 황기닭곰탕 2천5백원, 뼈다귀 콩비지 3천원
국내 최고령 셰프의 아주 특별한 돈가스
할아버지 돈까스
수진역 지하상가에는 유명한 돈가스집이 있다. 항상 깔끔하게 다린 셰프복을 입고 우렁찬 목소리로 손님을 맞는 주인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할아버지 돈까스. 45년째 요리를 하고 계시다는 할아버지는 연세에 비해 매우 젊어 보이지만, 1926년생이시니 국내 최고령 셰프가 아닌 듯싶다. 큰아들 내외가 할아버지의 손맛을 전수 받았지만 할아버지는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 5시 30분에 가게로 나선다. 할아버지만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 특제 소스는 토마토, 당근, 양파 등의 채소와 과일을 넣고 3시간 이상 푹 고아 만든다. 새콤달콤한 맛이 담백하고 부드러운 고기와 궁합을 이루는데 돈가스만 20년 이상 만드셨다는 할아버지만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 있으니 감동적인 맛일 수밖에.
메뉴 돈가스 3천5백원(학생)·4천원(일반인)
무한정 리필 해주는 생선구이집 대풍
5천원만 내면 생선구이를 실컷 먹을 수 있는 대풍은 요즘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집이다. 친절한 주인 부부의 넉넉한 인심이 양념처럼 뿌려진 맛집으로 15평 남짓한 실내에는 주황색 드럼통으로 만든 테이블 11개가 빼곡히 놓여 있다. 한쪽 벽에 삼치구이, 고등어구이, 조기구이 5천원이란 메뉴판이 붙어 있는데, 뭘 먹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많이 먹든 적게 먹든 일인분에 5천원이면 그릴에 구운 큼직한 삼치 반 쪽과 자반고등어 한 마리, 조기 한 마리가 김치, 서너 가지의 반찬, 밥과 함께 한상 차려 나온다.
메뉴 특선 정식 1인분 5천원
80여 가지 퓨전 돌솥밥 전문점 오며가며
성신여대 정문 앞에서 20여 년 동안 돌솥밥 하나로 젊은이의 입맛을 사로잡은 오며가며. 돌솥 제육볶음밥, 돌솥 김치불고기밥 등 기본 메뉴와 돌솥 바나나 칠리 피자치즈, 돌솥 하니 참치치즈밥 등 이름만 들어도 어떤 맛일까 궁금해지는 특별 메뉴를 포함해 총 80여 가지 돌솥밥을 입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 맛의 비밀은 독특하고 새로운 맛을 찾는 젊은이의 취향을 고려해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개발한 소스에 있다. 맛장 소스, 칠리 소스, 간장 소스, 고추장 소스, 머스터드 소스를 기본으로 메뉴에 따라 다양한 소스로 변신한다.
메뉴 80여 가지 퓨전 돌솥 비빔밥 3천~4천원
우직한 주인 아저씨가 만드는 수타 자장면 신성각
물어물어 찾아가야 하는 이곳은 신공덕동 주택가에 자리한 자그마한 중국집이다. 1981년에 문을 열고 줄곧 주방을 지켰다는 주인 아저씨는 그때나 지금이나 수타 자장면을 고집하고 있다. 주문과 동시에 탁탁 면 뽑는 소리에 이어 달그락달그락 채소 볶는 소리가 나더니 곧 수타 자장면이 등장한다. 잘게 썬 양파와 양배추, 자르르 기름기 도는 춘장, 얼른 비우지 않으면 불어버리는 수타면이 최고의 외식 메뉴였던 자장면에 대한 옛 향수를 자극한다.
메뉴 수타 자장면 3천원, 간자장·짬뽕 3천5백원
무한정 리필되는 3천원짜리 커피 서래커피집
이곳은 대문이 크지 않다. 간판이 화려하지도 않다. 그래서 쉽사리 눈에 띄지 않고 찾기도 어렵다. 하지만 이곳을 한번 들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단골이 된다. 그냥 서래마을을 지나다 커피 한잔 마시러 들르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단골들의 귀띔으로 찾게 되는 곳이다.
빌라 1층 가정집을 개조해 만들어 아늑함과 따듯함이 느껴지는 이곳은 원래 고지선 사장에게 2년간 커피를 가르쳐준 이정기 선생의 로스팅 공장이었다고. 고 사장은 자신의 꿈을 키워가던 이곳에 대한 애착 때문에 유동 인구가 많지 않은 곳에 과감히 카페를 열었는데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다양한 커피 기구와 커피잔, 각종 차와 차 액세서리도 예쁘게 진열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모든 커피는 이정기 선생이 직접 개발한 로스팅 방법과 추출법으로 드립한다.
그중 에티오피아산 ‘이르가체프’의 맛이 일품인데 다른 커피에 비해 짧게 볶고, 추출 시간도 최대한 줄여 홍차 빛을 띠는 게 특징이다. 카페모카나 카페라테 등 10여 가지의 메뉴는 모두 3천원이며 리필이 가능하다. 매주 토요일에는 이정기의 커피교실과 커피와 차, 케이크 등을 만드는 강좌도 마련되어 있다.
메뉴 하우스 스페셜 마일드·카페라테·아메리카노 3천원
배부를 때까지 퍼주는 리필 떡볶이, 달볶이
숙명여대 학생들 사이에 이 집 모르면 간첩이라는 소리를 듣는 달볶이. 3평 남짓한 가게 안에서 편안하게 앉아서 떡볶이를 먹기란 가뭄에 콩 나듯 어려운 일이다. 빈자리가 생길 틈도 없이 끊임없이 손님들이 들이닥치니 줄을 섰다 먹는 것이 기본. 여대생들에게 인기몰이를 하는 것은 맛도 맛이지만 1인당 1천5백원만 내면 배부를 때까지 무한정으로 떡볶이를 퍼주는 주인 아저씨의 넉넉하고 푸짐한 인심 때문이다.
메뉴 떡볶이·순대·튀김·오뎅 1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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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번쯤 가볼만한듯...ㅎㅎ
갑자기 배가 고파 지네요...^^
서울엔 소주 한병에 100원하는데도 있던데... 저번에 티비서 봤어요.. 여기도 그런 싸면서 알찬데 있었음 좋겠넹.. ㅎㅎ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믹스 앤 베이크~ 엄청 땡기는데요? ^^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