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양란에 관심을 갖고 계신 초보자에게
모든 원예의 끝은 '난'으로 귀착된다고합니다. 서양에서는 양란으로 동양에서는 동양란으로 그 형태는 달라도 모든 식물 중에서 그 아름다움이나 향에 있어서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들 말합니다. 그래서 인지 화원에서 파는 화훼품 중에서 가장 높은 가격으로 팔리고 있지요.
동양란은 잎과 꽃 그리고 향기까지 관상의 대상이 될 수 있고 기르기에 따라서 영원히 번식시킬 수 있는 아주 뛰어난 원예작물입니다. 또 배양하는 사람의 관심과 정성 그리고 노력에 따라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어 예술의 경지로까지 고양시킬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화훼품과 달리 대회를 열고 상을 수여하고 또 명품으로 인정받으면 배양자가 명명한 난의 이름을 길이 남길 수 있는 뿌듯한 보람을 느낄 수 있지요.
난은 대개가 여자들 보다는 남자들이 더 선호하는 식물이지요. 우리나라에서도 옛부터 선비들이 즐겨 묵화의 대상으로 삼던 사군자 중에서도 가장 높이 일컬어오고 사랑해왔던 식물입니다. 난을 한 분 사서 기르면서부터 옛 선비들이 왜 그렇게 난을 높이 칭송했는지에 대해서 차츰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첫째로, 그 자태에서 우러나오는 기품입니다. 동양란 한 분을 거실의 한 귀퉁이에 놓아보십시오. 거기에 동양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하나의 공간이 연출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동양의 아름다움은 線에 있다고 하는 바로 그 겸손하면서도 의연하고 군더더기 하나 없는 유연한 線을 지닌 식물이 바로 동양란이기 때문입니다. 난 가게에 무리지어 있을 때에는 그냥 일반 풀같이만 느껴지던 것이 이렇게 변신을 하는 것입니다. 홀로 있을 때 그 기품이 더욱 드러나는 식물이지요. 이런 저런 장식보다 한 분의 난이 훨씬 더 생기있고 품위있는 분위기를 장식하게 되지요.
둘째는 향기입니다. 난의 향은 서양꽃의 향기와 달리 탁하거나 짙지 않습니다. 맑고 은은한 향이지만 아주 멀리 그윽하게 퍼집니다. 가까이 다가가나 멀치감치 있거나 한결 같은 농도의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떤 화장품의 향수가 이를 따라가겠습니까? 후각이 예민한 사람은 난향의 그윽함에 단번에 매료될 것입니다. 한국과 일본 춘란에 중국란처럼 좋은 향을 갖는 종자가 없다는 것이 애석한 일입니다.
난에 깊이 빠지게 된 것도 바로 이 난향에 매료되면서 부터이지요. 필자가 8년 전 상일동의 어느 난가게 앞을 지나다가 호접란의 아름다운 자태에 이끌려 난가게에 발길을 들이게 되었는데 그 집의 점원으로 일하는 나이드신 분이 동양란을 하나 키워보라고 하시면서 추천을 해주신 것이 '관음소심'입니다. '가장 값싸고 잘 죽지않고 번식도 잘하고 꽃도 좋고 잘 피며 향도 최고'라는 것입니다. 나는 '그렇게 좋은 것이 값이 제일 쌀 리가 있는가?' 반신반의하면서 5촉짜리를 샀는데 지금도 그 때의 점원 아저씨의 말씀이 하나도 거짓이 없음을 인정하고 동양란의 세계로 인도하신데 대해 감사하고 있습니다. 일본춘란 협회 부회장을 하고 있는 분도 소장하고 있는 값비싼 다른 난들을 모두 제치고 난향은 역시 '관음'이라고 하며 이를 소중히 가꾸는 모습이 다른 난인들에게 깊은 깨우침을 주었다고합니다. 비싼 것을 서로 소유하느라고 여념이 없는 난인들에게 그들이 간과하고 있는 진정한 향유의 세계를 가르친 것이죠.
난 값이 비싼 것은 종자의 우수성에도 있지만 결정적인 것은 희귀성 때문이지요. 그래서 비싼 것이 반드시 더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난에 있어서 마치 고전과도 같은 중국춘란의 사천왕 (송매,용자,만자,집원) 품종의 값도 어설픈 한국춘란보다 훨씬 싼 가격이 된 이유가 바로 다량으로 재배되어 대중화되었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난들이 이제는 값비싼 무늬종에 밀리어 애란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된 것도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특히 이러한 고전을 거치지 않고 혜란이나 한국춘란을 시작한 사람중에 난향이 주는 매력에 대해 모르는 분이 많더군요 ' 비싼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새겨두십시오.
세째로, 난의 섭생입니다. 난을 기르다 보면 난의 생리에 대해 배우게 되는데 옛부터 전해오는 '난역십이익'이라는 글이 난의 섭생에 대해 잘 나타내주고 있지요. 이 글을 읽고나면 난이야 말로 '중용의 도'를 체득한 식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한 편으로 치우치지 않고 지나침이 없는 섭생 자체가 우리에게 중용의 길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지요.
초보자에게 권하고 싶은 품종은 우선 관음소심, 철골소심,적아소심 (사계란) 입니다. 가장 흔하고 싼 품종인데 가격대비 만족도 면에서 비할데가 없다고 할 수 있지요. 모두 가을에 피고 꽃대 하나에서 여러송이의 꽃이 피는데 환경만 맞으면 일년에 두번 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중에 철골소심은 단아한 꽃모양이 귀족같은 기품을 나타내는데 꽃 피우기가 쉽지 않은 편입니다. 제가 알고 있기로는 도매시세가 촉당 2000원 미만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소매점에서 6000원 이상을 하는 곳도 있습니다.
여름(7~8월)에 꽃을 피우는 것으로는 건란과 옥화라는 품종이 있는데 위에 언급한 것보다는 다소 비싼 편이지만 여전히 중저가의 난입니다. 모두 강건하고 번식도 잘되는데 키가 좀 큰 편이지요. 꽃과 향은 위의 품종들과 비슷한 편입니다.
또 초여름에 감미로운 향의 꽃을 피우는 것으로는 풍란과 부귀란이 있습니다. 부귀란이란 풍란과 같은 종자인데 藝를 갖춘 것으로서 거의 일본산이지요. 그 종류도 춘란 못지 않게 다양하여 수 백종에 이르는 것 같습니다. 촉당 적어도 만원 이상의 가격을 갖고 있는데 무늬종으로 가면 촉당 10만원 이상의 고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초보자는 일단 풍란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은데 대엽풍란 보다는 소엽풍란이 훨씬 좋은 향을 뿜어내지요. 특히 저녁 때에 향이 두드러지는데 초코렛향이 가미된 커피 (흔히 커피전문점에서 아메리칸 커피)의 향과 비슷하면서 맑은 향이 아주 매혹적이지요.5~6월에 꽃봉오리가 맺혀있거나 흰 꽃이 막 피기 시작하는 것을 사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 번 개화를 한 것이라야 매년 꽃을 피우거든요. 풍란은 잎과 꽃, 향 뿐아니라 공기중에 돌출된 뿌리까지도 관상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서 필자의 경우는 생장기에 뿌리가 자라는 것을 보는 즐거움이 제일 큰 것 같습니다.
1~2월에 꽃을 피우는 것으로 보세란이 있습니다. 잎이 넓고 立葉性(휘어지지 않고 곧은 편)으로 남성적인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내서 임원석에 보통 장식되는 것이지요. 보세란에는 홍화보세,대만보세,산천보세등이 있는데 촉당 8000~15000원 정도하는 편이지요. 꽃대가 자주빛으로 짙고 향은 좀 탁한 편으로 품격이 떨어져 향보다는 잎을 즐기는 난입니다. 대만에서 주로 재배되는 보세란 종류에는 무늬종이 가장 다양하며 계속하여 변이종이 출현되고 있습니다만 가격이 상당히 고가이지요. 전형적인 엽예품입니다.
3~4월에 꽃을 피우는 것이 춘란인데 고전적인 중국춘란으로서 송매와 용자 또는 대부귀를 권하고 싶습니다.일경일화로서 오랜역사를 가진 난인데 요즈음은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비교적 동양란 전문점에서라야 구입이 가능할 겁니다. 촉당 13,000~20,000원 정도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사천왕이라고 하는 송매,용자,만자,집원중에서 만자는 구하기가 쉽지 않고 가격이 비싼데다가 가짜가 많다고합니다. 송매,집원, 만자 모두 매화를 닮은 매판이라 대표적 품종으로 송매가 무난하지요. 용자는 수선판의 꽃을 피우는 것으로 꽃대도 길고 꽃도 큰 편입니다. 이러한 난들은 꽃이 한송이만 피어도 그 향이 은은히 베란다 전체에 퍼질정도로 좋습니다. 잎은 별로 관상가치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요.
늦가을에 피는 것으로 한란이 있습니다. 한란이야말로 난의 자태에 있어서 가장 원숙한 멋을 풍기는 것이지요. 나이에 비한다면 50대의 장년의 멋이라고 할까요. 춘란처럼 키가 작지도 않고 건란처럼 삐죽이 키가 크지도 않은 적당한 키에 여유있게 늘어진 잎이 한층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꽃대도 높이 올라가 섬세한 꽃을 피우고 향도 좋습니다. 난에 있어서 최종적인 귀착점은 한란이라고하는 이도 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대만한란인데 격이 많이 떨어지고 제주한란 배양품을 가끔 볼 수 있는데 플라스크에서 배양된 것을 기른 것이라 그런지 잎에 너무 힘이 없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본산 토좌한란이 많이 알려져있는데 이 토좌한란도 개체마다 조금씩 달라 꽃이 핀 것을 보고 고르시는게 좋습니다. 향도 청향이라 대단히 기품이 있습니다.
꽃피는 철을 감안하여 품종을 두루 갖추면 일년 사시사철 난의 꽃을 감상하실 수도 있습니다. 갖는 종자가 없다는 것이 애석한 일입니다.
필자가 난에 깊이 빠지게 된 것도 바로 이 난향에 매료되면서 부터이지요. 필자가 8년 전 상일동의 어느 난가게 앞을 지나다
2. 초심자의 난 입문
난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께서 어떤 난으로부터 시작할 것인가 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문제입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난을 처음 하면서 산에 가서 자생란 위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식의 잘못된 자세로부터 출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난은 난의 특성을 이해하고 난의 매력이 무엇인 지를 깨달아 난을 통해 자연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 인생을 배우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배워 나아가 난의 도를 깨우치는 데에 이르는 과정으로 난을 배워 가야 무리가 없고 난과 관련하여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됩니다.
우선 난을 즐기는 방법으로 난의 향을 음미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십시오. 그래서 우선 적아소심, 대홍사계 등의 사계란, 옥화, 건란 등의 하란, 관음소심, 철골소심 등의 추란 소심 계통의 난과 소엽풍란, 그리고 아리산 춘란, 설란, 타타향, 춘검, 오지춘란 같은 중국 및 대만 춘란류, 그리고 중국한란, 대만한란 등의 한란, 대명보세, 산천보세, 광동보세, 중국보세 등의 보세류 등은 우선 값이 촉당 5000원 이내로 무척 저렴하고 성질도 강건하여 초보자들이 안심하고 난을 배울 수 있으며 무엇보다 일년 내내 향을 즐길 수가 있습니다. 보세류는 1, 2월에, 춘란류는 2 ~ 4월에, 사계란은 5, 6월에, 풍란은 6, 7월에, 추란소심은 8,9월에, 한란은 10, 11월에 꽃이 피기 때문입니다.
그 후 어느 정도 난에 익숙해지면 송매, 대부귀, 용자, 집원, 취개 등등의 중국춘란 고전명품을 통해 난의 품위와 향을 더 음미해 보시고 더 익숙해지시면 잎의 무늬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광엽혜란, 세엽혜란류를 해 보시다가 좀 더 익숙해지고 난에 대한 취향이 좀 더 발전하시면 일본춘란 엽예품과 화예품, 일본한란 명품들, 풍란 명품들로 나아가시는데 그 때쯤이면 난에 들어가는 돈이 천문학적 수준에 도달할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익숙해지시면 한국 자생춘란도 조금씩 해 보시면 되겠죠. 그러나 일본춘란과 한국춘란은 꽃의 색깔과 무늬의 아름다움을 즐길 순 있지만 향은 없습니다.
난을 처음 하심에 있어 절대 서둘지 마시라는 겁니다. 첫 단계에서 중국란 고전명품으로 가는 데까지 적어도 1, 2년은 난을 배우시고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마다 1, 2년씩 충분한 난을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신 후 넘어가시는 게 좋습니다.
3. 초심자를 위한 채란요령과 유의사항
처음 산행을 하시는 회원들을 위해 간략하나마 세계적으로 희귀하고 뛰어난 우리나라의 춘란을 채란하는 데 있어 꼭 지켜야 할 사항과 채란 요령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춘란 자생지 분포 우리나라의 춘란은 주로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 지방을 기준해서 U자 모양으로 해안선을 따라 분포되어 있으며, 비교적 표고가 낮은 산이나 동네 야산에서 많이 자생하고 기후환경이 맞지 않는 곳이나 높은 산은 그 개체가 비교적 드문 편이다. 전라도 지방의 경우는 겨울에 해양성 기후로 인한 폭설로 눈 속에서 월동하게 되므로 자생하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어 건실하게 자라며 포기의 번식이 순조롭다. 기온은 연 평균 영상 섭씨 12∼13도 이고, 겨울 평균 기온은 영상 섭씨 0∼2도 정도의 비교적 따뜻한 기후 조건을 갖춘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자생한다.
2) 채란의 적기 사계절 다 가능하나 가장 좋은 시기는 10월 하순부터 내년 4월까지로 낙엽이 진 상태에서 쉽게 푸른 잎과 꽃망울을 관찰할 수 있으며, 5월 이후부터 9월까지는 꽃대가 없어 잎만 보고 채란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3) 준비물 시계, 휴대폰, 배낭, 갈쿠리(스틱), 모자, 등산화, 각반, 면 장갑, 긴소매 상의, 비옷, 두터운 바지(청바지), 물통, 도시락(빵), 타올, 수태(신문지), 휴지, 배낭에 들어가는 빈 박스(채취란 보호용), 비상약품(뿌리는 파스, 상처소독약 등) 등.
4) 채란시 유의사항 · 무분별한 남채는 삼가고 변이종만 선별 채취한다. · 뿌리째 뒹구는 난 등, 다시 심어야 할 난은 보는 대로 심어준다. · 낙엽을 파헤친다든지 나무를 꺾는다든지 등 자생지를 파괴하는 행동은 삼간다. · 너무 멀리 이동하지 말며 항상 지형 파악을 염두에 두고 이동한다. · 특히 늦봄부터 가을까지 비온 뒷날은 뱀이 몸을 말리려 밖으로 나와 있는 경우가 있으니 함부로 상체를 굽히지 않도록 주의한다. · 초보자는 항상 2명 이상 같이 행동한다. · 정해진 시간보다 30분전에 하산한다.
※산채시 난꽃 관찰요령 ■ 꽃이 하나밖에 달려있지 않은 난은 가능한 까보지 않는 것이 좋으나 주위에 난들이 많이 자생하는 곳이라면 까보아도 좋다. ■ 꽃이 2대 이상이라면 1대는 꺾지말고 까봐도 좋다. (까보지 않고 꺾어버리면 다른 사람이 와서 또 꺾게된다) ■ 꽃이 3대 이상 또는 다수일 경우는 1대를 까보거나 꺾어봐도 좋다. (그러나 반드시 관찰하고 지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꺾은 꽃대를 난 위에 얹어놓는다)
꽃을 꺾는다는 것은 때로는 나쁘지 않을 경우도 있습니다. 꽃을 꺾어줌으로써 생식생장보다는 생육에 더 이로울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여러개의 꽃망울이 있을 경우는 1~2개 추려내어줌으로써 다른 꽃망울의 충실함을 돕습니다.(난실에서도 마찬가지) 약하고 어린 난들이 꽃을 달고 있을 때는 꺾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더욱 튼튼한 벌브의 형성과 세력을 위해서)
5) 춘란 변이종의 상식 춘란 중에서 잎이나 꽃에 별 특징 없는 흔한 꽃을 민춘란이라 부르는데 이것은 원예 가치가 없는 품종으로 채란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모든 변이종의 모체가 되는 것이 민춘란인 만큼 함부로 채취하거나 피해를 입혀서는 안되겠다. 채란이란 바로 이러한 변이종, 즉 엽예개체나 화예개체를 발견하는 일이다. 잎의 무늬를 즐기는 품종을 엽예품이라 하며, 꽃을 즐기는 품종을 화예품이라 부른다. 엽예품은 촉 수가 적은 편이나 화예품은 촉 수가 비교적 많은 편이다. 엽예품은 잎의 어느 부위에 희거나 유백색, 연녹색 혹은 노르스름한 선이나 무늬가 들어 있는 것을 말하는데 대표적인 품종은 아래와 같다.
· 중투(中透)는 잎 테두리에만 녹이 있고 나머지 유백색, 연녹색 혹은 노란색 무늬가 바탕을 이루는 것. · 호(縞)는 잎의 기부에서 잎 끝 쪽으로 위 색상의 가는 선 모양의 무늬가 든 것. · 복륜(覆輪)은 잎 테두리가 희거나 연녹색 혹은 노르스름한 색선을 기부까지 두른 것. 복륜은 무늬가 잎 끝에서 기부방향으로 내려오나 호(縞)는 그 반대. · 조복륜(爪覆輪)은 복륜과 흡사하나 잎 끝 부분에서 중간이하 복륜무늬가 든 것. · 호피반(虎皮斑)은 호랑이 가죽처럼 얼룩덜룩한 무늬가 든 것. · 사피반(蛇皮斑)은 뱀 껍질처럼 보이는 무늬(잎의 일부분에만 들어 있어도 해당) · 산반(散斑)은 잎 끝 부분 혹은 전체적으로 하얗게 바늘로 긁힌 무늬처럼 든 것. · 서(曙)는 일반 잎보다 유달리 밝고 맑으며 연한 녹색, 혹은 황록색을 가진 잎. · 서반(曙斑)은 서(曙)로 나오다가 잎 끝이나 잎 중간부분에 무늬를 남기며 무늬의 경계가 호피반보다 훨씬 약하고 흐림. · 환엽(丸葉), 단엽종(短葉種)은 일반 난보다 잎이 짧고 뻣뻣한 느낌이 들며 대체로 잎 끝이 둥근 편이나 뾰족한 잎도 다소 있음. 단엽종은 나사지(잎 표면이 쭈글쭈글하며 모래가 박힌 것처럼 거친 모양)가 있는 것이 환엽과 구별됨.
등이 있으며 그 외 기엽(奇葉-잎 모양이 꼬인 것, 혹은 비틀어지고 뻣뻣한 느낌) 이 있다.
화예품에 있어 민춘란 꽃은 꽃잎이 녹색에 불그죽죽한 선이 들어가 있는 것이 대부분이며, 혓바닥은 붉은 점이 찍혀있다. 그러나 꽃들 중 녹색에 잡색이 섞이지 않고 혀가 하얀 것을 소심(素心)이라 하여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있으며, 그 외 꽃잎의 색깔이 붉거나, 짙은 자색을 띄거나, 황색을 띄어 일반 민춘란 꽃과 완전히 구분되는 것을 색화(色花)라 하여 높게 평가한다.
잎에는 무늬가 없어도 꽃에 무늬가 든 품종들이 간혹 발견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것들을 무지잎(무늬가 없는 일반 녹색잎)에서 중투화, 호화가 피었다든지 혹은 복륜화가 피었다든지 하는 것들인데 역시 귀한 품종들이다. 그 외에도 정상적인 꽃이 아닌 꽃을 기화(奇花)라 부르며, 꽃이 지나치게 작고 꽃잎이 둥근 두화(豆花), 또는 두화와 비슷하나 꽃이 더 크고 후육인 원판화(圓瓣花) 등의 개체들도 화예품의 대표적인 품종으로 채란한다.
6) 채란 방법 채란을 간다고 해서 갈 때마다 변이종을 쉽게 만나는 것은 아니다. 몇 만 포기중의 한 포기를 발견할 정도이며 운이 따르면 하루에도 여러 포기를 만나는 경우도 있다. 채란을 오래한 사람일수록 발견할 확률은 높으나 그렇다고 해서 매번 만나는 경우는 없다. 기대해도 좋은 것은 변이종의 포자가 퍼져 매년 좋은 품종의 변이가 발견되므로 채란의 흥미가 뒤따른다. 대체로 엽예품은 토양이 박한 곳에서, 화예품은 습기가 많고 비옥한 토양에서 발견될 확률이 많다. 난을 캘 때는 난잎의 길이보다 훨씬 넓게 터를 잡아 조심스럽게 파야 하고 뿌리를 다치지 않도록 주의한다. 캔 난은 대충 흙을 털고 수태나 신문지로 물이 흐르지 않게 충분히 적셔 잘 감싸 배낭 속에 준비해온 빈 박스에 넣는다. 그리고 난 후 캔 자리는 원 상태대로 잘 덮어놓는다. 끝으로 변이종이 나온 주위를 다시 살펴 비슷한 개체의 유무를 확인한 후 이동한다.
7) 그 후의 관리 집에 와서 세숫대야에 물을 붓고 난을 담가 물 속에서 부드러운 칫솔로 잎과 벌브 주위를 깨끗히 닦고 채란 당일 심는 것이 좋다. 살균은 벤레이트, 톱신M 등으로 소독해도 좋으나 상처가 별로 없는 깨끗한 난일 경우에는 소독하지 않아도 무방 하다. 식재나 화분도 가능한 끓는 물이나 전자레인지에 한동안 소독을 해서 세균에 전염되지 않도록 신경을 쓴 후 정성을 다해 심는다. 굵은 난석은 산행 출발 전에 미리 물 속에 담가 충분히 물을 흡수하도록 한 뒤 살짝 말려 사용한다.(물에 충분히 담가 놓지 않을 경우 난 뿌리의 수분이 난석으로 빨려 들어가 뿌리껍질만 남게 됨) 다 심고 난 뒤 1주일에 2∼3회 충분히 관수를 하며 시원하고 통풍이 좋은 반 그늘에서 열흘 정도 관리한 후 일반 배양에 들어간다. 명품일 경우 기를 자신이 없으면 경험이 많은 애란인에게 위탁 배양한다.
이상 간략히 정리해 보았다. 꾸준한 산행에서 터득해 나가도록 하자. 산행에 있어 욕심은 금물이다. 애써서 찾으려고 하다보면 열만 받고 마음고생만 더해진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푸른 산야를 벗삼으며 건강에 도움되는 것을 생각하면 '까짓 못 만나면 어때'라는 여유를 갖는 것도 좋은 것이다. 꼼꼼히 정신을 집중해서 살피다보면 언젠가는 명품을 만날 것이다. "명품과의 만남은 산행 횟수에 비례한다"는 말이 있다. 항상 난을 기르는 마음으로 서둘지 말고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채란에 임해야 하겠다. 특히 여름철 산행은 잡목 숲보다는 소나무가 많은 곳으로 이동하여야 고생이 덜하다. 그것은 가시나무나 넝쿨들이 많아 헤쳐 나가기가 힘들며 상처 입기가 쉽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이 기회에 좋은 품종과 인연이 닿아 회원님들의 애란생활이 더욱 윤택해지기를 빈다.
4. 난을 하는 마음가짐과 구입
1. 난을 하는 마음가짐 1) '自足'이 가장 중요한 것 같더군요 2) 空手來 空手去 3) ooo님의 난실 방문 시 감동 : 절제와 깔끔함 - 아담하고 잘 정리된 난실 - 난대 1개 이상은 안 늘린다는 원칙 고수 - 난을 새로 들이면 그 만큼 정리하여 일정capa유지 4) 기존에 보유한 난을 수시로 정리 퇴출한다. ( 난실에도 구조 조정이 절대 필요함 ) - 난실공간확보 - 경비절감( 비료, 농약, 화분, 식재 등의 비용 ) - 관리 비용/ 관리 노력 절감 5) 난을 소유하기 보다는 즐긴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 자칫하면 난이 사람을 소유하여 노예로 만들어 버리는 것을 경계 . 서비스를 해주면 금전을 받아야하는 것이 경제적 논리인데, 서비스와 금전을 모두 난에게 바치고 피곤해서는 안될 말이다. 2. 난을 구입할 때에는 1) 싸다고 무조건 구입하지 말기 ( 이상할 정도로 너무 싼 것은 상태가 나쁘거나 문제가 있는 경우도 많다. ) 2) 평범한 10명의 자식보다 잘 난 자식 하나가 낫다는 사실을 상기할 것 3) 난을 사는 것은 순간이고 쉬우나, 팔거나 무료 분양하는 것은 보다 어려움 4) 살 때보다 팔 때는 50%이상은 손해볼 것을 염두에 둠 5) 증식시켜 팔 때의 가격은 살 때의 난 가격보다 거의 언제나 싸다. ( 아마추어보다 프로의 솜씨가 우수하고 빠르니까 ) 6) 며칠후면 이사를 가야한다거나 이 세상을 하직할 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등의 극단적인 상상도 해본다. 7) 해마다 수많은 난분의 분갈이, 분주, 관수, 비료, 농약, 차광, 통풍, 꽃대관리 등의 노력을 해야함을 상기한다. 즉, 사는 것은 순간이나 부양(?)의 책임은 영원하다는 것( 꼭 여자 같지요?)
5. 난의 화아분화, 꽃대오름, 꽃 피는 시기
모든 난이 새 촉이 오르는 시기는 다 똑같지만 꽃대가 오르는 시기와 꽃이 피는 시기는 난의 종류마다 다릅니다. 참고로 꽃대 오르는 시기와 꽃이 피는 시기를 종류별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첫째, 춘란은 장마가 끝난 후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 사이에 꽃눈이 형성되어 빠르면 8월하순, 좀 늦으면 9월 하순부터 꽃대가 화장토 위로 올라와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 2월 ~ 4월 사이에 핍니다. 둘째, 한란은 6월 중순에서 7월 초순에 꽃눈이 형성되어 9월 하순에서 10월 중순에 꽃대가 나와 11월 중순을 전후해서 핍니다. 셋째, 광엽혜란(보세란)은 장마 후 7월 중순부터 8월 초순에 꽃눈이 형성되어 11월 하순 경에 꽃대가 나와 1월에 핍니다. 넷째, 하란(옥화란계, 건란계)은 4월 초순부터 하순 사이에 꽃눈이 형성되어 6월부터 7월 사이에 꽃대가 올라와 꽃대가 오르기 시작한 지 2, 3주 후부터 피기 시작합니다. 다섯째, 사계란은 4월 초순부터 하순 사이에 꽃눈이 형성되어 7월에서 8월 사이에 꽃대가 오르기 시작하여 2주쯤 후부터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여섯째, 추란(소심난계)은 5월부터 6월 중순 사이에 꽃눈이 형성되어 8월 하순부터 꽃대가 올라 9월에 꽃이 핍니다. 일곱째, 부귀란(풍란)은 10월 초순에서 하순 사이에 꽃눈이 형성되어 그 해 겨울을 넘기고 5월 하순에서 6월 중순부터 꽃대가 오르며 6월 말경부터 꽃이 피고 대엽풍란은 5월에 꽃이 핍니다. 여덟째, 장생란(석곡)은 10월 초순에서 하순에 꽃눈이 맺혀 겨울을 지내고 꽃대는 오르지 않고 그냥 줄기에서 4월에 꽃이 핍니다. 따라서 꽃눈이 맺히는 그 시기를 잘 알아두었다가 그 시기에 물을 한 일주일 정도 끊어 주고 햇빛을 충분히 쪼여 주면 꽃눈이 형성됩니다. 바로 화아분화라고 하는 거죠. 더러 난들에 따라 시기에 맞지 않게 일찍 오르거나 늦게 오르는 경우가 있는데 춘란 색화의 경우는 그런 난들은 제대로 발색을 시킬 수가 없기 때문에 제거해 줍니다. 옥화란이나 사계란은 일년에 네 차례까지 꽃을 피운다 해서 사계란이기 때문에 어느 때 피워도 상관이 없습니다. 요즘처럼 새 촉과 꽃대가 동시에 올라오는 난들의 경우나 혹 춘란의 경우 시기를 잘못 맞춘 난들이 꽃대를 동시에 밀어올릴 때 그걸 구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진 않습니다. 특히 초보자들에게는요. 가장 구분하기 어려운 게 풍란입니다. 하지만 잘 보면 분명히 다릅니다. 새 촉은 납작하고 밑부분은 넓고 윗부분은 좁습니다. 꽃눈은 납작하지 않고 동글동글한 대롱처럼 생겼습니다. 그러면서 윗부분 꽃봉오리 부분은 통통하고 끝이 송곳처럼 뾰족하며 그 꽃봉오리 밑의 자루부분이 오목합니다.
6. 부귀란의 재배법
부귀란은 앙증맞은 모양과 다양한 무늬, 달콤한 감향으로 애란인들을 사로잡는다. 그래서 누구나 한 번쯤은 길러보고 싶어하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몰라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소위 부귀란 전문가들한테 물어보면 기껏 한다는 소리가 그냥 아무데나 던져놔도 잘 자란다는 무성의한 답변뿐이다. 그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부귀란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겐 답답하기만 하다. 부귀란도 일반 난과식물들처럼 물과 바람과 햇빛과 영양분과 공중습도에 의해 배양상태가 결정된다. 따라서 부귀란 재배법에 대한 안내란 바로 위의 다섯 가지 요소에 식재와 심는 방식, 병충해, 화아분화, 겨울잠 등에 대한 것만 기술해 주면 누구나 부귀란 재배에 대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1. 물 주기 다른 난들처럼 몇 일에 한 번씩 줘야 한다고 쉽게 말할 문제는 아니며 역시 마르면 준다는 원칙이 여기에도 적용된다. 그러나 일반 난들과는 달리 어느 정도 마른 상태가 물주기에 적합한 상태인가를 확인하는 방법이 아주 쉽고 정확하다. 우선 심어놓은 수태가 겉부분이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마르고 화분 밑 구멍으로 손가락을 집어 넣어 물기가 거의 느껴지지 않거나 아예 바짝 말랐을때 흠뻑, 속까지 다 젖도록 주면 된다. 이 때는 한 번에 물이 속까지 스며들지 않기 때문에 약 10분 간격으로 세 번에 나눠서 준다. 그러나 부귀란 재배에 어느 정도 이력이 붙으면 수태가 그 정도까지 마르지 않았어도 물을 줄 때를 알게 된다. 사실 위의 방법은 안전하기는 하나 부귀란을 가장 아름다운 형태로 키우는 데엔 문제가 좀 있다. 그래서 필자는 겉의 수태가 마르지 않은 상태라도 성장기인 봄, 가을엔 느낌으로 물 주는 시기를 잡아 흠뻑 준다. 그러나 이 방법은 오랜 경험과 연구에 의해 자기만의 배양법이 터득되고 난 후에 할 일이다. 물을 너무 적게 주면 뿌리는 길게 자라지만 잎이 잘 자라지 않거나 거칠어지고 너무 자주 주면 뿌리가 썩어 죽게 된다.
2. 통풍 부귀란은 풍란(風蘭)이라 부를 만큼 바람(통풍)은 중요한 요소이다. 부귀란에게 통풍이 얼마나 중요하고 부귀란이 얼마나 강한가 하는 것을 필자는 경험으로 터득했다. 몇 년 전 원예를 좋아하는 처남에게 장모의 기일에 동출도 한 화분을 선물했다. 그러나 난을 전혀 모르는 처남은 그저 거실의 그늘지지만 바람이 가장 잘 통하는 곳에 두고 두 달이나 석 달에 물 한번씩만 슬쩍 준 것밖에 없다고 했다. 일년 후 장모의 기일에 다시 처남댁을 찾았을 때 비참해지긴 했으나 여전히 싱싱한 모습의 동출도가 살아서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잎장 한 장 떨어진 게 없었다. 수분 부족으로 녹이 탈색되고 뿌리가 말라비틀어진게 눈에 띄었지만 말이다. 결국 대기중에 뿌리를 드러내 놓고 나무나 바위에 붙어 살던 풍란은 웬만한 건조에는 끄덕도 없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다. 그러나 만일 햇빛이 내리쪼이고 바람도 안 통하는 곳이었다면 그 난은 벌써 죽었을 것이다. 따라서 부귀란을 재배함에 있어 소형팬을 적절한 위치에 설치하여 신선한 바깥바람을 부쳐 주는 것은 아주 중요한 요소다. 바람이 안 통하면 부귀란은 병에 걸려 죽는다. 그래서 부귀란을 키우기에 가장 좋은 곳은 처마 밑 그늘지고 통풍이 100% 원활한 곳에 매달아 키우면 가장 이상적이다.
3. 햇빛 부귀란도 녹색식물이기 때문에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영양분을 광합성의 의해 얻는다. 따라서 광합성에 필요한 햇빛은 필수적이다. 그 외에도 햇빛은 난의 성장에도 관여를 한다. 햇빛이 과하면 잎이 타거나 누렇게 뜨고 잎이 딴딴해지긴 하나 밑으로 처지거나 옆으로 눕는다든가 잎에 붉은 점이나 검붉은 점이 보기 싫게 많이 나타나는 등 피해가 나타나고 햇빛이 너무 없으면 잎이 가늘고 길쭉하게 웃자라 힘이 없이 옆으로 축축 처져 버려 정상적인 성장을 못 하게 된다. 그러면 대체 햇빛을 어느 정도 쪼여 주어야 할까? 그것은 품종에 따라 다르다. 우선 대부분의 무지엽이나 복륜 품종 및 후천성 호피종은 햇빛을 많이 필요로 하고 호 종류나 선천성 소멸 호피종 등은 햇빛을 적게 필요로 한다. 참고로 품종에 따른 햇빛 필요량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70% 일조량, 30% 차광을 요하는 품종들 (방충망 두 장 정도의 차광율) (1) 무지 엽변이종 : 이세왜계, 오모자환, 대파청해, 흑모란, 해황환, 황해, 소환, 취화전, 춘하 등등 (2) 호피반 : 양염, 당금, 한하계, 금공작, 금루각, 설산, 화의 등등 (3) 화예품 : 운해, 기주녹풍, 주천왕, 춘급전, 성성, 취애, 동천홍, 도원, 비취, 희경, 성차, 도희 등등 (4) 호 : 조하, 조일전, 의포금, 금두, 월전, 금화산, 사광전, 보금, 옥천금, 동양전, 백모란, 백모란호, 우희, 옥기, 금호금, 보주, 부사봉, 보생전 등등 (5) 복륜 : 조일전복륜, 봉, 아락천, 금갑복륜, 호동복륜, 어성복륜, 월계관, 천혜복륜, 준하복륜, 자신전, 신대, 취보, 서정, 태양복륜, 황려전, 옥천, 옥금, 동출도, 서출도, 비복륜, 비, 어기, 연성환 등등 2) 50% 일조량, 50% 차광을 요하는 품종들 (1) 무지 엽변이종 : 우약환, 대응환, 대강환, 화선, 두환, 기주갑룡, 귀청옥, 기린환, 비충, 안마울두, 흑요, 소응환, 사자갑룡, 호갑룡, 십이단, 취선, 영충, 청해, 청룡사자, 청룡사자, 조선철, 청축조선철, 입대붕, 옥금강, 침울두, 수파사자, 침엽사자, 복수환, 홍공작, 무학, 몽환, 정지송, 용모, 녹보 등등 (2) 호피반 : 천지천, 출운금반, 귀운각, 금유황, 금모란, 봉황전, 백운각 등등 (3) 화예품 : 아파침홍 등등 (4) 호 : 운룡롱, 직희, 금광금, 금사묵, 은령, 경하, 어성금, 지락, 묵류, 섭묵, 청광묵, 청왕금, 태양전, 천대전사자, 천상, 백옹사자, 부사금, 홍모란, 어렴영, 도우이중, 팔중의, 광명전, 유곡금, 나인지광, 제, 진학, 낭화사자 중반, 홍선, 부악, 보선, 대화금 등등 (5) 복륜 : 서, 직희복륜, 경하복륜, 은세계, 건국전, 팔천대, 국휘전, 호동금, 신풍, 청보, 성광전, 장생전, 백중, 백왕복륜, 부귀전, 부사복륜, 만월, 라사복륜, 입사전 등등 3) 30% 일조량, 70% 차광을 요하는 품종들 (갈대발 한 장 정도의 차광율) (1) 무지 엽변이종 : 사청해, 귀보청, 금광성, 금은라사, 보울두, 낭화사자, 변경환 등등 (2) 호피반 : 호박, 신월전, 고외, 여고외, 기주설호, 남해설호, 백봉 등등 (3) 호 : 대강환호, 관설, 귀모전, 모란백호, 사자왕금, 신호동, 백청룡 등등 (4) 복륜 : 대팔주, 대동환, 옹사자, 검룡, 국광전, 호동지검, 수정복륜, 철교전, 보검, 어검, 정지설 등등
그러나 한여름의 뜨거운 햇빛은 아침 아홉 시 이전의 햇빛 외엔 가능하면 차광해 주고 봄, 가을의 햇빛은 위의 차광율에 따라 차광해 주고 겨울 햇빛은 가능하면 많이 쪼여 준다.
4. 비료 부귀란은 다른 춘란이나 한란, 혜란만큼 많은 비료를 필요로 하진 않으나 역시 식물이며 집에서 기르는 방식은 일종의 수경재배이므로 비료가 필요하다. 그래서 비료의 적정 희석비율에 맞추어 주되 봄과 가을(3, 4, 5, 6, 9월)에 한 달에 한 번 정도씩만 주면 된다. 단, 부귀란은 맑은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집에서 만든 유기질 비료나 검증이 안 된 시중의 비료는 절대 금물이다. 책에는 마감프 케이 서너 알을 수태 사이에 넣어 주라고 돼 있으나 효과도 미미할 뿐더러 수태에 퍼런 이끼만 끼게 만들기 때문에 하이포넥스 6,000대 1이나 유비 100대 1, 다이나그로 3,000대 1, 북살 3,000대 1 같은 비료와 바이오레민 1,000대 1이나 하이아토닉 500 대 1 같은 영양제를 묽게 희석하여 주는 게 좋다.
5. 공중습도 부귀란은 특별히 공중 습도가 중요한 요소이면서도 전혀 중요치가 않다. 공중습도가 높으면 그만큼 난이 충실하게 자라지만 원래 산이나 바닷가 암벽 등 습도가 높으면서도 한낮이나 봄철, 가을철, 겨울철 같은 습도가 아주 낮은 계절에도 뿌리를 드러내 놓고 살게 돼 있기 때문에 공중습도에 대한 적응력은 어느 난보다 뛰어나다. 따라서 통풍과 습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당연히 통풍이다. 책에선 적정 습도를 맞출 수 없을 경우 아침 저녁으로 잎에 물을 뿌려 주라고 돼 있으나 이는 금물이다. 자칫 더운 여름철엔 병균의 온상이 된다.
6. 식재 및 심기 부귀란은 분에 심는 방법과 목부작이나 석부작을 만드는 법과 헤고판에 붙여 기르는 방법이 있다. 목부작과 석부작은 운치 있는 돌과 나무에 부귀란의 멋을 곁들인 것이지만 사실 부귀란이 튼튼하고 아름답게 자라기를 기대하기란 무리이다. 석부작이나 목부작을 보면 분에 심은 것보다 뿌리가 훨씬 길게 자란다. 그것은 그만큼 난이 환경이 좋지 못 해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물과 영양을 찾아 뿌리가 길게 뻗는 현상이고 따라서 잎이 예쁘게 성장할 여지가 그만큼 작아지는 것이다. 헤고판은 분에 심는 장점과 석부작이나 목부작의 장점을 중간에서 결합한 것이지만 시각적 효과가 그다지 뛰어나지 못 하고 한 번 붙인난은 뿌리가 워낙 단단히 붙어 떼어내기가 불가능해 이식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난의 성장에도 좋고 관상미도 뛰어난 것은 역시 분에 심는 방법이다. 가끔 보면 일반 난석에다 심어 둔 것을 볼 수 있는데 뿌리에 수분을 일정하게 공급한다는 면에선 매우 불리하다. 그래서 뿌리가 썩거나 말라비틀어지기 쉽다. 그러한 점 때문에 부귀란은 수태에 심는다. 먼저 맥주컵을 거꾸로 엎어놓고 그 위에 짧은 수태를 반 주먹쯤 올려놓고 꼭꼭 다진다. 그 위에 부귀란을 얹고 뿌리를 골고루 편다. 그리고 20cm 이상 되는 긴 수태로 뿌리가 안 보일 때까지 세로로 걸쳐나간다. 맥주컵을 빼낸 뒤 그대로 분에 집어 넣으면 된다.
7. 병충해 원래 부귀란은 병충해에 강해서 거의 말썽을 부리지 않는다. 그러나 고온에 다습하고 통풍이 불량하면 연부병이나 곰팡이에 의한 병들이나 깍지벌레 같은 해충의 피해를 입기 쉽다. 대개 연부병은 윗 잎장부터 물크러지는데 그 때는 물크러진 잎장의 서너 장 밑을 소독한 가위로 잘라내 버리고 마이신제를 뿌려 주면 멈춘다. 설사 그 촉이 계속 물크러져 들어가도 그 촉만 제거하면 다른 촉에는 전이가 되지 않아 춘란이나 한란처럼 통째로 난을 잃을 염려는 없다. 가끔 잎에 나타나는 탄저병 등의 곰팡이병은 다이센이나 톱신으로 치료가 가능하고 깍기벌레가 생기면 몇 안 되면 손으로 일일히 잡아 주는 게 좋지만 너무 많으면 수프라사이드 1,0001ㅐ액을 뿌려 준다. 그러나 부귀란은 일반 난들보다 살충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므로 미리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바이러스는 부귀란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바이러스에 걸린 부귀란을 직접 보았다는 동료 애란인이 한 사람 있긴 했으나 그 사람도 일본에 가서 워낙 희귀해서 일본인들이 없애지 않고 표본으로 보존해 둔 것을 운좋게(?) 보았다는 것이다. 간혹 복륜 계통의 부귀란에 겨울이나 봄철에 무늬 부분에 빨간 색소가 나타나거나 무지옆 뒷면에, 심하면 앞면까지 파리똥처럼 까만 점이 다닥다닥 나타나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병은 아니며 햇빛이 과하여 안토시아닌 색소가 발현된 것이다. 이는 그 난이 건강하다는 반증도 된다. 이 때는 햇빛이 적게 드는 곳으로 옮겨 주면 몇 주 후, 깨끗이 사라진다.
8. 화아분화 부귀란을 키우면서 꽃을 보지 않으면 사실 그 맛의 80%를 잃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여린 꽃의 형상이나 달콤한 감향이 사람을 매료시키기 때문이다. 부귀란은 해마다 10월에 잎과 잎 사이에서 꽃눈이 형성되어 그해 겨울을 넘긴 뒤 이듬해 여름, 6, 7월에 꽃을 피운다. 그리고 꽃이 지고 난 잎장과 잎장 사이에서 이듬해 봄에 새 촉이 나온다. 그래서 꽃을 보기 위해 양력 10월에 인위적으로 꽃눈이 맺히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데 이를 화아분화시킨다고 말한다. 화아분화의 요령은 10월에 접어들자마자 오전 햇빛은 잎이 타지 않을 정도로만 해 주되 그대로 쪼여 주며 분 밑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어서 물기가 하나도 없을 정도까지 물을 주지 않고 바짝 말린다. 그럼 대개 일주일 내지 열흘, 심하면 보름에 한 번 정도 물을 주게 될 것이다. 그리고 비료는 일체 주지 않는다. 그러면 꽃눈이 형성되어 12월쯤 보면 뭔가 자그마한 것이 잎 사이에 살짝 고개를 내민채 겨울을 나고 있는 게 보인다. 그게 바로 꽃눈이다.
9. 겨울잠 부귀란도 겨울엔 춘란이나 한란처럼 겨울엔 쉬면서 영양분을 축적해야 한다. 그래서 겨울엔 햇빛을 충분히 쪼여 주되 낮 온도가 15가 넘지 않게 해 줘야 하고 밤에는 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해야 한다. 부귀란은 영하로 떨어지면 동해를 입어 잎이 우수수 다 떨어지고 결국 죽게 된다. 보통 겨울잠은 12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 약 두 달가량 자는데 그 때는 많은 물도 필요치 않기 때문에 잎이 쪼글쪼글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겨울잠 현상이다. 쪼글쪼글해지지 않더라도 잎에 윤기가 없고 녹도 많이 퇴색해 있다. 그래서 부귀란은 잎이 쪼글쪼글하게 겨울잠을 재워도 되고 그렇지 않고 그냥 윤기만 없게 재워도 되며 심지어 겨울잠을 아예 안 재워도 괜찮다. 단, 잎이 쪼글쪼글하게 겨울잠을 재운 후엔 2월 중순부터 급격하게 온도를 올려 주거나 물을 너무 자주 주면 난이 몸살을 하거나 적응을 못 해 심하면 죽을 수도 있다
7. 부귀란의 원종과 배양종의 차이점
많은 애란인들이 인공적으로 난을 대량번식시키는 방법을 조직배양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고 있는데 시중에 나돌고 있는 인공 배양종 중에 조직배양종은 단 한 촉도 없습니다. 그럼 무엇이겠습니까? 모조리 다 풍란의 꽃을 피워 인공수정을 시킨 뒤 씨방이 맺히면 그 씨를 받아 자연상태와는 달리 난균의 도움없이 강제적으로 발아시키는, 즉 무균배양에 의해 대량으로 번식시킨 실생배양(實生培養)입니다. 조직배양과 실생배양의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조직배양이란 모든 난들이 지니고 있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잠아(싹의 눈)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며 그 눈만 아주 날카로운 칼로 살짝 떼어내어 그 조직을 배양, 즉 키워서 또 하나의 개체를 만들어내는 것으로서 그렇게 배양한 개체는 원래 어미가 지니고 있는 특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연상태보다는 환경요인의 조작으로 더 빨리 성장하긴 하지만 완전한 성촉으로 자랄 때까지의 시간이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많이 걸리고 비용도 만만치가 않아 배보다 배꼽이 수천 배나 더 커집니다. 즉, 부귀전 한 촉을 200만원에 사서 조직배양으로 한 촉을 만들어 내서 출시를 했다면 들어간 비용 계산하여 적어도 500만원을 받아야 할 지 모른다는 게 제가 아는 한 전문가의 말이었습니다. 그럼 애란인이 200만원짜리 원종을 살까요? 아니면 배양종 500만원짜리를 살까요? 위에서 말했듯이 특성은 똑같습니다. 이에 비해 실생배양은 씨방 속에 들어 있는 수백만 내지 수억 개의 씨를 동시에 발아시키는 것이므로 통상적인 발아성공율 20 ~ 30%만 감안하더라도 부귀란 한 촉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실생배양종이 몇 포기가 되겠습니까? 따라서 들어간 비용 감안하더라도 원종보다 훨씬 싼 값에 낼 수가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인공적으로 서로 다른 두 품종을 수정시켜 새로운 잡종을 만들어내기도 하는 겁니다. 그러나 동일 품종끼리의 실생배양에 의한 개체라 하더라도 한 모주의 씨앗에서도 각기 다른 품종이 나타나며 원종의 특성을 100% 고스란히 지니고 있지 못 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현재 가장 왕성하게 실생배양이 되어 대중화된 품종은 주로 무지의 잎변이종들과 호피반 계통의 난들이고 금광금이나 나인지광 같은 호도 성공은 했으나 워낙 성공율이 떨어져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아무도 손대지 않고 있다고 하며 복륜은 아직 성공을 하지 못 했다고 합니다.
둘째, 원종과 배양종이 차이를 정확히 설명들을 못 하고 계셨던 같습니다. 어떤 분은 배양종의 장점이 더 큰 것처럼 말씀도 하셨는데 결코 그렇지가 않습니다. 실생배양종은 값이 싸다는 것외엔 큰 장점을 발견하지 못 했습니다. 저도 배양종을 몇 가지 구입하여 원종과 동시에 비교하며 재배해 보았습니다. 원종과 배양종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다음과 같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배양종은 원종에 비해 잎의 크기와 꽃의 크기가 원종에 비해 훨씬 작고 향기도 원종에 비해 약하고 색화의 경우 꽃의 색깔도 원종에 비해 선명하지가 않습니다. 뿌리 역시 원종에 비해 가는 게 특징입니다. 제게 있는 금루각 두 가지를 비교하면 실생배양으로 만든 것은 15년째 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왜소하고 뿌리 끝의 생장점의 색깔도 원종에 비해 붉은 기가 덜 돕니다. 다만 무지종의 경우 15년 정도 키우면 원종과 외형상 크기면에선 차이가 거의 없어진다고 합니다.
둘째, 얼마 전에도 어떤 분이 질문을 하셨을 때 너무 물을 끼얹는 것 같아 사실대로 말씀을 못 드리고 고정성 여부를 지켜 보라고만 말씀드렸는데 옥금강과 같은 무지종의 꽃을 보면 원종은 꽃잎이 다섯 장 균형잡혀 선명한데 배양종은 석 장만 있는 게 허다합니다. 즉 기형으로 나타납니다. 그게 수백만 개체 중 하나한테서 나와 고정이 될 때 기화로 인정을 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배양종이 그렇게 꽃이 피다가 세력이 좋아지면 정상으로 피다가 몸살을 하면 또 기형으로 나타나곤 합니다. 이에 비해 원종은 아무리 몸살을 하고 세력이 떨어져도 그런 기형으로 피진 않습니다.
셋째, 호피반 종류(설산, 기주설호, 고외, 여고외, 금루각, 화의, 당금, 천지천, 금공작 등등)는 실생종이 원종이 무늬보다 훨씬 더 화려합니다. 그러나 그 무늬의 고정성이 상당히 염려스럽습니다. 설산은 선천성으로 소멸하지 않는 반면, 기주설호, 고외, 여고외, 천지천 등은 선천성 백호피반으로 나와 소멸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고, 금루각, 당금, 화의, 금공작 등은 후천성으로 소멸하지 않는 게 특징입니다. 그런데 비소멸성이 소멸을 한다든가, 성촉이 되면서 무지나 유령으로 퇴보한다든가, 후천성이 소출을 해도 무늬가 잘 발현되지 않는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또 시중에 나와 있는 기주설호, 고외, 여고외 등은 백호피반이 아닌 황호피반을 띠고 있고 소멸도 비정상적으로 더디거나 몇 년이 가도 소멸하지 않아 솔직히 원종의 씨를 배양한 것이라기보다는 몇 가지를 교잡한 잡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넷째, 소멸성 호피반은 가능하면 햇빛을 적게 주어야 무늬도 잘 나타나고 소멸도 비교적 더딘 데 반해 설산과 후천성 호피종은 햇빛을 많이 주어야 무늬가 선명해집니다. 그런데 배양종은 소출을 위해 원종과 똑같은 조건으로 햇빛을 쪼여주는 데도 녹이 없는 무늬부분이 햇볕에 타버리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집에 있는 배양종 금루각은 불쌍해서 못 볼 지경입니다.
다섯째, 배양종은 원종에 비해 번식력은 뛰어난데 정기적으로 한 번씩 스스로 정리수순을 밟아 배양자의 속을 긁어 놓더군요. 특히 무늬종의 경우에 말입니다. 한꺼번에 새 촉이 대여섯 촉씩 붙어(부귀란은 전혀 문제될 게 없는 현상입니다.) 사람을 기쁘게 합니다. 몇 년 잘 커서 대주가 돼 줍니다. 그러다 어느날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져 원래 상태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제게 있는 금루각 배양종도 제게 온 지 1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처음 올 때 그 모습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일본은 배양종을 기피하고 원종만 평가해 줍니다. 배양종이 나와 가격을 떨어뜨려 부귀란의 대중화에 기여는 했으나 무분별한 교배와 배양으로 원종이 사라질 염려가 있어 식물학적 입장에서도 이젠 문제시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요즘 부귀란 전문점엘 가도 원종을 구경하기가 힘듭니다. 대파청해나 옥금강 원종을 이젠 돈 주고 사려고 해도 살 수 없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물론 원종은 상당한 고가입니다. 변대삽님도 언급하셨지만 원종과 배양종 실물을 놓고 보면 배양종이 얼마나 초라한 지를 알 수가 있습니다. 일본에선 배양종은 별도의 이름을 붙여 거래합니다. 예를 들어 대파청해 배양종은 동해라 하고 공작환 배양종은 청모란이라 합니다. 따라서 기왕 부귀란에 심취하실 요량이시면 싸다고 배양종으로 분수만 늘리실게 아니라 차라리 돈을 모아 좀 비싸도 원종을 구하시는 게 장기적으로 알찬 애란생활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8. 해오라비난초와 재배법
해오라비 난초는 1년초이다. 봄에 땅콩처럼 생긴 구경을 심으면 그 해 싹이 나와 쑥쑥 자라서 7월이 되면 보리 이삭이 패듯 윗 부분에서 꽃대가 나와 세 송이 내외의 꽃이 핀다. 한국과 일본에 널리 자생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수원과 남양주 부근을 중심으로 습하고 햇빛이 잘 드는 산에서 자생하고 있으나 지금은 지나친 남획으로 거의 멸종 위기에 놓였을 정도이다.
우선 배양환경은 햇빛이 많이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이어야 한다. 심는 식재는 수반처럼 넓고 깊지 않은 편편한 화분에 수태로 심어서 2~3일에 한 번씩 물을 흠뻑 주다시피 해서 항상 물기가 축축히 젖어 있는 상태가 유지돼야 한다. 비료는 다른 난들한테 주 듯이 하면 되고 7월에 꽃이 지고 나면 꽃대는 잘라준다. 그럼 남은 대는 계속 싱싱하게 녹색을 유지하다 10월 중순부터, 다른 풀들이 다 시드는 가을이 되면 해오라비 난초도 시들어 버린다. 그래서 자생지에선 땅 밑의 흙 속에서 구경 상태로 겨울을 나고 봄이 되면 다시 그 구경에서 싹을 내밀어 성장하고 꽃이 다시 핀다.
가정에선 꽃이 진 후에도 햇빛과 물을 계속 흠뻑 주면 보이지 않는 수태 속에서 구경이 튼튼하게 여물어 간다. 그래서 이삭이 다 말라 비틀어지면 수태를 다 쏟아서수태 속에 들어 있는 구경만 꺼내어 깨끗한 수태로 가볍게 돌돌 말아 비닐 지퍼백에 담아 냉장고 속, 다른 식구들의 눈과 손에 거슬리지 않는 곳에 두고(이 때 비닐 지퍼백은 펀치로 숨구멍을 서너 개 뚫어 둬야 한다.) 2월 중순경쯤 꺼내 깨끗한 수태를 분 밑에 1cm정도 깔고 그 위에 구경을 눕히지 말고 세워서 심은 뒤 (싹이 나오는 뾰족한 부분 - 까맣게 눈이 말라 있는 부분 - 을 위로 가게 해서 심는다) 그 위를 수태로 구경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가볍게 덮어 주고 다른 난들과 똑같이 정상관리 하면 된다. 보통 한 촉에 구경이 일년에 세개 내지 네개 정도 생기니까 한 촉이면 다음 해엔 네 촉, 그 다음해엔 열여섯 촉 등으로 불어난다. 그러나 여름철 고온다습 환경에선 자칫 수태와 만나는 부분의 대가 물크러져 무너지는 경우가 있는데 걱정할 것 없다. 속의 구경은 살아서 자라고 있으니까 비록 꽃은 못 보겠지만 다음 해 새끼는 구할 수 있다. 햇빛을 무척 좋아해서 햇빛 쪽으로 기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곧게 자라도록 화분을 자주 돌려 주어야 한다. 야생 산지에서는 키가 1미터 이상 자라기도 하나 가정에서는 그렇게 되긴 어렵고 배양 상태에 따라 20센티미터에서 70센티미터까지는 자란다. 그러나 햇빛이 부족하면 대가 가늘고 약해진 상태에서 위로 키만 쑥 너무 웃자라기만 하여 옆으로 쓰러져 버리므로 가능하면 햇빛은 많이 쪼여 준다.
시중에는 드물게 복륜이나 중투 등 엽예품이 제법 비싼 값에 거래되기도 하나 주로 일본에서 인위적으로 개량한 종자들이며 순수한 한국산 토종은 무지잎이다. 1년초이므로 잎은 꽃이 지면서부터 말라들어간다.꽃은 하얀 설백색으로 피는데 학이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듯한 모습이며 오후 강한 햇빛을 쪼이면 은은한 향이 풍기기도 한다.
구입은 3월, 4월경 양재동이나 대규모 화훼단지 중 야생란이나 야생화를 취급하는 화훼점이나 남양주 바보농원 등에서 두 세 촉씩 심어서 판매한다. 수량이 많지는 않기 때문에 늦게 가면 이미 매진된 경우도 있다. 가격은 세 촉 정도 심어서 수태 위로 약 1, 2밀리미터쯤 올라온 상태에서 분당 4만원 ~ 6만원 정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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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주 유일한 글이었습니다.제가 알고 싶고 궁금했던 모든 것들이 압축되어 있는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달빛이 드는 창가에서 감상하는 해오라비의 꽃은 참으로 아름답지요. 해오라비의 특성을 잘모르면 다음해를 기약하기 어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