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의 여름은 그 어느 해 여름보다 뜨거운 것 같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가 여름 내내 지구촌 곳곳이 홍수와 산사태 물난리를 겪고 있다. 파키스탄, 인도 라닥, 중국 서남부에서 수 천명이 목숨을 잃었다. 우리가 다녀온 백두산 주변도 예외는 아니었다. 100여년 내에 최대의 물난리를 겪으며 곳곳의 도로와 다리가 유실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착잡하기 그지없는 마음으로 백두산으로 떠났다.
두타산악회와 함께 한 이번 백두산 계획은 애초에는 환상적인 일정이었다.
작년에 새로 개방된 남파의 관면봉에 올라 천지를 조망한 후 압록강 대협곡을 답사하고 백두산의 자작나무 원시림대와 고산초원지대를 따라 서파까지 트레킹 한 후 서파의 야영장에서 백두산의 정기를 마시며 일박을 한다. 다음날은 전형적인 백두산 서파에서 북파까지 종주 트레킹을 한 다음 천지로 내려가서 천지의 물에 손을 담가보는 감격을 맛본 후 달문과 장백폭포를 거쳐 내려오는 일정이었다. 3박4일의 짧지만 백두산의 진면목을 보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일정이다.
출발을 보름 정도 앞두고 안쫗은 소식이 들려왔다. 산사태의 위험 때문에 올해는 달문-장백폭포 코스가 폐쇄되었다고 한다. 더 안좋은 소식은 남파에서 서파로 가는 트레킹코스도 폐쇄라고 한다. 백두산을 십여년째 다닌 나로서는 어느 코스보다 이곳을 가보고 싶었는데 어느 팀을 막론하고 허가를 받을 수 없다는 말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정을 남파에서 관면봉에 올라 천지를 보고 압록강 대협곡 답사 후 서파로 이동하여 왕지, 금강대협곡을 본 후 야영장에서 일박하고, 다음날 서파-북파 종주를 하며 용문봉에서 천지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용문봉 능선으로 올라와 소천지로 내려오는 것으로 조정했다. 출발 일주일 전 현지에서 더 안좋은 소식을 보내왔다. 홍수로 다리가 끊어져 남파로 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기대했던 남파를 구경도 못한다는 것이 아닌가... 이제와서 계획을 포기할 수도 없고 고객들께 무슨 말을 할까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날씨만 좋다면 중국에서는 복구도 빠르니까 출발할 때까지 다리가 복구되기만을 빌었지만 출발 당일까지 복구되지 못했다.
출발을 앞두고 마음속으로는 둘쨋날 일정을 지프차로 천문봉에 올라 천지를 조망한 후 서파로 이동하여 왕지, 금강대협곡을 구경하고 삼일째는 종주를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이럴 경우 짚차비가 더 나오지만 대충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다. 문제는 천문봉에 갔을 때 날씨가 좋고, 천지로 내려가는 팀이 있을 경우다. 천지로 갔다가 다시 천문봉으로 돌아와 지프차로 내려가면 상당한 비용이 추가되는데 이걸 어떻게 풀어야 하나 고민을 하며 공항으로 향했다.
오랫만에 와보는 장춘에서 백두산 쪽으로 향하는 길은 4차선 고속도로로 바뀌어 있고, 길 양쪽 옆은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밭이다. 광활한 만주벌판을 가로질러 가는 것이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라도 이런 경관을 본다면 가슴벅차했을 것이다. 신나게 잘 달리는 버스로 전화가 와서 최악의 소식을 전해준다. 며칠전 서파종주산행 중 한국인 1명이 죽었고 그로 인해 서파종주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서파종주까지 못하게 된다면 대체 백두산에서 무얼하란 말인가... 졸지에 사기꾼의 처지가 될 지도 모른 상황인데 일단 지금 날씨가 좋으니 내일 다시 얘기해보자고 했다.
밤 8시가 넘어 도로가 끈허졌다. 깜깜해서 보이지는 않았지만 기사는 아마 좁은 길이지만 강을 따라가는 지름길을 택했던 듯한데 홍수로 끊어진 것이다. 한참을 돌아 다시 국도로 돌아왔다. 골치 아픈 생각을 잊기 위해 계속 잠만 잤다. 송강하에 도착하니 밤 11시가 넘었다. 현재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알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수도 없는 지라 남파 대신 북파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사실만 알려드렸다. 홍선생님 방에서 소주를 마시는데 취하지도 않았다.
8월12일 날씨는 구름 한 점 없이 기막히게 좋았다. 이 정도 날씨면 천지 보는 것은 문제없고 내일의 서파 종주도 허가가 나지않을까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두 시간여를 달려 이도백하를 거쳐 북파 산문에 도착했다. 이도백하는 고급주택과 인공호수가지 갖춘 호텔도 들어서는 전원도시처럼 변해가고 있었다. 백두산으로 가는 길 양쪽의 자작나무 숲만은 몇년 전과 다름없이 원시의 백두산을 느끼게 해준다. 산문 앞에서 버스를 내려 매표소 안으로 들어가 셔틀버스로 갈아타고 온천장 입구 주차장까지 간다. 그곳에서 다시 1인당 80위안의 표를 끊고 천문봉으로 올라간다.
예전에는 지프차만 다녔는데 수 십대의 흰색 이스타나 승합차가 일련번호를 달고 가지런히 대기하고 있다. 표를 받고 안내하는 스태프들이나 기사들 모두 놀이공원의 직원들 옷차림이다. 조직적으로 갖추어져 돌아가는 시스템이 거대한 기계가 움직이는 듯 한치의 틈과 여유도 보이지 않는다. 뒷돈 좀 찔러주면 모든 것이 통하던 그런 시대는 이미 상상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중국의 실효적 지배와 실직적 지배로 백두산을 완전하게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백두산은 조선족자치주의 관할이 아닌 중앙정부 직속의 장백산보호국의 관할이 되었고, 초창기 백두산 관광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우리나라 사람 대신 얼핏 봐도 70~80% 이상이 중국사람들이다. 게다가 중국은 백두산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하여 세계로부터 백두산을 중국의 것으로 공인받으려 하고 있다.
황산 정도가 세계자연유산인 것을 보면 백두산은 누가 보더라도 세계자연유산의 가치를 충분히 가지고도 남는다. 그러나 중국의 의도는 단순히 백두산의 자연적인 가치만으로 그러는 것이 아닐 것이다. 언젠가 혹시 한반도가 통일이 되고 국력이 신장되어 백두산의 영유권을 주장할 것가지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닌가 생각된다. 쉴 새없이 출발하는 승합차에 실려 천문봉을 오르면서 이런저런 상념에 잠겼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아래 천지가 티끌 하나없이 깨끗이 드러나 있다. 오늘 같은 날은 결코 서두르지 않아도 천지를 싫컷 보고 마음껏 사진으로 담을 수 있을 터인데도 마음이 조급하다. 언제 어느 때 다시 갖혀버릴 지 모르는 천지를 숱하게 보아 왔던 탓이다. 나는 눈을 천지에서 반대로 끝없이 펼쳐진 만주벌판 쪽으로 돌린다. 짙푸르게 수백킬로미터를 뻗어나간 백두산의 자락을 바라보면 가슴이 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대륙을 호령하던 기마민족의 피가 들끓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처음 백두산에 왔을 때 느꼈던 그 감동이 매번 올때마다 줄어들지가 않는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이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한지가 1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우리집 아이들에게 이 감동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날은 아무도 천문봉에서 천지로 내려갈 수 없었다. 처음으로 백두산에 온 사람들은 이 정도로 천지를 본 것만으로도 감격해 한다. 백두산 산문 앞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서파로 향하는데 대못 박는 소식이 왔다. 서파종주를 할 수 없다고... 우리는 한국에서 출발 전에 서파 종주산행 허가증을 팩스로 받고 왔다. 비가 오면 산행을 할 수 없다는 단서가 달렸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쾌창한 날씨라면 내일까지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도 산행을 할 수 없다니... 중국에서는 아직도 한국보다 더 이해할 수 없는 관행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는 일단 서파로 간다. 금강대협곡과 왕지를 볼 것이고 그 사이에 상황이 좋아지기를, 상식이 통하기를 기대하면서... 다시 전화가 왔다. 십여년 전 보호국 직원으로 있으며 백두산 종주코스 개척에 힘썼고 지금은 서파 산문밖에서 고려식당을 운영하는 우만식씨가 보호국 직원들과 산사태 상황을 알아보러 올라갔다고 한다. 그들이 돌아오면 결과를 알려줄 것이라 한다. 서파 산문에 도착하니 여기도 넓은 주차장과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 있다. 셔틀버스로 갈아타고 금강대협곡으로 향한다. 가이드가 버스기사들이 4시면 내려온다고 왕지는 갈 시간이 없다고 한다. 종주산행만 할 수 있다면 왕지쯤은 가도 안가도 그만이다. 전화벨이 다시 울리고 앞쪽에 서있던 가이드의 얼굴이 펴진다. 그리고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려보인다. 그 동안 내 머릿속을 짓눌러오던 걱정거리가 사라지자 오히려 머리가 깨어지는 듯하다.
금강대협곡은 협곡안에 풀과 나무가 많이 자라 원초적으로 살아 꿈틀거리는 화산의 흔적은 많이 쇠한 듯 했다. 장백산야영장은 대협곡주차장과 식당 바로 뒤에 있었다. 마타리, 당귀 등 키큰 고산식물들 사이로 야영테크 위에 군용스타일의 천막과 4~5인용 돔 텐트들이 쳐져 있다. 우리가 사용하게 될 천막은 듯던 것처럼 군용천막에 야전침대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4인명이 나란히 누울 수 있게 매트리스가 깔려 있고 전기장판도 깔려 있어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전나무, 자작나무 등의 원시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청정한 기운과 밤하늘을 가득 메운 별빛은 백두산의 야영을 잊을 수 없게 한다.
백두산 3일째 서파에서 북파로 종주산행을 하는 날이다. 새벽 4시반 정도가 되자 이미 날은 눈부시게 밝았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다. 혹시나 하고 조금 남아 있던 마지막 걱정거리까지 깨끗이 사라졌다. 야영장에서 취사를 할 수 없다. 식당에 가서 사먹든가 도시락을 먹어야 하는데, 우리는 맛없는 중국식당의 빵 대신 도시락을 택했는데 이것이 셔틀버스가 운행을 시작하는 7시가 넘어야 온다는 것이다. 아침의 맑은 날씨와 시원한 공기 속에서 걸으면 기운도 나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을텐데 조금의 융통성도 없다.
아직 등산이나 트레킹 문화가 활성화 되지 않은 중국이다 보니 백두산 종주코스는 99% 한국인들만 간다. 세계자연유산 등록 문제와 영토문제 등 정치적인 것까지 고려할 때 중국당국에서 보면 종주산행을 오는 한국인들이 반가울리 없다. 전혀 융통성을 보여주지 않는 관리국의 태도와 비싼 트레킹 허가비용 등을 보면 올테면 오고 안오면 더 좋다는 식이다.
도시락을 나눠주자마자 셔틀버스가 기다린다고 가이드가 빨리 먹으라고 재촉하는 바람에 억지로 뱃속으로 밀어넣고 셔틀버스에 올랐다. 그러면 차라리 조금 늦더라도 5호 경계비 주차장까지 올라가서 먹었으면 좋았을 것을 버스사정을 미쳐 몰랐다.
서파입구에서 화구벽 아래 5호경계비 주차장까지도 42km나 되니 백두산이 얼마나 크고 유역이 넓은 지 실감이 날 것이다. 키 큰 침엽수림대를 지나면 전나무가 듬성듬성 서있는 습한 개활지를 지나고 이어 줄기에서 햐얀 껍질이 벗겨지는 사스레나무 군락지로 바뀐다. 사스레나무는 거제수나무, 물박달나무 등 자작나무의 한 종류로 지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라는 낙엽활엽수라고 한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산행복장을 한 한국사람들이 대부분이다. 5호 경계비로 올라가는 시멘트 계단 옆으로 나무계단을 만드는 공사가 한창이다. 북한과 중국의 국경인 5호경계비에 올라 다시 한 번 천지를 만났다. 어제 그렇게 많이 봤건만 오늘 또 다시 천지를 사진에 담기에 분주하다. 한국인의 천지 사랑은 못말릴 지경이다. 족히 수백명은 될 사람들이 백두산 종주산행을 위해 모여든다. 관리국에서 나온 사람이 일일이 인원을 확인하고 한 팀 20명당 1명의 중국가이드가 붙어서 산행을 시작한다.
첫 번째 봉우리인 마천우는 완만하게 돌면서 내려가다가 우회하며 올라간다. 아침식사를 급하게 제대로 못한 때문인지 몇몇분이 많이 쳐진다. 마천우를 우회하여 오른 능선에서 출발 순서를 다시 정하고 현지 가이드에게 뒤를 맡기고 앞에서 속도를 조절하며 오른다. 화구벽을 따라 천지를 조망하며 걷는다. 푸석한 화산재와 주먹보다 작은 돌맹이들이 발에 밟혀 발을 미끄러지게 했다. 마천우와 청석봉 중간 쯤에 계단과 전망대를 만드는 공사를 하고 있다. 이쪽으로도 관광코스를 만들려는가 보다. 청석봉은 푸른 빛을 띈 바위벽 위로 초원을 이루고 있다. 우뚝하게 솟은 모습이 단연 돋보인다.
청석봉을 지나면 길은 좁고 가파른 능선을 따라 이어지다가 급하게 떨어진다. 낙석을 일으키기 쉬운 부석에 미끄러져 떨어질 수 있는 구간으로 매우 조심해야 한다. 가는 방향의 오른쪽은 천지가 왼쪽으로는 초록의 융단을 깔아놓은 듯 드넓은 벌판이 펼쳐져 있다. 건너편에 중국쪽 백두산의 최고봉인 백운봉(2,691m)을 사이에 두고 능선을 깊이 갈라져 있다. 이곳에서 왼쪽 아래로 길게 내려갔다가 계곡을 건너 우회해야 한다. 한허계곡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완만한 초원에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7월의 야생화 만큼 빛나고 다양하지는 않지만 이 맑은 하늘 아래 들꽃을 보는 것은 행복할 뿐이다.
한허계곡은 백두산 천지물이 화구벽을 뚫고 나와 이룬 계곡이다. 수량은 많지 않지만 기운차게 콸콸 흘러내린다. 그 물에 잠깐 발을 담가 보지만 채 30초도 견기기 힘들만큼 차다. 개울물을 건너면 샘이 있다. 이곳에서 빈 수통을 채우고 건너편 능선으로 20여분 가파게 올라야 한다. 간간이 불어주는 바람에 땀을 식히며 능선으로 오른 후 백운봉 쪽으로 방향을 틀어 능선을 따라 오른다. 너덜지대가 시작된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너덜언덕을 오르자 초원 위의 넓은 평지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벌판이 펼쳐져 있다. 이런 곳에서 한잔하고 싶은 생각이 안든다면 술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 앞에는 아직 언덕 하나가 더 버티고 서있다. 그 언덕을 오르자 길은 완만하게 천지의 화구벽으로 이어진다. 백운봉 아래의 이곳까지가 가장 힘든 구간이다. 이곳에서 천지를 바라보며 또는 끝없이 펼쳐진 벌판을 바라보며 점심을 먹는다.
이후부터는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녹명봉, 차일봉, 용문봉 등 고만고만한 높이의 봉우리들을 지나간다. 천지의 모습은 능선을 따라 지나감에 따라 그 모양과 크기가 달라져 보인다. 차일봉을 지나 용문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녹색의 융단이다. 천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용문봉에 이르니 앞쪽 멀리 전날 지프차로 올랐던 천문봉이 아득히 보인다. 이제 방향을 바꾸어 푸른 초원을 따라 소천지 방향으로 내려간다. 종일 걸어도 질리지않을 그런 초원에서 한줄기 백두산 샘이 흘러나온다. 차고 물맛이 좋다. 백두산의 정기가 흘러넘치는 듯하다.
초원길을 따라 내려오는 건너편 능선으로 지프차들이 분주하게 천문봉으로 오르내린다. 문득 그렇게 이 땅을 자기네 것으로 확실히 하고 싶어 하면서도 이 땅의 진정한 가치를 모르고 이 땅의 기운을 느끼지 못하고 자동차로 훌쩍 올랐다가 힐끗 한번 보고 가는 중국인들이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두산이든 장백산이든 그것은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백두산은 이미 한국의 것도, 북한의 것도, 중국의 것도 아니다.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보고 그 가치를 느낄 수 있어야 하는 세계인의 재산이라고 봐야 한다. 백두산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되는 날은 백두산이 중국의 소유에서 세계인의 소유가 되는 날이다.
벅찬 가슴을 안고 내려오는 길, 장백폭포의 비단결 같은 물줄기가 하얀 실타래를 풀어 놓은 듯 흘러내리고 있었다.
백두산 가는 길.... 빽빽한 자작나무가 원시의 기운을 느끼게 한다.
북파 산문입구
산문 안을 들어서서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게 된다.
별 5개 중국의 국가급 풍경구이다.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면 세계급으로 격상된다.
셔틀버스... 인원이 많지 않은 단체는 이런 버스를 타고 이동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천문봉으로 올라갈 차를 타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을 실어나르기 위해 차량은 승합차로 많이 교체되었고 스태프들의 복장도 놀이공원 수준으로 바뀌었다.
천문봉으로 오르는 길에 본 광활한 백두산 산록
기상대에서 내려 저 앞에 보이는 천문봉을 향해 오른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오르는 코스다.
천문봉 오르는 길... 일방통행으로 만들었다.
티끌하나 없이 맑게 보이는 천지.. 한국인의 영혼을 부르는 듯하다.
천문봉 주위의 모습
기상대 건물과 셔틀차량 주차장
다시 천지다. 아무리 찍고 또 찍어도 이 작은 사진기에 그 거대한 모습을 다 담을 수 없다. 오직 가슴에 담고 올 수 밖에 없다.
천지를 담기에 여념이 없는 우리 님들... 그들의 마음엔 무엇이 움직일까?
관광객으로 넘쳐나는 천문봉 주변
이제는 중국인들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백두산에서 자생하는 사스레나무... 자작나무 종류 중 가장 높은 곳에 산다고 한다.
새로 만들어진 서파의 관리동
서파산문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5호경계비 쪽 천지로 이동한다. 대협곡으로 가려면 셔틀버스를 다시 갈아 타야 한다.
금강대협곡의 일부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나 화산재가 그대로 드러날 때 보다 원시성이 떨어진다.
연리목... 종류가 다른 두 나무가 서로 사랑하듯 엉켜 자라는 나무를 말한다. 자물쇠를 잠그고 사랑을 맹세하는 중국인들의 풍습이 이곳에도 등장했다.
장백산 야영장... 고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침엽수림과 고산식물에 둘러싸여 있다.
천막 안 모습... 앞쪽에 짐을 둘 수 있는 넓은 공간과 4명이 충분히 누울 수 있게 매트리스가 깔려있다. 전기장판으로 난방도 되므로 편안하게 쉴 수 있다. 이쪽은 휴식 준비 중.
이쪽은 처음처럼 산 죽이기 작업 중
저녁을 기다리며 산행의 기대에 대한 진지한 대화
한 잔을 더 마시기 위한 치열한 연막전술 ㅎㅎ
아침 안개가 살짝 덮인 장백산 야영장... 청정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새롭게 단장한 서파의 천지 주차장.. 기존의 시멘트 계단 옆으로 나무계단을 다시 만들고 있다. 얼마나 몰려들게 하려고....
우리도 몰려올라갑니다. 이 시각 천지를 오르는 이들은 대부분 백두산 종주산행을 하기 위해 온 한국의 등산객들..
인부들도 올라갑니다. 이렇게 날 좋은 날이 몇일이나 될까 서둘러 공사를 마쳐야죠..
북한 중국 5호 경계비 옆의 경고문...사실 국경선은 이 줄이 아니라 화구 가장자리를 따라 남파까지 이어집니다. 즉 화구 왼쪽의 절벽 아래 쪽이 북한 땅입니다. 북한에 무단으로 넘어 갔다 왔다고 걱정하시는 분들 아무 문제 없습니다.
5호 경계비에서 본 천지의 모습입니다.
종주산행의 시작... 백두산여행의 참 모습은 여기에 있습니다. 마천우를 우회하여 아랫쪽으로 내려갑니다.
마천우를 우회하여 돌아가는 길
마천우를 왼쪽으로 돌아서 올라갑니다. 등산로가 많이 훼손되었습니다. 백두산 고산식물대는 지표면이 매우 얇고 연약하여 조금만 밟아도 금방 땅이 드러납니다. 우리의 자식들을 위해서라도 가능한 길을 벗어나지 말아야겠습니다.
드넓은 백두산 벌판이 펼쳐집니다. 백두산이 얼마나 거대한 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청석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이쪽으로도 관광객들을 끌어 올리려는지 계단공사가 한창입니다.
청석봉 가는 길에 본 천지...시시각각 그 모습이 달라집니다.
청석봉의 웅장한 모습
청석봉 오르는 길
청석봉과 건너편 백운봉 사이는 깊고 큰 한허계곡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한허계곡으로 내려가는 가파른 능선길... 사고 위험 구간입니다.
청석봉에서 내려오는 길
가파른 비탈과 굴러내리는 돌들이 발을 미끄럽게 합니다.
한허계곡으로 내려가는 길... 초록의 주단을 깔아 놓은 듯 합니다.
한허계곡 가는 길
한허계곡에 피어난 야생화
천지의 물이 화구를 뚫고 나와 흘러내리는 한허계곡... 물이 얼마나 찬지 채 30초도 발을 담글 수 없다.
한허계곡에서 건너편 능선으로 오르는 가파른 사면
능선을 따라 너덜지대로 백운봉 정상쪽으로 향합니다.
백운봉 아래 너덜지대
넓은 초원에서 광활한 백두의 벌판을 바라봅니다. 무슨 생각들?... 이런 데서는 한잔 마셔줘야 하는데 말이야... 씩씩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백운봉 우회로의 마지막 언덕을 오릅니다.
저 건너 능선이 천지가 보이는 곳... 빨리가서 점심을... 그리고 약도 한잔
천지를 바라보며 먹는 점심은 어떤 맛일까요...
백운봉을 지나면 능선은 이렇게 부드럽게 이어집니다.
야생화가 피어난 녹명봉 능선을 넘어갑니다.
녹명봉의 바위지대
천지를 배경으로... 정선생님 부부의 스타일이 구겨졌군요.. 이 사진 배경이 제일 잘 나온거라 어쩔 수 없이.... 이런 건 뽀샵으로 어떻게 안되나요?
용문봉을 지나 내리막길입니다. 왼쪽으로 길게 하산길이 이어집니다.
용문봉을 내려서면서 본 천지의 또 다른 모습
초록의 카펫같은 저 길로 갈 것입니다.
누군가 얘기합니다. 길이 아주 마음에 든다고....누군가 대꾸 합니다. 이런 길을 가기 위해 오른다고...
상념...
백두산의 샘물입니다. 아이들에게 백두산 정기를 심어주려고 한 통 받아 왔습니다.
이 벌판을 누구는 골프를 치면서 가고 싶다고 했지만 말을 타고 달려보고 싶다는 충동을 억제할 수 없었습니다.
아싸~ 최기자님이 특종 하나 건졌네요..ㅎㅎ
분주히 손놀리는 저 숙련된 모습들... 호흡이 척척입니다.
백두산에서 막걸리를 두고 그냥 지나친다면 사람이 아니겠죠....
능선 저 아래로 호텔들이 보입니다. 종주산행이 거의 끝나가는 막바지
장백폭포가 나타났습니다... 순백의 실타래를 풀어 놓은 듯 하얀 물줄기는 흘러내립니다.
첫댓글 우여곡절 끝에 오른 백두산 종주 산행기를 읽고... 사진에 담은 설명을 보면서 가슴까지 찡 ~ 하는걸 느꼈습니다 . 구름 한점 없는 맑은 하늘과 어우러진 천지속에 다시한번 감동했구요 이번백두산에 가신분들 모두가 축복 받으신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 정말 멋지고 행복한 산행하신것 축하 드립니다 !!
촬영 솜씨나 사물을 보는 시각이 아마추어와는 뭔가 달라 보이는 군요. 덕분에 너무 좋은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산행기 잘 읽었었습니다.
삼척 오시면 같이 주님 한 번 모셔 보시지요.
감사합니다~ 목탁회 날짜에 맞추어 가야겠죠 ㅎㅎ~
산행기 사진 잘 읽고 잘 감상하였습니다. 아마도 두고 두고 백두산이 그리우면 또 찾아와 읽고 보고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