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을 볼 때마다 “아나운서들은 어쩜 저렇게 얼굴이 작고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졌을까?” 하고 부러워하는 주부들이 많다. 실제 얼굴보다 더 크게 나오는 화면 때문에 아나운서들은 나름대로의 메이크업 테크닉을 가지고 있다. 깨끗하고 작은 얼굴을 위한 메이크업 노하우와 피부 관리법을 아나운서들에게 직접 들어 보았다.
▲ SBS 아나운서 정지영의 내추럴 메이크업
SBS <모닝 와이드>와 <접속! 무비월드>를 진행하고 있는 정지영 아나운서(27). 갸름한 얼굴에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를 가진 그녀의 실제 얼굴 크기는 ‘매우’ 작다. 사실상 ‘성형 메이크업’ 자체가 필요 없는 얼굴이지만, 화면에 비치는 얼굴 크기가 늘 만족스럽지는 않다고.
요리조리 깎아주고 다듬어주는 메이크업을 하고 싶어도 얼굴이 항상 화면 가득 클로즈업 되기 때문에 어색해 보이고, 웃을 때 생기는 주름을 따라 피부 화장이 갈라지는 것이 그대로 보여 내추럴한 메이크업을 할 수밖에 없단다.
“스피드 메이크업을 위해서는 트윈 케이크를 사용하는 것이 편하다고 하지만 건조한 피부에는 좋지 않더군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수분이 함유된 메이크업 베이스, 파운데이션을 최대한 얇게 바르고 고루 스며들도록 두드려줘요.”
그녀가 색조화장에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은 눈이다. 쌍꺼풀이 크지 않고 동양적으로 생긴 눈이라 아이섀도 색상을 잘못 선택하면 눈이 부어보일 수 있기 때문. 펄이 있는 색상은 되도록 피하고 의상에 맞는 색을 선택하되 아이홀 부분에 음영을 넣어준다. 아이라인은 펜슬을 사용, 눈썹 사이를 메우는 정도로 그리고 속눈썹은 눈 꼬리부분에만 붙여주는 정도로 마무리한다.
“프로그램의 성격에 따라 메이크업이나 헤어스타일이 달라지죠. 아침 방송에는 의상과 메이크업을 모두 차분하게, 일요일 낮 프로는 그날의 의상에 따라 자유롭게 연출해요. 아무래도 좀더 화려해지겠죠?”
① 수분이 함유된 파운데이션을 얇게 펴바른 다음 파우더를 바른다. ② 눈썹은 에보니 펜슬로 눈썹 사이를 메우는 정도로 그려준다. ③ 보라색 아이섀도로 아이홀에 음영을 넣어 눈매를 또렷하게 한다. ④ 마스카라는 속눈썹 뿌리부터 끝까지 고루 바른다. ⑤ 블러셔를 양쪽 뺨에 발라 얼굴 윤곽을 잡아준다. ⑥ 블러셔를 브러시에 묻혀 눈썹과 코가 닿는 부분에 펴바른다. ⑦ 누드톤의 립스틱을 바르고 립글로스로 마무리한다.
▲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을 위한 메이크업 피부 표현과 색조 모두 은은한 계열을 사용한다
뉴스나 시사 교양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시청자들에게 신뢰감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요란한 메이크업은 절대 금물. 이런 경우 색조 화장품은 얼굴의 특정 부위를 예쁘게 하는 용도라기보다는 눈매와 얼굴 윤곽을 뚜렷하게 잡아주는 정도로 사용한다. 메이크업을 할 때 아이섀도, 블러셔, 립스틱 등 색조 화장품은 모두 사용하지만 차분하고 튀지 않는 색깔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눈 아이라인은 펜슬이나 가는 붓펜으로 가늘게 그리고 아이섀도는 피부톤과 비슷한 베이지, 갈색 계열이나 화사해 보이는 핑크색 계열을 사용한다.
입 술 과장된 립라인은 자칫 경박해 보일 수 있으므로 피하도록 하고 립라인을 그렸다면 립스틱을 바른 후 꼼꼼하게 그러데이션 시킨다.
뺨 얼굴이 작아보이게 하기 위해 짙은 볼터치를 하는 것은 오히려 어색해 보이기 쉽다. 얼굴 윤곽만 살리는 정도로 광대뼈 아래쪽에 살짝 음영을 넣어준다.
▲ 오락 프로그램을 위한 메이크업 펄 섀도와 립글로스로 화려한 느낌을 연출한다
시상식이나 오락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프로그램의 성격에 따라 화려한 메이크업이 필요하다. 큰 규모의 시상식이나 경연대회의 경우 화려한 의상을 입게 되므로 그에 어울리는 메이크업을 하고, 온 가족이 시청하는 오락 프로그램의 경우에도 거부감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행하는 헤어스타일(바람머리, 가발 사용 등)이나 튀는 색조 메이크업도 가능하다.
눈 발랄해 보이는 보라색, 하늘색과 펄이 약간 들어있는 아이섀도를 사용하지만 너무 두드러지지 않을 정도로만 발라 자연스럽게 눈매를 강조하고 필요에 따라 속눈썹을 붙인다. 양미간 사이에 노즈섀도를 발라 콧대를 세우기도 한다.
입 술 지나치게 선명한 붉은색보다는 벽돌색이나 약간은 촌스러워 보이는 오렌지 계열의 립스틱이 얼굴을 한결 화사해 보이게 한다. 립스틱을 바른 후에는 꼭 립글로스를 덧바른다.
뺨 화려한 조명 아래서 얼굴 윤곽이 뚜렷해 보이려면 블러셔가 필요한데 목 색깔과 차이가 나지 않게 그러데이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얼굴색을 돋보이게 하는 와인 컬러의 립스틱 206호. 안나수이. 또렷한 눈매를 만들어 주는 검은색 아이라이너. 부르조아. 입술을 글로시하게 표현해 주는 투명 립글로스. 클리오. 얼굴에 하이라이트를 줄 수 있는 흰색 프레스트 라이트 파우더 01호. 부르조아. 보라색 아이섀도 파스텔 뤼미에르 61호. 부르조아. 시원한 느낌의 하늘색 아이섀도 파스텔 뤼미에르 35호. 부르조아. 신비로운 눈매를 만들어 주는 진보라색 아이섀도 208호. 안나수이. 얼굴 윤곽 수정에 사용할 수 있는 치크 컬러 400호. 안나수이. 짙은 갈색의 립스틱 36호. 부르조아. 화사한 느낌을 주는 보라색 립글로스 3호. 클리오. 피부톤을 화사하게 표현해 주는 보라색 파우더 200호. 안나수이
▲ 톱 아나운서 4인이 공개하는 나의 메이크업 & 피부 관리법
자연스러운 블러셔로 입체적인 얼굴을 만든다
를 진행하고 있는 황현정 아나운서(32). 결혼한 이후로 얼굴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데 살이 쪘다는 건지, 피부가 좋아졌다는 건지 아리송할 때가 많다고. 지성에 여드름이 나는 피부라 평소에는 화장을 거의 하지 않고 립스틱과 아이라이너를 그리는 정도라고. 공영 방송의 간판 뉴스를 진행하는 만큼 예쁘게 보이는 메이크업 보다는 ‘신뢰감’을 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인상을 흐릿하게 만드는 누드 계열 립스틱 보다는 뚜렷하게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와인 계열의 립스틱을 바르고 얼굴이 평면적으로 보일 수 있으므로 블러셔를 양쪽 뺨과 머리카락과 이마의 경계 부분에 꼼꼼하게 펴 발라준다.
뜨거운 조명을 받으며 뉴스를 진행 하다 보니 이마나 콧등에 송글송글 맺히는 땀 때문에 파우더를 약간 묻힌 퍼프를 테이블 아래에 놓고 화면에 잡히지 않을 때 살짝 얼굴을 눌러준다.
1주일에 한 번은 마사지를 해 준다
SBS의 아침 종합 프로그램인 <모닝 와이드>를 진행중인 이병희 아나운서(26). 아침 생방송 프로그램이라 오전 5시까지는 방송국에 나와야 하기 때문에 거의 비몽사몽간에 메이크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얼굴이 갸름한 달걀형이고 이목구비도 뚜렷하여 색조 화장을 약간만 짙게 해도 ‘신부 화장’처럼 보이기 때문에 메이크업은 최대한 내추럴하게 한다.
하루를 시작하는 프로그램이라 시청자들에게 산뜻한 이미지를 주어야 하므로 눈두덩에 펄 섀도를 바르거나 긴 속눈썹을 붙이는 것은 피한다. 대신 아이라인을 가늘게 그리고 속눈썹을 길고 볼륨 있게 해 주는 마스카라를 꼭 바른다고.
피부 타입은 T존은 지성, U존은 건성인 복합성 피부로 코 주변에 트러블이 자주 일어나 알코올이 함유된 토너로 자주 닦아낸다. 일반 사람들에 비해 기상 시간이 빠른 편이라 관리를 소홀히 하면 금세 피부가 부석해지기 때문에 1주일에 한 번 정도는 스팀 타월로 모공을 열어주고 마사지를 한다.
화사한 색조 제품을 즐겨 사용한다
지난 8월부터 MBC의 아침 생방송 프로그램인 <아주 특별한 아침>의 진행을 맡고 있는 전문 MC 박정숙씨(30). 최근 들어 ‘어려보인다, 얼굴 살이 빠진 것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데 이는 헤어스타일의 변화 때문인 것 같다고. 방송 생활동안 늘 고수했던 단정한 단발머리를 이 프로그램을 맡고부터 상큼한 커트 스타일로 바꾼 것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CF 모델을 할만큼 작은 얼굴 크기와 미모를 인정 받았지만 클로즈 업을 하면 얼굴의 광대뼈가 다소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피부톤보다 밝은 색의 블러셔를 광대뼈 아래에 발라 볼을 통통하게 보이게끔 메이크업을 한다.
내추럴한 메이크업으로 승부한다
를 진행하고 있는 김주하 아나운서(29). 이목구비는 뚜렷하고 단정한 이미지를 주지만 얼굴이 다소 긴 편이고 길쭉한 코를 가지고 있다. 콧날이 오똑하게 서 있어 얼굴 선을 확실히 잡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시선을 위 아래로 끌기 때문에 얼굴이 더 길어보일 수 있다. 요즘은 뛰어난 메이크업 기술로 이런 결점을 수정할 수는 있으나 그럴 경우 메이크업이 짙어지므로 클로즈 업이 많은 뉴스 진행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예쁘게 보이기 위한 메이크업이라기보다 명확한 느낌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만큼 눈, 코, 입이 뚜렷하게 보이는 메이크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