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F800R
카울이 없는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이란 장르는 마치 온갖 색과 맛의 음료수들 사이에서 가장 순수한, 물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온 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순수한 쾌감에 있어서는 말이다. BMW가 공개한 F800R은 바로 이런 전형적인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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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800R은 전형적인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에 해당한다.
물론 자존심 강한 BMW는 이 F800R을 일반적인 네이키드 장르에 편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로드스터(Roadster)라인업으로 발표했다. 로드스터란 사전적 정의로 포장도로 위를 달리는 말을 뜻하기에, 온로드 모터사이클인 F800R과 썩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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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F800 시리즈와 공유하는 엔진에 세부적인 디자인이 새롭게 다듬어졌다.
고기는 씹어야 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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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F800R을 지난 9월 17일 국내에 런칭했다.
런칭 및 프리뷰를 통해서 언급된 부분이지만, F800R은 F800 시리즈의 가장 최신 버전이다. 이들 시리즈의 공통적인 특징은 로택스(Rotax)사의 병렬 2기통 엔진을 공유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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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F800R의 엔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이 F800R의 성격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부분임과 동시에 가장 큰 차이점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기존 F800S의 최고출력은 86PS, F800R의 최고출력은 88PS에 달한다. 수치상 겨우 2마력이 증가했을 뿐이다. 하지만 고기는 씹어야 맛이라고, 모터사이클은 타봐야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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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800R의 엔진. 다른 F800 시리즈와 동일한 배기량의 엔진이지만, 최고출력이 보다 상승했다.
기존 엔진의 구성과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로로롱” 하는 배기음은 꽤나 친숙하며 여유롭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일 뿐. 스로틀 그립을 퉁기듯 감아 돌리면 엔진의 회전은 기민하게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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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된 계기반, 기존 F800 시리즈와 내부 패널의 색상이 변경됐다.
더구나 이런 기민함은 주행 중에도 크게 두드러진다. 스로틀 그립을 비틀어 엔진 회전수가 상승하는 즉시 동력이 리어 타이어로 전달되는 느낌이다. 그에 따른 가속감도 상당한 편. F800S/ST의 벨트 방식에서 체인 드라이브 방식으로 바뀌면서 라이더 취향에 따른 조절도 용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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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800R의 최동 구동을 체인 드라이브로 선택했다.
드리븐 스프로킷(대기어)의 톱니 숫자의 변경으로도 손쉽게 기어비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체인과 대소기어의 교환에 따른 비용이 추가되며, 벨트나 샤프트 드라이브 방식에 비해 손이 다소 많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특유의 경쾌함과 퍼포먼스 튜닝에 대한 비용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또한 크게 신경 쓸 필요도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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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라이딩 감각을 선사하는 F800R
와인딩 로드에서의 선회 특성은 일반적인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의 그것과 흡사하다. 다소 무게 중심이 높은 느낌이 드는 것은 F800 시리즈와도 비슷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매우 중립적인 느낌이랄까. 라이더가 적극적으로 콘트롤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받아들여주지만,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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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F800R의 한계 성능까지 사용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다소 과격한 주행을 한다면 아주 약간 리어가 프론트의 움직임에 뒤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F800R에게는 그것이 또 하나의 도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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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편안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한편, 매서운 성능을 끌어내는 것도 가능하다.
브렘보 사의 브레이크 시스템을 접목한 ABS도 괄목할 만한 성능을 선사한다. 기존의 F800S/ST와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벼운 차체 덕분인지 보다 강력하게 느껴진다. 그 브레이크 레버로 전해지는 압력의 정도에 따라 그대로 멈춰서는 느낌은 무척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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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트와 리어 브레이크 모두 브렘보 사의 브레이크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며, BMW가 자랑하는 ABS도 장착되어 있다.
어지간한 브레이킹으로는 ABS의 개입이 필요 없을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ABS가 장착된 BMW의 모터사이클들이 주는 안심감은 탁월하다. 자신도 모르게 브레이크 레버를 움켜쥐게 되는 상황에서 ABS가 아닌 것과의 차이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굳이 부연하자면 넘어진 모터사이클과 넘어지지 않은 모터사이클의 차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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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그립이 용이한 탱크 형상은 단단한 홀딩을 가능하게 하고, 좌우 폭이 좁은 시트는 발착지성을 보다 용이하게 한다. 시트고는 로우 시트(775mm)와 하이 시트(825mm)를 장착해 개개인의 취향과 용도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기본 시트고는 800mm)
포지션도 일반적인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처럼 편안하다. 하지만 과격한 라이딩을 시도하더라도 충분히 받아줄 수 있는 넉넉함도 있다. 특히 일반적인 네이키드 모터사이클들의 스텝을 미드 스텝으로 분류한다면, F800R의 스텝은 백 스텝에 가깝게 느껴진다. 다소 뒤쪽, 그리고 약간 높게 위치한 스텝은 편안함과 스포츠 주행을 동시에 노린 F800R의 설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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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800R의 리어 서스펜션 부분. 양쪽으로 지지하는 스윙암은 주조 알루미늄을 사용했으며, 스프링 트래블은 125mm로 프론트 서스펜션과 동일하다.
주행 성능의 한 축을 엔진이 담당한다고 하면, 노면 추종성의 또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은 서스펜션이다. F800R은 BMW의 자랑인 텔레레버, 듀오레버 방식은 사용하지 않는다. 프론트 서스펜션은 43mm 구경의 텔레스코픽 방식을 사용한다. 기본적인 노면 추종성과 노면 정보의 전달 부분에서 딱히 나무랄 것은 없다. 하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풀어저스터블 서스펜션을 적용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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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없이 던지는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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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800R의 인상을 좌우하는 헤드라이트 부분. BMW의 K1300R의 그것과 흡사한 디자인이다.
한쪽 눈을 찡그린 듯한 혹은 윙크를 하고 있는 듯한 특유의 헤드라이트는 BMW K1200R에서부터 전해 내려온 그것이다. 물론 그 때문에 작은 K1300R의 이미지가 있는 것도 사실. 이것이 모터사이클을 선택하는 이들에게 어떤 식으로 작용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사람의 인상을 좌우하는 얼굴처럼 F800R의 얼굴은 단단하고 강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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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장착된 타이어는 메첼러의 스포텍 M3, 사진 왼쪽 아래에는 타이어 공기압 포지션을 알리는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다.
BMW의 로드스터 라인업을 직렬4기통의 K1300R, 수평대향 2기통의 R1200R, 병렬 2기통의 F800R로 정리할 때, 이들이 갖고 있는 매력은 천차만별이다. K1300R은 강력한 출력을 바탕으로 흉포함을 과시하는 듯 하고, R1200R은 순혈주의를 내세워 치열조차도 고른 완벽한 독일인이 연상된다고 하면, F800R은 양쪽 모두에 해당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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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1300R의 외모를 빼닮았지만 그만큼 강력하진 않으며, 엔진에서 이미 순수혈통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F800R은 바로 이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이룰 뿐 아니라 오히려 그보다 더 나아가는 듯하다. 겁 없는 도전자의 이미지, 이것이 바로 F800R의 매력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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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800R의 도전자 적인 이미지는 절대 성능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이 매력 포인트는 BMW의 라인업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비슷한 배기량의 일본산 모터사이클이나 이태리산 모터사이클에게 F800R의 도전은 거세게 느껴질 수 있다. 절대 성능은 물론, 스타일링, 브랜드 이미지, 안전, 특히 가격에서 말이다. 물론 F800R에게도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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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특유의 텔레레버 방식이 아닌, 전통적인 텔레스코픽 방식의 프론트 서스펜션은 조절이 불가능한 타입(스프링 교환이나 서스펜션 오일 교환 등의 방식은 제외)이며, 타 제조사의 600cc 급 4기통 모터사이클에 비해서 엔진의 출력도 다소 떨어진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프론트 브레이크액이 담진 마스터 실린더가 주행 중 거슬릴 정도로 떨리는 단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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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코너를 돌아나갈 때는 상관없겠지만, 우측 코너를 돌아나갈 때는 시야에 들어오는 노란색 마스터 실린더의 떨림이 신경 쓰인다.
또한, 모터사이클을 그저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용도로 사용하거나, 가격이 비싸야 좋은 모터사이클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F800R은 그저 K1300R의 아류 정도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F800R을 선택할 이들의 안목이라면 그런 편협한 관점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가슴으로 모터사이클을 느끼길 원하는 이에게 F800R은 분명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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