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파사나 수다원과정 13일차(11/11) 수행기록
스님께 3배의 예를 올립니다.
당분간 메따 명상을 일단 접어두고 위파사나에 집중하기로 했다. 체력 안배를 고려하신 스님의 권유다. 저녁 스님과 함께 하는 위파사나는 호흡이 금새 안정되었고 들숨 날숨이 뚜렸이 관찰된다. 그런데 시작 시점 호흠은 거칠고 빠랐지만 들숨 날숨에 집중하니 빠르긴 해도 차차 고요하고 부드러원진다. 그냥 들숨 날숨하다가 2차 대상이 나타나면 그 때 대상을 옮겨야겠다고 생각했을 뿐 끝날 때 잠시 목덜미에 가려움이 나타났다가 아내 사라지고 다시 잔잔한 호흡으로 명상 대상을 옮겼다. 호흡이 약하게 잡힌다. 그래서 호흡 약해짐 호흡약해짐 하면서 사띠를 놓지지 않고 계속했다. 몸이 풍선을 깔고 있는 듯 고요히 뜨는 느낌이다. 낄레사다 따라가면 안된다하고 자각하는 데 종소리가 들린다. 벌써 40분인가? 15분 쯤으로 여기고 있었는 데? 스님이 나의 보고를 듣기도 전에 사띠 사마디가 균형이 잡히는 것 같다고 하셨다. 아침 명상이 잘 되면 아침에 그냥 종전처럼 위빠사나만 하라고 하신다. 내가 워낙 체력이 딸려 헐떡이니 배려하신 것이다.
아침 5시에 기상했다. 아예 자명종은 켜지 않았다. 6시 50분 쯤이면 배식할테니 깨울 때 까지 버터 볼 생각이었다. 들숨 날숨을 관찰하고 고요한 집중이 시작되는 데 웬 새벽에 간병인들이 왁자 지껄하다. 업무 배분으로 시비가 생긴 것 같다. 그냥 무시하고 계속 수행하려해도 소리가 너무 크다. 이방 저방 환자들이 나와 한마디씩 한다. 그래서 소리듣고 있음으로 명상 대상을 이동했는 데 소용없다. 드디어 한 사람이 내방 바로ㅗ 앞에서 소리친다. 아이구 이건 심하다 싶어 나도 모르게 초인종을 누르고 제발 좀 목소리 낮추어 달라고 했다. 조용해졌다. 다시 입정하려는 데 잘 안된다. 이런 경우는 위파사나를 중단하고 싸우는 분들에게 메따를 보내야 하는 건데. 이런 게 아직 자동화 안된다. 어묵동정간에 명상해야한다는 데 그 정도 소음에 정신이 흐트려지니 아직 멀었다.
오후 1시에서 3시 반까지는 피곤해서 잤다. 낮에 많이 자면 밤에 잠이 안온다는 걸 알면서도 머리가 띵해지면 도리없이 들어누워야 한다. 4시에는 아예 명상대상을 외부의 것으로 돌렸다. 내방 한구석에 세워둔 환자용 보행기이다. 저걸 보행기로 보는 것은 내 개념이지 실체적 현상이 아니다. 보헹기는 철 파이프와 수레바퀴가 주요 부속이다. 철파이프는 철공의 의도로 휘어 구부리고 바퀴는 고무나 철같은 흙요소레 인간의 의도를 가해 만든 것이다. 바퀴와 철파이프만 있으면 의도에 따라 운반차도 되고 보행기도 된다. 보행기로 만들어도 조금만 개조하면 운반차가 된다. 운반차가 있는 게 아니라 운반차란 개념이 있는 것이다. 이렇게 분석해보다보니 이게 망상이지 사띠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이래 저래 오늘은 많이 헤멘 날이다.
오늘 이 수행을 통하여 조금이라도 얻은 것이 있다면 존경하는 부처님과 아눌라스님의 공덕입니다. 오늘 얻은 공덕을 모든 대중에게 회향합니다.
스님께 3배의 예를 올립니다.
첫댓글 그냥 들숨 날숨하다가 2차 대상이 나타나면 그 때 대상을 옮겨야겠다고 생각했을 뿐 끝날 때 잠시 목덜미에 가려움이 나타났다가 아내 사라지고 다시 잔잔한 호흡으로 명상 대상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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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남-사라짐이 명료하게 관찰되었다. 사띠-사마디가 안정적이라는 방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