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심상운 부이사장 : 손해일 박두순 강정화 이춘하 노유섭 상임이사: 정유준 사무국장: 이 선 인터넷통신: 정호 사무차장 |
2012년 12월 13일 제 9호
발행처 / 한국현대시인협회 사무국
(우121-846 서울마포구 성산동234-22 남평빌딩3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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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현대시인상 및 작품상 시상식, 송년회
2012년 12월 22일, 오후 3시 30분에 제35회 한국현대시인상과 제5회 한국현대시작품상 시상식이 신촌에 있는 베고니아뷔페에서 거행되었다. 한국현대시인상은 이신강, 김선진 시인이 공동수상하고, 한국현대시작품상은 이선 시인이 수상하였다. 200여 명의 회원과 축하객들이 식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식전행사로 조덕혜 시인의 아름다운 한량무 한국춤과 이영준 시인의 호소력 있는 섹소폰 연주가 분위기를 한층 띄워주었다. 서정주 초대 이사장의「자화상」을 정송전 시인이 낭독하고, 모윤숙 2대 이사장의「국군은 죽어서 말한다」를 이춘하 부이사장이 낭독하여 현대시협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였다. 심상운 이사장은 수상자를 치하하고 상패, 꽃다발과 부상을 수상자에게 전달하였다. 해남 박정희 시인, 김정현 시인, 이상예 후배시인들이 수상작품을 낭독하여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추운 날씨에도 평의원 전원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 주었다. 본 행사에 화환을 보내어 축하해 주시고, 대표가 방문하여 축사를 해 주신,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한국시인협회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 바쁜 연말행사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참석한 모든 회원들께 감사드린다.
❀제35회 한국현대시인상 및 제5회 한국현대시 작품상 선정 경위
2012년 <한국현대시인상> 및 <한국현대시작품상> 심사위원으로 위촉받은 정연덕(위원장) 이혜선 조명제 최금녀 네 사람은 지난 11월 22일 15시 30분부터 21시까지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 소재한 <난향>이란 중국음식점에 모여 1978년 제정 시행되고 있는 한국현대시인협회의 <한국현대시인상>과 2007년 규정 개정에 의하여 시행되고 있는 <한국현대시작품상>(등단 10년을 넘지 않은 시인) 규정을 확인
하고 심사에 들어갔다.
1. 제35회 한국현대시인상
한국현대시인상에 응모한 작품(17명 응모- 1인 자선한 15편씩)을 받아 규정에 합당한지를 검토하고 심사에 들어갔다.
17명의 작품 중에서 2명을 제외한 15명의 작품을 심사하여 이신강과 김선진을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이신강은 1985년『시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무인도에서 살아온 사람』외 4권을 상재한 중견시인이다. 수상작품인 「헤라클레스를 사랑한 요정4 -코브라의 춤」과 시극 「대홍수」를 보면, 사물을 관통하여 투시의 눈으로 ‘코브라’를 직관적으로 관찰하고 자기 몸으로 수용한다. ‘헤라클레스’는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남편을, 코브라는 온통 독으로 만들어진 아내며 엄마인 자신의 상징물로 보인다. 철학과 인생관, 자연주의가 한 문장 속에 압축 ‘사물’과 ‘사건’을 통하여 자아를 승화시키고 있다. 시극 「대홍수」작품은 시 형식으로 꾸며진 연극을 시극이라고 할 때 시극의 경우 보통 운문형식을 띠는 것이 상례지만 산문이 섞여 있는 경우도 있다. 역사성 있는 서사적인 시(시극)작품을 직접 공연을 통해 보여준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그 외 「진정한 충신」「채석강 2」 등에서 우리네 고단한 삶을 풀어낸 시인의 아이덴티티에 박수를 보내며 「헤라클레스를 사랑한 요정 4」를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김선진은 1989년 시문학을 통하여 등단한 시인으로 그간 시집『끈끈한 손잡이로 묶어주는 고리』『촛농의 두께만큼』『숲이 만난 세상』을 상재한 중견시인이다. 수상작품은 「적막에 들다」와 「짐」작품으로 적막이 적막 속으로 파고든다. 앞의 것은 화자의 내부(모태)이고 뒤의 것은 화자를 둘러싸고 있는 외부(환경 현재)를 극명하게 표출 무의식의 층위에서 찾을 수 있었다(원초적). 자신의 자아는 적막 속으로 숨는다. 적막이 주는 적막함을 찾아내는 적막의 발견을 통한 삶의 의미를 읽어내고 있는 솜씨가 돋보였다. 「짐」이란 작품에서도 젊음을 자식에게 바치고 노부부가 자녀의 짐이기를 거부하여 목숨을 버리는 비정함에서 또 하나의 적막을 표출하고 있다. 수상작품은 「적막에 들다」를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두 분의 수상을 축하드리고 아쉽게도 제외되신 분들께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
2. 한국현대시작품상
한국현대시작품상에 응모한 작품(4명 응모 -1인 자선시 15편씩)을 받아 규정에 합당한지를 검토하고 심사에 들어갔다. 선정기준은 작품 외적인 것을 배제한 채 오로지 수준높은 작품에 초점을 두었다. 네 명의 심사위원의 합의를 거쳐 1차 작품을 읽고 토론을 통하여 이선의 시「프리다 칼로 2 -자화상‧다친 사슴〮」과 정연석의 시「쉐라부」로 압축하고 다시 읽고 의견을 총합하여 이선의 「프리다 칼로 2」를 한국현대시작품상으로 선정하였다.
이선 시인은 한국에서 첫 퍼포먼스 시집 『빨간 손바닥의자』를 발간한 주목받는 젊은 시인이다. 「프라다 칼로 2」작품에서 프리다 칼로의 그림과 삶을 텍스트화하여 다양한 상상력을 풀어놓고 있다. 프리다 칼로의 <다친 사슴>의 그림을 프리다 칼로 자신으로 보고 자존감 높고 페미니스트였던 화가로서 남편의 바람기로 정서적 불안을 겪게 되는 상황을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남편과의 인연을 전생의 죄업으로, 남편을 짝사랑하는 숙명적인 탄생을 원죄로(자기 여동생과 바람난 남편을 보면서) 그렸다. 그 고통과 상처가 그림의 붓이요 물감이 되어 새해에는 사슴의 뿔이 돋듯 새 이상을 갖고 그림으로 승화시킨다는 내용이다. 이 시는 인간의 피가 흐르는 상상력의 하이퍼시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었다. 이와 함께 실험적인 시 쓰기를 통해 현대시의 공간을 넓히고 있다는 점도 평가되었다. 수상을 축하하며 더욱 큰 성취를 기대한다.
심사위원: 정연덕(글) 이혜선 조명제 최금녀
헤라클레스를 사랑한 요정 4
이신강
<코브라의 춤>
코브라는 제 몸속이 온통 독으로 만들어 진 것을 알았다. 코브라는 지아비도 제 새끼도 다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이 몸서리 쳐졌다. 자기 단속을 위해서 화 안내기, 구박도 참아내기, 독설도 웃어넘기기, 못 참을 일은 몸을 흔들어 풀어내기, 그러다가 그녀는 아름다운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녀의 춤은 서늘한 바람을 불러 오고 모래바람도 비켜가며 푸른 하늘을 들어낸다. 사막이 촉촉해지고 지아비도 함께 춤추게 하며 선인장 가시도 제 몸속에 숨고 그녀의 새끼들이 모두 살아나게 한다. 참아야 산다는 일념으로 춤으로 독을 해체시키며 사막의 별들과 함께 춤추는 그녀.
이신강 프로필
1943년 오사카출생, 원적 충남공주
1968년 숙명여자대학교 국문과 졸업
1985년 『시문학 』2회 추천
제3회 선사문학상 본상 수상, 제3회 푸른시학상 수상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시문학회 이사. 강동예총 부회장 역임. 한국문인협회 사료발굴위원회 위원. 숙문회 간사장 역임. 가톨릭 문우회.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강동문인회 고문.
시집: 『무인도에서 살아온 사람』외 4권.
메일 : sknaroo@yahoo.co.kr
적막에 들다/ 김선진
적막이 적막 속으로 파고 든다
적막의 껍질을 깨고 들어선 적막이
다시 고요해졌다
나무는 잎사귀마다
진초록 물을 그득하니 머금고
가끔 기침을 한다
그 때마다 적막이 잠시 흔들렸다
길섶 마타리 산초 달맞이꽃 개망초
좁쌀풀 달개비 갈퀴나무들 줄 지어 서 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호랑나비가 길을 터주는
이천 양돈 연수원 팔월의 오솔길
가끔씩 내뱉는 내 숨결에
적막이 화들짝 놀라 가슴을 쓸어내린다
내 발자국 소리만
내 뒤를 자꾸 따라 온다.
김선진 프로필:
경남 양산 출신
부산여자중고등학교 졸업
이화여자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1989년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끈끈한 손잡이로 묶어주는 고리는』
『촛농의 두께만큼』
『숲이 만난 세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
이대동창문인회 이사
문학의집․서울 회원
시문학회 회원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회원
가톨릭문인회 회원
메일: jink4628@hanmail.net
프리다 칼로 2
-자화상 ․ 다친 사슴
이선
그림: 프리다 칼로의 <다친 사슴>
보름달을 삼킨, 앞가슴이 부풀어 오른다
별들의 왕녀인 안드로메다가 가장 사랑한,
라임나무 열매를 훔쳐 먹은 죄로, 나는 노새사슴이 되었다
목자자리, 아르크투르스 별을 영원히 짝사랑하라는 벌을 받았다,
“디에고 리베라”
휘핑크림 바른 라임 파이(Lime pie),
혀끝에 부드럽게 감기는, 한 조각
이름
노새사슴 몸통은, 사냥꾼들의 표적
목에 꽂힌 화살
허리에 박힌 화살
나는 신음소리도 뱉지 못하고, 꿀꺽 삼킨다
달빛 커텐, 내 눈을 가리는 밤
내 뿔은 1cm씩, 나의 별을 향해 그리움을 키운다
“내 몸에 박힌 화살을 빼지 마세요‥제발”
―상처는 내 영혼을 일으켜 세우는, 붓
―고통은 잘 섞은, 물감
배경처럼 서 있는 멕시코만, 푸른 바다
남색꽃 만발한, 클리토리아 초원
봄이 오면,
굳어버린 뿔은 마피미 분지에 내던지고
말랑말랑한 새 뿔을 왕관으로 쓰고
초원을 힘껏 내달릴 터,
―귀를 쫑긋 세우고
* 프리다 칼로: 멕시코 초현실주의 화가. 그녀의 모든 작품은 멕시코 국보로 지정됨.
이선 프로필
본명: 이인선
경북 문경 출생
2007년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
2011년 제8회 푸른시학상 수상
2004년 하나은행공모 특선
서경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동대학원 졸업(문학석사)
시집: 『빨간 손바닥의자』 외
논문집: 『샤갈과 김춘수 비교연구』
『아동의 창의력 계발을 위한 동시쓰기 지도방법 연구』
『아동의 창의력 계발을 위한 미술활동 지도방법 연구』
엔지오신문 편집기자/ 시가 있는 마을 - <이선의 시 읽기> 평론연재
(사)한국현대시인협회 사무국장
한국시문학문인회 이사
좋은시 공연문학회 사무차장
시산맥 운영위원, 강서문협 회원, 양천문협 회원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양평 도자기 공방 운영
주소: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대흥리 300번지
메일: 2288s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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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오 시인 별세
현대시협 지도위원 김용오 시인이 지병으로 별세하였다. 향년 67세.
본 협회에서는 12월 16일 회장단 단체 조문을 하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회원의 시 감상 ❀ --------------------------------------------------
내가 하나의 나뭇잎일 때 / 손해일
마르지 않는 당신의 샘에서
겨우내 물관으로 길어 올린 봄
쪼로롱쪼로롱
연초록 잎새에 촉트던 사랑
어느새 여름도 다 가고
세파에 시달려 죽어가는 흰피톨
잎파랑이가 노오랗게 이울 때마다
새치도 하나씩 늘고
나이테가 선명해질수록
후회도 하나씩 늘지만
이제는
미운 것들도 조금씩 사랑하며 살아야지
부질없는 욕심으로 흐려지는 시야
호오 호오 마음에 낀 성에를 닦으며
풋나무처럼 살아야지
늘 햇살 쪽으로만 가지를 뻗어
싱싱한 그리움으로 살아야지
도마 / 여영미
방패보단 도마가 되기로 했어
모두가 피하는 칼
늠름히 받아내며
울퉁불퉁한 모든 삶의 재료
내 안에서 알맞게 반듯해지고
다져지는데
까짓 칼자국이야
한두 개일 때 흉터,
삶이 되고 보면
꽃보다 향기로운 무늬가 된다
일원상(一圓相) / 이아영
미륵보전 앞 층층대 밑에
돌거북, 선정禪定에 든 것 보았습니까?
찰나가 물처럼 흐르다 정지했습니다
산까치 한 마리 거북등에 앉아
한 소식 했는지
꼼짝 않고 나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56억 7천만 년 뒤에 온다는 미륵불
용화세계龍華世界가 여기 있습니다.
난 그만, 계단을 한 발도 오르지 못한 채
산까치에게 꾸벅 절을 올렸습니다
순간, 골 깊은 서원誓願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푸드득 산까치 숲으로 날아갔습니다
돌거북 입에서 조르륵 흐르는 감로수
조롱박이 촉촉히 젖어옵니다 내 부리를
귀먹고 눈멀어 날지 못하는 조그만 무소새無巢鳥
둥지 없는 허공에다 빗장 하나 걸어두고
앉은뱅이걸음으로
돌거북 주위를 한 바퀴 돌고 있습니다
오늘은 / 가영심
오늘은 부추같이 내리는 비의 고뇌를 잠깐 맛보다
고정관념의 나방들 몇 마리 잡아내고
생각의 방충망에 걸려 파닥이던
신념이란 단어 하나 끄집어낸다
문득 기억의 회로 속에 채집된 아픔
지나간 사랑과 열정들이
아직 은빛 침에 꽂혀 있어
무시로 내 가슴을 찔러댄다
믿을 수 없는 세상에 대한
쓸쓸한 믿음 한 가닥이라도
식은 땀 흘리며 끌어당겨 본다.
겨울 속의 늦가을이 / 김병제
꽃들은 초겨울 안쪽에서도 막역한
친구들처럼 피어 있었다.
휑한 들판과 마른 풀잎들
삶이 모든 것이기에 제자리에서
다른 형상으로 이행하는 여정이었다.
사철의 경계가 상접하여
있고 없음이 하늘같은 순간순간들
가을 지난 자리가 겨울인데도
코스모스와 억새와 바람이 서로
스며들고 넘나들어 견디기
가파롭지 않은 마음의 풍경이었다.
따뜻한 겨울 같은 사람아
적요한 가을 같은 사람아
첫사랑 / 조규화
오오 다시 돌아오랴
행복한 그때가
끝없이 떠오르는 얼굴 그리며
산들바람에 기쁨 넘쳐 가슴 터지는
그 달콤한 사랑 한줄기 속에서
나는 울었네
오오 다시 돌아오랴
즐거운 그날이
추억의 발자취 부드러운 속삭임
그 아름다운 환희 한 자락 속에서
나는 울었네
오오 다시 돌아오랴
뜨거운 열정이
심술쟁이 운명의 장난에
떠나간 얼굴 잃어버린 사랑 슬퍼하는
그 애달픈 이야기 한 토막 속에서
나는 울었네
오오 다시 돌아오랴
환상의 계절이
무지개 꿈 밟으며 울고 웃다가
감미로운 달빛 한 타래 감기면
두 마음 고요히 하나로 흐르는
그 곱다란 축복의 한 장면 속에서
나는 울었네
허허 / 김완철
누구나 나를 보고 없어보인단다
움푹 파인 눈가에 검버섯
귀밑까지 내려와 흐트러진 흰머리
색깔 바랜 잠바차림
어디를 봐도 귀티 나거나
부티 나는 구석이 없다
사실 나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 맞다
나의 시는 자연이 준 것이고
이름은 부모님이 달아준 명찰이고
내 자식들은 아내가 준 선물이며
내 몸뚱이도 부모가 준 것이니
나는 아무것도 없는 사내
허허 아무것도 없이도 잘 살아왔구나
파행 / 손남주
홍수가 버리고 간
고운 무늬 모래톱에
바람도 문을 닫고, 저 혼자 땡볕이 탄다
겅중겅중 맨발이 뜨거운
도마뱀 한 마리 꼬리 치켜 달아나고,
폐허같이 즐비한 모래 무덤 사이
개미들도 더듬더듬 미로를 헤매는데
개미지옥 속 가만히, 모래가 무너져 내린다.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열사의 사막을 가로지르는 까치독사의
오체투지-S~O~S, S~0~S
모두가 절룩거리며 삶을 건너간다
파행이다,
거인 같은 내 발자국도
멀리 갈지之자로 뻗어 있다
춤추는 색연필 / 이승용
그리고 싶어요
살아 있는 몸
칠하고 싶어요
곧은 심지
빙글빙글 굴려요
여백은 가려워
밑줄로 그은 뜻
색으로 채운 마음
굵게 또는 가늘게
밝은 색으로 웃고
슬픈 색으로 우는
원색으로 살아요
원색으로 춤춰요
진하게
컬러풀하게
가을과 겨울의 틈새 / 김용언
틈새는 허공이다.
가을과 겨울 사이의 허공엔 하늘이 소복하다.
유리구슬처럼 투명하고 둥굴다.
헌데, 가을과 겨울 사이에서 유난히 눈을 시리게 하는 열매들
군침을 돌게 한다.
열매 속에서 새들의 노래 소리와 날개가 펄럭인다.
그래서인지 열매는 언제나 하늘 가장 자리에 자리를 잡는다.
외로움보다 높은 깃대를 세우고 펄럭이는 열매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들이 퍼올린 천길 아래의 물소리를
우리는 보아야 했다.
하늘 정수리에서 끌어내린 햇살의 신선함을
가을과 겨울의 틈새에서는 조금씩 정숙해야만 한다
비록 빈손으로 들판을 떠날지라도
돌아올 봄을 위해 용감해지고 있는 풀뿌리가 있고
마른 몸을 흔들어 씨앗을 뿌리는 잡초들
그들의 정숙함을 마음속에 받아들여야만 한다
귀가 / 김숙경(Stella)
먼 길 걸어온 캄캄한 골목
문패 없는 집 앞에서 서성인다
떠났던 아침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고
담 넘을 듯 자라난 라일락과 전신주 사이엔
그림자가 없다
까맣게 태운 하루는 보라의 꽃뭉치 뒤로 숨자
지상의 기다림들을 말끔히 다려놓는 땅거미
더 이상 지상의 구겨짐들
낮은 곳으로 숨어들 수 없다며
저녁 풀벌레는 징하게 운다
한해살이 집 다 짓고 별을 품기 위해
아이셔츠 단추를 푼 남자
이젠 어깨를 흔든다
여기까지 걸어온 모든 발은
닳을수록 무거워지다가
달을 헝겊으로 싸맨 그믐의 문패 앞에서
다시 맨발이 되고 있다.
하 객 賀客 / 윤하섭
고래희 칠순 생일 잔칫날
세월호 급행열차로
기다리던 하객들이 오네
맨 먼저
높은 직위에서 일 보시는
고혈압이 점잖게 들어서고
뒤이어
오랜 무릎 두 분 모시고
퇴행성관절염이 찾아왔네
성공한 사업가여서
늘 시간에 쫓기는 치매는
축의금만 내놓고 도망가고
뒤늦게 달려 온 검버섯이
죽어서도 사랑한다며
내 볼에 이마에
까만 립스틱 자국 마구 안기네
독도에 가다 / 전석홍
쉴 새 없이 뒤척이는 동녘 바다
아스라이 돛배처럼 떠 있는 형제 바위섬
바람 거센 아청 바다 한가운데 서서
뭍과 이어지는 탯줄 부여잡고
태극기 치켜들어 만방에 펄럭인다
괭이갈매기 떼 반겨 머리 위 맴돌고
돌계단 올라서는 발걸음마다
한핏줄 뛰는 맥박 찡하게 울려온다
발부리 채인 돌멩이도 정겹고
낭떠러지 갯장대 한 포기에서도
조국의 숨결 묻어난다
스물네 시간 수평선을 응시하는
새파란 파수꾼들 그 기상 늠름하구나
겨레의 넋 응결된 우리의 독도여!
민주지산 상고대 / 김현수
-금천지 7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 죽것다.
산도 이별몸살 하는 것일까
봄빛 조급히 길나선다고
섣부름을 꾸짖는 걸까
산생강나무 꽃봉위
하얀 나무서리꽃
흰뼈로 피었다.
뫼뿌리꽃처럼
가슴앓이
서릿발
겨울
꽃.
* 상고대: 나무서리꽃.
잔설기행 (3) / 탁영완
-계룡산 입구
아, 저집이다
방랑을 누인 순한 소 한 마리
고삐도 없이 여직 그 자리 그대로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이듯 기억하네
무슨 말을 할까 침묵만 남겨두고
내 바삐 잔도랑 돌아 참 많이 먹먹하다
집 떠나 잠 못 드는 폭설의 꿈 여전한데
잔설 피해가는,
빠지지도 미끌어지지도 않게
사랑도 남루한 이순의 발걸음아
* 박인환시<세월이 가면>중 첫구 일부 인용
변의 안부 / 강희동
내 변이
익어 문드러진 똥이 안 되고
말라빠진 짜장면으로 밀어내면
변란이 시작되고
기어이 똥틀이 고장 나는 구나
노랗게 하늘이 일그러지고
웃음도 노여움도 똥틀의 안부 앞에
속절없이 낙엽이 되는구나
매일 흘러내리는 변기통 위에 걸터앉아
힘겨운 일상 밀어 내기에 힘주고
잘 익은 된장을 기다리며
또 하루 똥틀의 안부를
아침, 물소리로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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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발간 및 수상 소식
❤ 김규화 시인/ 2012 <국제펜클럽 펜문학상> 시부문 수상
❤ 공정식 시인/ 2012 일붕문학상 수상
❤ 이혜선 시인/ 2012 한국비평가협회 비평문학상 수상
❤ 권희자 시인/ 2012 제12회 자유문학상 수상
❤ 윤희선 시인/ 2012 문학공로 양천구청장상 수상
❤ 정민호 시인/ 2012년 창릉(박용진)문학상 수상
❤ 김종상 시인/ 2012 소월문학상 수상
❤ 김우현 시집 『삥꾸 이야기』 화백
❤ 고광자 시집 『시가 있는 해송의 집』등대지기
❤ 고광자 시집 『천륜의 바다』
❤ 박일소 시집 『하늘로 보내는 편지』 채운재
❤ 손남주 시집 『민들레 꽃씨가 날아가는 곳』그루
❤ 강희동 시집 『지금 그리운 사람』황금알
❤ 전석홍 시집 『시간 고속열차를 타고』시와 시학
❤ 김규화 시집 『날아가는 공』시문학사
❤ 김현수 시집 『생명』한맘
❤ 오동춘 시집 『가시꽃과 얼음꽃』시문학사
❤ 김철기 전자시집 『노을 순백으로 웃다
❤ 임병호 시선집 『가을빛 안개』에이제이
❤ 안혜초 시집 『살아있는 것들에는』제3의문학
❤ 조세용 시집 『산막이 옛길을 따라』문학예술사
❤ 김종상 시집 『소도 짚신을 신었다』문학신문 출판국
❤ 김종상 동시집 『스님과 선재동자』고글
❤ 정득복 제8시집 『너무나 고운님』한강
❤ 김경선 시집 『미스 물고기』북인
❤ 김숙경 시집 『백지도둑』순수문학사
❤ 엄창섭 시집 『나의 별이 빛나다』
❤ 이선 첫 퍼포먼스 시집 『빨간 손바닥의자』시문학사
❤ 김해빈 제3시집 『저녁을 하역하다』시문학사
❤ 유승우 시인 자서전『시인 유승우』
❤ 위맹량 시인의 시와 선대들의 한시모음집/ 회성세고(懷城世稿)/ 새롬
✿ 공지사항-------------------------------------------------
<원고작성 요령 공지>
-한국현대시, 사화집, 나라사랑 시화전, 카페에 글 올리기 등에서 원고 작성 안내
글자모양: 바탕체
제목: 14포인트, 진한글자
이름: 10포인트, 진한글자
시 내용: 10포인트, 보통글자, 한글 전용으로(한문은 괄호 안으로) 굴림체
이름: 모두 붙여쓰기, 한글전용, 동명이인 아니면 앞에 호를 붙이지 말 것.
문단 편집: 왼쪽 맞추기, 제목, 이름, 내용 모두 왼쪽 맞추기로,
중간배열 금지(편집시 시간 소요됨)
들여쓰기 금지(제목, 내용 모두 들여쓰기 금지)
이쁜 배경 그림 넣지 말 것(다시 오려내어 한글파일에서 붙여넣기, 시간 걸림)
<카페 글쓰기는 반드시 본명으로 (대명 사용 금지)
카페 가입시 본명이나 필명으로 가입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현대시인협회 공식 홈페이지입니다.
여러 번 공지하였으나 모르시는 분이 있습니다.
왼쪽 상단에 가시면 내 정보가 있습니다.
거기서 수정을 클릭하고 닉네임을 본명으로 수정한 다음 맨 아래 수정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이곳에서 본명으로 하셔야 단체 메일을 편하게 카페서 보낼 수 있습니다.
안 그러면 다시 일일이 메일로 주소를 옮겨 적고 관리를 따로 하게 됩니다.
부탁드립니다.
☎ <회원 주소록을 정비하고 있습니다>
주소가 바뀐 회원, 금년에 우편물을 한번도 접하지 못한 회원은
핸드폰 번호, 메일 주소, 집 주소를 꼭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010으로 핸드폰 번호 바뀐 회원도 연락주세요.
다음카페: 한국현대시인협회 홈페이지/회원동정/주소록에 직접 올려주시거나
E-메일: 2012poet@hanmail.net 로 메일을 주시거나
이선 사무국장 핸드폰 010-2288-8158
정호 사무차장 010-2246-5731
☎ <회비 납부/ 본인 확인 바랍니다>
아래의 입금자는 회원 명부에 올라 있지 않습니다.
입금자명과 회원명(필명)이 다른지 확인하신 다음 본 협회로 전화나 메일을 주세요.
이성두(국민은행 1월 10만) 이춘우(국민은행 2월 5만)
이상봉(국민은행 3월 5만) 이상봉(국민은행 5월 5만)
신현순(국민은행 5월 5만)010-3211-3700 박순자(국민은행 10월 5만)
☎ 연회비 및 후원금 납부자 명단
2012년 10월
우리은행 // 권기만(추가 연회비 5만) 김일순(연회비 10만) 양점숙(연회비 5만) 윤석호(연회비 10만)
국민은행 // 차옥혜(연회비 10만) 이재영연회비 5만) 황주영(연회비 5만) 김석환(연회비 20만)
2012년 11월
국민은행 // 최영희 신입회원 30만원(가입비 15만원+연회비 5만원+ 발전기금 10만원= 30만원)
채재순(5만) 이종희(10만) 김인숙 신입회원 50만원(연회비 5만원+가입비 15만원+30만원 후원금= 50만원)
최규철(후원금 20만) 경규희(후원금 10만) 임종성 연회비 30만원(3년치 완납)
2012년 12월
우리은행 // 이수인(30만) 회비와 후원금
국민은행 // 위맹량 후원금(5만) 김규화 후원금(20만, 현대시 8호 시집광고 후원금) 김정현 후원금(5만)
이춘하 후원금(10만) 양윤덕 후원금(5만)
최동희 후원금(5만) 기정순 후원금(10만) 노유섭 후원금(10만) 백영희 후원금(5만) 허만길 후원금(10만원) 정연자 후원금(5만) 김운중 후원금(10만) 한국시인협회 시상식 화환대금(10만) 탁영완 후원금(5만)
정호 후원금(10만) 권희자 후원금(5만) 박강남(15만= 10만 연회비, 후원금 5만원) 오만환 후원금(5만)
이순욱 후원금(5만) 양경분 후원금(30만) 김완용 연회비(10만) 안기찬 25만(연회비 20만원+후원금 5만)
나석중 후원금(5만) 김자헌(10만, 2013 연회비) 김금아 후원금(10만) 김미정 마산(5만 후원금) 강정화 후원금(10만) 이신강 후원금(10만) 김선진 후원금(10만) 조덕혜(신입 입회비 반만 우선 냄, 10만)
이아영(후원금 5만) 문재구 후원금(5만) 여한경 후원금(20만) 신현득 후원금(10만)
❤ 연회비 미납된 분은 조속히 납부 바랍니다.
후원금은 수시로 접수합니다.
국민은행 069101-04-067876 (사)한국현대시인협회
300 여명만 회비를 내고 1000명의 회원이 회비를 내지 않고 있습니다.
경조사와 행사에 많은 경비가 소요됩니다. 시협행사에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한국현대시 8호에 작품을 실은 회원은 꼭 회비를 납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협회는 회원님들의 동정을 보도합니다. 회원님들의 개인적인 일(시집발간, 주소이동, 전화번호변경, 작품기고, 수상소식 등)도 E-메일 <2012poet@hanmail.net> 로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 이선 사무국장 주소변경/ 157-869 서울시 강서구 우장산동 77-46, 101호
010-2288-8158
정호 사무차장 핸드폰 번호 변경: 010-2246-5731
❤ 회장단과 사무국은 최선을 다하여 회원의 행복을 위하여 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