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18년 6월 16일 2. 산행코스 : 아우론조산장~첸지아산장~로카텔리산장~트레치메호텔 3. 거리 : 20km 오늘은 트레치메 트레킹 1일차이고, 트레치메 자연공원 핵심부인 아우론조산장~라바렐라고개~로카텔리산장 일대를 둘러볼 예정이다. 코르티나담페초에서 트레치메행 버스 첫차가 오전 8시 38분에 있고, 두번째 버스가 오전 9시 38분에 있다. 두번째 버스를 탔고, 아우론조 주차장에 오전 10시 30분에 도착했다. <아우론조 산장> <아우론조 산장에서 바라본 미수리나 산군> <아우론조 산장에서 바라본 피아노 산> 트레치메를 시계 방향으로 돌까 아니면 반시계 방향으로 돌까 고민이 되었다. 일단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코스인 반시계방향으로 코스를 잡았다. 그런데 아우론조산장~라바렐라고개~로카텔리산장 코스는 하루 하이킹 거리치고는 거리가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우론조산장~첸지아산장~로카텔리산장 코스로 하이킹을 해보기로 한다. 동남쪽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내일 산행할 코스인 디아블로 능선(미수리산군)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치 마법의 성같이 뾰족한 바위 암봉이 신비하면서도 위압감을 느끼게 해준다. <미수리나 산군과 아우론조 산장> <미수리나 산군> 아우론조산장에서 라바레도산장으로 가는 등로는 관광객들로 가득했고, 도로는 잘 정비되어 있었다. 조금 걷다보니 아담한 '데글리 알피니 예배당(Cappella degli Alpini)'이 보였다. 이곳은 1차 세계 대전 당시 오스트리아와 이탈리 간의 격전지였는데, 그때 죽은 용사들을 추모하고, 또 이 일대를 등반하는 산악인들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예배당을 지었단다. <데글리 알피니 예배당(Cappella degli Alpini)> <관광객들이 라바레도 산장을 향해 가고 있다> 트레치메는 로카텔리산장 방향에서 보이는 면이 북벽이고, 아우론조산장이나 알피니 예배당(Cappella degli Alpini) 방향에서 보이는 면이 남벽이다. 트레치메 북벽 중 '치마 그란데 북벽(The north Face of Cima Grande)'은 알프스 6대 북벽으로 유명하고, 전문 산악인들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손곱힌다. 산은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보이는 경우가 있다. 트레치메는 북벽과 남벽이 완전히 다르게 보인다. 트레치메 북벽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소이지만 남벽은 그저 그런 바위봉에 불과하다. '파라마운트사'의 로고인 마터호른(Matterhorn, 4478m)도 보는 각도에 따라 많이 다르게 보인다. '클라인 마터호른'(Klein Matterhorn, 3883m)에서 보면 평범한 암봉에 불과하지만 체르마트에서 보면 남성적이고, 기개가 넘쳐흐르는 암봉으로 보인다. <라바레도 산장> <트레치메 피콜로 봉(cima Piccolo)> 트레치메 연봉이 끝나는 지점에 라바레도산장(Rifugio Lavaredo)이 있고, 이곳에서 길이 갈린다. 이곳에서 로카텔리산장(Rif Antonio Rocateli)으로 바로 가려면 라바레도 0고개(Forcella Lavaredo)를 넘어야 하고, 첸지아산장(Rifugio Pian di Cengia) 방향으로 가려면 동쪽 방향 등로(알타비아 9)를 따르면 된다. 관광객 대다수는 라바레도고개를 넘어 로카텔리산장으로 간다. 첸지아고개로 가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이다. 라바레도산장에는 점심식사를 하려는 관광객들로 바글바글했다. 이곳이 위치 상 점심을 먹기에 적당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라바레도산장 이후로는 이정표가 거의 없다. 그래서 갈림길을 만나면 어디로 진행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다. 그러나 방향만 제대로 잡으면 알바할 일은 거의 없다. 첸지아호(Lago di Cengia)에 도착했다. 사람들의 왕래가 별로 없는 곳이라 물이 아주 맑았다. 호수 끝에서는 이탈리아 연인 한 쌍이 식사를 하는 중이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 다르겠지만 사람들이 바글바글거리는 산장보다는 이런 운치있는 곳에서 낭만적인 식사를 해보는 것도 꽤 괸찮을 것 같다. <도디치 산(Cima Dodici> <첸지아고개(Forcella Pian di Cengia) 언덕에서 바라본 첸지아호> 첸지아호에서 첸지아고개(Forcella Pian di Cengia)로 가는 등로는 또렷하게 보이고, 고도차 200미터이고, 급경사 길이다. 시간이 촉박하기에 속보산행을 했고, 약 30분만에 고갯마루에 도착했다. 비수기임에도 많은 산객들이 붐볐으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돌로미테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있었다. 첸지아고개는 트레치메 자연공원에서 조금 외진 곳이긴 하지만 나름 교통 요충지이다. 트레치메 주요 등로 4개가 만나는 지점이고, 또 트레치메 동서 방향의 산줄기를 한눈에 감상하기에 적당한 곳이다. 이곳에서 첸지아산장(Rifugio Pian di Cengia)은 동북방향으로 500미터 더 올라가야 하지만 비수기라 문을 열지 않았다. 이곳에서 로카텔리산장으로 가는 코스는 3가지가 있다. 첫째는 파테르노(M. Paterno) 리지(Ridge)로 가는 코스이다. 전문 산악인이 전문 장비를 가지고 갈 수 있는 코스이다. 두번째 코스는 서북 방향의 사면으로 내려가는 코스이다. 거의 대다수 산악인이나 관광객이 이용하는 코스이다. 세번째는 베키오계곡으로 내려가서 102번 등로를 따라 올라가는 코스이다. 나는 첫번째 코스로 가고 싶은 마음 굴뚝 같았지만 등로에 대한 정보도 없었고, 장비도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두번째 코스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내려가는 등로는 마사토 지형이라 매우 미끄러웟고, 스틱으로 제동을 걸면서 내려갔다. 중간쯤 내려가다보니 길이 갈렸다. 왼쪽 사면으로 이어진 등로는 로카텔리로 가는 등로이고, 서북쪽으로 내려가는 등로는 베키오계곡(val sasso Vecchio)으로 내려가는 등로이다. <로카텔리 산장으로 가는 등로, 가운데 고개가 로카텔리고개이고, 중간에 있는 봉우리가 세스토 봉이고, 오른쪽 보족한 봉우리가 토블린 봉이다> 피아니호(Lago dei Piani)가 가까이 보이는 언덕에 도착하자 로카텔리산장이 삐죽이 보였다. 로카텔리산장은 왼쪽으로는 파테르노 산(M.Paterno), 오른쪽으로 토블린 봉(Torre di Toblin)을 거느리고 있다. 로카텔리 산장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관광객들은 괘나 많았고, 휴식을 취하거나 주변 경관을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로카텔리 산장> <로카텔리산장에서 바라본 트레치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암봉인 트레치메에 처음으로 눈길을 돌렸다. 역시나 위엄이 있었고, 멋졌다.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사진에서 보면 트레치메를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시간은 해질녁이 아닌가 싶다. 사진 전문가가 아닌데 일정 때문에 해질녁까지 기다리기는 힘들 것 같았다. 로카텔리 바로 뒷쪽에는 세스토봉(Sosso di Sesto, 2539m)과 토블린 봉(Torre di Toblin, 2617m)이 연달아 있다. 세스토 봉은 걸어서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고, 토블린 봉은 전문장비를 갖추어야만 정상으로 올라갈 수가 있다. 또, 약간 위험하기는 하지만 두 봉우리 사면을 한바퀴 도는 비아페라타 코스도 있고, 토블린봉에는 세계 1차 대전때 만들어진 동굴이 있고, 이곳에서 트레치메를 바라볼 수 있다. 특별한 위치에서 바라보는 트레치메는 더욱 특별한 감흥을 안겨준다. <세트토봉에서 바라본 파테르노 연봉> <세스토봉 동굴 - 세계 1차 대전 때 판 동굴임> <세스토봉에서 바라본 파테르노 연봉> 세스토봉 정상으로 올라갔다. 산 정상에는 외국인 몇명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산은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또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이곳에서 주변 풍경을 바라보니 갑자기 건축물 조감도가 생각났다. <세스토봉에서 바라본 토블린 봉> <세스토봉 하산길> 로카텔리산장으로 다시 내려왔다.산객들은 벌써 거의 다 사라졌다. 시간적인 여유가 약간 있기 때문에 트레치메 서쪽 물줄기인 리엔츠 계곡으로 내려가보기로 한다. 등로는 계곡 바닥까지 급격히 떨어졌다. 이 등로가 아우론조산장과 연결되는 줄 알았는데, 102번과 만나 란드로 호수(Lago di Landro)로 이어지는 등로였다. 지도를 보고 정확히 독도를 해야 하는데 가끔 감각적으로 독도를 하다보면 낭패를 볼 때가 있다. 되돌아 갈까, 아니면 계속 란드로 호수(Lago di Landro) 방향으로 진행할까 한참 고민을 하다가 란드로 호수(Lago di Landro)로 가서 코르티나담페초로 가는 버스를 타기로 한다. 막치를 놓치면 안 되기에 뛰기 시작했다. 약 1시간 정도 뛰다보니 어제 내가 진행했던 핀비안코 계곡(Val de Pinbianco) 길과 만났다. 이곳부터는 조금 천천히 진행했다. 오후 4시에 트레치메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 프론트로 가서 코르티나담페초 버스시각을 물으니 오후 4시 22분에 있단다.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우연히 한국 사람을 만났다. 이분은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는 사람이고, 로카텔리에서 사진을 찍고 막 내려왔단다. 이런 산골에서 한국 사람을 만나니 너무 반가웠고,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돌로미테는 보통 버스가 오후 5시 정도면 끊긴다. 그래서 버스를 놓칠까봐 항시 조마조마하다. 오늘은 다행히 막차를 놓치지 않았다. 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