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초 대구의 꼭달이 한테 날라온 전화
"난지야!!
요번 3박4일간 장호항 대구낚시 출조 꼭 참석하고
목요일날 올라온나...."
"꼭두야~~
날씨 예보가 엉망이던데 낚시가 가능하겠냐..??"
"아~~쓰바야!!
우리가 언제 꼭 낚시해야 만나냐
잔말 말고 목요일날 주문진으로 올라갈테니 너도 시간맞춰 올라와..."
대구와 당진에서 각 각 비슷한 시간에 출발하여
영동고속도로 만종 분기점을 지나
커피 한잔의 여유와 꼭두를 만나기 위해서 횡성 휴계소에 잠시 정차했을때
강한바람에 쌀쌀함이 더해 몸을 더욱 움추리게 만든다
목을 바짝 움추리고 휴계소에 들어오는 꼭두
건네주는 따스한 캔커피를 마시며.....
"난지야~~아직 배고프지 않지?"하고 묻드만
"빨리 주문진으로 달려가 쏘주나 빨자....!!!"
어둠의 짙게 깔린 주문진 항구항
꼭두는 서둘러 단골모텔 위너스에 방을 예약해 놓고는.....
"이 썰렁한 겨울에는 식당들 일찍 문닫으니 서두르자!!!
근디~난지야 머 먹고 싶나...??"
"아무래도 날씨도 추운데 뜨끗한 국물이 좋지않을까..??"
건어물 가계가 늘어선 대로변을 걷다가
꺽어진 골목을 둘러보던 총총걸음의 꼭두....
"오대감식당 가계문 아직 닫지 않았네"하드만 앞장서 쏙 들어간다
식당안을 따라 들어갔을때
주문진 어항 사람들 인듯한 한무리의 사람들이 무슨 계모임을 하는듯
진한 강원도 사투리를 날리며 식당 메뉴에도 없는
삼겹살을 맛나게 굽고 있어 식당안에는 기름연기가 자욱하다
같은 계원이며 식당 주인인 듯한 곱상한 중년의 아주머니
계원들간 주고 받은 쏘주잔의 영향인지 볼이 빨갛게 상기된 표정으로......
"무엇으로 주문 하실건가요...??"
"아줌마 곰치국을 전골 처럼해서 한냄비 주세요!!"
"곰치국 신김치 넣고 끓여야죠??"
순간!!......번지수를 잘못 찿아든 느낌!!!
동해안 위쪽 속초와 강릉지방에서는 물곰
남해안에서는 물메기, 인천을 중심으로 서해안에서는 물뭉텀벙이라 불리는
덩치가 크고 살집이 물컹하다 싶을 정도로 연한 육질의 못생긴 물고기다
예전에는 물곰이나 물텀벙이가 보관성이 떨어져 상품성이 전혀 없었는데
날씨가 차가워지는 겨울철 주문진 이남의 어민들이
김장김치에 넣어 끓여 먹기 시작하여 곰치국이라 불리기 시작했다는 說과
물곰,물메기,물텀벙이의 표준말이 "꼼치"여서 곰치국이라는 說이 있다
아뭇튼
시큼한 김장김치에 물곰을 넣어 끓여 먹는 곰치국
주문진의 "여주해장국"이나 "주문진 곰치국"
그리고 속초의 "옥미식당" 곰치국은 전국 유명세를 타고 있는 特味의 해장국 반열에 올라 있건만.....
지금 오대감식당의 예쁜 아줌마는 지극히 당연한걸 묻고 있다
곰치국을 주문한후 꼭두는
앞으로 짧게는 3일 길게는 4일을 동해안 일대에 머물러야 하기에
컨디션 조절이 필요하다며 간장약을 사러 약국으로 뛰어간 사이에
나는 따뜻한 전기판넬에 몸을 녹이며
더 더욱 깊고 맛있는 술자리를 위하여 생선구이를 추가한다
드디어 나왔다.....
첫술에 우려했던 그것과는 너무 다른 시원하고 개운한 맛!!!
'난지야~~듁인다 그챠...??"
"Oh~~Good...!!!
그 아줌마....얼굴 많큼이나 음식도 맛있게 잘 하느만 괜히 겁주고 그래~~
야~~꼭두야
생선구이도 제대로 구웠으니 빨리 한잔 더 받아라...!!!"
꼭두와 나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킥킥거리면서.....
그 오래전 곰치국에 대한 속 쓰린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
언제적 과거인지 정확하지는 않다
꼭두가 지금같은 겨울날 포항쪽으로 친구들을 초대했고
포항의 겨울철 최고 별미인 도다리회와 물회등으로 모두들 꼭지가 돌고 돌았다
그리고 백암온천
약소한 온천욕 정도로는 속이 풀릴리 없었다
누군가가 말한다
"숙취 해소에는 곰치국이 최고라던데~~~"
글타면....가자~~
北으로 北으로 곰치국 먹으러...!!!
포항에서 백암을 거처
산넘고 물건너 달려가는 7번국도
150여 Km를 넘게 北上하여 울진에서 찿아낸 곰치국
그러나 울진에서 처음 맛본 그 곰치국은
그야말로 참담함의 극치....
"아~우리가 지금 무슨짓을 하고 있는가...!!!"
김치없이 고추가루만 듬성듬성 뿌려진
희멀건하고 맹맹하기 짝이 없던 그 국물의 곰치국
나는 그때
강원도의 맛에 크게 오해를 하고 말았다
"아~~뜨바
강원도에서는 이 정도의 맛이면 통 하는가 보다.....!!!"
그러나!우리는 지금!!!
그때 그 곰치국의 오해를....."오뚜기 식당?" 곰치국으로 말끔히 해소하고 있다
세상은 변해도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장거리 여행을 할때마다 매번 느끼는것
"대한민국이란 나라
山도 잘 뚥고 다리도 잘 놓아 道路를 참! 기똥차게 잘 만든다 !!!"
그래서 그런가!!
좁은 땅 덩어리는 더욱더 좁고,작게 느껴지고
지방 고유의 특색있는 향토음식도 이제는 모두 통일화되어 가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방 특유의 그것보다 더 맛깔진 듯.....
전국 어디에서나
번듯하고 깨끗한 식당에서 풍요롭게 즐길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음식맛에 그것이 전부일까??
물론 음식맛은 기본은
혀로 느껴지는 五感을 바탕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하나의 향토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애환을 인식하고
그 분위기를 느낄수 있는 곳이라면
그 맛을 전달받는 腦에서 느껴지는 맛과 感興은 더 특별 할수도 있다
그런곳이 다음날 아침
과음 후유증을 얹고 찿아간곳....."여주 해장국"집
40여년전
여주에서 주문진으로 시집와 "여주댁"이라 불리던 아주머니가
주문진 어시장에 연탄화덕을 설치하고
어시장에서 구하기 쉬운 싱싱한 해산물을 갈아 끓여낸 다음
직접 담근 고추장과 된장, 그리고 조개를 넣어 진한 육수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육수에 연한 무청우거지를 넣고 푹끓여 시원하고 개운한 국물에
밥을 토렴해 내는 "해물조개 해장국"으로 어시장안에서 20년간 장사를 했다
1대인 여주할머니는
1991년 지금의 장소로 이전하면서 2대인 조병희 할머니에게 전수하였고
지금은 2대할머니와 아들부부가 "여주 해장국"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의 황태해장국은
대관령,진부령의 황태를 손질하여 만들어내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즐길수 있단다
여기에 최근 4-5년전부터
세콤한 묵은김치와 굵은소금,대파,마늘,고춧가루,콩나물을 넣고 끓인 곰치국이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냉동에 약한 물곰의 특성상 곰치국은 겨울에만 즐길수있는 약점이 있다
주문진의 여주해장국의 "해물조개 해장국"과 비슷한 방법으로 만들어 내는
또 하나의 유명 먹거리가 통영 서호시장의 "시락국"이다
해물조개 해장국이나 시락국이
어시장 주변에서 쉽게 구할수 있는 부산물로 육수를 만들어 내는데
동해와 남해의 특성 많큼이나 이 두음식에는 맛의 구별이 확실한듯하다
통영시락국은 동해안에서 구하기 힘든 장어의 부산물로 육수를 만든다
그런 이유로 시락국에는 부추와 김
그리고 선호도에 따라서 산초를 첨가하여 얼큰하고 강한맛을 장점으로 한다
우리 일행이 "해물조개해장국"으로 허한 속을 달래고
주문진 어시장이나 상황이나 둘러보자 했을때 곱게 늙은 조병희 여사님왈~~~
"요번주 내내 배들이 조업을 못해 아무것도 없어!!!"
훵한 주문진 어시장...
그 흔한 산 오징어 한마리 없고 눈에 보이는것은 도루묵과 양미리 작업장
일단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장호항으로 내려가보자...!!!
우리는 주문진에서 정확히 100Km를 달려
내려간 장호항에서 最高는 아니지만 最選과 最惡의 선택을 경험한다
정오를 전후하여 도착한 장호항
강한 폭풍이 몰아치는 항구에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 한명 눈에 띄지 않는다
이 날씨에 할일이 무엇 있겠나~~~"쐬주나 한잔씩 하자...!!!"
우선 눈에 띄는 허름한 횟집 앞에선다
수족관에는 씨알작은 히라스 두,세마리 그리고 쥐치.양식우럭이 활기가 없다
일주일내내 손님 한번 받아본적 없었는듯
온돌에 이불 뒤집어 쓰고 누워있던 주인 아줌마
부시시하지만 희색이 만연한 웃음을 띄우며 "이게 웬 떡이냐"며 뛰어 나오고 흥정이 시작된다
치열 할듯했던 흥정은 아주 싱겁게 끝난다....
계속되는 악천후에 더 이상 다른 손님은 없다고 판단했는지
아줌마의 시원한 홋가....
"여섯명이 회와 물회를 실컷 먹은 다음 매운탕까지 끓여서 6만원!!!"
거부 할수없는 유혹!!
이럴땐 참 흐뭇해진다....한겨울 혹한을 즐기며 주고 받는 낫술
앞으로...오늘은 물론
내일까지 아무것도 할수없는 지극한 한가로움속에 뒤걱정 전혀없이 주고 받는 홀짝거림.....
그렇게 술병은 쓰러져 갔고 이것은 우리가 할수있는 最選이였다
얼떨한 취기의 힘을 빌어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고래무덤에 오른다
강한 파도가
방파제를 강하게 때리는 장호항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고래무덤
이 고래무덤에는
한편의 詩를 읽듯 애끓는 사랑의 戀歌가 있다
거리마다 불빛이 흐느끼듯 우느밤
세월이 흐른 지금도 사랑하고 있다니
내 나이가 몇인가 꽃이 되어 진 세월
무던히도 참았던 외로움의 눈물이
사랑했어 사랑했어
우린 미치도록 사랑했어.......
보고싶어 너무 보고싶어
내 사랑이 식기전에
별빛속을 헤메던 하나였던 그림자
지금 어디있는지 너무 보고 싶은데
사랑했어 사랑했어
우린 미치도록 사랑했어.......
보고싶어 너무 보고싶어
단 한번만 내게 돌아와줘
돌아와줘
슬픈 내 눈물이 마르기 전에
보고싶어 너무 보고싶어
내 사랑이 다 식기전에
이것만은 꼭 기억해야해
가려거든 오지만!!!........(태양의 남쪽 ost)
짧은 겨울해는 쫓기듯 숨가프게 사라지고
청주에서 서울에서 2진들이 차곡차곡 도착한다
때가 되었으니...또~먹으러 가자!!!
무엇을 먹을것인가~~
점심때 모듬회로 포식한 사람들이야
회 생각은 별로였지만
지금 이 황량한 장호항에서는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고
후진들은 상황이 어떻거나 오랫만에 바닷가에 왔는데......
글타면 가자!!
요번에는 깨끗하고 분위기 있는곳으로!!
포구안쪽 해변가 제법 그럴듯한 횟집
요번에는 탱천이 자발적으로 횟집마담과 흥정을 붙는다
"마담!!
우리식구 모두가 9명인데 두말 할것없이
쏘주값을 포함해 두당 3만원씩해서 27만원으로 합시다...??"
탱천....
낚시할때만 빼놓고는 강남요지 단독주택에서 생활하고
자기 사업장도 집근처 이기에 거의 매일 마셔대는 술도 강남에서 마셔대는
루어맨스 최고의 부르조아
그런 탱천이 회를 실컷먹고 술값 부담없이 두당 3만원이면
대단히 성공적인 흥정이 아니겠냐는듯 득의양양한 표정이다
뱉다 질러대는 탱천의 흥정에
횟집마담은 순간적 당황하는 눈치에 선듯 대답을 못하더니....
"죄송하지만
1주일 내내 주위보가 내려 스끼다시를 준비 못했어요
그렇지만 저희들이 최대한 노력할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주방장이 바쁘게 왔다갔다 하더니 차려진 것은
접시의 크기와 회의 굵기와 量만 달라진 '모듬회"
누군가 저 멀리 딩굴던 메뉴판을 들여다보더니...."이게 뭐야! 모듬회 6만원이쟌아...!!"
뻘쭘해진 강남신사 탱천...."야~야~ 양이 다르겠지!!!"
탱천의 주장대로 양이 많았던지?
점심에 이어 연이어 회를 먹기에 부담이 되었던지?
차려진 모듬회가 너무 많이 남았다
억지로 먹자니 부담스럽고 남기자니 모양새가 좋지않다
"남은거 포장해 주세요!!"
이렇게 포장된 모듬회는
다음날 우리가 장호항을 철수할때까지 누구도 먹지 않은걸로 기억한다
3일째 아침
예약된 대구지깅선 "선구호" 선장이 숙소에 찿아들어 하는말
"어쪈데요~`
주위보가 다음주는 되어야 해제될것 같으니
일요일까지 여기에 있어도 대구출조는 불가능 할겁니다!!!"
그렇다면 이 시간부로 해산하자
대구로 내려가는 꼭두는 아래로 내려가고
나머지는 올라가는 길에 묵호항에 들러 점심이나 먹고가자
"자~~묵호항으로 헤쳐! 모여...!!!"(2009,12,20)
첫댓글 아우.....회 먹고 싶어
흐미 침이 입안에 맴돌아유................^^
맛있게 먹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