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절요/권이십사/충숙왕/신유 8년(1321)
辛酉八年(신유팔년) : 신유 8년
元英宗至治元年(원영종지치원년) : 원 영종(英宗) 지치(至治) 원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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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正月(춘정월) : 봄 정월에
元遣使來(원견사래) : 원 나라에서 사자를 보내 와서
頒改元詔(반개원조) : 연호를 고치는 조서를 반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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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贊成事權漢功評理金廷美(하찬성사권한공평리금정미) : 찬성사 권한공 평리 김정미
平康君蔡洪哲于巡軍(평강군채홍철우순군) : 평강군(平康君) 채홍철을 순군옥(巡軍獄)에 가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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遣永陽君李瑚(견영양군리호) : 영양군(永陽君) 이호(李瑚)를
如元賀節日(여원하절일) : 원 나라에 보내어 절일(節日)을 축하하고
陽城君李梴(양성군이천) : 양성군(陽城君) 이천(李梴)에게
獻童女(헌동녀) : 동녀를 바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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元詔王入朝(원조왕입조) : 원 나라에서 왕에게 입조(入朝)하라는 조서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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以金利用(이김리용) : 김이용을
守僉議政丞(수첨의정승) : 수첨의정승(守僉議政丞)으로
金恂判三司事(금순판삼사사) : 김순(金恂)을 판삼사사로
吳潛朴虛中(오잠박허중) : 오잠ㆍ박허중(朴虛中)을
僉議贊成事(첨의찬성사) : 첨의찬성사로
趙璉金台鉉(조련금태현) : 조련(趙璉)ㆍ김태현을
爲評理(위평리) : 평리로
金元祥(금원상) : 김원상(金元祥)을
爲政堂文學(위정당문학) : 정당문학(政堂文學)으로 임명하고
朴侶趙延壽(박려조연수) : 박려(朴侶)ㆍ조연수(趙延壽)를
爲三司使(위삼사사) : 삼사사로
白元恒(백원항) : 백원항(白元恒)을
爲密直使(위밀직사) : 밀직사로
秦良弼韓渥(진량필한악) : 진양필(秦良弼)ㆍ한악(韓渥)을
知密直司事尹碩李伯謙(지밀직사사윤석이백겸) : 지밀직사사로 윤석ㆍ이백겸(李伯謙)을
同知密直司全英甫柳有奇任瑞(동지밀직사전영보유유기임서) : 동지밀직사사로 전영보ㆍ유유기(柳有奇)ㆍ임서(任瑞)를
爲密直副使(위밀직부사) : 밀직부사로 삼았다.
瑞亦朱冕家奴(서역주면가노) : 서(瑞)는 주면(朱冕)의 집종으로서
伯顏禿古思之弟也(백안독고사지제야) : 백안독고사의 아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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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月(이월) : 2월에
下李光逢裵廷芝于巡軍(하리광봉배정지우순군) : 이광봉(李光逢)ㆍ배정지(裵廷芝)를 순군옥(巡軍獄)에 하옥하여
竝杖流之(병장류지) : 모두 장형을 가하고 귀양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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命贊成事吳潛代言金千寶(명찬성사오잠대언김천보) : 찬성사 오잠 대언 김천보(金千寶)에게 명하여
鞫權漢功于理問所(국권한공우리문소) : 권한공을 이문소(理問所)에서 국문(鞫問)하게 하였다.
漢功自厠竇逃(한공자측두도) : 한공이 뒷간으로 도망하니
捕而囚之(포이수지) : 체포하여 가두고
籍漢功蔡洪哲家(적한공채홍철가) : 한공ㆍ채홍철의 가산을 적몰하고
釋金廷美(석금정미) : 김정미를 석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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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大護軍高子英于巡軍(하대호군고자영우순군) : 대호군 고자영(高子英)을 순군옥에 가두었는데
以黨曹頔也(이당조적야) : 조적(曹頔)에게 붙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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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利用致仕(김이용치사) : 김이용이 치사(致仕)하니
復以柳淸臣代之(부이유청신대지) : 유청신(柳淸臣)으로 대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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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月(삼월) : 3월에
復置察理辨違都監(부치찰리변위도감) : 다시 찰리변위도감을 설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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遣使如元(견사여원) : 사자를 원 나라에 보내어
賀改元冊太后(하개원책태후) : 연호 고친 것과 태후 책봉한 것을 축하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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夏四月(하사월) : 여름 4월에
王畋于南郊(왕전우남교) : 왕이 남교(南郊)에서 사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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杖右思補李蒨(장우사보리천) : 우사보(右思補) 이천(李蒨)과
左思補王伯(좌사보왕백) : 좌사보 왕백(王伯)에게 장형을 가하여
流于島(류우도) : 섬에 귀양보내었다.
嬖人李仁吉妾父(폐인이인길첩부) : 폐인(嬖人) 이인길(李仁吉)의 첩의 아버지인
西京郞將崔得和(서경랑장최득화) : 서경낭장(西京郞將) 최득화(崔得和)가
爲隨州守(위수주수) : 수주(隨州)의 수령이 되자
蒨等不署告身(천등불서고신) : 천(蒨) 등이 고신(告身)에 서명하지 아니하니
仁吉訴之(인길소지) : 왕에게 호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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丁卯(정묘) : 정묘일에
王如元(왕여원) : 왕이 원 나라에 갔다.
四更出自陽善門(사경출자양선문) : 4경(更)에 양선문(陽善門)으로 나갔으므로
百官不及拜辭(백관불급배사) : 조정의 모든 관원들은 미처 전송하지 못하였다.
柳淸臣(류청신) : 유청신ㆍ
吳潛(오잠) : 오잠ㆍ
元忠(원충) : 원충ㆍ
韓渥(한악) : 한악(韓渥)ㆍ
尹碩(윤석) : 윤석ㆍ
柳有奇(유유기) : 유유기(柳有奇)ㆍ
安珪等(안규등) : 안규(安珪) 등이
從之(종지) : 따라갔다.
內豎大護軍朴仁平(내수대호군박인평) : 내수(內豎) 대호군 박인평(朴仁平)이
以姦巧得幸(이간교득행) : 간사하고 교활한 행동으로 총애를 얻었고
而潛結曹頔(이잠결조적) : 몰래 조적(曹頔)과 결탁하였다.
頔養子宦者楊安吉(적양자환자양안길) : 적의 양자인 환자 양안길(楊安吉)이
時在帝側用事(시재제측용사) : 그때 황제의 곁에 있으면서 권세를 부렸다.
其妹(기매) : 그의 누이가
適人已久(적인이구) : 남에게 시집간 지 오래 되었는데
王欲求援安吉(왕욕구원안길) : 왕이 안길(安吉)에게 후원을 얻고자 하여
黜其夫(출기부) : 그의 남편을 내쫓고
以嫁仁平(이가인평) : 인평에게 시집보냈다.
至是(지시) : 이때에
仁平先至瀋王所(인평선지심왕소) : 인평이 먼저 심왕(瀋王)의 처소에 이르러
與頔(여적) : 조적ㆍ
安吉(안길) : 양안길과
相爲唇齒(상위진치) : 입술[唇]과 이[齒]와 같은 관계가 되어
遂背王(수배왕) : 왕을 배반하고
反以國家陰事(반이국가음사) : 도리어 국가의 비밀스런 일을 가지고
訴瀋王(소심왕) : 심왕에게 호소하였다.
又誘引柳淸臣吳潛(우유인유청신오잠) : 또 유청신ㆍ오잠을 유인하여
與之比(여지비) : 서로 입술과 이처럼 되었으며
趙璉趙延壽金元祥等(조련조연수금원상등) : 조련(趙璉)ㆍ조연수(趙延壽)ㆍ김원상(金元祥) 등이
陰附之(음부지) : 은밀히 동조하였다.
於是(어시) : 그리하여
王之侍從(왕지시종) : 왕의 시종은
皆離畔(개리반) : 모두 이반(離叛)하여
莫適所從(막적소종) : 호종하는 자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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命三司使金恂(명삼사사김순) :
삼사사 김순(金恂)
密直使白元恒(밀직사백원항) : 밀직사 백원항(白元恒)
密直副使尹碩全英甫(밀직부사윤석전영보) : 밀직부사 윤석(尹碩)ㆍ전영보(全英甫)와
及監察讞部官(급감찰얼부관) : 감찰 언부관(讞部官)에게 명해서
杖權漢功蔡洪哲(장권한공채홍철) : 권한공ㆍ채홍철에게 장형을 가하여
流于遠島(류우원도) : 먼 섬에 귀양보냈다.
漢功(한공) : 한공은
上王之所重也(상왕지소중야) : 상왕이 소중히 여기는 신하였다.
時臨海君李瑱(시림해군리진) : 그때 임해군(臨海君) 이진(李瑱)이
餞于郊(전우교) : 교외에서 전송하니
漢功曰(한공왈) : 한공이 말하기를
天地雖廣大(천지수광대) : “천지가 비록 넓고 크나
一身藏處難(일신장처난) : 한 몸을 감출 데가 없습니다." 하였다.
瑱曰(진왈) : 진이 말하기를
厠竇好(측두호) : “뒷간이 좋다." 하니
漢功大慚(한공대참) : 한공이 매우 부끄러워하였다.
漢功洪哲及光逢廷芝等(한공홍철급광봉정지등) : 한공ㆍ홍철ㆍ광봉(光逢)ㆍ정지(廷芝) 등이
不入海島(불입해도) : 섬에 들어가지 않고
皆聚洪州界(개취홍주계) : 홍주(洪州) 지경에 모여서
擾民不可勝紀(요민불가승기) : 백성들에게 끼친 폐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先是(선시) : 이보다 먼저
上王之留元也(상왕지류원야) : 상왕이 원 나라에 머물면서
凡國家政事(범국가정사) : 나라의 정사와
倉庫出納(창고출납) : 창고의 출납을
一委親近(일위친근) : 모두 친근한 사람에게 맡겼으므로
雖有過擧(수유과거) : 비록 잘못된 처사도 있었으나
然倉庫盈羡(연창고영이) : 창고는 가득 차고 사
人必畏服(인필외복) : 람들은 두려워하여 복종하더니
自西幸以後(자서행이후) : 상왕이 서쪽[吐蕃]으로 간 뒤부터는
宦官左右(환관좌우) : 환관과 좌우들이
謀改上王之政(모개상왕지정) : 상왕의 정책을 고치고
放逐臣舊(방축신구) : 옛 신하들을 내쫓느라
無虛日(무허일) : 쉬는 날이 없었으며
倉庫俱竭(창고구갈) : 창고는 모두 비었다.
英甫弟僧山枳(영보제승산지) : 영보(英甫)의 아우인 중 산지(山枳)와
及吳佛奴等(급오불노등) : 오불노(吳佛奴) 등이
附伯顏禿古思(부백안독고사) : 백안독고사(伯顔禿古思)에게 붙어서
蜂起煽亂(봉기선란) : 벌떼처럼 일어나 난을 선동하였다.
時王(시왕) : 그때 왕은
寓伯顏禿古思家(우백안독고사가) : 백안독고사의 집에 유숙하였다.
史臣曰(사신왈) : 사신(史臣)이 말하기를
任用舊人(임용구인) : “선왕이 쓰던 구인(舊人)을
亦繼述之一事也(역계술지일사야) : 〈그대로〉 쓰는 것도 또한 〈선왕의 뜻과 사업을〉 계승하는 일의 한 가지다.
漢功(한공) : 한공은
以太尉王所重(이태위왕소중) : 태위왕(太尉王)이 중히 여겼기 때문에
而乃見竄(이내견찬) : 귀양가게 되었으니
可謂王有孝心乎(가위왕유효심호) : 왕이 효심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死生榮辱命也(사생영욕명야) : 죽음과 삶 영화와 욕은 명수(命數)에 달린 것이다.
漢功之逃(한공지도) : 한공이 뒷간으로 도망한 것은
失大臣體(실대신체) : 대신의 체통을 잃은 것이다.
亦豈免君子之譏乎(역기면군자지기호) : 어찌 군자의 비웃음을 면할 수 있겠는가." 하였다.
史臣許應麟曰(사신허응린왈) : 사신 허응린(許應麟)이 말하기를
忠宣王(충선왕) : “충선왕(忠宣王)이
嫉惡如讎(질악여수) : 악을 미워하기를 원수같이 했다.
而閹人伯顏禿古思(이엄인백안독고사) : 환관 백안독고사가
以其姦險見惡於王(이기간험견악어왕) : 그의 간악하고 음험한 성품 때문에 충선왕에게 미움을 받고
誣譖於英宗皇帝(무참어영종황제) : 영종황제(英宗皇帝)에게 무고(誣告)로 참소하여
竄王吐蕃(찬왕토번) : 충선왕을 토번으로 귀양가게 하였으니
在忠肅(재충숙) : 충숙왕(忠肅王)에게는
義不共戴天也(의불공대천야) : 같은 하늘 아래서는 함께 살 수 없는 원수이다.
其入朝也(기입조야) : 그런데 원 나라에 들어가서는
旣不能白於天子(기불능백어천자) : 천자에게 아뢰어서
正其吠主之罪(정기폐주지죄) : 백안독고사의 배반한 죄를 다스리지도 못하고
乃反寓其家(내반우기가) : 도리어 그의 집에 거처하였으며
王以其族(왕이기족) : 그의 일족에게
免隷爲良(면례위량) : 노예의 신분을 면제하여 양민이 되게까지 하였으니
獨何心哉(독하심재) : 도대체 무슨 마음인가." 하였다.
五月(오월) : 5월에
杖前直郞鄭瑈(장전직랑정瑈) : 전 직랑(直郞) 정유(鄭瑈)에게 장형을 가하여
流于島(류우도) : 섬에 귀양보냈다.
初王(초왕) : 일찍이 왕이
聞柳淸臣吳潛(문류청신오잠) : 유청신ㆍ오잠이
訴王于上王(소왕우상왕) : 자기를 상왕에게 참소하였다는 말을 듣고
頗疑之(파의지) : 자못 의심하였다.
二人詣行宮(이인예행궁) : 이 두 사람이 행궁에 나가서
請與白元恒辨(청여백원항변) : 백원항(白元恒)과 더불어 변명하기를 청하였다.
王問元恒(왕문원항) : 왕이 원항에게 물으니
元恒(원항) : 원항은
指鄭方吉及僧祖倫(지정방길급승조륜) : 정방길(鄭方吉)과 중 조륜(祖倫)을 지목하고
祖倫(조륜) : 조륜은
指前執義徐諲(지전집의서인) : 전 집의(執義) 서인(徐諲)을 지목하며
諲指鄭瑈(인지정瑈) : 서인은 정유(鄭瑈)를 지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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同知密直司事李伯謙卒( 지밀직사사리백겸졸) : 동지밀직사사 이백겸(李伯謙)이 졸하였다.
伯謙風彩瀟洒( 겸풍채소쇄) : 백겸은 풍채가 맑고 깨끗하여
玉立朝端(옥립조단) : 조반(朝班)에 옥(玉)이 서 있는 듯하였다.
嘗爲公州副使( 위공주부사) : 일찍이 공주부사(公州副使)가 되어서는
勸課農桑( 과농상) : 종사와 누에치기를 권면하니
民以富饒(민부요) : 백성들이 풍족하였다.
又牧濟海二州(우목제해이주) : 또 제주(濟州)ㆍ해주(海州)의 두 고을에 목사로 있었으며
留守南京(류수남경) : 남경(南京)의 유수를 지냈는데
以政最聞(이정최문) : 정적(政績)이 '최(最)'로 보고되었다.
濟州叛賊曰(제주반적왈) : 제주의 반적(叛賊)이 말하기를
若李伯謙宋英來撫(약이백겸송영래무) : “만약 이백겸ㆍ송영(宋英)이 와서 위무한다면
吾豈敢叛乎(오기감반호) : 우리가 어찌 감히 반하랴." 하였으니
其愛慕如此(기애모여차) : 그를 사랑하고 흠모함이 이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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遣密直任瑞(견밀직임서) : 밀직 임서(任瑞)를
如元獻鷂(여원헌요) : 원 나라에 보내어 매를 바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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六月癸卯朔(유월계묘삭) : 6월 1일 계묘에
日食旣(일식기) : 개기일식(皆旣日蝕)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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鷹揚軍上護軍元冲甲卒(응양군상호군원충갑졸) : 응양군(鷹揚軍) 상호군(上護軍) 원충갑(元冲甲)이 졸하였다.
爲人(위인) : 사람됨이
短小(단소) : 체구는 왜소했으나
精悍(정한) : 힘차고 용감하며
眼有電光(안유전광) : 눈에는 전광(電光)이 있었다
臨難忘身(림난망신) : 국난을 당하여서는 몸을 돌보지 아니하였다.
後以擊走哈丹功(후이격주합단공) : 뒤에 합단(哈丹)을 격퇴시킨 공으로
賜推誠奮勇(사추성분용) : 정성과 용맹을 미루어
匡國功臣號(광국공신호) : 광국공신호를 하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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宥二罪以下(유이죄이하) : 이죄(二罪) 이하를 사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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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七月(추칠월) : 가을 7월에
上王至西蕃獨知里(상왕지서번독지리) : 상왕이 서번(西蕃)의 독지리(獨知里)에 이르러
寄書崔有渰(기서최유엄) : 최유엄(崔有渰)ㆍ
權溥(권부) : 권부(權溥)ㆍ
許有全(허유전) : 허유전(許有全)ㆍ
趙簡等云(조간등운) : 조간(趙簡) 등에게 편지를 보내기를
予以命數之奇(여이명수지기) : “내가 운명이 기구하여
罹玆憂患(리자우환) : 이 환난(患難)을 당하였다.
孑爾一身(혈이일신) : 외로운 한 몸이
跋涉萬五千里(발섭만오천리) : 1만 5천 리의 노정을 산을 넘고 물을 건너서
向于吐蕃(향우토번) : 토번으로 왔으니
辱我社稷(욕아사직) : 우리의 사직(社稷)을 욕되게 함이
多矣(다의) : 많다.
寢不安枕(침불안침) : 잠을 자도 잠자리가 편안하지 아니하며
食不知味(식불지미) : 음식을 먹어도 맛을 알지 못하겠다.
想諸國老(상제국로) : 생각하건대 여러 국로(國老)들도
亦勞心焦思(역로심초사) : 노심초사(勞心焦思)하리니
冞增惶愧(미증황괴) : 더욱 황송하고 부끄럽다.
國王(국왕) : 국왕이
年少無知(년소무지) : 나이가 어려서 철을 모르므로
向之憚我群小(향지탄아군소) : 전일에 나를 꺼리던 여러 소인들이
必幸我如此(필행아여차) : 반드시 내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을 다행하게 여기어
肆其姦巧(사기간교) : 간교(姦巧)한 짓을 함부로 할 것이니
焉知不問我父子乎(언지불문아부자호) : 우리 부자 사이를 이간하지 않는다고 어찌 알겠는가.
幸諸國老(행제국로) : 여러 국로들은
同心協力(동심협력) : 마음을 같이하고 힘을 모아서
數奏于帝(수주우제) : 황제에게 자주 아뢰어
俾予速還(비여속환) : 내가 빨리 돌아가게 해 달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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八月(팔월) : 8월에
前正尹蔡河中(전정윤채하중) : 전 정윤(正尹) 채하중(蔡河中)이
偕元使金家奴(해원사금가노) : 원 나라의 사신 김가노(金家奴)와 함께
自元來言(자원래언) : 원 나라에서 돌아와 말하기를
帝赦權漢功(제사권한공) : “황제가 권한공ㆍ
蔡洪哲而召之(채홍철이소지) : 채홍철을 은사(恩赦)하여 부른다." 하고
又言(우언) : 또
帝以瀋王暠(제이심왕고) : "황제가 심왕(瀋王) 고(暠)를
爲國王(위국왕) : 국왕으로 삼았다"고 말하였다.
翼日(익일) : 이튿날
百官賀暠母安妃(백관하고모안비) : 백관들이 고의 어머니인 안비(安妃)에게 하례(賀禮)하였다.
是夕(시석) : 이날 저녁에 호
護軍李漣(호군리련) : 군 이련(李漣)이
還自元言(환자원언) : 원 나라에서 돌아와서 말하기를
國無王恙(국무왕양) : “왕에게는 아무 탈도 없다." 하니
宰樞始知河中之妄(재추시지하중지망) : 재신(宰臣)ㆍ추신(樞臣)들이 비로소 하중(河中)이 속인 것을 알았다.
初上王(초상왕) : 애초에 상왕이
愛瀋王愈於己出(애심왕유어기출) : 심왕을 자기의 아들보다 더 사랑하였으므로
瀋王(심왕) : 심왕이
因生覬覦心(인생기유심) : 욕심을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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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護軍孫琦(대호군손기) : 대호군(大護軍) 손기(孫琦)가
賫金銀苧布(재금은저포) : 금ㆍ은과 저포(苧布)를 가지고
如元獻王(여원헌왕) : 원 나라에 가서 왕에게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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判司事金恂卒(판사사금순졸) : 판삼사사 김순(金恂)이 졸하였다.
恂寬厚長者(순관후장자) : 순은 너그럽고 후하고 점잖은 사람이며
日以絲竹爲樂(일이사죽위악) : 날마다 관현악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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元中書省(원중서성) : 원 나라의 중서성(中書省)에서
遣宣使李常志(견선사리상지) : 선사(宣使)로 이상지(李常志)를 보내서
來囚靖和公主宮女(래수정화공주궁녀) : 정화공주(靖和公主)의 궁녀와
及饔人韓萬福(급옹인한만복) : 옹인(饔人; 음식 만드는 사람) 한만복(韓萬福)을 가두고
問公主薨故(문공주훙고) : 공주의 죽은 까닭을 물었다.
萬福言(만복언) : 만복이 말하기를
去年八月(거년팔월) : “작년 8월에
王密御德妃於延慶宮(왕밀어덕비어연경궁) : 왕이 비밀리에 덕비(德妃)와 연경궁에서 동침하였는데
公主妬(공주투) : 공주가 질투하다가
被王歐(피왕구) : 왕에게 구타를 당하여
鼻衄(비뉵) : 코피가 났으며
又於九月(우어구월) : 또 9월에
王如妙蓮寺(왕여묘련사) : 왕이 묘련사(妙蓮寺)에 가서
歐公主(구공주) : 공주를 구타하는 것을
於侁夫介等救之(오신부개등구지) : 오신부개(於侁夫介) 등이 말렸습니다." 하였다.
遂執宮女及萬福等(수집궁녀급만복등) : 드디어 궁녀와 만복 등을 잡아서
以歸(이귀) :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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九月(구월) : 9월에
蔡河中(채하중) : 채하중(蔡河中)이
復如元從瀋王也(부여원종심왕야) : 심왕을 모시려고 다시 원 나라에 갔다.
河中(하중) : 하중이
嘗恨辨違都監(상한변위도감) : 일찍이 변위도감(辨違都監)이
取其父洪哲(취기부홍철) : 그의 아버지 홍철(洪哲)과
及權漢功田民斷與於人(급권한공전민단여어인) : 권한공의 전민을 추심하여 다른 사람에게 돌려주도록 판결한 것에 원한을 품어서
召都監官謂曰(소도감관위왈) : 도감관(都監官)을 불러 말하기를
從汝惡王命決耶(종여악왕명결야) : “네가 못된 왕의 명에 따라 판결하느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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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校僉議政丞李瑱卒(검교첨의정승리진졸) : 검교 첨의정승 이진(李瑱)이 졸하였다.
爲人(위인) : 사람됨이
體貌魁梧局量寬弘(체모괴오국량관홍) : 체격과 외모가 장대하고 의젓하며 국량(局量)이 넓었다.
然倚其子齊賢勢(연의기자제현세) : 그러나 그의 아들 제현(齊賢)의 세력을 빙자하여
多奪人臧獲(다탈인장획) : 남의 노비를 많이 빼앗았으므로
識者以此少之(식자이차소지) : 식자들은 그를 하찮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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冬十月(동십월) : 겨울 10월에
以金台鉉(이금태현) : 김태현을
判三司事(판삼사사) : 판삼사사로
吳潛朴虛中趙璉(오잠박허중조련) : 오잠ㆍ박허중(朴虛中)ㆍ조련(趙璉)을
僉議贊成事(첨의찬성사) : 첨의찬성사로
趙延壽金元祥(조연수김원상) : 조연수ㆍ김원상을
爲三司使(위삼사사) : 삼사사로
白元恒韓渥(백원항한악) : 백원항ㆍ한악(韓渥)을
僉議評理(첨의평리) : 첨의평리로
秦良弼(진량필) : 진양필을
知密直司事(지밀직사사) : 지밀직사사로
全英甫(전영보) : 전영보(全英甫)를
知密直司事兼大司憲(지밀직사사겸대사헌) : 지밀직사사 겸 대사헌으로
任子松李宜風(임자송이의풍) : 임자송(任子松)ㆍ이의풍(李宜風)을
同知密直司事(동지밀직사사) : 동지밀직사사로
朴孝修李彥忠林仲沇(박효수이언충임중연) : 박효수(朴孝修)ㆍ이언충(李彦忠)ㆍ임중연(林仲沇)을
爲密直副使(위밀직부사) : 밀직부사로 임명하고
閔漬裵挺(민지배정) : 민지(閔漬)ㆍ배정(裵挺)을
守僉議政丞致仕(수첨의정승치사) : 수첨의정승으로 치사(致仕)하게 하고
許有全朴全之(허유전박전지) : 허유전(許有全)ㆍ박전지(朴全之)ㆍ
尹珤李瑚閔宗儒(윤보이호민종유) : 윤보(尹珤)ㆍ이호(李瑚)ㆍ민종유(閔宗儒)를
守僉議贊成事致仕(수첨의찬성사치사) : 수첨의찬성사로 치사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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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一月(십일월) : 11월에
上王(상왕) : 상왕이
寄書崔有渰(기서최유엄) : 최유엄ㆍ
權溥(권부) : 권부ㆍ
裵挺(배정) : 배정ㆍ
許有全(허유전) : 허유전ㆍ
金䝻(김거) : 김거(金䝻)ㆍ
趙簡等曰(조간등왈) : 조간(趙簡) 등에게 편지를 부쳐 이르기를
予十月六日(여시월륙일) : “나는 10월 6일에
到吐蕃撒思結(도토번살사결) : 토번의 살사결(撒思結)에 도착하였다.
似聞帝許還國(사문제허환국) : 황제가 나에게 환국을 허락한다는 말이 들리니
其言若實(기언약실) : 그 말이 만약 사실이라면
公等無以爲念(공등무이위념) : 공 등은 염려할 것이 없다.
不然(불연) : 그렇지 않으면
與柳淸臣吳潛議(여류청신오잠의) : 유청신ㆍ오잠과 함께 의논하여
表請于帝俾予無久於此(표청우제비여무구어차) : 황제에게 표문을 올려서 주청하여 내가 여기에 오래 있지 않도록 하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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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二月(십이월) : 12월에
白元恒(백원항) : 백원항ㆍ
朴孝修等(박효수등) : 박효수 등이
會議(회의) : 회의하고
上書中書省(상서중서성) : 중서성에 글을 올려
乞還上王(걸환상왕) : 상왕을 소환하기를 빌고
且辨韓萬福誣告公主薨故(차변한만복무고공주훙고) : 또 한만복이 공주의 죽은 까닭을 무고한 데 대하여 변박(辨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