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8경중 "옥순봉"(玉荀峰)을 못 가봤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어 가보기로 했다.
"옥순봉"(玉荀峰)이나 "구담봉"(龜潭峰)은 그리 높지 않지만 나이든 사람들에게는 그리 만만치 않은 코스다.
지도를 보면 "계란재공원 지킴터"부터 오르내림을 반복하여야 한다.
"계란재공원 지킴터" 유료주차장.
"계란재공원 지킴터" 유료주차장.
주차장에서 등산로 입구에 "옥순봉"에 대한 설명을 써 놓았지만 훼손돼서 읽기가 힘들었다.
"옥순봉"(玉荀峰. 286m)은 원래 "제천 십경"(提川 十景)중에 하나였다고 한다.
"옥순봉"이 단양팔경(丹陽八景)에 속하게 된 것은 "명종"(明宗)때 "퇴계 이황"(退溪 李滉)에 의해서였다고 한다.
당시 단양 군수로 부임할 때 "청풍"(淸風)에서 배를 타고 "단양"(丹陽)으로 가면서
이곳의 특이한 암봉(岩峰)의 아름다움에 반하여 "옥순봉"(玉荀峰)이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후에 "단양팔경"을 정하면서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도담삼봉", "석문", "사인암", "구담봉" 등
일곱 개의 경승지에 "옥순봉"을 꼭 포함시켜야 "단양팔경"이 제대로 구성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황"은 청풍부사에게 옥순봉을 단양에 속하게 해달라고 청했지만 정중히 거부당했다고 한다,
그래서 대신 옥순봉 석벽에 "단구동문"(丹丘洞門)이라 새기고 이곳을 "단양"의 관문으로 정했다고 한다.
후일 청풍부사가 "옥순봉"을 찾아가 각자(刻字)를 보고 글씨가 힘차고 살아 있어 누가 쓴 것인지 물었다.
곧 이황의 글씨라는 이야기를 듣고 감탄한 그는 "옥순봉"을 단양으로 넘겨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옥순봉"이 단양에 속했다는 기록이나 역사는 없다고 한다.
또한 석벽에 새겨진 "단구동문"(丹丘洞門)은 이곳이 충주호(忠州湖)가 되면서 물에 잠겨 볼 수없다고 한다.
차가 주차장에 들어 올 무렵부터는 제법 빗줄기가 굵어진다.
그리 많은 량은 아니지만 옷을 적시기에는 충분했다.
모두들 비닐 우비를 쓰는데 나는 배낭에 우비를 쓰면 불편해 우산을 쓰고 대신 스틱을 사용하지 않았다.
주차장에서 계단을 잠깐 오른 후 가파른 포장도로를 올라가야 한다.
"옥순봉"이 1.9k 그리고 구담봉이 1.6k지만 중간에 갈라지는 곳이 있어서 더 올라가봐야 한다.
콘크리트 포장도로는 힘들지는 않지만 계속 오름길이다.
고개를 넘으니 비로서 포장도로는 끝나고 가게가 있는데 비가오니 쉬는가보다.
두번째 이정표.
주차장이 1.1k이고 옥순봉이 1.2k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고르지 않은 계단과 비탈길을 올라야 한다.
비가 안온다면 그리 문제가 되지 않을텐데 높은 습도에 우산을 쓰고 올라가려니 쉽지가 않다.
허덕지덕 계단을 다 오르니 삼거리 이정표가 나온다.
여기서 좌측으로 900m만 가면 옥순봉이고, 우측으로 가면 구담봉이다.
잠깐 충주호를 건너 산이 보인다.
날만 좋았으면 아주 멋진 경치를 볼 수있었을 텐데,,,
갈림길에서부터는 무척 가파른 비탈길을 내려가야 한다.
그것도 잠깐이 아니고 꽤나 긴 코스를 내려가야 한다.
미끄러지지 않게 무척 조심해야 한다.
이곳은 "각시붓꽃"이 무척 많았다.
이렇게 여러곳에 피어 있는 곳도 보기 드물다.
이나무는 무슨 나무일까?
한참을 생각해도 나무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나중에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올 때에서야 이 나무가 "물푸레나무"라는 것이 생각난다.
이제는 무엇을 보면 그때 그때 생각이 나지 않는다.
"선제비꽃"은 습한 곳에 사는데 여기가 습한 곳일까?
거의 다 내려가니 "옥순봉"이 400m남았단다.
또 한번 비탈길을 내려간다.
이제부터는 막바지 바윗길을 올라야 한다.
젖은 바위는 상당히 미끄럽다.
무척 조심을 해야 한다.
이쯤에서 잠깐 "구담봉"이 보인다.
"구담봉"을 가려면 봉우리 셋을 넘어야 한단다.
드디어 "옥순봉"에 도착했다.
전에 서울 둘레길을 갈 때 친구가 말을 했다.
높은 산이 힘든게 아니고 오히려 낮은 산이 더 힘들다고,,,,,
286m의 낮은 산에 꽤 높은 주차장에서부터 올라왔는데 힘이 엄청 든다.
"옥순봉"에서 "구담봉"쪽으로 보이는 경치는 아주 절경이다.
그런데 바로 앞에 있는 암봉의 능선이 넓고 길이 있다.
저곳으로 가면 충주호가 더 자세히 보이겠다.
나중에 다른 사람의 산행기를 보니 저곳으로 가면 구담봉쪽으로 가는 다른 길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온 쪽을 돌아본다.
오른쪽 높은 봉우리가 "구담봉"과 "옥순봉"의 길림길이 있는 곳이다.
저곳에서부터 급경사를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 온 것이다.
"구담봉"은 거리는 짧지만 봉우리 셋을 넘어야 한다.
"장회나루"에서 다니는 유람선의 마이크 소리가 이곳까지 들린다.
"옥순봉"과 "구담봉"을 자세히 보려면 오히려 저 유람선을 타는게 더 현명할듯하다.
"옥순봉"이 여기서 끝인 줄 알았더니 "옥순봉 전망대"가 또 있다.
"옥순봉"의 반대편 경치가 보이는 곳이다.
"출렁다리"도 보이고,,,,,
"옥순봉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옥순봉 출렁다리"와 "옥순대교".
비를 맞아 지쳐서 인가?
여기에서 점심을 먹는단다.
점심을 먹으면 "구담봉"을 어떻게 가려고,,,?
가뜩이나 미리 본 "구담봉"가는 고개를 이 빗길에 어찌 넘어 가려고?
일행은 여기 저기 모여 앉아 가져 온 도시락을 먹었다.
일부 사람들은 술도 가져왔지만 꺼내기만 했지 마시는 사람이 없다.
그래 "구담봉"은 오늘 포기를 하자.
그래야 또 올 명분이 있지,,,,,,
미끄러운 바윗길도 신경이 쓰였지만 갈림길까지 올라가는 길이 무척 길게 느껴진다.
미끄러운 길을 우산을 쓰고 스틱없이 올라가려니 더욱 힘이든다.
오랫만에 보는 "알록제비꽃"
그래도 간간히 보이는 봄꽃들이 조금은 피로를 덜어준다.
결국 몇몇 날쎈 사람들만 빼고는 모두 하산을 한다.
주차장 입구에 도착하니 겨우 안심이 된다.
주차장 입구에서 특이한 꽃을 봤다.
저건 분명 "금창초"다.
여지껏 남쪽에서만 봤는데 이곳에서도 자생을 하는구나,,,,,,
이제 머지않아 전국에서 "금창초"를 볼 수가 있겠구나,,,,
비가 조금 더 오는 버스 안에서 "구담봉"을 갔던 일행을 기다리니 족히 한시간 이상을 더 걸린듯하다.
모두 내려오자 버스를 타고 "구담봉"이 보이는 곳까지 조금 더 내려와
물가의 음식점에서 뒤풀이를 하며 빗속의 산행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