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20:00
원효대교에서 출발
야간 라이딩
경인아라뱃길자전거코스
정서진 노을종
사부작 / 쌤 / 디아
5차 라이딩은 야간 라이딩이다.
코스는 경인아라뱃길자전거코스로 목표 도착지는 정서진노을종이다.
각자 출발한 위치로부터 시작하기에 전체 이동 거리는 각각 다르며 아래 지도상 거리는 디아의 이동 경로 기준이다.
해가 지고 해가 뜨는 시간까지 약 10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강자전거길과 아라뱃길자전거길 코스 108km를 라이딩했다.
행주산성
양평서울해장국
이번이 두 번째 찾아온 식당이다.
밤 9시가 넘은 시간에 행주산성 주변 국숫집은 영업 마감되었고 유일하게 이곳만 영업을 했기에 또 찾아왔다.
새벽까지 라이딩을 해야 하기에 든든한 한 끼를 먹어야 한다.
주인장도 두 번째 찾은 우리를 알아보는 눈치다.
저녁을 먹은 후 행주대교를 넘어갔다.
사부작님을 선두로 아라뱃길자전거길로 진입했다. 10시가 넘은 시간 야간 라이딩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한적한 자전거길을 달려갈 수 있었다.
잘 포장된 도로는 바퀴에 구름성도 좋아서 달려간다는 표현보다는 잘 굴러간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것 같다.
행주대교에 근접할 때부터 출발지점과 다른 차가운 공기를 느꼈는데
아라뱃길자전거길도 역시나 찬기운의 공기였다.
땀은 흐를 틈 없이 바로 말라버리는 느낌인데 이도 오랜 시간이 지나니 끈적이는 느낌으로 바뀌었다.
열심히 달려 도착한 곳은 두리나루를 조금 지나서 있는 두리생태공원 앞 등대공원 쉼터에 도착했다.
아라뱃길
등대공원
행주대교를 건너와서 첫 번째 쉼을 갖는다.
쉼터에서 보이는 아라뱃길의 야경 중 하나.
아라뱃길 라이딩 영상
목상교와 아라마루휴게소 사이에 있는 쉼터
쉼터에서 보이는 아라마루휴게소의 야경
좁은 아라뱃길은 좌우로 아주 높은 담장이 계속 이어져 있어서 마치 계곡 속을 달리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가로등과 아라마루휴게소의 조명 불빛이 경인운하 물 위로 비치며 근사한 밤의 풍경을 보여주었다.
바람소리언덕을 지나면 있는
쉼터
수도권 제2순환도로(인천-김포) 교각을 보고 있다.
교각의 불 빛은 금빛으로 아라뱃길을 물들여놓고 있었다.
검단
반대편에는 검단신도시 아파트의 불 빛도 아라뱃길을 금빛으로 물들여놓고 있다.
아라뱃길의 끝
18km의 직선 길 구간이 끝나는 곳이다.
왼쪽의 풍력 기와 타워가 보이는 곳이 최종 도착지 정서진노을종이 있는 곳이다
아라한강갑문에는 '경인아라뱃길'이라고 써 놓았다.
주변 야경
조금 지친 듯 보이는 쌤님의 뒷모습에서 '젊은 날의 소년 쌤님이 자전거를 끌고 가는 모습'이 연상됐다.
정서진노을종
반달이 떠있는 것을 이제서 알게 됐다.
달려오는 내내 달의 방향을 등지고 있어서 알 수 없었다.
실제는 더 노랗고 또렷한데 사진으로 담을 수 없어 아쉬웠지만
정서진노을종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기쁨에 동참해 주는 반달이 고마웠다.
삼각대도 없이 감성사진이 나와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Shoot!
힘껏 달려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피곤하고 지친 느낌을 사진으로 표현한다면 이렇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정서진노을종에 좌우로 기대어 세워놓은 쌤님과 사부작님 자전거
노을종이라 붙은 이름으로 알 것 같다.
노을이 질 무렵 종 가운데 막대에 붉은 노을이 걸쳐 종 모양이 완성되는 찰나가 연출되는 것에서 지은 것 같은데 만약 이 방향에서 둥근달이 종 막대 끝을 지나는 찰나를 잡는다면 정서진달종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전설의 라이더
'사부작님과 쌤님'이라 부르고 싶은 감성사진
아라뱃길 여객터미널 홍보관의
야경은 호주의 오페라하우스를 연상하게 한다.
갯골
사진작가들에게 유명한 갯골 장노출 명소
장노출 사진을 찍어보고 싶지만 필터를 가지지 못해서 찍지 못하고 마음에 열정만 가득 담고 있는 장르다.
이곳에 와서 스냅사진으로 나마 이렇게 찍어보는 것도 행운이라 생각하며 함께 와준 두 분께 묵언으로 감사했다.
START
국토종주 첫 출발점 앞에 서신 사부작님.
언젠가 한 번 해볼 마음을 갖고 있으신 것을 알고 있기에 그때를 기대해 본다.
우리는 그런 마음을 실어서 아치 문을 지나 출발을 했다.
이 앞에서 셀카로 함께 찍은 사진.
이 길을 따라가면 왔던 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달리고, 달리고, 달렸다.
피로감이
쌓일 수밖에 없는 시간.
고가 위에서 쉬면서 등대공원 쉼터를 내려다봤다.
한강자전거길 진입
행주대교 남단 길 진입 라이딩 영상, 고라니 출몰
방화대교
방화대교 아래 평상에 누워 굽어진 등을 시원하게 폈다.
행주대교 남단을 지나 도착한 방화대교에는 기대했던 편의점이 문을 닫고 말았다.
편의점을 찾아 다시 달리고 달린다
서강대교
서강대교에 있는 편의점에서 맥주와 얼음 음료를 마시며 쌤님의 앙금빵과 사부작님의 맥스봉 소시지를 먹으며 쉬었다.
04: 25
새벽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서강대교 옆에서 쉼을 갖는 중에 서강대교 남단 아래로 경찰 순시선이 뭔가를 찾는 것처럼 다가오고 다리 아래를 살폈다.
다리 위에선 119와 구급차가 다리 위를 오가는 것도 목격 됐다.
그러나 아무 일도 없었는지 다리 위와 아래는 조용한 일상이 되어있었다.
별일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안장 위에 앉는다.
피로감은 있을 수밖에 없지만 다 온듯한 기분으로 천천히 페달을 구른다.
원효대교 앞 작별인사
여의도 둔치 한강공원을 지나며 원효대교에 가까이 다가갈 즈음 여명의 동이 트기 시작했다.
사부작님과 쌤님은 원효대교를 넘어서 집으로 가기로 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사부작님은 혼자 라이딩하던 시절 새벽 이 시간 저 여명을 보며 집으로 들어갔다는 말을 하며
가는 길에 근사한 것 있으면 찍어두라고 하며 가신다.
네~
새벽 아침
서울 토박이로 한강변에 살았으면서 처음 맞이하는 경험을 해본다.
원효대교 새벽 풍경
희미하게 날이 밝아오는 빛을 배경으로 원효대교의 가로등 빛이 거울 같은 한강 위로 반영을 그렸다.
지금쯤 사부작님과 쌤님은 1.4km에 다리를 건너느라 힘겹게 페달을 구르고 있으리라 짐작해 본다.
용산의 도시들도 여명과 잔잔한 한강물에 조화를 이루니 멋지다.
분홍색 물감을 마른 붓으로 쓸어서 펴놓은 것 같은 새벽하늘을 보고 마음의 평온함을 느끼는 것 같다.
지금쯤 다리 끝에는 도착하셨을까...
한강철교
가야 할 길도 밝아오고 있었다. 조금 있으면 가로등도 꺼지겠지 그때는 해가 높이 떠 오를 테니까.
남산타워
철교 앞에서는 아파트 사이로 보이는 남산타워가 나를 붙들었다.
아파트와 철교 그 사이로 보이는 남산의 타워가 만화 속 한 장면을 그려주는 것 같은 느낌.
교각의 반복 패턴에서 도시로 점점 빨려 들어가는 속도감이 느껴왔다.
도심으로 서둘러 가야 한다는 느낌.
하지만 교각 아래 흐르는 물을 보고 있으니 여유로움도 느껴졌다.
거울 같은 표면에서 "도시님아 잠깐이라도 여유를 느껴봐"하는 기분이 들었다.
한강철교 아래 풍경
원효대교 파노라마
63빌딩
지나온 길도 근사하게 느껴졌다.
여명 분위기에 빠져들어 자전거를 속도내서 타지 못했다.
노들섬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사진을 찍었다.
한강대교
이 시간이 아니라면 이런 색감을 볼 수 있을까.
혼자 걷는 사람 I
아무도 없는 이 길에서 혼자 걷는 사람도 보인다.
이른 새벽 한강에 나와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루틴을 가진 사람들이 제법 많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사람들이 많고 간혹 젊은 사람들도 있었다.
네 사람이 한마음
카누를 타고 있는 네 사람이 보였다. 이들은 노들섬에서 출발하는 듯했다.
멀어서 들리지는 않지만 구령을 외쳐가며 한마음으로 노를 저었을 것 같다.
혼자 걷는 사람 II
니체는 바다를 낀 자연을 걸었고 괴테는 하이델베르크 성이 보이는 도시를 걸었다고 한다.
둘의 공통점을 말하면 산책한 곳이 동네 가까운 근처라는 것이다.
시간 있을 때마다 산책 시간을 갖었다는 것.
우리는 니체와 괴테가 산책하며 인출해 낸 생각의 정리들을 모아 놓은 글을 보며
위로를 받고 조언에 감동하며 용기를 얻기도 한다.
니체도 괴테도 삶에 고단함이 있었을 것이고
가까운 곳에 나가서 산책을 하며 위로를 받았을 것이다.
슬플 때는 감정이 객관화가 되고 천천히 누그러지며
기쁠 때는 다음 목표를 향한 의욕으로 정화되고
복잡하고 거칠었던 감정이 둥글고 부드럽게 필터링되었을 것이다.
이 새벽 한강변을 혼자 걷고 있는 사람도 니체와 괴테처럼 감정의 필터가 작동하고 생각의 인출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덕분에 나도 그가 걷고 있는 풍경을 보며 지나온 시간들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
달리는 사람
경쾌한 뜀에 맞춰 일정하게 반복하는 숨소리를 뱉으며 새벽길을 달리는 젊음.
동작대교 I
교각의 곡선을 넣어서 와이드 스크린처럼 보이게 해 봤다.
동작대교 II
새벽하늘은 점점 더 붉어지고 있다.
동작대교 III
파노라마 와이드 스크린 I
흑석동 강변길 교각이 사진을 찍는데 방해가 되는 것 같았지만 과감하게 사진에 넣어보았더니 스크린을 앞에 놓고 영상을 보는 느낌을 받았다.
와이드 스크린 II
교각의 좌우를 보이지 않게 하니 좀 더 심플해진 느낌
동작대교 IV
서울 하늘에 일출이 시작되는 것 같다.
한강변에서 일출은 기대도 안 했다.
산 정상에나 가야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동작대교 남단에서 볼 수 있다니 놀라웠다.
일출
동작대교
동작대교 앞에서 동작 그만 ^^
가던 길을 멈추고 한참 동안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다.
야간 라이딩을 했다는 생각마저 잊고 출사 나온 기분만 있었다.
"디아야 가다가 근사한 것 보게 되면 사진 찍어둬라~"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고
여러 장의 사진에 마지막 클라이맥스 같은 극적인 순간이었다.
구르는 페달에는 힘도 안 실린다.
잠수교 위에서 마주하는 아침
해는 벌써 저만큼 떠 올라왔다.
잠수교 위는 걷고 뛰는 사람들도 많았다.
내 머릿속 시계는 아직 5시 같았는데 시간이 벌써 6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강북강변길에도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운동을 하고 있었다.
성수대교를 지나 한강공원에 도착하고 집에 들어가서 시계를 보니 6시 14분이다.
끈적한 땀을 샤워로 씻어내고 나의 루틴대로 움직였다.
토요일 아침이지만 일상에 하루와 같이 준비하고 보내드리는 일을 하고
잠을 청했지만 오래도 못 자고 3시간 만에 깼다.
어제의 라이딩 시작부터 찍어놓은 사진을 보며 순간순간이 기억되고
느끼는 것들에 감동하며 토요일 하루를 보낸다.
사부작님, 쌤님 === 투사부님
^____^
수고하셨습니다.
끝.
첫댓글 참
잘해놧네요
우리나라 멋진나라!
역쉬,
디아 사진은 참 아름답다.
오후 4시까지 푹 잤네. 사지가 따로 놀듯 온 몸이 쑤시고 나른하고...그래도 좋았어.ㅎ
참잘햇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