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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석: 종말의 계시 종말론 심층연구 17장 (17) 음녀와 짐승의 비밀. 계17:1-18
1. 음녀의 비밀(1절~6절)
2. 짐승의 비밀(7절~14절)
3. 짐승의 심판(15절~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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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 장
음녀와 짐승의 비밀
17장의 개요 = 우리는 적그리스도가 무신론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무신론자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탄과 결탁하여 자신을 신의 자리에까지 올려놓는 인물이다. 그리고 그 같은 과정에서 반드시 손을 잡아야 할 반려자가 있어야 하는데 이처럼 적그리스도의 반려자로 등장하는 자가 바로 음녀이다. 음녀는 적그리스도 사상에 물든 교회가 주축이 되어 하나의 거대한 세계적 종교 기구로 탄생하게 되는데 이 종교 세력이 교회는 말할 것도 없고 인류들에게 금잔에 담긴 음행의 포도주(쑥물)를 먹여 이 세계를 큰 음녀의 성으로 만든다. 요한계시록에서는 이 성을 또한 ‘큰 성 바벨론’이라고도 말한다.
계17장에는 이 음녀의 비밀과 적그리스도의 비밀을 계시해 주며 이들이 겪을 최종적인 운명에 대해서 밝혀 주고 있다. 특히 적그리스도의 비밀에 대해서는 단8장, 단11장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적그리스도에 대한 성경적 근거를 다니엘서에서 찾지 못하면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짐승’의 정체를 밝힐 도리가 없는 것이다. 만약 다니엘서에 나오는 ‘짐승’을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짐승’과 접목시키지 못한다면 적그리스도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 전혀 깨달을 수 없을 것이다.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과는 이런 면에서 떨어질 수 없는 연계성이 있다.
1. 음녀의 비밀(1절~6절)
17:1 “또 일곱 대접을 가진 일곱 천사 중 하나가 와서 내게 말하여 이르되 이리 오라 많은 물위에 앉은 큰 음녀가 받을 심판을 네게 보이리라.” 계17장의 계시를 보여 줄 천사는 일곱 대접을 가진 일곱 천사 중 하나로 나와 있다. 요한계시록은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지만 이 계시의 전달자는 천사로 나온다.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라 이는 하나님이 그에게 주사 반드시 속히 될 일들을 그의 종들에게 보이시려고 그의 천사를 그 종 요한에게 보내어 알게 하신 것이라”고 말씀해 주고 있다(계1:1).
이 천사는 요한에게 “물위에 앉은 큰 음녀의 받을 심판을 네게 보이리라”고 하면서 “이리 오라”고 명령한다. 계17장에서는 음녀의 받을 심판을 통해서 음녀의 비밀을 계시해 준다. 이 음녀가 많은 물위에 앉았다는 말은 음녀 조직의 규모를 말하는데 이 같은 표현은 전 세계적인 방대한조직을 의미한다(계17:15).
(1) 이 음녀의 출발점은 교회의 배교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살후2:3). 주의 재림 직전에 교회는 갑작스러운 영적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사탄이 보낸 쑥물로 영적 흑암이 오게 되고 이로 인하여 배교 세력이 대두된다. 이 같은 영적 흑암은 셋째 천사의 나팔을 부는 일이 시발점이 된다. “셋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횃불 같이 타는 큰 별이 하늘에서 떨어져 강들의 ⅓과 여러 물 샘에 떨어지니 이 별 이름은 쑥이라 물의 ⅓이 쓴 쑥이 되매 그 물이 쓴 물이 됨으로 많은 사람이 죽더라”고 말씀해 주고 있다(계8:10).
(2) 이 쑥물은 사탄이 보낸(하늘에서 떨어진 큰 별) 적그리스도 사상으로 적그리스도를 새로운 메시아로 영접하게 하는 배도사상이다. 주의 재림에 무관심하고 이미 세속화되어 지상의 ‘유토피아’를 갈망하는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적그리스도의 등장은 새로운 복음이 아닐 수 없다. 주님은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고 탄식하셨다(눅18:8).
예수님은 주의 날을 맞이할 이 세상에 대하여 ‘노아의 때’와 같다고 말씀하셨다. “노아의 때와 같이 인자의 임함도 그러하리라 홍수전에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던 날까지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있으면서 홍수가 나서 그들을 다 멸하기까지 깨닫지 못하였으니 인자의 임함도 이와 같으리라”고 하셨다(마24:37-39).
그뿐 아니라 많은 주의 종들은 주의 재림에 전혀 관심이 없는 목회를 하면서 성도들로 미련한 처녀들로 만든다고 경종 하셨다. “만일 그 악한 종이 마음에 생각하기를 주인이 더디 오리라 하여 동료들을 때리며 술친구들로 더불어 먹고 마시게 되면 생각지 않은 날 알지 못하는 시각에 그 종의 주인이 이르러 엄히 때리고 외식하는 자의 받는 벌에 처하리라”고 하셨다(마24:48-51). 베드로 사도는 말하기를 “먼저 이것을 알지니 말세에 조롱하는 자들이 와서 자기의 정욕을 따라 행하며 조롱하여 이르되 주께서 강림하신다는 약속이 어디 있느냐” 하면서 성도들로 하나님의 심판에 눈을 감게 한다고 경계해 주고 있다(벧후3:3-4).
(3) 이 음녀가 이처럼 거대한 조직체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미혹하는 사탄의 영의 역사가 강했기 때문이며 세상의 모든 종교단체가 이 음녀의 휘하에 모이지 아니하면 생존 자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땅에서 올라오는 거짓 선지자의 절대적인 옹호를 받는 것도 그들의 영적 힘이 되었으며 특히 이 음녀가 가지고 있는 “금잔”에 들어 있는 “음행의 포도주”는 모든 사람들을 미혹하기에 족할만한 매혹적인 것이었음을 보여 준다.
이 음녀는 결국 심판을 받게 된다. 그런데 이 음녀의 심판은 적그리스도나 거짓 선지자와 구별된다. 하나님께서는 음녀의 심판을 적그리스도와 그의 추종 국가들인 열 뿔에게 맡기시어 적그리스도의 도구로 이용당한 음녀(음녀의 큰 본산을 이루고 이루고 있는 우두머리들)를 결과적으로 적그리스도의 세력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게 하신다(계17:16-17, 2:21-23). 음녀가 이 같은 최종적인 심판을 받는 시기는 아마도 주의 재림 직전이나 일곱 대접 심판의 진행 중에 있게 될 것이다.
17:2 “땅의 임금들도 그로 더불어 음행 하였고 땅에 사는 자들도 그 음행의 포도주에 취하였다 하고.” 이 음녀가 먹이는 음행의 포도주는 예외가 없다. 땅의 임금들도 이 음녀와 더불어 음행 하였고 땅에 사는 자들도 그 음행의 포도주에 취했다고 했다. 음행 하였다는 말은 이 음녀가 먹이는 음행의 포도주(적그리스도를 메시아로 영접하는 일)를 마시게 하여 적그리스도를 신적 존재로 숭배하도록 했다는 뜻이다. 이 음녀의 활동은 전 세계적이기 때문에 세계 인류들로 그들이 전하는 금잔 속의 음행의 포도주를 먹여 취하게 한다는 것이다. 취한다는 말은 일종의 최면상태를 의미한다. 악령에 의한 정신적 지배로 어린양의 생명책에 기록된 자 외에는 이 지배에서 벗어날 길이 없게 된다. 그리하여 그 결과 모든 사람들의 ‘오른손이나 이마’에 짐승의 표를 받게 된다. 이처럼 음녀의 역할은 인류의 종말에 배교 세력으로 등장하여 위로는 임금으로부터(사회적, 국가적 지도층) 아래로는 모든 백성들에 이르기까지 적그리스도의 종교적 사상에 물들게 하여 모든 인류들로 적그리스도를 신적 존재로 숭배케 하는 일에 이용된다.
17:3 “곧 성령으로 나를 데리고 광야로 가니라 내가 보니 여자가 붉은빛 짐승을 탔는데 그 짐승의 몸에 하나님을 모독하는 이름들이 가득하고 일곱 머리와 열 뿔이 있으며.” 요한은 새로운 계시의 장소로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았다. 성령께서 요한을 데리고 가신 장소에 대하여 광야라고 말씀해 준다. 광야는 문자 그대로 넓은 들판을 말한다. 이 광야는 적그리스도와 음녀의 정체를 보여 주시는 계시의 장소로 택했을 뿐 다른 의미가 주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굳이 의미를 붙인다면 광야란 이 세상을 상징한다고 하겠다.
성령께 이끌려 광야에 간 요한은 그 넓은 들판에서 음녀의 괴이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
(1) 이 음녀는 “붉은빛 짐승”을 탔다고 했다. 이 짐승은 말할 것도 없이 적그리스도를 의미한다. 적그리스도는 세계를 지배하는 권세자이기 때문에 이 자의 등에 탔다는 말은 이 음녀가 세계를 영적으로 지배하는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명시해 주며 “많은 물위에 앉은 음녀”와 같은 의미를 가진다(계17:15). 음녀가 붉은빛 짐승을 탄 이유는 첫째로 음녀는 적그리스도와 동반자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음녀는 오직 적그리스도가 존재함으로써 그의 존재의 의의가 있기 때문에 음녀와 짐승의 관계는 종말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음녀는 붉은빛 짐승인 적그리스도에 편승했으므로 그에게도 많은 권세가 부여되며 특히 그에게 주어진 종교적인 막강한 세력은 세계의 정치계를 주름잡을 만하다.
(2) 그런데 그 짐승의 몸에는 “하나님은 모독하는 이름들이 가득하고 일곱 머리와 열 뿔”이 있다고 했다. 이 같은 표현은 이 짐승의 정체가 누구인가에 대하여 설명해 주는 중복되는 계시다. ‘모독한다’는 말은 하나님을 만홀히 여기는 일과 진리를 대적하는 망령된 행동을 의미한다. 이 같은 짐승의 행실에 대하여 “또 짐승이 과장되고 신성모독을 말하는 입을 받고 ······ 짐승이 입을 벌려 하나님을 향하여 비방하되 그의 이름과 그의 장막 곧 하늘에 사는 자들을 비방하더라”고 했다(계13:5-6). 짐승은 온몸이(머리부터 발끝에 이르기까지) 사단의 화신化身임으로 짐승의 몸에 하나님을 모독하는 이름들이 가득하다는 말씀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리고 그의 몸에 “일곱 머리와 열 뿔”이 있다고 했다. 일곱 머리는 9-10절에서 설명해 주고 있는 역대의 일곱 왕으로 “다섯은 망하였고 하나는 있고 다른 이는 아직 이르지 아니했다”고 했다. 망한 다섯 나라는 로마 시대 이전까지 이른 역대의 왕들(나라들)로 애굽, 앗수르, 바벨론, 메대바사, 헬라 등을 가리키고 요한의 시대까지 존재하고 있는 여섯 번째 나라는 로마를 의미하며 아직 이르지 아니했지만 장차 나타나 잠시 동안 계속할 나라는 인류의 종말에 등장할 적그리스도 국을 말한다. 열 뿔은 적그리스도와 함께 종말에 활동할 열 나라로 형성될 일종의 ‘연합국가’의 나라들임을 의미한다. 적그리스도의 몸에 일곱 머리와 열 뿔이 있다는 것은, 일곱째 나라로 등장하는 적그리스도 국이 적그리스도를 배출하게 되며 이 자는 또한 열 개의 연합국을 지배하여 그들의 왕(여덟째 왕)이 될 것임을 시사해 주는 말이다.
17:4 “그 여자는 자주 빛과 붉은 빛 옷을 입고 금과 보석과 진주로 꾸미고 손에 금잔을 가졌는데 가증한 물건과 그의 음행의 더러운 것들이 가득하더라.”음녀에 대한 더 자세한 계시가 이곳에 전개된다.
(1) 음녀가 입은 옷을 자주 빛과 붉은 빛 옷이라고 했다. 음녀의 옷이란 곧 음녀의 사상을 말한다. 성도들은 흰 옷으로 그리스도의 신부로 단장 한다. 이 옷을 입지 않으면 임금의 잔치(하나님의 나라)에 참여할 수 없다. 그런데 음녀는 자주 빛 옷을 입었다. 이 옷은 성도들이 입을 옷이 아니다. 자주 빛이란 짙은 남색에 붉은 색을 띤 색으로 검붉은 색깔을 말한다. 또 다른 옷 색갈인 붉은 빛은 사탄의 이름에 붙어 있는 색갈이다. 이 색깔은 짐승의 붉은빛과 조화를 이룬다. 이 음녀의 색깔은 적그리스도와의 사상의 동일성을 의미한다. 성경에 붉은 색은 사탄과 연결된다. 사탄을 ‘붉은 용’이란 이름으로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계12:3).
(2) 그의 몸을 꾸민 모양을 ‘금과 보석과 진주로 꾸미고’라고 말씀해 준다. 음녀가 꾸몄다는 “금과 보석과 진주”는 영적 의미로 보이신 상징적 표현이다. 금이나 보석이나 진주는 값진 보화이다. 사람들은 이 같은 보화를 선호하고 우러러본다. 음녀의 존재는 금과 보석과 진주처럼 세상으로부터 각광을 받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을 준다. 음녀가 세상에 등장하면 그는 장차 그런 존재가 될 것이다.
(3) 음녀의 손에는 “금잔”을 가졌다고 했다. 금잔이란 음녀가 세상의 임금들과 모든 인류들에게 마시게 할 사탄의 복음이다. 이 복음은 배도의 터전 위에서 출발한 거짓 복음이다. 이 거짓된 복음을 보낸 자는 사탄이며 사탄은 적그리스도를 통해서 이 복음을 이루고자 한다. 이 복음은 이중성을 지닌 것인데 하나는 사탄이 적그리스도를 신격화시켜 인류로부터 경배를 받는 일이요, 다른 하나는 이 거짓 복음을 따르는 자들에게 짐승의 표를 주어 영원한 멸망에 동행하는 일이다. 그래서 이자에 대하여 “그 탄 자의 이름은 사망이니 음부가 그 뒤를 따르더라”고 했다(계6:8).
그 금잔에 들어 있는 것들이 열거되어 있는데 “가증한 물건과 그의 음행의 더러운 것들이 가득하더라”고 말씀해 준다. 이것이 2절에서 말씀해 주고 있는 “음행의 포도주”이다. “가증한 물건”과 “그의 음행의 더러운 것들”이란 그 금잔에 들어 있는 거짓된 복음의 내용물인데 참람된 이름을 가진 짐승과 그를 위해 만들어 놓은 ‘우상’ 등을 상징해 주며 이들을 경배하는 일을 말한다.
17:5 “그의 이마에 이름이 기록되었으니 비밀이라, 큰 바벨론이라, 땅의 음녀들과 가증한 것들의 어미라 하였더라.” 144,000의 하나님의 종들의 이마에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인”이 쳐졌는데 음녀의 이마에는 이들과는 정반대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1) 첫째는 “비밀”이라 했다. 사탄도 자신을 광명한 천사로 위장한다(고후11:13). 적그리스도도 인류의 메시아로 위장한다(살후2:4). 거짓 선지자도 권능을 행하는 능력자로 위장한다(계13:11-16). 음녀는 손에 든 “금 잔”을 진리의 복음으로 위장한다(계19:20). 이것은 사탄의 비밀이다. 이 같은 비밀은 오직 진리의 말씀으로만이 그 정체를 파악할 수 있으며 이 계시의 말씀을 읽고 듣고 지키는 자들만이 깨닫게 된다.
(2) 다음에 음녀에 대하여 “큰 바벨론”이라고 했다. 바벨론은 이 세상을 상징해 주는 표현이다. 큰 바벨론이란 전 세계적인 큰 조직체로 군림하고 있는 음녀의 거대한 모습을 보여 준 것이다.
(3) “땅의 음녀들과 가증한 것들의 어미”라고 했다. 요한이 광야에서 본 음녀의 계시는 음녀 조직의 대표성을 보여준 것이다. 이 음녀는 배도적인 교회들(천주교, 진리를 떠난 교회등)을 핵심으로 세상의 잡다한 종교 세력과 연대한 강력한 조직으로 등장할 것인데 아마 이 음녀 조직의 최상급 지도자는 ‘교황’이 될 가능성이 많을 것이다. 큰 바벨론을 이룬 이 음녀는 땅의 음녀들(세계에 흩어져 있는 음녀의 작은 조직체들)과 가증한 것들(온 땅에 세워진 짐승의 우상들)의 어미라고 했는데 어미란 이것들의 총본산이란 뜻이다.
17:6 “또 내가 보매 이 여자가 성도들의 피와 예수의 증인들의 피에 취한지라...” 음녀는 음행의 포도주로 세상 사람들을 취하게 하므로 적그리스도를 경배케 하여 짐승의 표를 받게 하지만 자신은 성도들의 피에 취하여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된다. 음녀의 손에 든 금잔의 음행의 포도주는 거듭난 성도들에게는 먹일 수 없다. 다만 그들은 이 성도들의 피를 흘리게 한다. 성도들의 피에 취한다는 말은 성도들에 대한 박해를 말한다. 예수의 증인들의 피란 두 증인들을 죽인 사실을 가리킨다. 음녀는 이 피에 취하면 취할수록 더욱 기승을 부리며 피에 굶주린 늑대처럼 삼킬 자들을 찾을 것이다.
이 같은 계시를 바라본 요한은 ‘기이히 여기고 크게 기이히 여겼다’고 했다. 그가 기이히 여긴 것은 음녀의 하는 행위가 너무나도 불가사의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교회는 마땅히 진리를 파수하는 ‘해 입은 여자’가 되어야 하거늘 어떻게 ‘음녀’로 전락하여 적그리스도의 등에 업혀 거짓 복음으로 세상을 미혹하며 하나님의 교회를 대적하고 그리스도의 참된 증인들을 죽임으로 성도들의 피에 취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요한의 마음을 괴롭힌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그 음녀의 무리들 중에는 지난날 하나님의 교회에서 높은 위치에서 교계에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활동했던 자들이 많았으며 그들이 음녀의 지도층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더욱 그러했던 것이다.
2. 짐승의 비밀(7절~14절)
17:7 “천사가 이르되 왜 놀랍게 여기느냐 내가 여자와 그가 탄 일곱 머리와 열 뿔 가진 짐승의 비밀을 네게 이르리라.” 천사는 사도 요한에게 이르기를 짐승이나 음녀에 대하여 기이히 여길 필요가 없다고 했다. 요한이 음녀와 그 음녀가 탄 일곱 머리와 열 뿔 가진 짐승의 정체를 안다면 기이히 여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음녀의 비밀은 이미 1절~ 6절까지 밝혔으며 다만 15절~17절까지는 그가 받을 심판에 대한 결론의 계시가 된다.
17:8 “네가 본 짐승은 전에 있었다가 지금은 없으나 장차 무저갱으로부터 올라와 멸망으로 들어갈 자니 땅에 사는 자들로서 창세 이후로 그 이름이 생명책에 기록되지 못한 자들이 이전에 있었다가 지금은 없으나 장차 나올 짐승을 보고 놀랍게 여기리라.” “일곱 머리와 열 뿔”가진 짐승의 비밀이 이 말씀 가운데 있다는 사실에 큰 관심을 두고 깊이 연구해야 할 것이다. 여기 비밀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는 짐승은 계13장에서 42개월간 세상을 지배할 자이며 세상 종말에 등장할 적그리스도를 가리킴은 물론이다. 이 자는 지난날에 이 땅위에 존재했던 역사적인 인물과 절대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 자가 특별히 유대인들의 역사와 관계되는 사실은 적그리스도란 자는 지난날의 역사 중에 예루살렘을 공격한 인물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적그리스도는 장차 온 세상을 지배하는 자로 그 모습을 드러내겠지만 일차적으로 예루살렘과 유대인들에게 크나큰 고통을 안겨 주게 될 것이다. 그래서 비밀이라고 언급해 주신다. 비밀이란 숨겨진 사실을 말하는데 적그리스도에게는 ‘숨겨진 비밀’이 있다고 말씀해 주고 있다.
(1) 이 짐승의 첫 번째 비밀로 “전에는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이 적그리스도에 대하여 ‘전에 있었다’는 말은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인물이란 뜻이 된다. 그런데 ‘지금은 없다’고 했는데 이 말은 이 자는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인물이지만 요한이 이 계시를 받을 당시인 지금은 존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적그리스도를 이처럼 역사적인 인물로 성경에 등장시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2) 이 짐승의 두 번째 비밀로 “장차 무저갱으로부터 올라와 멸망으로 들어갈 자”라고 했다. 여기서 우리는 “장차”란 말에 유의해야 한다. 다니엘서나 요한계시록에 적그리스도의 등장에 대하여 이 “장차”란 말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 장차란 시기는 인류의 종말, 적그리스도의 등장 시기를 두고 나타낸 말이다. 우리는 여기서 요한이 ‘지금 없다’라고 말하고 있는 그 시기는 로마 시대를 말해 주며 그러나 “장차” 이 짐승이 등장한다는 그 장차의 시기는 인류의 종말과 연결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 같은 성경적 표현은 단9:26절에 있는 말씀과 맥을 같이 한다. “62이레 후에 기름 부음을 받은 자가 끊어져 없어질 것이며 장차 한 왕의 백성이 와서 그 성읍과 성소를 무너뜨리려니와 그의 마지막은 홍수의 휩쓸림 같을 것이며 또 끝까지 전쟁이 있으리니 황폐할 것이 작정되었느니라 그가 장차 많은 사람과 더불어 한 이레 동안의 언약을 굳게 맺고 ······.”(단9:26-27)란 말씀에서 “장차”란 단어가 두 번씩이나 나온다.
“기름 부음을 받은 자가 끊어져 없어질 것”이란 말씀은 예수님의 십자가에서의 고난과 부활과 승천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어 “장차”라고 나 오는 미래형의 이 낱말은 역사의 공간을 건너 뛰어 인류의 종말에 이르는 시기를 말하는데 곧 적그리스도의 등장과 연결되는 기간이다. 요한계시록이나 다니엘서를 상징적으로 해석하는 많은 신학자들은 계17장에서 언급된바 ‘지금은 없다’고 하는 그 지금의 시기를 로마로 보고, ‘장차 무저갱으로부터 올라온다’고 한 그 장차의 시기를 인류의 종말로 시인하며, 단9장의 ‘기름 부음 받은 자’의 끊어짐이 로마 시대란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장차 나타나 예루살렘을 공략하고 한 이레의 언약을 세울 자에 대해서는 인류의 종말에 나타날 적그리스도로 보지 않는다. 이 같은 그들의 해석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여기서 이 적그리스도가 장차 무저갱으로부터 올라온다는 말에 대해 성경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이 문제의 해석상 난점은 그러면 역사적으로 실존했다가 죽어서 무저갱에 들어간 사람이 인류의 종말에 다시 살아나 그 무저갱에서 세상으로 나온다는 말인가? 하는 점이다.
이 말씀에 나타나 있는 계시는 그런 뜻이 결코 아니다. 한 번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올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면 그 자가 부활해서 나온다는 말인가? 적그리스도는 부활한 인물일 수도 없고 그 시기는 부활의 시기도 아니다. 그러므로 “무저갱에서 올라와 멸망으로 들어갈 자”는 장차 인류의 종말에 등장할 적그리스도를 보여 주신 것임이 분명하다.
여기서 멸망으로 들어갈 자란 적그리스도가 아마겟돈에서 거짓 선지자와 함께 예수님이 이끄시는 하늘 군대에 의해 생포되어 둘째 사망에 던져질 적그리스도의 최후의 모습을 말한다(계19:19-20). 그러므로 무저갱에서 올라오는 자와 종말에 등장할 짐승과는 동일인물이다. 그러므로 이 자의 등장과 활동에 대한 확실한 성경적 증거를 잡으려면 단7장, 8장, 9장, 11장의 연구가 필수적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7장과 8장의 상호관계의 이해가 정확한 해석의 관건이 된다.
계17장과 단8장과 7장에 연계된 적그리스도의 연구
㉮ 단8장에 나타난 ‘작은 뿔’로서의 구약적 적그리스도
단8장에서는 이스라엘의 구약말기에 등장할 ‘네 뿔’ 중 하나인 ‘작은 뿔’로서의 구약적 적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숫염소가 심히 강대하여 가더니 강성할 때에 그 큰 뿔이 꺾이고 그 대신에 현저한 뿔 넷이 하늘 사방을 향하여 났더라 그 중 한 뿔에서 또 작은 뿔 하나가 나서 남쪽과 동쪽과 또 영화로운 땅을 향하여 심히 커지더니 그것이 하늘 군대에 미칠 만큼 커져서 그 군대와 별들 중에 몇을 땅에 떨어뜨리고 그것들을 짓밟고 또 스스로 높아져서 군대의 주재를 대적하며 그에게 매일 드리는 제사를 제하여 버렸고 그의 성소를 헐었으며 그의 악으로 말미암아 백성이 매일 드리는 제사가 넘긴 바 되었고 그것이 또 진리를 땅에 던지며 자의로 행하여 형통하였더라”고 했다(단 8:8-12).
단8장에서 해석해 주고 있는 바를 보면 “숫염소는 곧 헬라 왕”이라고 했다(단8:21). “그 큰 뿔이 꺾이고”라고 했는데 여기서 “그 큰 뿔”이란 강대하고 강성한 왕으로 등장하고 있는 알렉산더 대왕을 가리킨다. 알렉산더 대왕은 메대바사, 페르시아, 시리아, 애굽 등 실로 수많은 나라들을 정복했다. 그러나 그의 원대한 이상인 세계 제패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33세의 젊은 나이에 바벨론에서 아라비아 원정을 준비하던 중 열병으로 죽었다(BC 356 - BC 323). 이처럼 알렉산더 대왕이 죽은 후, 그 대신에 “현저한 뿔 넷”이 등장했는데 이들은 알렉산더 대신에 들어선 그의 휘하의 네 명의 장군들이다(카산더, 리스마쿠스, 프톨레미, 셀루쿠스 등).
이후 천하는 이들 네 명의 새로운 군왕들에 의해 할거되는데 그 네 뿔 중 ‘한 뿔’이라고 말하고 있는 군왕이 시리아를 통치하게 된 셀루쿠스 장군을 의미한다. 시리아는 그 후 여섯 번째 왕으로 안티오쿠스 4세인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가 등장하게 되는데 이 자를 단8:9절에서 402 \ 종말“작은 뿔”로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이 작은 뿔이 큰 세력을 형성하여 이스라엘에 침입하고 이스라엘 민족의 종교적 행사에 간섭한다. 그리고 이 자가 예루살렘에 침입한 후 행한 일에 가장 우리의 주목을 끌게 한 일은 유대인들에게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를 금지했다는 사실과 이 같은 이 작은 뿔의 예루살렘 지배 기간이 2,300주야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이다(단8:13-14).
이 ‘작은 뿔’인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역사적인 등장은 바로 단7장에서 인류의 종말에 새롭게 등장하는 ‘작은 뿔’의 등장 모습과 대단히 유사하게 계시해 주심으로 장차 예루살렘에 나타나 유대인들에게 행할 종말적인 사건들의 역사적 예표 인물로 보여 주고 있다.
유대인들은 인류의 종말에 이르도록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유대인들의 종말적인 운명에 대해 요한계시록은 그들에게 아무것도 계시해 주는바가 없다. 유대인들은 종말에 가서야 단8장에 나타난 작은 뿔로서의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행적을 보고 자신들 앞에 역사적으로 나타날 단7장의 작은 뿔로서의 적그리스도의 정체를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데 단7장의 작은 뿔이 예루살렘에 등장하는 그 시기에 이르지 않으면 그 때까지 유대인들은 다니엘서에 나타난 종말적 계시에 대하여 전혀 깨닫지 못할 것이다. 하나님께서 다니엘에게 이 같은 계시를 보여 주신 후 “마지막 때까지 이 말을 간수하고 이 글을 봉함 하라”는 명령을 내리시어 아무도 깨닫지 못하도록 하셨기 때문이다(단12:4).
다니엘서는 유대인들을 위한 ‘하나님의 나라’의 건설이 그 주제가 된다. 다니엘서가 이처럼 유대인들의 종말론적 계시이면서도 우리에게도 필요한 계시가 되는 것은 그들의 ‘하나님의 나라’가 유대인들만을 위한 지역적인 나라인 것이 아니라 모든 성도들이 포함된(유대인들도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자들만이 참여하게 됨) 전 세계적인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은 인류의 종말에 가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룬다는 점에 있어서 일치가 된다. 다만 다니엘서는 인류의 종말에 회개하여 ‘남은 자들’이 될 유대인만을 위한 종말적 계시이며, 요한계시록은 전 세계에 걸친 모든 교회들에게 주신 종말적 계시란 점이 다를 뿐이다. 단8장은 이런 면에서 계시되었다. 단8장에 ‘작은 뿔’로 나타나는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는 과연 구약적 적그리스도의 상징 인물로써 등장시킬만한 인물이며 하나님께서 이미 그렇게 예정하셔서 인류의 역사를 운행해 오신 것이다.
㉯ 인류의 종말에 등장할 단7장의 ‘작은 뿔’
다음에 우리는 단7장의 ‘작은 뿔’이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 대하여 살펴 보기로 한다. 단8장의 ‘작은 뿔’은 역사의 무대에 등장한 네 짐승 중 마지막 짐승인 숫염소로부터 돋아난 “현저한 네 뿔”가운데 한 뿔에서 생겨난 뿔로 계시되어 있다(단8:3-12, 20-25). 그리고 이 네 뿔 중 하나가 시리아 왕 셀루쿠스 1세를 의미하며 그 뿔에서 생겨난 ‘작은 뿔’은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단7장의 ‘작은 뿔’의 경우는 단8장에 계시된 ‘작은 뿔’의 경우와 전혀 다르다. 단7장의 ‘작은 뿔’은 인류의 종말에 등장할 ‘네 바람’ 중 마지막에 나타날 네 번째 바람을 가리키고 있다. 그리고 이 네 번째 바람이 ‘열 뿔’로 그 모습을 보여 주고 있으며 그 열 뿔 중에서 솟아난 새로운 존재가 단7장의 ‘작은 뿔’이란 사실을 바라보게 된다. “내가 밤 이상 가운데 그 다음에 본 넷째 짐승은 무섭고 놀라우며 또 극히 강하며 또 큰 철 이가 있어서 먹고 부서뜨리고 그 나머지를 발로 밟았으며 이 짐승은 전의 모든 짐승과 다르고 또 열 뿔이 있으므로 내가 그 뿔을 유심히 보는 중 다른 작은 뿔이 그 사이에서 나더니 ······.”(단7:7-8).
이처럼 단7장에 등장하는 네 짐승은 네 바람을 가리키며 적그리스도인 ‘작은 뿔’은 그 네 짐승인 네 바람 중, 마지막 바람에 소속된 자임을 밝혀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넷째 짐승에는 열 뿔이 달려 있다고 했다. 이 열 뿔은 적그리스도를 도와서 적그리스도의 세계 정복과 모든 인류에게 짐승의 표를 주는 일에 협력할 10개 연합국을 의미하고 있다는 사실은 성경이 분명히 밝혀 주고 있다(계17:12-14). 작은 뿔은 종국에는 이 열 뿔을 지배하는 열 뿔의 왕으로 등장하게 되어 네 번째 바람인 넷째 짐승의 모습으로 자신을 나타낸다.
이 ‘작은 뿔’이 인류의 종말에 등장할 것이란 사실은 이 자가 주의 재림 시 하나님의 심판으로 최종적인 운명을 만난다는 사실을 보아 알 수 있다(단7:24-27). 작은 뿔이란 낱말은 성경에 오직 단7장에 한 번, 단8장에 한 번, 이처럼 두 곳에만 나와 있다.
㉰ 단11장에서 두 인물로 등장하는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
우리는 단11장에서 참으로 희한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단11:31-35절까지는 분명히 시리아 왕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가 그의 군대로 예루살렘에 침입하여 2,300주야에 이르는 종교적 박해를 가하는 시기로 계시되어 있다. 물론 이 같은 계시는 단8:10-14까지의 예언의 성취로서 보여 준 것이다. 그런데 단11:36절 이하의 계시는 인류의 종말에 등장해서 활약하는 또 다른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먼저 35절에 나오는 말씀부터 보도록 한다. “또 그들 중 지혜로운 자 몇 사람이 몰락하여 무리중애서 연단을 받아 정결하게 되며 희게 되어 마지막 때까지 이르게 하리니 이는 아직 정한 기한이 남았음이라”고 했다. 시리아 군대를 이끌고 예루살렘을 침공한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로 인하여 이스라엘의 지혜로운 지도자 중 몇 사람이 이들의 핍박으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지만, 이 같은 ‘안티오쿠스 4세’의 종교적 핍박으로 인하여 결과적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회개하게 되고 정결케 되는 과정으로 2,300주야 마지막 시기까지 이르게 된다. 작정된 기간이란 말은 2,300주야가 끝나는 시점을 의미하며 이로써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행적은 모두 끝나고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게 된다. 왜냐하면 작은 뿔로 등장하고 있는 ‘안티오쿠스 4세’는 이스라엘의 마카비 혁명군에 의한 시리아 군의 패전 소식을 듣고 화가 치밀어 병을 얻게 되었고 그 후 BC 163년경 봄, 정신 이상으로 죽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단8장에 등장한 ‘작은 뿔’로서의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행적은 끝난 것이다.
이제 36절부터는 새로운 국면으로 다니엘의 계시가 전개되어 나간다. 단11:36절부터 전개되는 계시는 그대로 이어서 단12장 끝까지 이르게 된다. 말하자면 인류의 종말에 성취될 ‘종말적 계시’인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36절부터 나오는 종말적인 계시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이미 죽어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진 시리아 왕인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라는 점이다. “그 왕은 자기 마음대로 행하며 스스로 높여 모든 신보다 크다 하며 비상한 말로 신들의 신을 대적하며 형통하기를 분노하심이 그칠 때까지 하리니 이는 그 작정된 일을 반드시 이룰 것임이라”고 말씀해 주고 있다(단11:36).
여기서 “그 왕”이라고 나오는 인물은 분명히 시리아 왕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를 지칭하는 말인데 이 자가 이루는 사건의 전개는 인류의 종말에 관한 계시라는 사실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된다. “작정된 일을 반드시 이룰 것임”이란 말씀은 “이 왕”으로 말미암아 37절부터 단12:7절까지의 모든 계시가 성취될 것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기서 단8장에 등장했든 ‘작은 뿔’과 단7장에 등장할 ‘작은 뿔’과의 관계를 살펴 볼 수 있어야 한다.
단11:21절부터 35절까지의 계시는 단8장의 작은 뿔로서의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행적이요, 단11:36부터 단12:7절까지의 행적은 단7장에서 인류의 종말에 등장하는 ‘작은 뿔’인 적그리스도에 의해 성취될 계시인 것이다. 전자의 경우는 이미 역사적으로 오래 전에 성취되었고 후자의 경우는 앞으로 ‘장차’ 성취 될 것이다(이 문제에 관한 더 자세한 연구가 필요하신 분은 필자의 저서 ‘다니엘서에 나타난 종말 계시’를 참조하시기 바람).
다니엘서에 ‘작은 뿔’로 등장하는 시리아 왕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존재는 이처럼 종말 계시를 깨닫는 일에 중요한 인물로 등장하고 있다. 우리가 이처럼 단8장과 단7장의 ‘작은 뿔’의 상호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면 계17:8절에 계시된 적그리스도의 등장 모습, “네가 본 짐승은 전에 있었다가 지금은 없으나 장차 무저갱으로부터 올라와 멸망으로 들어갈 자”로 나오는 종말의 적그리스도의 정체에 대한 해석은 불가능하다. 하나님께서는 이 두 ‘작은 뿔’을 연결시키는 일을 통해서 예루살렘에 우상을 세우고 이스라엘에게 종교적 핍박을 가하는 적그리스도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게 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계17:8절에서 “전에 있었다가 지금 없으나”고 한 존재는, 단8장에서 ‘작은 뿔’로 등장하여 예루살렘에서 구약적 의미에 있어서의 적그리스도의 예언을 이루고 BC 163년경에 죽은 시리아 왕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를 가리킨다. 그리고 “장차 무저갱으로부터 올라와 멸망으로 들어갈 자”란 단7장에서 ‘작은 뿔’로 등장한 실제적인 적그리스도를 의미하는데 앞으로 인류의 종말에 역사적으로 등장할 적그리스도는 이미 예루살렘에 나타났던 바로 그 자(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재등장이란 사실을 보여 주는 계시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지난날 예루살렘에 나타나 유대인들을 종교적으로 핍박했던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가 동일한 방법으로 장차 예루살렘에 나타나 유대인들에게 종교적 핍박을 가할 뿐 아니라 예루살렘을 훼파케 할 실제 인물인 적그리스도의 표본임을 알 수 있다.
(3) 8절에서 계속하여 “땅에 사는 자들로서 창세 이후로 그 이름이 생명책에 기록되지 못한 자들이 이전에 있었다가 지금은 없으나 장차 나올 짐승을 보고 놀라게 여기리라”고 말씀해 주고 있다. 적그리스도는 온 인류들의 추앙을 받는 위대한 역사적 인물로 등장하지만 실상은 그가 사탄으로 받은 그의 권세로 온 인류를 사망으로 이끄는 멸망의 아들이다(살후2:3).
그런데 이 자의 등장은 전 세계의 크나큰 환호를 불러일으킨다. ‘놀랍게 여긴다’는 말은 그에 대한 인류의 말할 수 없는 기대와 존경과 흠모를 의미하는 말이다. 그러면 왜 이토록 세상은 이 짐승에게 열화 같은 환호를 보내는가? 이 자의 등장에서 보여준 이적에서 비롯된다. 이 자는 죽음에서 다시 살아남으로 주검을 초월한 인간으로 등장한다(계13:3-6). “죽게 되었던 상처가 나으매”라고 말씀해 주고 있다. 이 같은 기적적인 부활(사탄의 능력으로 이루어진 거짓 부활)은 온 세계로 기이히 여기게 하고도 남음이 있는 것이다. 이때부터 이 자는 “사탄의 능력과 보좌와 권세”를 가지고 세계를 지배하는 작업에 들어가며 인류의 각광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일은 “창세 이후로 생명책에 녹명되지 못한 자”들의 일이다. 다시 말하면 거듭나지 못한 세상 사람들의 함성일 뿐, 구원받은 사람들은 이 자를 경계하게 된다. 특히 요한계시록에 계시된 종말적인 하나님의 뜻을 깨닫는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이 자를 절대 환영하지 않을 것이며 이 자의 미혹과 이적과 권세 앞에서 굴복하여 ‘짐승의 표’를 받는 일은 더욱이 없을 것이다(계13:8). 오히려 이 자와 싸우게 될 것이며(계11:7) 신앙적인 절개를 끝까지 지키는 생활을 통해서 승리할 것이다(계12:17, 13:8-10).
17:9-14 “지혜 있는 뜻이 여기 있으니 그 일곱 머리는 여자가 앉은 일곱 산이요 ······.” 9절에서 말씀해 주고 있는 “지혜 있는 뜻”이란 지혜 있는 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천사의 손에 펴 놓인 두루마리를 갖다 먹은 자들’을 가리킨다(계10:8-11). 이들이 인류의 종말에 종말 계시의 지혜를 받아 다시 예언하는 사역을 감당하게 된다.
(1) 사도 요한은 이곳에서 “전에 있었다가 지금 없으나 장차 무저갱으로부터 올라와 멸망으로 들어갈 자”의 정체에 대하여 부연적으로 설명해 준다. “그 일곱 머리는 여자가 앉은 일곱 산이요 또 일곱 왕이라 다섯은 망하였고 하나는 있고 다른 하나는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으나 이르면 반드시 잠시 동안 머무르리라 전에 있었다가 지금 없어진 짐승은 여덟째 왕이니 일곱 중에 속한 자라 그가 멸망으로 들어가리라 네가 보던 열 뿔은 열 왕이니 아직 나라를 얻지 못하였으나 다만 짐승과 더불어 임금처럼 한동안 권세를 받으리라 그들이 한 뜻을 가지고 자기의 능력과 권세를 짐승에게 주더라”고 말씀해 주고 있다(계17:9-12).
짐승의 생김새에 대하여 계17:3절 말미에서 “일곱 머리와 열 뿔이 있다”고 했는데 9절 이하에서 이 계시를 자세하게 해석해 준다. 먼저 일곱 머리에 대한 해석인데 “일곱 머리는 여자가 앉은 일곱 산이요 또 일곱 왕”이라고 했다. 여자가 앉았다는 말은 15절에 있는 말씀을 뒷받침해 주는 표현으로, 적그리스도가 다스릴 일곱 번째 나라는 역대의 여섯 번째 나라들과는 달리 “백성과 무리와 열국과 방언들”을 상징하는 전 세계를 다스릴 왕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2) 짐승의 모습을 괴물처럼 일곱 머리로 표현하고 있는 것은 짐승이 역사적으로 이 세상에 등장할 순위를 말하고 이 왕의 법적 계통을 의미해 준다. 일곱 머리와 일곱 산과 일곱 왕을 동일시하였다. 산은 나라를 의미한다.
옛날에는 나라와 그 나라를 통치하는 왕의 위치를 동일시하였으므로 이처럼 부르고 있다. 그러면 짐승보다 먼저 세상에 등장한다고 한 여섯 나라들은 어떤 나라들인가? 이에 대하여 다섯은 이미 망했다고 했다. 망했다는 말은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진 것을 의미한다. 이 나라들에 대하여 우리는 단2장에서 보여주신 느부갓네살 왕의 꿈의 신상을 생각하게 되는데 이 신상에는 바벨론, 메대바사, 헬라, 로마 그리고 진흙과 철이 섞인 발로서의 적그리스도국 등 다섯 나라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다섯 나라와는 짝이 맞지 않는다.
그러면 우리는 이 같은 사실 앞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인가? 사도 요한은 다섯은 망하였지만 “하나는 있다”고 했다. 있다고 한 이 나라는 ‘로마’를 의미한다는 해석에는 이의가 없다. 그러면 다섯 중에 셋은 바벨론과 메대바사와 헬라가 되며 나머지 두 나라는 그 위로 거슬러 올라가면 된다. 그 나라들이 애굽과 앗수르다. 그래서 망한 다섯 나라는 애굽, 앗수르, 바벨론, 메대바사, 헬라 등이 된다. 이 다섯 나라들은 앞으로 등장할 작은 뿔인 적그리스도국의 법통국가가 될 것이며 적그리스도의 왕으로서의 법통도 이들에게서 이어지는 것으로 계시되어 있다.
(3) 망한 다섯 나라는 밝혀졌다. 그런데 “하나는 있고”라고 말씀해 준다. 이 나라는 요한이 지금 이 계시를 받고 있을 당시의 나라, 곧 로마를 가리킨다. 그리고 남은 한 나라는 “다른 이는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으나”라고 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들이 큰 관심을 가져야 할 점이 있다.
㉮ 하나는 단2:31-35절의 경우다. 느부갓네살 왕의 꿈에 나타난 신상은 ‘하나님의 나라’의 출현에 대한 계시인데 그 하나님의 나라가 신약 시대의 교회를 의미하는 것이냐? 아니면 인류의 종말, 주의 재림 시에 출현할 메시아 왕국 곧 천년왕국이냐의 견해차이다. 이것은 심각한 신학적 논쟁 중에 하나다. 만약 ‘발’을 인류의 종말에 출현할 적그리스도 국으로 본다면 로마인 종아리와 종말에 나타날 적그리스도국간의 역사적 간격 차가 너무 길기 때문에 적그리스도국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신상을 쳐서 쓰러뜨린 ‘뜨인 돌’의 경우, 분명 주의 재림으로 인한 하나님의 최종적인 심판을 의미하며 그 후에 세워지는 하나님의 나라는 천년왕국이기 때문에 신상의 다섯 번째 나라로 등장하는 발은 로마의 역대 황제들인 것이 아니라 적그리스도 국이란 견해가 다니엘서 전체에 흐르고 있는 계시의 맥인 것이다. ‘로마’에서 인류의 종말로 건너뛰는 계시의 방법은 종말 계시의 특별한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 다음에 단9:24-27절의 경우다. ‘칠십 이레’의 계시는 종말 계시를 연구하고 이해하는 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올바른 해석이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69 이레’까지의 기간이 “기름 부음을 받은 자가 끊어져 없어질” 사건인데 이 같은 일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의 죽으심으로 성취되었다. 이제 나머지 ‘한 이레’의 성취시기가 언제인가 하는 것이 숙제로 남게 된 것이다. 그런데 ‘장차 나타날 한 왕’에 의해 ‘한 이레의 언약’이 이루어지는데 이 ‘한 이레’의 경우, 어떤 신학자들은 교회 시대로 해석하는가 하면 또 인류의 종말에 등장할 적그리스도에 의해 맺어질 ‘7년간의 세계평화 조약’으로 보기도 한다. ‘69 이레’는 로마시대인데 나머지 ‘한 이레’가 인류의 종말이라면 그 기간이 너무 길기 때문에 ‘한 이레’를 인류의 종말과 결부시켜서는 안 된다는 견해다. 그러나 ‘한 이레’의 언약과 함께 벌어지는 모든 징조는 인류의 종말과 연관된 사건들이란 점을 직시해야 한다. 그러면 이 같은 계시를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 그런데 단11장에서는 구약적 적그리스도로 일컫는 ‘작은 뿔’인 시리아 왕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가 예루살렘에 침입하여 유대인들에게 말할 수 없는 종교적 핍박을 가해 주는 모습을 보이다가 갑자기 인류의 종말로 건너뛰어 이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가 적그리스도의 모습으로 다시 예루살렘에 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단11:31-12:7). 이 경우도 BC 160여년 경에서 역사의 공간을 뛰어넘어 인류의 종말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계17:7-8절에서도 동일한 맥으로 계시해 주고 있다.
㉱ 본문 계17:10절에서 “다섯은 망하였고 하나는 있고 다른 이는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으나 이르면 반드시 잠깐 동안 계속하리라”고 말씀해 주고 있는데 지금 있는 그 한 나라는 로마이며 아직 이르지 아니한 일곱 번째 나라는 종말에 등장할 적그리스도 국을 의미하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처럼 “장차”라고 하는 미지수의 역사적 공간이 로마에서 인류의 종말로 건너 뛰는 모습으로 요한계시록과 다니엘서에서 자연스럽게 보여 주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특별히 계17:10절에 나오는 계시는, 다니엘서 2장과 9장에 나오는 계시가 교회 시대의 상징적 표현이 아니라 인류의 종말의 시기를 의미해 주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입증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성경에서는 왜 이 같은 계시의 방법이 적용되고 있는 것일까?그것은 이스라엘의 2천 년간의 흩어짐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AD 70년경, 디도에 의해 예루살렘이 함락된 이후 이스라엘은 국토를 잃은 민족으로 온 세계에 흩어지게 되었다(눅19:41-44). 성경에 나오는 인류의 종말에 관한 여러 계시는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특별히 종말에 회복될 이스라엘의 운명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로마에 의해 멸망한 AD 70년경부터 이스라엘이 영토적으로 회복된 1948년까지는 계시적인 면에서 볼 때에 사실상 인류 역사의 공백기가 되는 기간인 것이다(롬11:25-27).
(4) 10절에서 “다른 하나는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으나 이르면 반드시 잠시 동안 머무르리라”고 말씀해 주고 있다. 일곱째 나라는 이르는 역사적 시기가 있다. 아직 ‘이르지 아니했다’는 말은 요한의 생존 당시를 가리키고 있기 때문에 ‘로마’를 의미하는 말은 분명히 아니다. 이 자는 언제인가 역사의 무대 위에 실제적으로 등장할 것인데 이 자를 짐승이라고 부르며 이 자가 종말에 나타날 적그리스도인 것이다.
이 자가 세상에 나타나면 이 자의 권세가 잠시 동안 계속된다고 했다. 짐승은 마흔 두 달 동안 세상을 지배하는 권세를 가지지만 그러나 그의 종말은 홍수에 휩쓸림 같을 것이다(단9:26).
(5) 우리는 11절에서 적그리스도에 대해 색다른 계시에 접하게 된다. “전에 있었다가 지금 없어진 짐승은 여덟째 왕이니 일곱 중에 속한 자라 저가 멸망으로 들어가리라”고 하신 말씀이다. 11절에서는 적그리스도에 대하여 “전에 있었다가 지금 없어진 짐승”으로만 표현해 주고 있다. 요한은 이 적그리스도에 대하여 “여덟째 왕이니 일곱 중에 속한 자라”고 했다. 여덟째 왕이란 여덟 번째 왕이란 뜻이다. 그런데 실제로 이 자는 “일곱 중에 속한 자”로 나온다. 적그리스도는 원래가 왕위의 계통으로 ‘일곱째 왕’에 속한 자이다. 그런데 이 자가 실질적으로는 ‘여덟째 왕’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우리는 이같은 사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망한 다섯 나라 :애굽, 앗수르, 바벨론, 메대바사, 헬라
이제 있는 나라 :로마
종말에 이를 나라 :적그리스도국(연합국이 아닌 한 나라)
? 여기까지가 ‘일곱째 나라’이다.
그런데 이 자에게 ‘열 뿔’이 있다고 했다. 이 열 뿔은 나중에 한 연합국가의 형태를 이루게 된다. 이 열 개의 연합국이 ‘여덟째 나라’로 등장하며 적그리스도는 이들의 왕이 된다. 그러므로 적그리스도는 여덟째 왕이면서 또 일곱째 나라에 속한 왕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적그리스도의 최종적인 운명은 하나님의 심판으로 멸망으로 들어가게 된다.
(6) 12절에는 ‘열 뿔’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열 뿔은 열 왕”이라고 해석해 준다. 이 열 뿔에 대해 12절과 13절에 나오는 말씀을 가지고 그의 정체를 알아보도록 한다.
열 뿔은 열 명의 왕들을 의미한다.
이 왕들은 일곱 번째 왕으로 등장하는 적그리스도와는 구별된 자다.
이 열 명의 왕들은 요한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 열 명의 왕들은 짐승인 적그리스도가 등장할 때 모습을 나타낸다.
이 왕들은 짐승과 함께 공존한다.
이들은 열 왕으로 하나의 거대한 연합국을 이룬다.
적그리스도는 이들의 ‘왕 중 왕’으로 군림하여 이 연합국을 지배한다.
적그리스도는 이 연합국을 지배하는 ‘여덟 번째 왕’으로 등장한다.
이들 열 명의 왕들은 한결같이 자신들의 권세를 짐승에게 준다.
열 뿔에 관한 성경적 고찰
㉮ 성경에 계시된 열 뿔
“왕께서 그 발과 발가락이 얼마는 토기장이의 진흙이요 얼마는 쇠인 것을 보셨은즉 그 나라가 나누일 것이며 왕께서 쇠와 진흙이 섞인 것을 보셨은즉 그 나라가 쇠 같은 든든함이 있을 것이나 그 발가락이 얼마는 쇠요 얼마는 진흙인즉 그 나라가 얼마는 든든하고 얼마는 부서질만할 것이며 왕께서 쇠와 진흙이 섞인 것을 보셨은즉 그들이 다른 민족과 서로섞일 것이나 그들이 피차에 합하지 아니함이 쇠와 진흙이 합하지 않음과 같으리이다” (단2:41-43).
위의 말씀은 단2:33절에 나오는 신상에서 ‘쇠와 진흙의 발’로 이루어지고 있는 다섯 번째 나라의 형태를 설명해 준 것이다. 이 계시에 대한 올바른 해석은 단7장에 대한 깊은 연구가 필요하며 특히 단7:7-8절과 단7:17-25절, 계17:11-14절까지의 자세한 종말론적 관찰이 요구된다.
적그리스도는 일곱 번째 나라의 왕으로 등장할 자이면서도 여덟 번째 왕이 될 자라고 말씀해 주고 있다(계17:11). 이 계시는 적그리스도가 처음부터 적그리스도의 위치에서 활동하게 된다는 의미가 아님을 보여 준다. 먼저 인류의 종말에는 열왕이라고 하는 강력한 많은 나라들이 등장한다(단2:44). 물론 이 열왕의 경우, 세상의 모든 나라나 왕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하나님께서는 다니엘에게 인류의 종말에 등장하여 하나님을 대적할 최종적인 정권을 이룰 대상국을 계시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나라가 어느 한 나라인 것이 아니라 ‘열 나라를 형성하는 열국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 주신 것이다.
그런데 이 열국 중에서 한 왕이 등장하여 이 열국을 지배하고 이 열국과 함께 한 큰 연합국을 이루어 그 나라들을 다스리는데 그 자가 인류의 종말에 등장할 적그리스도인 것이다(단7:19-21). 이 나라들은 주로 옛날부터 적그리스도의 법통국가로 이어져 내려오는 유럽 지역의 국가들임을 알 수 있다(신상에 나오는 모든 나라들이 모두 유럽 지역을 무대로 활동하면서 주변의 모든 나라들을 정복했었다). 물론 이 여러 나라들은 모든 면에서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치 쇠와 진흙이 섞인 것처럼 혈연이나 지연이나 강약에 있어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하나의 거대한 연합국을 이루어 적그리스도를 저들의 왕으로 옹립하여 사탄의 뜻을 이루기에는 어려운 난관들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종의 차별, 강대국과 약소국, 경제적으로 부강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 각 나라간의 이해타산의 대립 등, 어려운 고비가 하나 둘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참으로 놀랍게도 이처럼 어려운 가운데서도 이 일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과정이 성경에 계시되어 있는 것이다. 일곱 번째 왕으로 등장한 인물이 그 열 나라 중 세 나라를 뿌리까지 뽑는 강력한 무력 수단으로 열 나라를 하나로 규합하는 놀라운 작업이 이루어진다고 말씀해 주고 있다(단7:7-8;7:19-24). 그런 후 이 자는 열 뿔의 왕(여덟 번째 임금으로)으로 등장하여 적그리스도로서의 본격적인 사역에 들어가게 될 것인데 이 자의 등장으로 곧 ‘한 이레의 언약’이 이 자로 말미암아 체결 될 것이다(단9:27).
이 자가 열 뿔을 거느리고 세계를 다스리는 시기는 마흔 두 달간의 매우 짧은 기간이지만 이 같은 열왕의 때를 이루어 나가는 시기에, 이 때 “하늘의 하나님이 한 나라를 세우시리니 이것은 영원히 망하지도 아니할 것이요 그 국권이 다른 백성에게로 돌아가지도 아니할 것이요 도리어 이 모든 나라들을 쳐서 멸망시키고 영원히 설 것이라 손대지 아니한 돌이산에서 나와서 쇠와 놋과 진흙과 은과 금을 부서뜨린 것을 왕께서 보신 것은 크신 하나님이 장래 일을 왕께 알게 하신 것이라 이 꿈은 참되고 이 해석은 확실하니이다”고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에게 진언한 다니엘의 말대로 성취 될 것이다(단2:44-45).
㉯ 지금 ‘유럽연합’(EU)과 ‘열 뿔’과의 관계
종말론을 연구하는 많은 사람들은 ‘유럽연합’에 대해 혹 성경에 계시된 ‘열 뿔’로 등장할 대상국이 아닌가? 큰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 특히 불건전한 종말론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불안과 공포를 주고 있는 ‘시한부 종말론자’들은 EU가 당장에 짐승의 지배하에 들어가 세상을 지배하며 짐승의 표를 찍어 줄 것 같은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그러나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우리는 데살로니가 후서에 나오는 다음 말씀을 음미하면서 종말적 징조를 살피는 일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형제들아 우리가 너희에게 구하는 것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강림하심과 우리가 그 앞에 모임에 관하여 영으로나 또는 말로나 또는 우리에게서 받았다 하는 편지로나 주의 날이 이르렀다고 해서 쉽게 마음이 흔들리거나 두려워하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 누가 어떻게 하여도 너희가 미혹되지 말라 먼저 배교하는 일이 있고 저 불법의 사람 곧 멸망의 아들이 나타나기 전에는 그 날이 이르지 아니하리니 그는 대적하는 신이라고 불리는 모든 것과 숭배함을 받는 것에 대항하여 그 위에 자기를 높이고 하나님의 성전에 앉아 자기를 보여 하나님이라고 내세우느니라”는 말씀에서 아직 적그리스도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오늘의 이 시점에서 시한부성 재림을 주장하는 일은 미혹하는 일이라고 경종하고 있는 것이다(살후2:1-4).
그러면 유럽 국가들이 하나의 거대한 연합체를 이루려고 등장한 EU와 오늘의 그들의 움직임을 우리는 어떻게 볼 것인가? 유럽연합은 1957년 3월에 ‘유럽공동체’ 구성을 위한 로마조약의 서명으로 출범하였다. 가입국들이 지역적으로 한 유럽 지역이며 역사적으로 정치적으로 매우 흡사한 배경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출범한지 벌써 60년이 되어오고 유럽전역의 많은 국가들이 그 구성원을 이루고 있지만 하나의 연합국가나 열 뿔의 형태를 갖춘 적그리스도 국가의 형태는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여러모로 통합이 쉬운 역사적 배경과 지역적 유익점을 가지고도 60년간 가까이 끊임없이 그 통합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음에도 지금까지 열 뿔의 형태의 짐승의 제국을 이루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짐승을 중심한 열 뿔의 연합국의 등장이란 그리 쉽게 단기간에 이루어질 일이 아니란 사실을 알 수 있게 된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기를 종말론적인 입장에서 종말에 매우 가까운 시기로 볼 수 있다면 우리는 EU에 대해 앞으로 그의 행보에크나큰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등장할 열 뿔이 이 유럽연합을 기반으로 머리를 쳐들 것이다. 왜냐하면 성경의 예언은 인류의 역사 무대에서 반드시 성취되는 것이기 때문에 유럽지역에서 등장할 짐승의 열 뿔 제국을 포괄하고 있는 EU의 동정에 큰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 이 EU의 동정에 대하여 큰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열 뿔은 적그리스도가 등장하여 통합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확실해 질 것이기 때문에 열 뿔이 형성되기까지는 지금의 유럽연합에 가입된 나라가 지금보다 그 수가 더 작아질 수도 있고 더 많아질 수도 있는 것이다.
(7) 우리는 계17:14절에서 이들 열 뿔들과 싸우는 어린양의 군사들을 볼 수 있다. 이들에 대하여 “부르심을 받고 택하심을 받은 진실한 자들”이라고 했다. 이들은 계19:14절에 나오는 하늘에 있는 군대들과 동일한 군사들이다. 이들은 분명히 아마겟돈에서 적그리스도와 더불어 싸울 하늘의 군대들인데 문맥상으로 계17:14절에 계시된 자들과 동일한 자들인 것이다.
첫째로 “부르심을 받았다”라고 했다. 부르심이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부르심을 받은 성도들을 가리킨다. 그런데 이들에 대해 “택하심을 받았다”라고 했다. 이 같은 표현은 부르심을 입은 자와 동일한 의미에서 거듭 강조해 준 말이 아니라 부르심을 입은 자들 중에서 다시 택하심을 받은 자들을 의미하는 말로 이들이야말로 ‘이스라엘의 각 지파 중에서 뽑아 낸 우리 하나님의 종들’과 맥을 같이 한다(계7:3-4). 다음에 세 번째로 이들에 대해 “진실한 자들”이라고 했다. 진실하다는 말은 계14:4절에서 144,000명의 다섯 가지 자격을 결론적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들은 7년 환난 중 전3년 반 동안 예언의 사역을 하다가 적그리스도에 의해 순교를 당한 하나님의 종들(두 증인)과 맥을 같이 한다. 이들은 예언의 사역을 마치고 순교한 후 부활 승천한 첫째 부활 자들이다(계11:7,12, 20:4). 이들은 주님과 함께 아마겟돈에 내려와 열 뿔과 그의 군사들과 싸워 그들을 철장권세로 심판하는 일을 담당할 것이다.
3. 짐승의 심판(15절~18절)
17:15 “또 천사가 내게 말하되 네가 본바 음녀가 앉은 물은 백성과 무리와 열국과 방언이니라.” 15절부터 나오는 계시는 음녀의 최종적인 심판에 관한 것으로 5절에 이어 기록될 것인데 계시의 편의상 뒤로 미루었다. 음녀는 물위에 앉았다고 했다. 이 물에 대해 해석해 주시기를 “물은 백성과 무리와 열국과 벙언이니라”고 말씀해 주고 있다. 이것은 온 세계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이 음녀는 그의 활동 무대가 전 세계적이다. “백성과 무리와 열국과 방언”이란 말이 음녀 조직의 큰 규모를 보여 주고 있다.
17:16 “네가 본바 이 열 뿔과 짐승은 음녀를 미워하여 망하게 하고 벌거벗게 하고 그의 살을 먹고 불로 아주 사르리라.” 음녀는 분명히 적그리스도의 수족으로 활동하였고 적그리스도를 메시아로 받들어 그에게 모든 영광을 돌리며 세상 사람들로 적그리스도에게 신적 경배를 시키는주구노릇을 해 왔다. 그런데 왜 짐승과 열 뿔이 종국에는 이 음녀를 미워하여 그 음녀로 “망하게 하고 벌거벗게 하고 그 살을 먹고 불로 아주 사르는” 심판을 자행하는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한 자세한 계시는 언급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결국 음녀와 짐승 간에 커다란 견해 차이가 생기고 짐승의 통치권에 대한 음녀의 반발이 생겼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리고 이 같은 심판의 역사는 하나님의 기이하신 뜻임을 17절에서 밝혀 주신다.
처음에 짐승은 음녀의 기본적인 거대한 조직을 이용하여 자신의 세계 정복과 신적 경배에 유익을 얻었지만 날이 갈수록 음녀의 방자함과 그의 종교적 세력은 오히려 자신의 존재에 위협이 되었을는지 모른다. 이 같은 마음은 하나님께서 음녀를 심판하시는 일에 하나님의 손으로가 아니라 무자비한 짐승의 손에 의해 이루시고자 하시는 뜻에서 이처럼 섭리하셨을 것이다(계18:7-8). 물론 여기 나오는 음녀는 “땅의 음녀들과 가증한 것들의 어미”라고 일컫는 큰 바벨론을 이루고 그것을 다스리는 음녀로, 음녀 조직의 상위급 지도층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계17:5).
18절에서 “또 네가 본바 그 여자는 땅의 임금들을 다스리는 큰 성이라 하더라”는 말씀에서 음녀는 이미 땅의 임금들(열 뿔들이 아닌 다른 왕들을 의미함)에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주고 있었기 때문에 이처럼 큰 조직체(큰성)를 이루고 있는 음녀에 대한 제재는 불가피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음녀의 심판 시기는 후3년 반 마지막 시점이 될 것이다.
17:17-18 “하나님이 자기 뜻대로 할 마음을 그들에게 주사 한 뜻을 이루게 하시고 그들의 나라를 그 짐승에게 주게 하시되 하나님의 말씀이 응하기까지 하심이라 ······.” 17절은 17장의 결론적인 언급이다. 여기서 “그들”이란 대상이 누구냐? 는 문제가 대두되는데 문맥으로 보아 “그들”이란 ‘열 뿔’을 지적하는 말씀으로 본다. 열 뿔이 짐승과 일체가 되어 하나님의 뜻을 이루게 하신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므로 앞으로 열 뿔이등장하는 것도 그리고 그 열 뿔이 그들의 나라와 권세를 짐승에게 주게하는 것도(13절) 모두 이 세상을 심판하시고 새로운 왕국을 세우시려는 하나님의 섭리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된다. 이 같은 일은 하나님께서 섭리하시고 성취하시는 “하나님 말씀이 응하기까지” 허락하신 일들이다(계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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