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금북정맥 03차(유량리고개~양곡리) 산 행 일 : 2014. 02. 21. ~ 22.(토)
산행코스 : 유량리고개~경암산~납안들고개~돌고개~고려산~고등고개~비룡산~덕고개~성요셉치매센타~양곡리 (산행거리 23km) 산행참가 : 17명.
<산행코스>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고 있는 동계올림픽에서 메달 밭이라던 쇼트트랙에서 여자선수들만 금 2개를 따고, 남자는 명함도 못 내밀었고, 한국이 딴 금 3개는 모두 여자선수들이 땄다. 한국의 남자들은 소주 마시며 스포츠 구경만 하고 있는 건지, 기대했던 김연아는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러시아 마피아들의 어거지로 인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많은 사람들을 날밤 세게 만들었던 동계올림픽도 지난밤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올림픽이 끝나던 말던 산으로 가야 하는 사람들은 시간 맞춰 배낭을 꾸리고 버스에 올라 산행지로 향한다.
유량동고개에 너무 일찍 도착한 버스 안에서 3시간 넘게 잠을 더 청해 보다가, 산행 준비를 하고 서늘한 새벽 기운에 몸을 맞긴다.
지난 산행의 날머리였던 유량동고개 들머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유량동고개 위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금북정맥길을 이어간다.
315봉 구성산 갈림길에서 좌측 취암산 방향으로 진행한다.
좌측 아래로 불을 대낮처럼 밝혀 놓은 남양유업 천안공장이 내려다 보인다. 목장에서 식탁까지 우유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장을 가동하는 듯하다. 가스 안전교육원 갈림길.
<가스안전교육원> 가스안전교육원은 가스안전에 관한 지식과 전문기술 보급을 통한 가스안전관리자 및 전문가 양성을 위해 1979년 개원했다. 2003년 5월 충남 천안에서 교육원을 새롭게 개원하여 현장실무 위주의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설, 풍부한 실습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필요한 인력을 적기에 양성·배출함으로써 가스사고 예방과 안전문화 정착을 통한 기업의 생산성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 장고개. 희미한 고갯길의 흔적을 지나쳐서 급히 돌아보며 셔터를 눌러본다.
<장고개> 목천 지산리에서 천안 구성동으로 넘어가는 옛 고개인데, 천안 장을 보러 다니던 고개라 하여 장고개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283봉에 전망바위에서 우틀하여 진행한다. 앞에 있는 전망바위에서 보는 조망이 좋다는데 입맛만 다시고 스쳐 지난다.
283봉 내림길 정면으로 흑성산의 커다란 그림자가 앞을 가로막는다. 산꼭대기에 불빛이 있는 저 산이 취암산인가 하고 잠시 긴장을 했으나, 정맥길은 우측으로 휘어져 이어지며 정면을 막고 섰던 흑성산은 자연스레 좌측으로 비켜나 길을 터 준다. 230봉을 지나 취암산 직전 안부쯤이 배넘어고개라는데, 별다른 고갯길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그냥 평범한 안부가 이어지며 흔한 이정표나 갈림길 흔적조차 없어서 어디쯤이 배넘어고개인지 분간이 안 된다. <배넘어고개> 샛골(鳥洞)에서 목천면 지산리로 넘어가는 고개로, 전설에 의하면 천지창조 때 큰 배 한 척이 이 고개를 넘어 이빠진산(驚岩山)을 지나다가 산 정상부에 부딪쳤다는 이야기가 있다. 배(舟)가 넘어갔다고 배넘어고개라 하나 사실을 고개 마루턱에 오래 묵은 배나무가 있어 배나무고개라 불리다가 변해서 배넘어고개가 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잠시 오름길을 오르면 취암산 전위봉인 310봉 정상에 도착한다. 천안시내 방향으로 천안시 야경이 시원스레 조망된다.
천안시 야경. 좌측 봉우리 우측 편에서 좌측으로 이어진 경부고속도로에는 새벽임에도 차량통행이 무척이나 많아서 다른 시내 도로와는 확연히 구별이 된다.
취암산/경암산(321m) 도착. 널찍한 공터 중앙에 삼각점이 있고, 주위는 소나무로 둘러 있다.
<취암산(鷲巖山, 321m)> 천안시 목천읍에 있는 취암산은 금강의 지류인 병천천과, 한강으로 흘러들어 가는 곡교천의 분수령을 이룬다. '두 개의 바위 봉우리가 마치 수리처럼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경암산 또는 취엄산이라고도 하며, '두 봉우리가 이 빠진 것처럼 생겼다'하여 '이빠진산'이라고도 부른다. 산 이름과 관련된 전설에 따르면, 옛날에는 이곳이 바다여서 사기를 가득 실은 배가 넘어가다가 산꼭대기 바위에 부딪쳐 배에 실었던 사기그릇이 깨지는 바람에 지금도 사기 조각이 뒹굴고 있다 하여 배너머산이라고도 부른다. 바위 중턱에 용이 승천하였다는 용샘이 있어서 옛날에는 가뭄이 들면 이 샘에서 기우제를 지냈으며, 산기슭에 있는 천연동굴 용혈 앞에는 조선시대까지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지냈던 제단 터가 남아 있다. 취암산 이정표. 정맥길은 동우아파트 방향으로 이어진다.
취암산 내림길은 잠시 암릉이 이어지며 천안시 방향 야경이 시원스레 시야에 들어오고, 앞쪽으로는 독수리머리 바위봉이 선명하다.
경암산을 뒤로하고 2분쯤 후 앞쪽으로 바위 암릉이 막아선다. 독수리머리봉이고 낮이었으면 암릉 위로 한번 넘어가 보았을 터이지만 미련 없이 우측으로 돌아간다.
세광아파트 갈림길에서 잠깐 고민을 한다. 좌틀의 정맥길은 사면을 따라 동우아파트 방향으로 이어지고, 정면의 내림길이 능선길처럼 보인다.
세광아파트 갈림길에서 좌측 사면길을 잠시 따르면 독수리머리봉을 넘어오는 능선으로 복귀하고, 등로 우측에 널찍한 마루 쉼터를 지난다.
이내 동우아파트 갈림길이 나오는데, 금북길은 우틀하여 동우아파트를 좌측에 두고 이어진다.
동우아파트를 옆을 지나는 백두들!
동아아파트 103동 101동 지점에서 아파트를 뒤로하고 등로는 다시 숲으로 이어진다.
철망을 따라 이어지는 희미한 등로를 따르면,
좌측으로 벌목지가 나오고 동우아파트는 어슴프레 멀어지더니,
경부고속도로와 21번 국도가 나란히 지나는 절개지 상단에 서게 된다.
마루금에서 철계단을 타고 뚝 떨어지니, 경부고속도로와 나란히 지나는 21번 국도다. 목천에서 천안을 잇는 도로로 교통량이 꽤나 많을 듯하다. 도로가 금북길을 잘라 버려서 부득이 우틀하여 우회길로 돌아간다. 철계단을 내려서며 우틀하는 백두들.
신새벽이라 아직은 차량통행이 많지 않은 21번 국도를 따라 천안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차가 잠시 뜸한 틈을 타, 도로를 횡단하여 진행한다.
번화한 시내 중심가처럼 보이는 도로를 따라 800여 미터쯤 진행하면,
천안삼거리 가구단지에서 좌측 고속도로 지하통로가 나온다.
좌측으로 경부고속도로 아래로 지나는 굴다리가 나온다. 이곳은 경부고속도로에서 '천안논산간 고속도로'가 분기되는 지점, 즉 천안JC(표준어 천안분기점)다.
널찍한 지하통로를 따라 경부고속도로를 통과하여,
좌틀하여 다시 왔던 방향으로 돌아 목천 방향으로 진행한다. 사진의 정면으로 이어진 도로 우측이 천안논산간 고속도로다.
고속도로 지하통로 지나서 좌틀하면 고속도로를 끼고 다시 남쪽으로 향하게 되는데, 우측에 자동차 정비공장이 있고 경동택배 물류창고가 나오며 조금 지나면 동원시스템즈라는 공장이 나타난다.
이 른 새벽에도 불을 밝히고 부지런히 작업 중인 택배회사.
목천, 독립기념관 방향 진출로 표시가 보인다.
도로 끝 지점을 지나,
우측에 동원시스템즈 공장을 끼고 좌측에 ‘숲속에 미래가 있다’라는 표식 좌측 수레길을 따라 숲으로 들어간다.
서쪽 하늘에는 하현달이 걸려 있고,
묘지를 지나며 수레길은 좁은 등로로 바뀌어지며,
돌아본 취암산이 멀어져 있고, 능선 너머로 새벽에 지나온 동우아파트가 살짝 보인다.
고속도로를 우회하며 돌아온 거리가 만만치 않았음을 짐작케 한다.
임도길로 내려서서 좌측으로 임도를 따르다가,
이내 임도는 좌측으로 휘어져 내려가고, 금북길은 우측 언덕으로 이어진다.
지도상 216봉으로 표시된 왕자봉(216m)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아침식사를 예정했으나 조금 일찍 도착했고, 기온이 많이 내려가 있어서 잠시 더 진행하기로 한다.
일반적으로 왕자(王子)봉이라 함은 산 모양이 '임금 왕(王)' 자 모양을 하고 있어야 왕자봉이란 이름을 갖게 되는데, 능선 구분이 안 되어 확인할 방법은 없다. 모두가 도착하자 왕자봉 인증을 남기고, 돌고개를 향한다.
잠시 후 185봉을 지나며 직우틀하여 내림길 능선으로 이어간다. 표지기가 없었으면 알바하기 딱 좋은 곳이다.
155봉으로 향하는 등로는 평지의 소나무숲 사이로 이어진다.
우측 능선 아래에 진왕영농조합법인에서 운영하는 양돈장이 내려다 보이며 역겨운 냄새가 끊어지지를 않는다.
이제 해가 돋았으니 기온이 올라가려나 기대가 피어오른다. 숲속이라 변변한 조망처 하나 없음을 아쉬워하며 쑥스러운 듯 떠오른 해를 당겨본다.
남쪽 도장리 방향 조망.
금북길은 동쪽으로 휘어져 가다가,
직우틀하여 돌고개를 향하여 내려간다.
능선에서 직우틀하자, 잘 가꿔진 묘지가 나타나고 아래로 돌고개가 내려다 보인다.
위쪽의 묘지는 그냥 지나쳐 아래쪽 묘지터에서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나중에 이런 묘지가 다 없어지면 정맥꾼들은 어디에서 밥을 먹을까 하는 씰데없는 걱정도 해 본다.
오늘 최저 기온이 영하 -5도까지 내려가는 추운 날씨라서, 한두 분만 도시락을 가져오고 대부분 빵과 떡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한다.
추운 날씨 탓에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고려산을 향한다.
돌고개 날머리.
<돌고개(石峴)> 순우리말로 돌고개라 하며 石峴(석현)이라 쓰고 있다. 목천면 도장리와 용원리를 이어주는 오래된 고개이며, 돌고개 밑의 마을 고개도 돌고개라 하는데, 고개 부근에 돌이 많아 얻은 이름이라 한다. 돌고개에 내려서서 좌측으로 조금 이동하면,
석곡배수지 좌측 철책을 따라 능선으로 오른다.
최근에 완공된 듯한 석곡배수지 철책에는 아직 표지기가 거의 붙어 있지 않다. 이제 한 일 년쯤 지나면 갖가지 색깔의 표지기들이 커튼을 친 듯 느려뜨려 질 것이다.
돌아본 돌고개 전경. 건너편 능선에서 직우틀하여 중앙의 지능선을 따라 돌고개로 내려온 지나온 정맥길이 쉽게 가늠된다.
석곡배수지 절개지 상단을 지나자 다시 등로는 편안하게 이어지더니,
널찍한 개활지를 지나는데, 마치 비무장지대 내의 방치된 평지 같은 느낌이 든다.
가끔씩 능선 위에 널따란 밭도 조성되어 있어서 시골 마을 구릉지를 걷는 분위기다. 바로 좌측 아래쪽에 천안시 성남면 대정리(대치 윗마을) 마을이 있는데, 그곳 사람들이 예까지 올라와서 개간을 한 듯하다.
밭을 지나며 갈림길에서 좌측 오름길로 올라 밋밋한 봉우리를 지나면,
또 밭이 나오고,
한치고개를 지나게 된다.
<한치고개> 고개 좌측 아래에 대치 윗마을이 있어서 대티고개라고도 하며, 대티윗말 사람들이 목천면 도장리로 넘나들던 고개이다. 조그만 화물차가 드나들 정도로 길은 넓다. 등로의 고도차가 없어서 마냥 편안한 느낌으로 길을 걷는다.
한치고개를 지나자 잘 단장된 묘지 옆을 지니고,
잠시 후 우측 편으로 연이어 묘지를 지난다.
등로는 별다른 오르내림 조차 없이 능선 위로 이어진 수레길을 따른다.
우측으로 미세먼지를 뚫고 가야 할 고려산이 보인다.
편안하게 수레길로 이어지던 등로가 좁아지며 오름길을 올라, 잠시 더 진행하면 굴머리고개를 지난다.
<굴머리고개> 굴머리고개는 천안시 목천읍 소사리(굴머리)와 성남면 대정리를 이어주는 고개로, 지금도 수레가 다닐 정도로 널찍한 고갯길이 나 있는데, 고저 차이가 거의 없어서 고개인지 인식을 하지 못하고 그저 버려진 임도쯤으로 생각하며 지나친다. 265봉 갈림길. 금북정맥은 직우틀하여 고려산으로 이어진다.
위의 사진에서 좌측 오름길로 가면 265봉을 지나 전의면 관정리로 내려가게 된다. 갈림길이 뚜렷하지 않아서 숲이 우거진 계절에 오면 무심코 265봉 쪽으로 알바하기 십상이겠다. 이제 이곳부터 세종특별자치시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갈림길에서 직우틀하여 잠시 내려서자, 우측으로 벌목지가 펼쳐지며 전방으로 가야 할 고려산이 별안간 나타나고, 좌측 아래쪽에 아야목 마을이 보인다.
<아야목 마을> 고구려가 강성하였을 때 최남방의 국경 성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고려 때 홍건적이 침입해 오자 백성들이 이곳에 성을 쌓고 피난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홍건적의 포위가 풀리지 않으며, 성 가운데 우물의 물이 떨어져 주민들이 갈증으로 고통을 받게 되었다. 이에 사람들이 '아야 목이야'하고 울부짖었다고 하여 아야목 마을이라 부른다고 한다. 고려산 방향 파노라마.
굴머리고개로 이어지는 옛고개. 고갯길을 따라 우측으로 가면 잠시 전 지나온 굴머리 고개로 이어지는 듯하다.
애미기고개(아먀목고개).
<에미기고개> 갑자기 뚝 떨어지는 도로가 나타나는데 이곳이 에미기고개란다. 천안시 소사리와 연기군 고등리를 연결하는 콘크리트 포장도로이며 산불안내방송시설이 있고, 여기서부터 천안시를 벗어나 연기군으로 접어든다. 애미기고개를 지나 고려산 오름길을 오른다. 고려산 오름길은 제법 가파르게 이어지다가,
비탈이 조금 급해지는가 싶더니 고려산성 위로 올라서고,
고려산성에 둘러진 고려산 정상부는 보기와는 달리 꾀나 널찍한 평지를 이루고 있다.
고려산 정상 도착.
고려산 정상 돌탑에서 인증샷을 남긴다.
<고려산(高麗山 307.2m)> 이곳은 연기군 전의면과 소정면의 경계의 산으로 근방에서 가장 높은 산이 고려산이다. 산 정상에는 산성이 축조되어 있는데 이 산성을 고려산성(高麗山城)이라 부른다. 이 산성에 대하여 『여지도서(與地圖書)』의 전의현 산천조에 기록이 있고, 또 『대동지지(大東地志)』전의 산수조에 「高麗山 : 西十里」라 하여 고려산이 전의현에서 서쪽으로 10리 지점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전의현읍지(全義縣邑誌)』 산수조에는 「古麗山 : 縣北十三里 上有祈雨祭壇」이라 하여 고려산이 전의현에서 북쪽 13리에 있으며 기우제를 지내던 제단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산을 고려산이라 부르는 것에 대하여 어느 학자는 고구려의 준말로 고구려가 남쪽까지 내려왔을 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