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월
海霧 / 신영
쉬지 않고 가는 세월
칠부 능선 가을 속에서
달려오는 하얀 계절을 본다
허리 휜 소나무
자식 손주들 솔방울이 되고
발아래 순백의 구절초 한 떨기
함초롬히 웃는다
예까지 온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청춘아
네게로 돌아가지 않으련다
계절의 깊은 골짜기 지나
능선 따라 변하는 태양의 높낮이
밤하늘 전율하는 별들의 함성을 듣는 경지
시간이 준 위대한 지혜란다
오토 캠핑장 지키는
굽은 나무 한 그루
세월을 희살 짓는다
2. 무궁화
海霧 / 신영
사계를 살며
서러움에 젖어보는
겨울의 노래
숨결에 묻어나는 시공
사랑을 구걸하지 않는 의연
하여 사랑을 노래한다
가지와 나무
꽃의 하모니
고단한 여정의 꽃
홍백의 결기
3. 호박꽃 연가
海霧 / 신영
솟아난 노란 꽃술 속에
숨죽이며 기다려온 정염(情炎)
기다림에 녹아난 폭염의 하품 속에
스며든 침입자
순수로 가장한 날갯짓에
가슴을 열어주는 화심(花心)
빙그레 웃는 꽃
호박꽃은 꽃 중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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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향13호출판 자료
신영 시인 덕향문학 13호 원고
지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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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
23.10.24 08:4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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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세월을 희살 짓는
굽은 나무 한 그루!
그 나무가 선산을 지키고
오늘 청춘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주역이지요.
훌륭한 어른, 좋은 어른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