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에서는 옷깃을 한번 스친 것도 인연(因緣)이라 하여 소중하게 여긴다. 한 사람이 평생 만나 알고지내며 친한 관계를 맺는 사람들은 약 2,000여명 된다는 통계가 있다. 적지 않은 숫자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당시는 친하게 지냈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잊기 마련이다. 그래서 기억을 회상하는 술자리에서나 차를 마시며 학창시절 친구나 절친하게 지냈던 이웃, 전 직장의 동료들을 떠올리며 그리워하기도 한다. 부모형제처럼 혈연으로 맺어진 사이가 아니라면 아무리 좋았던 사이라도 세월이 지나면 희미한 옛 추억에 불과해진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 은퇴해서 하는 일이 없어지거나 자녀들도 출가해서 부모 곁을 떠나면,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자신을 외로워하다가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도 흔히 있다. 젊을 때부터 좋은 사람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면 현재 뿐 아니라 노후의 삶도 풍성해지고 날마다 즐거운 날들로 채울 수가 있다. 그렇지만 아무리 친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이라도 관계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기에 소홀히 하다가 멀어지고 나서 후회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 형제 사이라고 늘 관계가 좋은 것은 아니다. 형제라도 같은 지붕아래서 함께 동고동락할 때는 살갑게 지내지만 성인이 되어 저마다 가정을 꾸려 각자의 삶을 살다보면 관심이 멀어지게 되며, 재산문제나 감정싸움 등으로 불화를 겪는다면 원수로 변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별 것 아닌 사소한 일로도 감정이 격화되어 멀어질 수가 있다. 그러므로 한번 맺은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잘 관리한다면 팍팍하고 기나긴 여정의 인생에 두고두고 즐거움을 주는 원천이 될 것이다.
좋은 이웃은 보이지 않는 재산이다.
잠 17:17
친구는 사랑이 끊어지지 아니하고 형제는 위급한 때를 위하여 났느니라
요리의 주재료는 곡물이나 야채, 고기나 생선일 것이지만 이를 그대로 익히거나 튀겨서 먹는 사람은 없다. 소금이나 고추, 마늘, 생강 같은 입맛을 돋우는 갖은 양념을 치고 요리해서 먹어야 제 맛이 난다. 인생의 주인공은 자신이며 남이 대신 살아주지 못하고 홀로 걸어가는 길이지만, 누군가가 고단한 인생길에 동행이 되어준다면 그 여행은 즐겁고 행복할 것이다. 그래서 부모를 잃고 태어난 고아들은 힘겨운 인생이 될 것이 불 보듯 환하다. 형제가 없이 자란 독자들도 어린 시절이나 성인이 되어서나 삶의 풍성한 시간들을 빼앗긴 느낌이 든다. 성격이 소극적이고 소심하여 친구가 별로 없는 사람은 북적북적한 식당에서 홀로 쓸쓸한 점심식사를 하는 이의 뒷모습을 보는 것처럼 안타깝다. 일전에 버지니아공대에서 벌어진 끔찍한 무차별 살인사건의 주인공인 조승희도 일밖에 모르는 부모와 낯선 외국에서의 문화충격이 외톨이의 성격과 빚어져 처참한 사건을 저지르게 되었을 것이다. 만약 평소에 그의 고민을 경청하는 친구나 고독을 감싸줄 이웃이 있었다면 불행한 사건으로 인생을 끝마치지 않았을 것이다.
예기치 않은 사고나 불행한 일을 당했을 때 큰 힘이 되어주는 것은 보험만이 아니다. 만일을 제쳐두고 뛰어 와주는 이웃이나 친구가 있다면 보험보다 더 위로를 받을 것이며 든든하게 여길 것이다. 물론 크리스천에게는 감당치 못할 시련을 막아주시고 악한 영의 공격을 막아주시는 하나님으로부터 보호와 안위를 받고 있지만, 여기에 다정한 이들이 있어 슬픔과 고통을 나누고 적지 않은 돈을 치료비로 선뜻 보태주며 가족들의 미래를 걱정해주며 배려해 주는 따뜻한 형제자매와 이웃들이 있다면 세상이 아무리 고되지만 그리 팍팍하지 않을 것이다. 부동산이나 금융자산만이 재산이 아니라 이들이 삶에 믿음직한 재산인 셈이다. 생계에 필요한 돈은 건강해서 열심히 일하면 얻어지지만, 좋은 이웃이나 형제는 필요하다고 늘 곁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기에 더욱 소중히 여기며 감사해야 할 일이다.
돈만이 귀중한 재산으로 여겨 삶의 대부분을 열심히 벌어 쌓아두며 불리기에 시간과 노력을 바치는 사람들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도 적지 않다는 것을 모른다. 많은 돈이 있다면 예쁜 아내나 의사나 변호사 남편은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행복한 가정을 살 수 없다. 부자 주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친근함을 과시하겠지만 우정은 살 수 없다. 이혼하거나 상처한 부자가 재혼하고자 배우자감을 구하는데 많은 사람이 달려드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일전에 천억원대의 큰 재산을 가진 사람이 데릴사위를 구하고자 광고하자 하루사이에 수백명이 신청했으며 그중에는 의사나 변호사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살아가는 데 돈은 필수적이며 많은 돈으로 즐거움을 누릴 수도 있겠지만, 이는 돈만을 사랑하는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세상의 풍조 탓이다. 그렇기에 돈이 많은 자는 이들의 돈을 노리는 자들을 피해서 도피처를 구해 해외로 숨으며 돈을 지키기 위한 고독을 스스로 택한다. 이들의 곁에는 돈을 모르는 애완동물이나 외로운 현실을 잊게 해주는 술만이 남아있다.
좋은 이웃의 조건
우리가 고단한 인생을 살아가며 지친 영혼과 마음에 한여름의 무더움을 식혀주는 시원한 소나기와 같은 이들을 곁에 두고 있다면 삶이 얼마나 즐겁고 상쾌할 것인가? 모든 사람들은 나름대로 여러 좋은 점이 있지만 우리가 손을 벌려 절친한 친구로, 살가운 이웃으로 받아들이며 깊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려면 선택의 기준도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만나면 즐겁기보다는 늘 뒷맛이 개운치 않고 머리를 혼란하게 만들며, 사소한 일에도 상처를 받아 사귀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지도 모른다.
크리스천은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가깝게 사귀는 친구와 이웃은 같은 교회에 다니는 교인이거나 보수적인 교단에 속한 이들만 골라 사귄다. 물론 이러한 성향은 같은 소속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친근한 감정을 갖게 되는 자연스런 마음이다. 그래서 자신과 다른 종교를 갖고 있으면 어느 정도 거리를 두게 된다. 필자는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참 좋은 사람도 많으며, 교인이라도 별로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종교가 같지 않더라도 마음을 터놓고 오래 사귄다면 이러한 편견은 근거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사람들은 미래에 전도할 자원도 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그러므로 좋은 이웃의 조건에 같은 종교라야 된다는 기준을 제외하라.
가까운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는 일은 흔한 일이다. 혈연으로 맺어진 사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지연이나 학연, 혹은 우연히 알게 된 사이라면 친구를 잘못 선택한 결과일 수도 있다. 친하게 사귀는 기준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돈이 많은 사람보다 사랑이 많은 성품을 가진 사람을 선택하라. 돈이 많으며 학식이 높은 사람은 자신을 높여 주기를 원하며 비교대상으로 비쳐져 열등감이 들게 하지만, 자비롭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풍부하고 희생심이 강한 사람을 가까이 두고 있으면 사소한일에도 잔잔한 감동을 받게 되며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게 하며 적지 않은 위로를 준다. 팍팍한 삶을 버티는 데도 버거운데 남을 배려하며 희생하는 이들을 지켜본다는 것만으로도 신선한 충격을 받을 것이며, 이타적인 자신에게 채찍질이 되고, 이유를 달며 핑계만을 생각하는 연약한 의지를 이기는 강인한 성품을 길러준다. 이러한 이를 만나면 꼭 친구나 이웃으로 곁에 두라.
세상 사람들의 지극히 세속적이다. 이들의 특징은 돈을 좇으며 쾌락을 좋아하며 자신을 사랑한다. 하나님을 모르는 세상 사람들은 당연하게 생각하더라도 크리스천 중에도 이러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세속적인 사람들과 가까이 하게 되면 자연스레 돈을 최고로 여기며 세상을 사랑하는 세속적인 마음을 닮아간다. 이들은 구별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은 대화할 때의 주된 관심사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만나기만 하면, 돈과 부동산, 재테크, 구입한 상품, 소유한 재산목록, 자녀의 학벌, 배우자의 직업이나 사업체, 건강, 미모 등의 온통 세상적인 것 뿐 이다. 교회에서는 장로며 권사이고 집사인 이들도 사적인 자리에서 만나면 세상 사람과 다를 것이 없다. 사람은 짐승과 달리 영적인 존재이므로 영적인 대화를 나누지 않으면 맘이 어두워지고 영혼이 슬퍼진다. 비록 교회에 다니지 않더라도 영혼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건강한 삶과 행복한 인생에 관심을 갖는 이가 있다. 이들은 아직 예수님을 만나지 못했을 뿐이지, 평안한 영혼을 지향하는 인생을 원하며 살아가고 있으며 적절한 때가 되면 하나님의 자녀가 될 것이다. 이들과 대화하면 마음이 평안해지며 영혼이 즐거워지는 것을 느낀다. 이러한 사람은 좋은 사람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촛불을 들고 거리를 헤매서라도 이들을 찾아 나서라.
아무리 마음이 선하고 좋은 사람일지라도 습관이나 행동이 문제가 있다면 사귀는 것을 재고해야 한다. 만나면 꼭 술을 찾는 이들은 가까이 하지 말라. 술을 절제하며 마시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술은 중독성이 있어 자제하기 어려우며 술이 취하면 상업적인 음란의 위험에 속수무책이며 성적인 유혹에 취약하다. 자신은 문제없다고 큰소리칠지 모르지만 이러한 사람과 가까이 하게 되면 언제 악어가 득시글거리는 늪에 빠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죄를 범할지 모르는 위험한 환경에 들어가지 않는다. 술뿐만 아니라 심심풀이 인터넷 도박이나 로또복권, PC방, 노래방을 즐겨 찾는 이들도 인생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들은 건강한 노동의 열매보다 행운을 좇으며 영혼의 즐거움보다 육체의 쾌락을 탐닉하는 자들이다. 이들에게서는 배울 것이 별로 없다.
딤전 5:13
또 저희가 게으름을 익혀 집집에 돌아다니고 게으를 뿐 아니라 망령된 폄론을 하며 일을 만들며 마땅히 아니할 말을 하나니
크리스천이거나 같은 교회에 출석한다는 것만으로 좋은 이웃으로 각별하게 여기며 친근하게 사귀어야 할 대상인가는 생각해보아야 한다. 크리스천이라고 모두가 하나님을 최고의 경배자로 여기며 두려워하고 일상의 생활이 예배의 삶이 되도록 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구역예배가 끝나자마자 교회내의 시시콜콜한 정보를 나누기에 열을 올리며 맘에 들지 않는 목회자와 교인들을 폄훼하며 비난하고 근거 없는 소문을 부풀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만나서도 부족하다고 느끼면 시도 때도 없이 전화나 휴대폰으로 신속하게(?) 풍문을 전달하고 교회를 시끄럽게 하고 순진한 희생자를 만들어 시험에 들게 한다.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고 신앙성숙을 위해 노력하고 쉬지 않고 기도해도 시원찮을 터이지만 이러한 현상은 교회 내에 흔한 일이다. 또한 취급하는 상품의 영업을 위해 이교회 저 교회를 전전하는 이들도 있고 단골고객을 학보하기 위해 큰 교회만을 찾는 자영업자도 있다. 이들의 관심은 영적 성숙이 아니라 돈이다. 또 어떤 이들은 교회를 경건한 사교장(?)으로 여기는 이들도 있다. 선교회 모임으로 만나지만 선교 프로그램을 앞세운 친교여행이나 관광명소나 해외 여름휴가 스케줄을 짜기에 분주하다. 물론 이 같은 교제시간도 교회 내에서 필요하겠지만 자신들끼리 모여 즐기는 계모임 같은 조직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크리스천으로 깊은 교제를 나누어야할 사람들의 조건은 영적인 관심과 경건의 행위에 마음을 쏟는 이들일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과 우정을 나눈다면 자연스레 신앙의 깊이가 더해지고 보다 성숙한 예수님의 제자로서 살아갈 수 있는 좋은 동반자와 안내자가 될 것이다
출 처 : 다음 카페 [크리스천 영성학교]
글쓴이 : 신상래 목사
첫댓글 감사합니다.
귀한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