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야 새야 파랑새야 외 2편
조 정
어야 덕진떡 자네 친정엄니는 고향이 으디시당가?
예 금정이어라 어째 그라쑈?
보 성님도 이상허셌지라? 나허고 같은 생각 하셌고만이 월산떡 엄니 말씨가 쪼깐 귀에 설드랑께요 갈에 우리집 콩 뚜듬서 이약이약헌디 항, 항 허고 답을 허시등만 매한 말이다허고 봉께 아먼 그라재 헐 대목이서 항, 항 그라시드랑께
그라꺼시오 우리 외할매가 잔 먼디서 시집 오셌당만요 쩌그 남원 옆에 관산허고 오수 근방이란디 지도 자세히는 모르것어라 그랑께 엄니가 외할매 말씨 쪼깐 비슷하세라
워따매 자네 함마니 실 질게 끊으셌네이 으찌케 그라고 먼디서 인연이 되야쓰까?
우리 외할매가 시천주교 믿었어라
이? 시천주? 긍께 시천주 믿는 집안끼리 혼연한 것이여?
그것은 아니고라 우리 외할매 열여섯살 큰애기 때 동학 난리랑 것이 났다등만요 사람이 겁나게 죽고 친정 아바니, 오라부니도 돌아가세부럿다요 외할매가 정혼헌 총각도 동학 사램이라 남녘으로 쫓게올 때 항꾼에 따라 왔다요
그래이 그래가꼬 금정서 주잔것구만
아니어라 장성 갈재로 해서 영암까장 왔는디 국사봉 너매 자응으로 가는 판이었능갑대요 총각이 거그서는 두고 가드락하대요 의지가지없는 타관에서 먼 일이 벌어질랑가 알 수 없고 내일이 어짤랑가를 모릉께 더 가먼 안 되것다 접주님 아시는 댁이 금정에 있응게 거다 의지허고 지달리람서 두고 갔다등만요
후제 찾어 왓드랑가
으디가요 자응서 싹 다 몰살했답디다 으찌케 살아날 수가 없이 들녘에 몰아넣고 죽애부럿다요
오메 으짜끄나 큰애기 혼차 남어부렀구만이
예 의탁헌 집서 담살이 허다가 우리 외하나씨허고 혼연을 시게줬다요 우리 외하나씨도 그집서 꼬마둥이 머심으로 컸응께 혼연해도 팽야 내우간에 그 집 담살이허고 사셌재라
근디 자네 엄니가 일흔서이 잡샀단디 여간 깨깟하니 인물이 단정하시대 외할매가 그라셌능가?
우리 어매가 막둥이고 지가 또 막둥이라 지는 외할매를 못 뵈였어라 어매가 그라신디 앉고 일어서는 것도 단정허고 음석 솜씨가 얌잔했닥 허시대요
자네 살림 솜씨가 느저구 있고 귄찐 것이 외할매 내림이구만이 어야 간디 시천주 사람들은 월출산에 안 숨고 으째 자응까지 가쓰까이 자응은 들만 널룹재 으디 숨을 디가 있간디
죽기를 각오허고 쌈허는 사램들이 이길라고 갔재 숨을라고 갔을라등가
지는 모르제라 지 애랬을 때부텀 엄니가 시천주 갱문을 외라고 하싱께 그라고만 햇제 앙꿋도 몰라라 그래사 존 시상 온다고 자꼬 갈쳐주시대요
시천주 시천주 그라고만 욍가?
아니 스물한 글자로 된 갱문이여라 시천주는 첫 대가리고라
한번 해보소 잔 들어보세 존 시상 온다는 소리먼 우리도 배와보제
으차까이 뜬금없이 욀랑께 여럽소야
갠찬해 이 사람아 허던대로 해보소
참말로 하요 아짐 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 지기금지원우이대강
얼씨고 잘 헌다 간디 나가 손꾸락으로 짚어봉께 스물두잔디 으째 스물한자당가?
하하 아짐 스물한자여라 지도 애릴 때 우리 엄니헌테 그라고 물어봤었는디요 지기금지원우이대강에서 우이는 본래 위라요 가락을 맞칠라고 우이라고 헌당만요
아따 그것 보소이 갱문도 육자배기허고 한가지네이 아먼 머시든지 가락이 척척 맞어서 어우러져사 신바람도 나고 존 시상도 올테재
* 월산양반 아내라 월산떡이라고도 부름
봄풀은 약
성님 건개 멋 해서 드시오?
우리 집 호주가 까딱허면 저븜으로 상을 콩콩 찧요
눈밭에 시금초가 달디 달드만 인자 시들해불고
몰린 풀치라도 올릴라먼 장날 지달려사 쓴께 성가실 때네
오늘은 들깨가리 풀어 쑥국 끼링께 상기허니 좁디다야
들바람이 쪼깐 쌩콩헌디 메똥 앞은 따땃항께 쑥이 우하대요
나도 낼은 들질 더퉈봐사것네
단오 전에 봄풀은 다 약이여
물에 비친 찔레꽃
나는 꽃 중에 찔레꽃이 질로 좋아라
우리 친정 앞 또랑 너매 찔레 덤불이
오월이먼 꽃이 만발해가꼬
거울가튼 물에 흑하니 비친단 말이요
으치께 이삔가 물 흔들리깜시
빨래허든 손 놓고 앙거서
꽃기림자를 한정없이 보고 있었당께라
그것으로 작문 써서 소학교 때 상도 받었어라
인자 봉께 화순떡 자네 딸이 군내 백일장 장원 헌 거시 어매
탁에서 글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