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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자기의 어머니가 된 조선여인 百婆仙" 일본 후손 증손자가 아리타 호온지(報恩寺) 묘비에 남긴 비문..."나의 증조 할머니는 머리가 하얀 할머니" |
[미술여행=윤장섭 기자]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에코樂(락) 갤러리가 '2023 사기장 백파선 현대와 만나다'展을 지난 11월 2일부터 개최하고 있다.
11월 14일까지 계속되는 '2023 사기장 백파선 현대와 만나다'展에서는 정유재란(1597년)때에 일본으로건너가 일본 도자기의 대모가 된 조선 여성 백파선 사기장의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조선의 여인이었지만 일본도자기의 어머니이자 도자기의 혼이 된 여인의 당당한 기백을 세상에 드러내고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개척하고자 했던 백파선이라는 조선 여인의 인물 됨됨이를 살펴보는 전시다.
'2023 사기장 백파선 현대와 만나다'展, 전시알림 홍보용 포스터
백파선역사문화아카데미 이혜경 대표
이번 전시를 주관하고 있는 백파선역사문화아카데미 이혜경 대표는 “백파선을 통해 우리는 나의 현실을 온전히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세상을 꾸려 나가고자 했던 백파선 사기장의 당당한 기백을 엿볼 수 있다며, 이번 전시는 도자기를 매개로 도자기를 직접 만들거나 그리거나 사진을 찍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백파선을 표현하며 백파선과 현대의 우리가 만나는 과정을 그려냈다”고 말했다.
또 이혜경 대표는 이번 전시는 직접 도자기를 빛거나, 도자기를 그리거나, 섬유나 물감을 통해서 백파선을 표현할 수 있는 작가라면 어떤분이든 함께하자고 권했고, 백파선을 함께 공감하는 작가들이 적극 참여해 주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400년 전의 인물로써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랑과 평화의 메신저로서 역활을 했던 백파선을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도자기, 공예, 예술품이 가지는 의미와 현대에 왔을 때 어떻게 변화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며 '사기장 백파선 현대와 만나다'의 두번째 전시가 갖는 의미를 밝혔다.
이혜경 대표는 이번 전시는 백파선을 함께 공감하는 작가들이 적극 참여해 주었다고 말했다. (사진=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 엽서)
<미술여행>은 조선의 여인이었지만 일본도자기의 어머니이자 도자기의 혼이 된 사기장 백파선을 다시한 번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한편 이번 '2023 사기장 백파선 현대와 만나다'展은 숨겨져있던 도공 백화선을 재 조명하여 도자예술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파하는 전시로 관심을 받고있다.
◈ "일본도자기의 어머니가 된 조선여인 百婆仙"
일본에서 백파선은 '도자기의 어머니'로 칭송을 받고 있지만 정작 조국인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낯설다.(사진=백파선 굿즈와 백파선 일러스트)
'2023 사기장 백파선 현대와 만나다'는 도자기를 중심으로 불(火)의 여신이었던 사기장 백파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시도다.
백파선(百婆仙)은 조선의 여인이었지만 일본도자기의 어머니이자 도자기의 혼이 된 여인이다. 백파선에 관한 기록은 그리 많지 않다. 기록에 의하면 백파선(百婆仙)은 1592년 임진왜란과 1597년 정유재란 때 일본으로 잡혀간 김해 출신의 사기장 김태도(金泰道)의 이름없는 아내다. 당시 일본 막부는 미감이 매우 아름다운 조선 도자기를 사랑했지만 정작 도자기 기술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당대 최고의 도자 기술을 자랑하는 조선의 수많은 사기장들을 포로로 잡아 일본으로 데리고 갔다. 사기장과 그 가족들은 천민 중의 천민이었다.
일본으로 끌려간 백파선은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66세)영주의 허락을 받아 함께 일하던 사기장들과 그 식솔들 수백명(960명)을 이끌고 일본 사가현(滋賀県) 아리타(有田)에 정착했다. 백파선이 정착한 아리타는 조선의 사기장들에 의해 일본 도자 산업의 중심지가 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만든 일본의 도자기는 전세계적으로 퍼져 나갔다.
현재 일본에는 그녀의 후손들이 세워둔 법당과 묘비가 있다. 사실 백파선은 이름이 없어 정확한 본명을 전해지지 않고 있다. 지금 불려지는 이름 백파선은 그의 높은 인덕을 기리기 위해 증손자가 아리타 호온지(報恩寺)에 있는 묘비에 백살까지 산 머리가 하얀 할머니라는 뜻으로 백파선(百婆仙)이라고 새겨 넣으면서 후대까지 백파선으로 불리고 있다.
또 백파선에 대한 기록은 그리 많지는 않지만 당시 도자기를 굽던 가마터와 몆가지 유물 정도만 전해지고 있다. 자신의 운명을 용감하게 개척했던 백파선은 일본에서 '도자기의 어머니'로 칭송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정작 조국인 우리나라에서는 4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이름이 여전히 낯설다. 그러나 지금 백파선역사문화아카데미 이혜경 대표가 백파선을 발견하고 역사를 다시 쓰려 하고 있다.
◈“2023 사기장 백파선 현대와 만나다”展...사기장 백파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시도
사진=“2023 사기장 백파선 현대와 만나다”展.을 주관하고 있는 백파선역사문화아카데미 이혜경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있다.. 이혜경 대표 제공)
“2023 사기장 백파선 현대와 만나다”展을 주관하고 있는 백파선역사문화아카데미 이혜경 대표는 <미술여행>에 '2023 사기장 백파선 현대와 만나다' 전시에는 백파선을 표현할 수 있는 작가 ▲김용주, ▲김재호, ▲노진주, ▲레이첼곽, ▲박희원, ▲안경희, ▲안영경, ▲이꽃담, ▲이돈아, ▲이상미, ▲이재숙, ▲이주연, ▲이혜경, ▲홍성기 등 총 14명의 작가가 참여한다며, 사기장 백파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시도라고 말했다.
“2023 사기장 백파선 현대와 만나다”展에 참여하고 있는 작가들이 전시장에서 기념사진을 찎고 있다.
이어 “도자기는 실용적인 사물로서, 또 예술 작품으로서 오랜 시간 우리의 삶 속에서 숨 쉬며 다양한 역할을 해 왔기에 도자기는 실용적인 사물이 되기도 하고, 바라만 보아도 넉넉해지는 신비한 질감을 가지고 있기도 하며, 아주 차가울 수도 있고 아주 따뜻할 수도 있으며, 사람의 손이 닿는 모든 과정이 담겨 있다고 했다.
또 이혜경 대표는 도자기를 평면의 회화로 담았을 때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도자기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더하여, 시대마다 문화마다 다양한 형태로 보존되는 우리의 도자기가 앞으로 다양한 현대 작가들을 통해 역동적으로 해석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전시장 모습
사진=전시장 모습
이혜경 대표는 이번 전시가 백파선(百婆仙)이라는 인물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이고, “누군가는 그저 흘러가는대로 자신의 삶을 맡길 수도 있고, 누군가는 현실에 낙담하여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러나 백파선을 통해 우리는 나의 현실을 온전히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세상을 꾸려 나가고자 했던 그 당당한 기백을 엿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시는 지난해에 이어서 도자기를 매개로 도자기를 직접 만들거나 그리거나 사진을 찍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백파선을 표현하며 백파선과 현대의 우리가 만나는 과정으로, 우리는 모두 우리의 시대를 사는 백파선”이라고 말했다.
사진=전시장 모습
특히 이번 전시에는 가평꽃동네 희망의집 장애인 요양원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함께 참여 했고, 일본 사가현 아리타 갤러리 백파선의 부관장을 역임했던 노진주 작가의 작품도 함께 전시돼 의미를 더하게 됬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는 가평꽃동네 희망의집 장애인 요양원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함께 참여 했다.(사진=가평꽃동네 희망의집 장애인 요양원에서 활동하는 작가들과 이혜경 대표, 이상미 작가)
이혜경 대표에 이어 에코락갤러리의 장현근 대표는 “2023 사기장 백파선 현대와 만나다”展은 “회화뿐 아니라 판화, 도자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은 선보이는 전시로 도자기 강국이었던 우리나라가 현재 값싼 대량생산 제품들로 인해 그 빛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에코락갤러리의 장현근 대표. (사진=방송 캡처)
"이번 전시는 우리 고유의 도자예술과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통해 도자의 위상을 되찾았으면 한다". "‘도자기의 어머니’로 추앙받은 백파선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 도자 작가들이 세계적인 작가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시가 갖는 의미를 전했다.
◈ 일본 후손 증손자가 아리타 호온지(報恩寺) 묘비에 남긴 비문..."나의 증조 할머니는 머리가 하얀 할머니"
다음은, 일본 사가현 아리타시에 위치한 호온지(日本 佐賀県有田町 報恩寺 內)에 남아 있는 만료묘태도파지탑(萬了妙泰道婆之塔)에 새겨진 백파선의 비문이다.
증조모(백파선)의 성은 모릅니다만, 고려(高麗)ㆍ심해(深海.김해) 출신입니다. 임진왜란 때 토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고려를 공격하고 돌아오는 길에, 다케오(武雄) 영주인 고토이에노부(後藤家信)가 증조모(백파선)에게 도자기 만들기를 명했습니다.
코우후쿠지(広福寺)의 베츠소우(別宋)스님이 간언을 해서 그 문 앞에 살고 몇 년이 지났습니다. 이에노부 영주의 은혜를 받아 우치다(內田)의 땅을 하사받고 도자기의 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그릇과 향로를 만들어 이에노부 영주와 베츠소우스님에게 바쳤습니다. 당시 절의 승려들은 이것을 신타로야키(新太郞燒)라고 불렀습니다. 백파선의 남편은 1618년10월 29일에 사망했습니다. 법명은 텐시츠소우덴(天室宗伝) 이라고 합니다.
증조모(百婆仙)는 자녀교육에 열정적이고 모범적인 어머니 였습니다. 그후, 우치다(內田)에서 히에코바(稗古場)로 옮겼습니다.
쿠로카미야마(黑髮山)는 훌륭한 백토를 산출해서 도자기를 만들기에는 천혜의 땅이었습니다. 우리집에 있었던 조선인들은 모두 증조모(백파선)을 믿고 따라왔던 사람들입니다.
1656년 3월 10일에 서거했습니다. 향년 96세였습니다. 소리높여 웃으며, 아름다운 외모로 눈썹을 깔끔하게 정리하였습니다. 귀가 어깨까지 늘어져 귀고리를 한 구멍 흔적이 있었습니다.
후손들은 효자이고 그녀의 인덕을 그리워하며, 백파선이라고 했습니다. 이 증조부모가 백파선과 남편이며, 사라야마(皿山아리타)의 시조입니다.
할아버지 헤이자에몬(平左衛門), 법명 소우카이(宗海)는 가업을 번영시켜 가문의 명예를 높이고 2남 7녀를 낳았습니다. 삼촌 소우코우(宗光)는 아들을 코우후쿠지(広福寺)에 보내고 스님이 되게했습니다.
선친 탄큐는 3남을 낳고 장남 지센(実仙)과 막내아들이 승려가 되는 것을 허락하고, 가운데 아들이 가업을 이었습니다. 외증손 중 세 명이나 승려가 된 것은 조상의 선행에 의해서라고 생각됩니다.
장남 지센은 검은 옷을 입고, 후손을 위해 석탑을 하나 세우고 짧은 말을 남겼다.
"어둠이 걷히고, 마음이 달처럼 둥글게 밝고, 자비심을 가지고, 자손이 번성하기를 바란다."...1705년 3월 10일 서거 50주기에
"일본도자기의 어머니가 된 조선여인. 도자기의 혼이 된 여인 百婆仙" ????
한편 '2023 사기장 백파선 현대와 만나다'전시를 기획한 백파선역사문화아카데미 이혜경 대표는 현대판 백파선을 꿈꾸며 '백파선은 나의 운명'이라는 마음으로 '백파선'과 관련된 연구와 활동을 계속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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