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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갑오징어루어낚시
written by sammul 060926
드디어 갑오징어 철이 돌아왔습니다. 특별한 모양과 맛으로 가을 한 철에만 루어꾼들에게 다가오는 귀한 녀석이죠. 추측컨대 본격적으로는 2002년 '배스앤보트'라는 루어전문클럽에서 처음 시도한 후, 불과 삼사년만에 전국적으로 확대될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낚시입니다.
농러루어 싸이트인 이곳 전농에 이상하게 끌리면서도 변변히 활동을 못해 미안하던차에 다른 곳에서 갑오징어루어에 대해 소개해야할 필요가 생겨 저간의 천박한 경험을 기초로 잡문하날 쓸일이 있어 내친김에 여기에도 같이 올려둡니다. 농어에 비할바가 아니나 잠시 즐길만한 유희로서 올리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기에서는 적어도 루어낚시를 일정한 정도로 즐길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글을 쓰겠습니다. 실전적이고 간략히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 이런 장르의 낚시가 있다는 것도 알아두셨으면 하고요, 한번한번 경험을 쌓으면서 이 글을 극복하다보면 여러분은 어느새 전문가가 될 것입니다.
1. 갑오징어낚시의 시즌
근해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수역의 저서에서 치어시절을 보낸 갑오징어가 이제 월동과 산란을 위해 연근해 가까이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추석을 조금앞두고 청소년갑오징어들이 떼거리로 잔잔하며 먹이감이 풍부하고 비교적 수온이 높은 곳으로 몰려드는 것입니다.
갑오징어 자체는 우리나라 해역 전체에서 나오지만, 천수만은 이런 조건을 두루 갖춘 천혜의 해역입니다. 아산만 이북만해도 마릿수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합니다. 새만금뻘이 있던 군산이나 부안도 유명한 산지였으나 아시다 시피 이미 그 생태적 특징이 극도로 불안해져 앞으로를 기약할 길이 었습니다. 여하튼, 우리나라 갑오징어 생산의 약 삼할을 차지하는 천수만의 오천항에서는 넘들이 구월중순부터 비치기 시작하더니 하순께부터는 씨알은 아직 작으나 마릿수로 낚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천수만과 같은 해역인 홍원항이나 마량에서도 시즌을 알리는 조황이 올라오고 있구여.
이때부터 넘들은 일주일이 다르게 체장이 늘어납니다. 어떤이는 매일이 다르다고 할 정도입니다. 이렇게 체중을 불리기 위해서는 ‘먹어야’하므로 이즈음 넘들은 포악할 정도로 닥치는 대로 먹습니다. 같은 개체는 물론 심하면 스스로의 다리도 잘라 먹는다고 하니 넘들의 식성에 놀랄 뿐입니다.
이렇는 사이에 시월 중순이 다가 옵니다. 넘들의 체중이 최대가 되어 월동을 준비하는 시점이지여. 묵직한 손맛과 두툼하고 달착지근한 살맛이 최고조에 오른다고 할 수 있지만, 동시에 이미 체중을 불릴대로 불린 넘들의 식욕도 서서히 줄어들고 마릿수도 급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식욕이 감퇴한 녀석들의 입질이 왕성할 리 없슴은 뻔한 이치. 그만큼 입질받기가 어려워 진다는 말이지요.
게다가 포획하기 쉽지여, 짬뽕의 계절에 그 감칠 맛을 더해야 하지여, 여러 가지로 목숨부지한 녀석들의 숫자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사정을 반영하듯, 대부분의 조황은 이때부턴 일주일이 지날 수록 반으로 줄어드는 규칙을 보여줍니다. 그러다 십이월이 되면 처음부처 없었다는냥 씻은 듯이 사라지고 맙니다. 산란후 사망까지 한다니 더 이상 무얼 기대하겠습니까(그래도 많은 수는 살아남아 이듬해 사월에서 유월사이에 산란을 합니다. 수심이 10미터 안쪽의 얕고 조수흐름이 원활한 해역에 자라는 해초에 하얀 알을 부착한다더군요. 어부들은 이 때 미끼도 넣지 않은 대통발을 조류가 제법 있는 곳에 넣어 두면 넘들이 알쓸러 들어가곤 끝이지요. 이 때엔 불행히도 거의 먹이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개체당 체중은 많이 나가도 잡히는 마릿수는 매우 적으며 낚시에는 어쩌다가 잡힐 정도에 불과하여 통발에만 잡힙니다. 원체 달아서 그렇지 이즈음의 오징어는 솔직히 별로인데도 워낙 귀하다보니 부르는게 값입니다).
결국 갑오징어 낚시는 구월하순에서 시월말까지 천수만 일대에서 활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즌이 길어야 두달일 만큼 짧아 아쉽지만, 조과만은 풍성하여 잡는이에겐 손의 즐거움을 먹는이에겐 입의 즐거움을 주는 효자넘인 셈입니다. 더욱이 쭈꾸미를 친구로 데리고 다니니 이 또한 고마울 뿐입니다(쭈꾸미도 봄철에 산란을 합니다. 아시져, 봄철 무창포 쭈꾸미축제! 이 맘때가 되면 녀석들이 조금자라 유소년 쭈꾸미로 변합니다. 마릿수 무지합니다. 다만 작을 뿐이지요).
2. 갑오징어낚시의 준비
1) 갑오징어의 서식특성과 루어운용
갑오징어도 다른 오징어류와 마찬가지로 루어채비를 씁니다. 다만 오징어마다 서식영역과 유영층이 다르기 때문에 채비도 그 안에서 변형될 뿐입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지구상에사는 해양동물중 연체동물의 적응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사실입니다. 심해 왕오징어에서 손톱만한 꼴뚜기 까정. 따라서 그 사는 방식이나 잡는 방법이 천차 만별이겠습니다. 이점, 오징어낚시를 모두 에깅이라 부를 수 없는 이유이겠습니다.
우리가 통상 오징어라고 부르는 넘은 중수역을 빠르게 움직이므로 추를 크게 써서 루어를 가라 앉히는 반면 바닥에서 일정 부분 떠서 사는 무늬오징어는 바닥에 루어를 가라 앉힌 후 이를 크게 채에 위로 솟구치는 동작을 하는 중에 입질을 합니다.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대상어이기도 합니다. 이사람들 아오리 이까라고 하는데 앞에서 말한 심한 저킹위주의 조법(일본 사람들은 이를 비시비시라고 합니다)을 구사하는데, 글쎄 우리나라의 루어인들이 보통 에깅이라는 특이하고 국적불명의 용어를 붙이는 동작은 이넘을 대상으로하는 말입니다.
반면, 갑오징어는 훈수지대나 작은 홈통 혹은 둠벙 등 큰 물살이 죽어 조금씩 여울이 지며, 여가 드문드문 박힌 뻘밭의 바닥에 붙어 삽니다. 어찌 보면 강계의 쏘가리나 메기와 같은 구석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공격속도도 늦고요. 그러므로 넘들에게는 루어를 바닥층까지 완전히 내린 후 느리다 싶을 정도로 완만하게 고패질을 하여야 합니다. 넘들은 빠르게 움직이는 루어를 공격하지 않으며 또한 전혀 움직이지 않는 루어에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우습게도 루어를 빨리 움직이면 우럭이, 너무 완만하게 움직이면 쭈꾸미가 달려듭니다. 그 가운데. 쉽게 말하자면 느리고 얌전한 고패질이라고 할 수 있죠. 고패질이라고는 해도 배가 흐르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루어가 느리게 토끼뜀을 하는 형편이지요. 여기다 싶으면 근처에 있는 부표에 배를 묶거나 닷을 내려 배를 고정시키게 될 터인데, 그러면 루어를 일정한 정도로 캐스팅하여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토끼뜀 을 하면서 감아들이는 게 될겁니다. 쏘가리 낚시를 하던 조사들에게는 아주 친숙한 루어운용법이지요.
오징어 발이 몇 개냐고 물으면 열개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손은 몇 개일까요? 없다고요! 아닙니다. 잘 보면 양쪽 가장자리의 발은 조금 더 긴걸 알 수 있습니다. 이게 손, 먹이감을 붙드는 손인 셈입니다(이를 觸腕이라고 부릅니다. 한 20센티정도로 길고 빨빤도 엄청 많이 달려있죠). 천천히 움직이는 루어를 보면 넘은 우선 손을 쭉 뻗어 루어에 슬며시 얹습니다. 너무 슬며시 더듬어서 잘 알아채기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그래서 다른 건 몰라도 낚수대의 감-이를 로드 테이퍼라고 부르죠-가 예민해야 합니다).
말하자면 이런 상황이죠. 천천히 고패질을 하다가 라면봉지같은 게 걸린듯한 느낌 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면 챔질을 한 후 서서히 텐션을 유지하며 감습니다. 그러면 물이 찬 라면봉지 같기도 하고 시원찮은 광애같은 느낌이 들면서 감기는 것 이지요. 마지막에 주의해야 합니다. 녀석은 기껫해야 발(아니지 손발!) 한두개가 미늘없는 루어에 슬쩍 걸려있을 뿐입니다. 수면에 올라오면서 당연히 부력이 줄어들 터이니 다와서 노치는 경우가 허다헙니다.
조급한 마음에 급히 들어올리다간 떨구기 십상이지만, 들어 올렸다고 해도 더 큰 문제가 남습니다. 먹물을 마구마구 뿜어내죠. 이거 몸에 좋다고 먹는사람이 있답니다만, 쌩으로 맞으면 기분 별로죠. 안경이라도 쓰고 있으면, 흰옷이라도 입고 있으면, 가관이죠. 뜰채가 필요하고, 검은 복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안에 라텍스 고무장갑을 끼고 그 위에 목장갑을 껴야하는 이유입니다.
여기가 끝은 아닙니다. 녀석을 잡을 때 넘의 주둥이를 잘 못 잡으면 피납니다. 엄청 아픕니다. 숙달된 오징어꾼은 뜰채를 대지 않고 넘을 들어올린 후 넘의 몸을 자신과 반대방향으로 하여 검지손가락으로 먹물이 뿜어져 나오는 출수공을 꼭 막고 회수하기도 합니다. 대략 백마리쯤 잡아봐야 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2) 갑오징어의 루어채비
낚시대: 6피트에서 9피트까지의 미디엄 혹은 미디엄라이트 루어대, 감도를 위해선 베이트대가 보다 유리합니다. 다만 우리나라 갑오징언 대가 길어서 좋을 것이 없습니다. 저킹을 하지 않으니까요. 에깅전용대라는 건 제주도나 일본에서 무늬오징어 잡을 때 쓰는 대로서 여기에선 오히려 불편합니다. 대부분의 에깅대는 9피트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죠. 배스대 혹은 우럭대로서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릴: 시마노 2000 ~ 3000, 다이와 2500 이하. 그러나 캐스팅횟수가 그다지 많지는 않기 때문에 다이와 3000 정도까지는 가능합니다.
줄; 모노 3호이내, 합사 2호이내, 그러나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다만 합사일수록, 가늘수록 감도에 유리합니다.
루어; 흔히 에기라고 불리우는 루어를 사용합니다. 에기란 원래 일본어로서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사용되는 오징어루어를 뜻합니다. 겉에 천 질감이 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던데 낚수를 하다보면 오징어 살점이 뭍거나 먹물이 묻습니다. 이 때에는 칫솔로 빡빡 닦아내는 깔끔이 필요합니다. 에이 오징어따위가 별걸 다 알까 하지만 정말 차이납니다. 더러운 루어, 정말 싫어합니다 (우습게도 지깅과 비슷한 어감이 난다하여 에깅이란 용어를 사용하니 난데없이 에기란 일본발 영어동사가 생겨난 셈입니다. 그것도 일본 무늬오징어 루어를 말하는 한정어로서요. 에깅, 없습니다. 오징어루어만 있을 뿐입니다.)
버림봉돌; 무늬오징어채비와는 달리 바닥에 완전히 가라 앉혀야 하므로 봉돌이 필요합니다. 필요하다면 잘 버려질 수 있도록 채비를 합니다. 보통 10호에서 20호까지 사용하는데, 조류가 센곳에서는 큰 봉돌을 사용합니다. 선상에서는 쭈꾸미 바늘(옥동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봉돌의 무게도 적당한 데, 반짝이는 옥동자 머리를 보고 보다 유혹되는 것 같습니다.
3) 선상루어채비
서해 갑오징어 선상채비입니다. 일종의 언더리그 변형인 셈입니다. 남해, 제주, 일본의 무늬오징어채비와는 채비도 낚수법도 전혀 다르답니다.
다음 그림을 보세요.
3. 맺으며
이상으로 마치겠습니다. 소위 에깅이라는 괴이한 이름의 루어낚수! 갑오징어루어낚시는 아무나 할 수 있으만큼 쉽습니다. 물론 약간의 감각을 익힐 때까정은 좀 조과가 떨어질 수도 있겠죠. 그러나 좀 덜 잡으면 어떻습니까. 먹물에 온몸을 망가뜨리면서 서로 웃을 수 있는 그런 낚시입니다. 일년에 두어번 혹은 그 이상 오징어낚실 하다보면 그만큼 요령도 늘겠지요. 때론 무늬오징어꾼으로 변하실 수도 있겠지요. 여러분의 조력이 일취월장하기를 바라며 마치겠습니다.
실전팁
이번에는 정말 간략히 정리하였습니다. 혹시 본문이 틀렸다고 생각하시거나,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댓글을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한 원하신다면 이글의 일부나 전부의 내용을 필자의 동의 없이 자유롭게 퍼다 쓰셔도 무방합니다. 심지어 편집을 하셔도 됩니다. 즐거운 조행길에 보탬이 된다면 족합니다. 시간 날 때마다 사진자료를 첨부하는 등 수정하거나 속편도 쓸 수 있을 정도로 부진런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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