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문예원 지상백일장 시 심사평
시의 구성과 언어의 조합
김송배 (시인. 한국문인협회 시분과회장)
우리는 시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챙겨서 보는 것은 시를 구성하는 언어의 정갈함이다. 이는 언어가 전해주는 메시지가 바로 시의 핵심인 주제와 연결하는 매체가 되기 때문에 이 언어가 갖는 어조나 음율에서 우리는 시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고 작품 전체에 대한 마력적인 묘미를 감상하게 된다. 이번 응모작품들은 학생부와 일반부 모두 대체로 향상된 표현력과 심도 있는 주제를 투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학생부 강민지(이화여고 2-의)의 『친구』가 비교적 ‘친구’의 존재를 통해서 전달하는 언어가 보편적이지만, 그래도 실제로 느낀 순진성이 눈길을 끈다. 안종서(장춘고 1-5)의 『졸음』과 황재린(금호여중)의『2학년 꽃반』이 순정적인 정서를 보여주고 있다. 일반부에서도 임대수의 작품『그 문장의 족쇄를 풀다』는 부제로 붙인 ‘워낭소리’를 통해서 투영된 언어의 지각이나 시적 구도가 돋보이고 김승부의『구름』과 윤경상의 『이사』도 삶의 궤적이나 현존의 삶에 대한 고뇌와 갈등의 요소들을 정화하는 인간의 진실을 발견하게 한다. 그러나 시의 언어는 간결해야 하며 함축적인 언어의 조합이 필요하다. 그냥 수필처럼 문장이 기어서도 안되지만, 함축된 언어 속에는 항상 긴장된 정서의 표상을 적시해야 한다. 학생부에서 강민지의 『친구』와 일반부 임대수의『그 문장의 족쇄를 풀다』를 최우수작으로 뽑는다. 여기에서 첨언할 일은 문장에서 ‘....처럼’이나 ‘....같은’ 등의 직유법으로 표현하는 것은 의미에서 그 깊이를 약하게 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는 점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올해에 입상하지 못한 분들은 내년의 기회에 다시 도전해서 좋은 성과를 나타내기 바란다. 축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