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준으로 따지면 퍼거슨도 팬들의 비판에서 자유로울수 없는 듯 하다. 그에겐 5년이란 시간이 주어졌었고, 맨유 또한 당시에는 보잘것 없던 팀으로 전락한지 오래였으니 비판의 날을 심는 무리들은 어찌보면 맨유가 이룬 과거의 영광에 비교하는 자들로 현재 추락된 위상을 곱씹어대는데 신이 난 사람들이다. 과거 퍼거슨이 능력있는 유망주들을 설득해 데려오면서 10년을 보증했던 시간들은 5년이란 삽질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사람들은 인식하고 있을까.
[ 퍼거슨 영광의 컵들 뒤에서 ]
과거의 영광이란 그런 것이다. 앞으로의 장미빛을 선사하듯 잘되는 집안에 더 잘되는 풍년이란 사람들의 꿈 속에나 있을 법한 일이다. 독과점의 폐해가 아니라면 영광이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혁신의 혁신을 지속하는 것이고, 축구에서 리빌딩이란 개념은 세대교체로 혁신을 지속한다는 걸 의미한다. 그리고 리빌딩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감독은 그리 많지가 않은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최근 반할 전술의 희생양이 되는 포지션은 놀랍게도 풀백이다. 올시즌 들어 쓸만한 풀백 모두 줄부상에 다르미안까지 예외가 없었다. 루크쇼부터 해서 바렐라는 물론 그나마 보스윅 잭슨만이 유망주의 탈을 벗어나면서 날카로운 킥력만 과시하고 있는 것 같다. 유망주들의 잠재력이 터지는 걸 보고 있노라면 퍼거슨에게서 없는 반할의 유망주를 보는 눈은 정말 존중하고 싶을 정도다. 멕네어나 잭슨, 바렐라뿐만 아니라 이보다 더 터질 정도로 자라날 세대까지 기용하고 잡아줄 수 있는 시간이 허용된다면 그의 공을 치하하고 싶다. 하지만 맨유 팬들은 과거의 영광에 갇혀 현재를 지속시키고 싶어한다.
[ 풀백들의 수난 ] [ 부제 : 통곡할 선수들 ]
1. [ 루크쇼 ] 챔스 예선에서 모두가 봤던 장기부상을 끊고 그 자리를 보스윅 잭슨이 메꾸고 있다.
2. [ 다르미안 ] 최근 경기서 어깨와 관련된 부상을 입었다. 그의 자리는 누가 메꿔야 할까.
3. [ 바렐라 > 백업의 부상 ] 비교적 최근에 당한 부상인데 U-21경기서 부상을 당했다. 하필이면 왜 거기서 부상당하노
4. [ 발렌시아 ] 작년에 발렌시아 만한 풀백은 없었는데, 올시즌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5. [ 블린트는 센터백으로 보직이동중 ] 하지만 센터백의 능력에서 가장 중요한 체격의 한계는 계속 블린트의 빌드업 능력과 무관하게 상대선수들이 집요하게 건드리는 아킬레스 건처럼 다가오고 있다.
6. [ 남은건 보스윅 잭슨 ] 제발 오래 버텼음 한다. 하지만 현재의 전술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다가올 수도 있다.
[ 너마저 안타깝게 가면 안된다. ]
1. [풀백이 왜 이렇게 많은 부상을 당하나 ] 올시즌 4231이 준 활동량의 과부하는 3선에서 일어났지만 놀랍게도 풀백들의 헌신이 두드러졌는데, 안타깝게도 헌신의 방향은 오버래핑이 아닌 수비적 헌신이다. 전방에서 공격을 못 푸니 후방에서 공수 조절에 애를 먹는 건 3선이고, 3선의 공격 참여도가 저조하자 라볼피아나 전술에서 유용하게 활용되어야 할 풀백의 침투가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이뤄진다.
2. [ 전방의 수적 열세 ] 433에서는 미들의 수적우위가 1차 옵션이고, 미들이 직접적으로 경기력을 좌지우지하기 위한 전술의 방향이다. 그러나 4231에선 1,2선의 공격적 능력이 가장 크게 경기력을 좌우한다. 특히 1,2선 중에서도 공미플메에 위치한 선수의 경기력에 따라 전방의 스트라이커가 고립되는 현상을 막고, 3선의 미들 참여도가 현저하게 증가하면서 경기력을 증강시키는 연쇄효과를 발휘한다. 그런데 맨유는 4231전술에 실패를 이미 맛본 전례가 있고, 이피엘에선 스피드와 체력으로 압도하지 못하면 전술이 주는 효용성이 무의미해진다.
3. [ 상대의 측면 공세 ] 특히 이피엘은 스피드가 뛰어난 윙어가 많은 만큼 풀백의 능력은 공격력만큼 수비력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이 부분에 대한 조율은 2,3선의 박투박이나 딥플메를 통해 공간의 1차적인 차단을 해야 하고, 공격에 참여했던 윙어가 풀백과 협력수비를 해야 풀백의 과부하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 그런데 현재 맨유에선 이런 전술자체가 없다. 따라서 풀백의 계속된 부상은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
팬들이 누리는 전통은 어쩌면 혁명과 배치되는 기득권의 소망이다. 필자도 역시 예외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소망은 언제든 예외라는 보편적 변화를 거스를 수 없다. 질고의 역사는 모든 이들에게 조롱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고, 이런 조롱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 대부분의 팬들이 반할에게 날을 세우고 있는 부분과 밀접하게 연관된 이유이다. 무엇이 우리를 급하게 하고 있는 것일까.
리빌딩이란 시간은 그리 수월하게 지내라고 있는 유예기간이 아니다. 원래대로라면 전력의 꾸준한 강화를 위해 기존 선수 구성을 내쳐야 하고 그 근거에는 감독의 판단이 개입된다. 그런데 선수가 그런 감독의 판단에 순응할 수 있을까. 대답은 노이다. 호날두나 카시야스를 보자. 무리뉴의 합리적 판단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면서 선수가 감독위에 있다는 전형적인 예를 남긴 카시야스의 사례는 물론 새로 영입된 베일앞에서 언제든 기량이 하락되면 내칠 수 있다는 강박관념 비슷한 것이 호날두에게 작용한 듯 레알에서 누리는 끝물과 함께 필드위에서 선수들에게 불편한 관계를 남기고 있는 건 1516시즌에도 여전하다. 첼시에선 보야스가 노장 선수들의 항명으로 선수들의 테업을 경험하고, 그 시즌 첼시는 챔스우승으로 추락한 순위를 기적적으로 메꿔놓는 사례만 없었어도 리버풀의 전철을 밟았을지 모를 일이다.
투기성 자본이 될 수도 있으며 현실적인 대안이 아닌 장기적인 계획의 일환인 리빌딩이 대부분의 감독에게는 부담으로 다가갈 수 밖에 없는데, 잘못하면 흑역사를 대신 쓸 수도 있는 것이 리빌딩이 가진 양날의 검이다. 그리고 이런 현실을 감독은 모르고 있지않다. 그래서 현실에선 대부분의 명장의 조건에 해당하는 기준이 한가지가아님에도 공통적으로 보이는 부분은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는 감독들만 상대적으로 많이 양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안첼로티가 밀란에서 오래도록 있었지만 칼치오 폴리 사건 이후 어찌된 일인지 계속 팀을 옮겨 다녔고, 무리뉴는 항상 여기저기 떠돌았으며, 베니테즈는 리버풀에서 말아먹은 한시즌 이후로 장기집권의 조건에서 멀어진 듯 하다. 어쩌면 잘나가는 시오메네도 화수분처럼 나오는 공격수들의 재능들이 끊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할지 모른다. 자칫 잘못하면 선수들을 여기저기 빼앗긴 도르트문트의 위르겐 클롭처럼 7시즌 이후에 삐걱대는 순간의 흑역사 한 시즌을 버티지 못하고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전철을 밟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 투박한 전술적 구성으로 팀을 강팀으로 유지시키고 있는 감독]
[ 시오메네 아직까진 AT 마드리드에서 잘 버티고 있는 듯하다. ]
1. [시오메네 감독의 전술] 그의 전술은 이피엘의 전술과 유연관계가 가깝다. 투박한 볼기술에도 불구하고 골 결정력 하나만큼은 순간스피드를 이용해 침투가 빨랐던 토레스부터 시작해 아구에로와 코스타까지 공격수들을 이피엘로 수출하고도 계속 공격수들의 능력은 마르지 않는 화수분처럼 공수해오고 있다. 하지만 그의 능력으로도 매번 우승은 라리가에서 허락되지 않는 영역인 듯 하다.
2. [ 다이나믹 442전술의 새로운 재해석 ] 어쩌면 시오메네의 전술이 라리가에서 잘 통하는 이유는 체력과 스피드를 앞세워 라리가의 기술축구에 상극을 추구하기 때문인지 모른다. 수비대형에서 공간을 압박하고 볼을 뺏으면 상대수비를 한번에 무너뜨리는 역습의 전술은 90년대 초반 공미플메전술에 대항해 모든 팀들에게 큰 임팩트를 남겼는데, 기술축구에서 오래도록 성장하고 있는 라리가에선 그 효과가 한 감독을 통해 지속시키고 있는 듯 하다. 오늘날 433은 4231이란 중간 매개체를 거쳐 433으로 발전하고 있는 시기인데, 반해 시오메네가 보여주고 있는 전술은 점유율의 433이 다이나믹 442를 통해 봉쇄할 수 있다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3. [ 장기집권이 가능할까 ] 그의 전술이 오래도록 먹힐지는 잘 모르겠다. 바르샤와 레알마드리드와 비교할 때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리빌딩이 가능한 건 사키의 전술에서 얼마 멀지 않은 442를 잘 구사하며 생긴 혜택일지 모른다. 그래서 그가 차세대 퍼거슨이 될수 있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사람일은 모르듯 그의 감독경력도 끝까지 가야 알듯하다.
[ 클롭 IN 도르트문트 ]
[ 정말 야수같은 얼굴에 비해 웃는 얼굴은 호감이다. ]
[ 우승 세러모니는 지역에서 유명한 맥주이자 0809부터 1415시즌까지 후원계약(스폰서십)을 맺었던 Brinkhoffs 양조장 컵에 채운 맥주를 머리에 들이붓기. ]
1. [ 퍼거슨처럼 유스 잘 활용했던 클롭 ]클롭의 영광은 2시즌 연속 리그우승과 더블을 1011시즌 1112시즌을 통해 이룬다. 1213시즌 챔스에서 결승진출하면서 뮌헨과 붙지만 준우승하고 리그서도 준우승에 머물지만 이 때까진 한창 잘나간 도르트문트였다. 헌데, 유스들이 유출이 지속되고, 레반도프스키까지 나가는 마당에 도르트문트의 순위하락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
2. [ 리빌딩에서 위기를 맞이한 클롭 ] 불과 한시즌만에 첼시처럼 폭락을 봤던 도르트문트의 순위는 그동안 클롭이 해준 공로와 팬들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아쉽게 로또풀에 감독으로 부임한다. 그리고 리빌딩에서 감독의 지지와 더불어 구단의 재정상태가 건전한 것과 별도로 선수들을 지킬 수 있는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3. [ 도르트문트의 유니폼 ]
도르트문트는 클롭이 이룬 2시즌 연속 우승을 기념해 유니폼에 별 두개를 넣는다. 해당 유니폼은 1314시즌 유니폼 사진이다. 이제껏 분데스리그에서 5회포함 역사상 총 8회우승을 하는데, 이 성적은 뮌헨이 우승을 떡치듯 한것만 제외했을 때 2위에 해당한다. 분데스에서 우승 횟수 쌓기는 뮌헨을 제외하면 가물에 콩나듯 하나 보다.
[ 해당 사진은 소장으로 승진한 1314시즌 도르트문트의 유스 괴체 ]
[ 역적의 진격은 뮌헨에서 지속한다. ]
[ 밑의 사진은 팁 ]
[ 재정에서 스폰서십이 미치는 영향 - 우드워드가 스폰서 물고오는데 중점을 두는 이유는? ]
[ 이건 0809시즌 후원을 체결하고 그 즈음에 부임한 클롭이 함께 찍은 사진]
명장들이라 하더라도 감독들에게 장기집권은 로또처럼 퍼거슨에게만 허용한 재능인 듯 하다. 벵거야 뭐 20년 세월중에 후반기 10년은 퍼거슨의 흑역사보다 못한 챔스권 수성에 만족하며 보냈으니 명장이라 해야할지 걍 꿈을 잊어버린 감독인지 어디에 구분해야할지 명확하지 않지만 우승없는 챔스권 감독은 중상위권을 수십년 유지하면서 한 클럽에서 오래도록 유지한 감독과 별반 다를게 없다. 이러면 벵거의 현주소는 명확하지 않은가. 강팀들이 바라는 감독의 최소 유지 조건과 중위권이 바라는 감독의 최소 유지 조건은 우승을 할 수 있느냐 중상위권을 얼마동안 유지할 수 있느냐의 차이만큼 분명한 기준의 조건을 제시하는 순위의 기준은 별로 없다.
[ 벵거 레어 시절 현재와 다른 헤어스타일 ]
[ AS 모나코 시절 벵거 ]
[ 아넬카와 함께 있는 벵거 ]
[ 흔히들 말하는 프랑스 커넥션 ]
[뮌헨 대 아스날 경기 후반전 3대 1을 눈앞에 두고도 흘리지 말아야 할 건 뭐였을까. ]
[벵거의 눈물은 눈물인가 눈:물인가]
[ 막짤은 팁 ]
모예스를 보자. 에버튼을 챔스권에 올려 버리고 나서, 얇은 스쿼드로 인해 담시즌 리그 순위를 유지하는데 애로사항을 겪는다. 결국 모예스 재임시절동안 팀은 중상위권 유지에 전력의 포커스(우선순위)를 맞출 수 밖에 없었다. 어떤 팀이든 챔스진출이란 건 매력적이지만 리빌딩처럼 독이 든 성배를 쥐어주고 나면 감독은 또다른 환경 적응에 애를 먹을 수 밖에 없다. 더블 스쿼드를 완성해야 챔스와 리그를 병행할 수 있는 강팀들의 순위유지를 경험하지 않은 팀들이 챔스권에 오른 다음 시즌을 유지하려면 천문학적 돈을 들여 폭풍 영입을 해야 하는데, 구단의 재정사정을 파산할 각오로 투자할 구단주는 얼마나 될까.
셀링클럽에 익숙해진 팀들은 담시즌에 겪을 후폭풍을 감당할 자신들이 얼마나 될지 경험하기 전에 그런 위험한 도박대신 감독은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빅클럽의 호출을 선택하는 편이 최선이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자금력이나 스쿼드 구성에서 계속 순위유지에 용이한 강팀들에 영입되어 이미 주어진 혜택위에서 출발하길 원하지 위험한 선택을 스스로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비단 리빌딩이란 것도 이런 비지니스적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감독이 장기집권의 조건에 부응하기 위해 그 스스로 위험을 즐기고, 깨닫고 앞으로 전진하면서 로테이션의 중요성, 대체자원의 강력한 전술적 스쿼드 구성에 애를 먹고 애를 써야 한다. 선수들보다 위에 존재하는 카리스마는 감독에게 있어 선수들의 출전시간보다 주어진 시간이 훨씬 짧다. 갈수록 태산이 되어도 그걸 감당할 팀들이 전무하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감독의 목숨은 아무리 권한이 강력해도 파리목숨과 같다.
리버풀의 로저스감독만큼 팬들이 오래도록 참아주거나 벵거처럼 우승못해도 구단주가 경제적인 관점에서 포기하지 못하는 감독이 아니라면 사실상 맨유에서는 거대해진 자본의 요건과 감독의 장기집권에 부합하는 감독은 퍼거슨이 유일한 듯 하다. 그렇다고 퍼거슨을 과거에서 불러올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재임기간 동안 선수들보다 위에 존재했던 퍼거슨이라해도 순위 유지만 아니었다면 비판의 여지가 많다. 선수들이 팬들에 대한 그의 지지에 눌려 감독이 요구한 전술적 부적합에 제대로 어필하지 못하고 재능을 헛되이 쓰거나 기량이 쇠퇴되는 사례는 최근에도 여러번 봐왔고, 말년에는 그의 꾸준했던 리빌딩도 볼 수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대책없는 팀을 물려주고 떠나버린 것이 퍼거슨의 마지막이다. 어떤 이는 이 부분에 대해 옹호하면서 감독의 성적을 근거로 내세운다.
물론 그의 전술적 대응은 다이나믹한 공격에서 나오는 쉬지 않는 공격과 득점에서 보이는 승부사적 기질이 반영된 경기 운영을 보면서 그에 열광해왔던 것이 필자가 바라본 맨유의 매력이지 지금처럼 상업적 이득에 눈이 먼 현재 모습에 반한 건 아니다. 따라서 퍼거슨의 재능은 확실히 그에 기반해서 팬들이 모두 그의 전술을 지지하면서 비롯된 것이 맞지만 선수들의 기량 후퇴와 관련해서 그를 본다면 모든 선수들이 그에게 지지를 보낼 수 있는 건 아닌 듯하다.
[ 루니와 호날두 ]
과거 10년의 영광을 위해 유스로 선수들을 재구성했듯 2000년대 초중반 암흑기를 거치면서도 꾸준히 호날두와 루니, 플레쳐 같은 재능들을 젊은 시절부터 꾸준히 기용하면서 2000년대 후반까진 그의 이런 장기계획이 들어맞았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지금도 너무 어린 하파엘을 파격적으로 기용하면서 클래스 92 세대를 대체할 만한 풀백의 리빌딩도 순조로워지는 듯 했다. 하지만 그가 나갈 때쯤에 극소수의 포지션을 제외하곤 대부분 선수들은 노쇠화를 겪고 있었고, 이 부분이 그가 마지막에 남긴 유산이 허접하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 퍼거슨에겐 그의 후반의 감독 경력에서 과거처럼 오래 장기집권을 지탱해줄 클래스 92세대가 없었다.
27년의 맨유생활에서 스콜스와 긱스가 퍼거슨과 공유한 시간들이 없었다면 그리고 베컴이 나간이후에 맨유 암흑기가 비교적 오래 거쳐간걸 생각해보자. 베컴이후에는 발렌시아, 나니, 박지성이 들어왔지만 그들 전성기의 대부분은 베컴에 비해 짧다. 윙덕후 퍼거슨이지만 긱스와 베컴 이후에 영입된 자원들은 그들처럼 오래 맨유에 머무를 수 없었다. 물론 이들중 비교적 이른 시간에 온 기량하락은 모든 책임을 한 곳에 지울 순 없다. 헐거워진 중원을 메꾸지 못하면서 한 시즌 혹사된 발렌시아나 나니의 담시즌 기량 폭락은 그들의 게으름에서 나온게 아니기 때문이다.
팬들이라면 중원의 개싸움해줄 로이킨을 그리워하듯 플레쳐와 하그리브스가 그 역할을 잘해줬다면 지금 맨유에서 기존 윙들의 기량은 계속 유지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전방의 압박이 디말라깽이를 제외하곤 윙들은 스피드로 압도하면 리그에서 경쟁력이 있는데, 이들의 체력 압박을 분산해줄 박투박의 존재는 윙들의 자유도를 높여주는 윤활유와 같다. 맨유는 그동안 그런 존재들을 계속 리빌딩하면서 유지해야 했었는데, 첫째, 박투박은 체력저하가 올수록 그 기량이 쇠퇴하고, 둘째, 활동량이 저하되면 그 부분을 다른 포지션이 메꿔줘야 하므로 한시즌을 그런 식으로 보내면 담시즌 팀의 경기력을 보장할 수 없으며 셋째, 박투박이 상대 중앙 미들에 과부하를 주므로 어찌되었든 한시즌 내내 주력으로 써야 하는건 분명했었다. 하지만 퍼거슨이 계획한 대대적인 리빌딩은 박투박 자원의 줄부상과 질병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다른 포지션까지 연쇄적인 경기력 저하를 보였다. 이 부분이 퍼거슨의 실책이었는지 아님 의료진의 안이한 대응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로이킨 어디로 갔나 ]
[ 절체절명에서 얌전했던 하그리브스의 활약의 원인은? ]
[ 그 후로 오랫동안 박투박 계보는 끊어지고 거기에 일조한 하그리브스 ]
[ 우리의 플레쳐 ]
[ 대장염만 아니라면 전성기가 3시즌 이상 지속되었을 플레쳐 그대는 너무 아쉬워 ]
장기집권의 관점에서 볼 때 모든 자원들이 기량을 오래도록 유지한다면 좋겠지만 어린시절부터 재능이 폭발한 자원들이 한팀에 오래도록 충성한다는 보장도 없고, 그것이 월클의 재능이라면 더더욱 잡기는 힘들다. 기량이 완만하게 하락된 루니마저도 상징적 의미로 그를 붙들어 놓는 맨유가 리빌딩을 통해 얻어진 젊은 재능들을 1군에서 쓰기란 도박에 가깝다. 위에 언급했듯 반할이 기용하는 자원들 중에 유스들 비중이 많아진 것과 그들의 재능이 빛을 보고 있는 건 팀 성적과 무관하게 그만의 역할이 따로 있는 듯 하다. 사실 반할이 성적 빼고는 그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망가진 팀의 재건에서 그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모르는 팬들은 없다. 시간이 지난다면 이 부분에 대해 복기하고 싶을 만큼 그가 팀을 재건한 과정은 너무나 배울만한 점이다. 폼이 죽은 이들을 살려내는 방책 또한 놀랍기 그지 없다.
다만 다된 밥에 재뿌리는 기술만 본받지 않으면 된다.
[ 그를 의심하거나 인성을 탓하는 모든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 넌 좀 뒤로 나가있어 ]
[ 진정하고 무리뉴를 믿자 그가 취했던 왕관을 기억하면서 ]
감독으로는 최상급인 무리뉴까지 통틀어 팬들의 기준에서 볼 때 털어서 먼지 안나는 감독은 없다. 하지만 그 모든 조건에 부합하려 한다면 우리는 괴물을 봐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퍼거슨의 재임이 특이하고도 특별한 경험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 현실을 지금과 같이 부합해 유지했으면 하는 건 팬들의 욕심이고, 지나친 망상이다. 맨유에게 5년이란 암흑기를 거치는 동안 퍼거슨은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가 가져온 맨유의 변화들은 단기간 이뤄낸 성과가 아니라 오랜 인고를 거쳐 이뤄낸 성과임을 상기하자. 그렇다면 팬들이 인정하기 싫어도 맨유가 지금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데 필요한게 무엇인지 느끼게 될 것이다. 어쩌면 지금과 같은 바램과 다른 질고를 거쳐 맨유가 정상으로 다시 올라오게 되지 않을까. 그게 무리뉴의 영입이든, 유스의 혁신적인 개혁이든 어느 것이든 현재 맨유는 과거를 벗어나 새로운 시간에 적응해야 한다.
* 축구 토크 게시판은 3단락 이상이 원칙입니다.
* 통합공지 및 게시판 이용수칙을 꼭 숙지해 주세요.
- 통합공지: http://cafe.daum.net/manchesterutd/5LnW/14
- 축구 토크 이용수칙: http://cafe.daum.net/manchesterutd/JK1X/2
첫댓글 내가 쓴글 [맨유까페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