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은은 1623년부터 10년 동안 함경도 외딴 곳에 갇힌 채 혼자 살았으니 얼마나 외롭고 힘든 삶이었을까 가늠하기 힘들다. 그때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오여은의 시 몇 수를 소개한다.1)
獨居(홀로 살다)
滞迹僑庄問幾旬 촌락에 더부살이로 틀어박힌 지 몇 십일인가
夢中虛度故園春 꿈속의 헛된 세월 옛 동산의 봄날이로다2)
休言孤寂為心恙 외롭고 쓸쓸함이 마음의 병 된다 말하지 마라
時有山禽故向人 이따금 산짐승이 내게로 온다네
1) 출처: 낙애유집(洛厓遺集). 낙애유집은 오여은의 시서(詩書) 등을 모은 문집으로 그동안 공개되지는 않았다.
2) 화자는 지난 세월이 일장춘몽{한바탕의 봄꿈처럼 헛된 영화(榮華)나 덧없는 일}과 같았음을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