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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정보 스크랩 춘천 용화산(龍華山;878.4m) 산행기
고암 추천 0 조회 107 11.01.14 19:21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춘천 용화산(龍華山;878.4m) 산행기


  우리나라에 ‘용화산(龍華山)’이란 이름을 가진 산이 여러 곳에 있다. 경남 통영의 미륵산을 일명 용화산(461m)이라 하고, 전북 익산의 미륵산(430m)도 그 옛 이름이 용화산이었으며, 그 외에 몇 군데 용화산이 더 있다.

  그런데 미륵산과 용화산이 이처럼 같은 이름으로 얽히는 것은 미륵불이 설법을 하는 것을 용화삼회(龍華三會)라고 하므로 이에 미륵산과 용화산이 같은 맥락이어서 혼용되기도 하며, 또한 불교문화에 깊이 젖어 있었던 우리나라의 역사적 배경으로 인하여 여러 곳에 용화산이란 이름을 가진 산이 있게 된 듯하다.

                      운 좋게 오봉산 쪽에서 잡은 용화산의 아름다운 모습

 

  하지만 산행을 전제로 해서 ‘용화산’이라고 할 때는 대개 강원도 춘천의 용화산(878.4m)을 일컫는다. 여러 용화산들 중에서 산의 규모도 비교적 크고 경관이 수려하며, 산행의 매력이 넘치는 곳이기 때문이다.

  행정적으로는 강원도 춘천시와 화천군에 걸쳐 있으나 산문이 남쪽 춘천시 사북면 고성리 쪽으로 열려 있고, 등산로 역시 주로 춘천 쪽으로 개발이 돼 있어서 춘천의 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다만 산세가 이러 함에도 불구하고 화천군민들에게는 용화산이 그들의 정신적 영산으로 받들어지고 있어서 해마다 ‘용화축전’을 개최하면서 용화산 산신제를 지내는 등 용화산에 대한 애착이 춘천시 쪽에 비해 아주 각별하다.

  전설에 의하면, 용화산에 살던 지네와 구렁이가 서로 싸우다가 이긴 쪽이 용이 되기로 했다는데, 구렁이가 이겨 용이 돼 하늘로 올라갔다고 한다. 그래서 산 이름이 용화산이 됐다고 하지만 전설의 내용과 ‘용화’라는 단어에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 다만 그래서 그런지 용화산에 의외로 뱀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용화산이 산줄기로는 도솔지맥에 속한다. 즉 금강산 남쪽 매자봉(1,144m)에서 백두대간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도솔지맥은 휴전선 이남에 와서 도솔산(1,148m)-대암산(1,304m)-사명산(1,198m)-죽엽산(859.2m)-부용산(882m) 등을 거쳐 오봉산(779m)에 이른 후 용화산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오봉산에서 용화산으로 연계산행이 가능하며, 산세도 오봉산이 그렇듯이 용화산 역시 화강암 슬래브가 잘 발달해 있어서 하얀 속살을 드러낸 모습이 비슷하고 아름다워 용화산은 오봉산의 4촌 격이라 할 수 있다.

  용화산을 오르는 대표적인 들머리는 산의 남쪽인 춘천시 사북면 고성리(古城里) 양통마을이고, 산의 동쪽인 오봉산 쪽의 배후령(600m)을 들머리로 하여 능선을 따라 용화산으로 종주를 하는 멋진 코스도 있다.

                                        큰 고개

 

  그 외에 단체 산행일 경우, 버스로 산의 북쪽인 화천군 하남면 삼화리 쪽의 큰고개로 가서 오르는 방법도 있다. 큰고개가 해발 600m 정도 되고, 큰고개까지 포장도로가 이어져 있어서 단체산행을 운영하기에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큰고개까지 차편으로 가서 산행을 하게 되면 산의 뒤쪽에서 올라가게 되고, 암릉으로 이루어진 용화산의 멋진 전면을 전혀 볼 수가 없으므로 산행의 매력이 반감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서 개별 산행인 경우엔 큰고개 쪽으로 가지 않는다.   


※원점회귀산행 코스

 

  이에 비해 고성리 양통마을에서는 화려한 용화산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양통마을에서 용화산으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호젓한 산행일 수 있어서 용화산 산행의 의미를 더해준다.

  양통마을이 있는 고성리 일대는 용화산 주능선을 중심으로 북으로 장군봉, 남에는 수리봉이 에워싸고 있는 산간분지이다. 그리고 옛날 부족국가시대에는 이 지역이 춘천시 신북면 일대를 거점으로 했던 맥국(貊國)의 주요 영역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용화산 서북쪽 기슭에는 맥국의 옛 성터가 남아 있어서 용화산 산행은 역사적 의미까지 더해준다.

 

  이처럼 용화산은 자연의 풍치가 아름답기도 하지만 역사적 사연이 많이 배여 있는 유서 깊은 산이다. 그래서 사람에 비견한다면 나름대로 한 고을을 대표할만한 중후한 선비를 연상시키는 그런 산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고성리로 가는 대중교통 수단이 여의치 않은 점이 큰 흠이다. 시내버스가 다닌다고 하지만 몇 차례 없어서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용화산을 가려면 차편 마련에 신경을 써야 한다.

  승용차로 춘천 쪽에서 접근을 하려면 춘천에서 화천으로 이어지는 5번국도로 12km 정도 북상하여 춘천댐 못미처 삼거리에서 오른편 407번 도로로 접어들어야 한다. 그리하여 10여분 전진하여 고탄리를 지나면 부다리고개를 오르기 직전 오른편으로 양통마을 가는 길이 갈라진다.

  그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1km, 4~5분 정도 차편으로 올라가면서 오른편 개울을 건너는 다리를 둘 지나고, 세 번째 새로 놓은 사여교라는 다리까지 가야 한다. 차는 이 사여교 부근에 주차해야 한다.

 

 

  그런데 ‘양통마을’이라고 여러 자료들에 소개하고 있지만 현지에 가 보면 어디가 양통마을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마을이라 하면 대개 집단부락을 연상하기 쉬우나 양통마을은 집단부락이 아니라 집들이 여기저기 띄엄띄엄 흩어져 있어서 마을의 실체를 찾기가 힘들다. 때문에 집단부락이 아닌 ‘양통마을’을 산행기점으로 하기보다는 ‘양통삼거리’인 사여교를 산행기점으로 하는 것이 더 확실하고 실정에도 맞는다.

  사여교 부근 길가에 차를 두고 사여교 왼편에서 북쪽으로 뻗어 올라간 비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야 한다. 이 길이 큰고개 쪽으로 올라가는 양통계곡 길이다.

  사여교 쪽에서 용화산을 바라보면 용화산의 잘 생긴 바위경의 전모가 드러나서 산행을 재촉하게 된다. 그리하여 비포장도로를 따라 15분 정도 올라가면 왼편 임시 주차장(과거 채석장이던 곳)으로 올라가는 길이 갈라지고, 거기 이정표가 있다. 거기서부터 등산로는 더욱 호젓해진다.

 

  그리고 다시 15분 정도 더 올라가면 왼편 골짜기에 철조망이 쳐져 있는 곳이 나타난다. 군부대 폭발물 처리장이 있는 곳이어서 섬뜩하다. 사륜구동차나 화물차는 이 지점까지 갈 수 있다.

 

  폭발물 처리장 앞의 작은 다리를 건너면 길이 좁아지면서 너덜길이 이어진다. 홍수로 인해 등산로가 패여 너덜길이 된 것이다. 비록 너덜길이긴 하지만 맑은 계류를 옆에 끼고 올라가는 한적함이 비길 데 없이 좋다. 그리하여 사여교에서 1시간 30여분 올라가면 큰고개에 닿는다. 이 큰고개가 대체로 38선에 위치해 있어서 6·25 때 북괴군 탱크가 이 고개를 넘어왔다고 한다.

 

  큰고개에서 오른편으로 올라가는데, 밧줄을 잡고 올라가는 곳이 있기는 하나 위험한 것은 아니고, 15분 정도면 주능선에 올라선다. 주능선에 올라서면 양통계곡 길로 올라갈 때 나뭇가지 사이로 간간이 보이던 만장봉이 바로 앞에 있고, 하늘을 향해 고개를 치켜든 갖가지 기암괴석들이 마치 사열을 하듯 줄줄이 서 있음을 볼 수 있다.

 

  만장봉, 새남바위, 주전자바위, 촛대바위, 층계바위, 하늘벽, 입석대, 마귀할멈바위, 장수바위, 득남바위 등이 그것인데, 안내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느 게 어느 것인지 제대로 알아볼 수가 없다.

  그러나 바위 이름은 모르더라도 오랜 세월 변함없는 자세로 그렇게 거기 서 있었을 것이고, 비바람에 의해 오늘의 모습이 이루어지기까지 과정의 오묘함을 생각해보면서 바위틈을 비집고 서 있는 노송들과 바위의 기막힌 조화가 빚어내는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그리고 주능선에 올라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방금 지나온 양통계곡이 한눈에 들어오고 뒤돌아보면 화천 시가지 일부가 보인다.

  주능선에 올라서서 만장봉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주로 산의 뒷면인 북서사면으로 전개된다. 그리하여 다시 주능선 상의 만장봉에 올라서기까지 20여분 걸린다. 만장봉은 도봉산의 만장봉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정상은 100여m 되는 너럭바위이고, 아래는 높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까마득한 절벽이어서 내려다볼 수도 없으려니와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그리고 저 아래로 고성리 분지와 양통마을이 내려다보이고, 그 위로 삼악산(654m)-계관산(735.7m)-북배산(867m)으로 이어지는 화악지맥 줄기가 선명한데, 이 산줄기가 이어져 올라간 서쪽에 응봉(1436.3m)이 우람하게 서 있다.

  그리고 만장봉을 지나 층계바위와 하늘벽의 북쪽 사면인 잡목 숲 속의 등산로로 10여분 올라가면 촛대바위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헬기장이 나타난다. 거기 이정표에 ‘등산로 입구(큰고개) 0.9km, 고탄령 1.2km, 정상 50m’라 적혀 있다.

 

  그 공터에서 오른편으로 가면 촛대바위이고, 왼편으로 50여m 올라가면 용화산 정상이다. 만장봉에서 정상까지 20여분 걸리고, 큰고개에서는 1시간, 산행기점인 사여교에서는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용화산 정상은 수림에 가려 전망은 전혀 없으나 공간이 넓어서 쉬었다 가기 좋다. 정상의 표지석은 화천군에서 인공으로 잘 다듬어 세워놓았으나 영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표지석 뒷면에 용화산의 내력을 새겨놓은 것까지는 좋은데, 나랏돈으로 그 비석을 세우면서 당시의 군수 이름까지 새겨놓아서 볼썽사납다. 보는 사람마다 욕을 할 테니 자손만대에 욕 얻어먹을 짓을 왜 했는지 촌스러움의 극치이다. 심지어 누가 돌맹이로 이름을 일부러 짓이겨 놓았으니 욕을 얻어먹다 못해 두들겨 맞기까지 하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제 이름을 남기고 싶었을까.

 

  각설하고, 정상의 이정표엔 ‘유촌리 5km, 양통마을 4.4km, 용호리 6.5km, 등산로 입구 0.9km’라 적혀 있다.

  용화산 주능선은 동남쪽을 향해 뻗어 있고, 그 주능선 상에 제2봉인 858m봉이 있다. 그쪽으로 가려면 정상에서 동남 방향의 능선 길로 내려가야 한다. 이후 암릉을 오르락내리락 25분 정도 전진하면 858m봉에 닿는다.

 

  용화산 정상은 시야가 가려 있으나 이 제2봉은 사방으로 시야가 열려 있어서 전망이 시원하다. 동북쪽으로 화천군 간동면 유촌리 일대가 내려다보이고, 그 너머 사명산(1,198m)이 용화산의 맏형처럼 뻐기고 있는데, 더 멀리는 양구의 대암산(1,304m)을 비롯한 고산들이 하늘금을 긋고 있음이 보인다. 

                                         사명산

 

   그리고 북서쪽으로는 화천 시가지가 보이고, 그 옆에 화천댐의 파란 물결이 보이다. 서남쪽엔 양통마을 골짜기가 내려다보이고, 그 너머 춘천댐이 보이는데, 그 위로 우람한 응봉의 자태가 보이며, 남동쪽으로는 홍천의 가리산(1,051m)의 암봉이 보인다.

 

  사실 용화산은 소양댐, 춘천댐, 의암댐, 화천댐에 둘러싸여 있으나 소양댐과 의암댐은 다른 산에 가려 보이지 않고, 화천댐과 춘천댐의 물결만 조금 보일 뿐이다.

  용화산 정상과 제2봉인 858m봉만 대상으로 하는 산행이라면 858m봉에서 바로 하산할 수도 있고, 능선의 북동 사면 길을 따라 20여분 남동진하여 안부가 나타나면 기기서 오른편으로 하산할 수도 있다.

  858m봉에서 남쪽으로 뻗은 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길은 비교적 경사가 완만하여 하산하기가 수월하다. 능선 길로 내려가다가 보면 중간에 계곡 길이 되면서 멋진 폭포를 만나기도 한다. 그 폭포 상단의 마당바위를 가로질러 개울을 건너가야 하나 위험하진 않다. 다만 여름 장마철에 물이 불어나면 조심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858m봉에서 20여분 남동진하여 나타나는 안부에서 하산하는 길은 계곡 길이고, 한동안 상당히 가파른 경사지대를 내려가야 한다. 이 두 길은 나중에 계곡이 합쳐지면서 길도 합쳐진다.

  어떻든 용화산 동쪽 배후령까지 종주를 하지 않고 하산할 경우, 하산하는 길은 모두 합수점에서 만나게 된다. 여기서 합수점이란 858m봉 계곡에서 흘러내린 개울과 고탄령 혹은 사여골에서 흘러내린 개울이 하나로 합쳐지는 지점을 말한다.

  그 합수지점에 이르면 넓은 마당바위가 개울 전체를 덮고 있으며, 수량도 많고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이 흘러내려 쉬기도 좋고, 탁족을 즐기기도 좋은 곳이다. 그 합수점에서 임도로 25분 정도 내려가면 사여교에 닿아 원점회귀산행을 마감하게 된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차를 가져갔다면 사여교 부근에 주차해 두라는 것이다. 정상에서 858m봉을 거쳐 하사하는데 1기간 30분 정도 걸린다. 


※용화산 주능선 종주 코스

 

  용화산 산행의 백미는 능선 종주에 있다. 용화산 능선종주란 용화산 정상에서 동쪽 배후령에 이르는 용화산 주능선을 종주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배후령이란 춘천에서 양구 방향으로 19km 북쪽, 즉 춘천에서 화천군 간동면 오음리로 넘어가는 46번국도 상의 해발 600m의 고갯마루를 말한다. 현지에서는 흔히 ‘오음리 고개’라고 부른다. 

  능선 종주의 경우 양통마을이나 큰고개를 산행기점으로 하여 용화산 정상에 올랐다가 배후령으로 동진할 수도 있고, 그 역으로 배후령을 출발하여 서진하여 용화산 정상을 거쳐 양통마을로 하산하거나 큰고개에 차량을 대기시켜 마감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라도 상관이 없으나 배후령이 해발 600m이므로 배후령 쪽을 기점으로 하여 서진하는 것이 수월하고, 용화산 정상을 향해 나아가므로 ‘목표 확실성’의 매력도 있다. 지리산 능선을 종주할 경우에도 중산리에서 성삼재로 향하는 것보다 성삼재에서 천왕봉을 향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과 동일한 이치이다.

  배후령은 오봉산(779m)을 오르는 기점이기도 하여 용화산과 오봉산을 연계해서 산행할 경우의 길목이 되기도 하는 곳이다.

  대중교통수단으로 배후령으로 가려면 춘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양구로 가는 직행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고, 춘천 시내버스(18번)를 이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승용차로 갈 경우에는 배후령 정상의 ‘오봉산수휴게소’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배후령 정상엔 38선 기념비석이 서 있어서 이곳이 6·25 전 38선이 지나던 곳임을 알려준다. 그리고 오봉산수휴게소 바로 옆으로 임도가 보인다. 그 임도로 들어서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그리하여 100여m 올라가면 군부대에서 붙여놓은 경고판이 있는 곳에서 임도(군사도로?)는 왼편으로 구부러지고, 등산로는 그 지점에서 오른편 오솔길로 이어진다. 특별한 안내표식은 없으나 표지 리본이 매달려 있고, 등산로가 빤히 보여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등산로가 이어지는 이 능선이 용화산 주능선이고, 춘천시와 화천군의 경계이기도 하며, 6·25 전에는 38선이 대체로 이 능선을 따라 이어졌으므로 전략상으로 상당히 중요한 구실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등산로 오른편 길옆으로 길게 참호가 등산로와 평행해서 이어져 있어서 지금도 일단 유사시엔 군사상 상당히 중요한 곳임을 짐작케 한다.

 

  허긴 고대사회부터 이 능선은 춘천지역을 지키는 중요한 방어선 구실을 해 왔다. 그리고 고대 부족국가시대에는 춘천시 신북면을 거점으로 했던 맥국의 북방 방어선이었으므로 용화산 자락에 옛 성터가 남아 있고, 용화산 아래의 양통마을 지역을 고성리(古城里)라 하는 것도 옛 성터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략상 중요한 곳이지마는 막상 산행에 들어가면 편안한 능선 사이에 호젓한 오솔길이 이어진다. 용화산이 암릉으로 유명한 산이기에 접근로도 위험한 암릉이 많을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배후령에서 시작되는 등산로는 정말 여유에 운치를 더한 호젓하기 이를 데 없는 흙길이다. 그리고 고만고만한 야트막한 언덕 같은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는 것이 반복돼 지루하지도 않다.    

 

  그런 길을 산행기점에서 10여분 올라가면 봉우리도 아닌 오르막길의 길가에 군사용인 듯한 삼각점(332 FOB)이 하나 있고, 거기서 다시 10여분 올라가면 길 왼편에 총알바위가 있다. 6·25 때의 총탄 흔적인지 군인들이 사격 연습의 목표로 했던 흔적인지 알 수 없으나 총알 자국이 낭자한 바위가 있고, 그 총알바위 바로 위가 헬기장이다.

                                               총알바위

  총알바위 위 헬기장 남쪽의 암릉에 올라서면 시야가 열려서 춘천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뒤로는 오봉산 능선이 보이며, 서북쪽으로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봉우리들이 보인다.

 

  그리하여 산행기점에서 40여분 전진하면 제1봉을 올라가는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조금 올라가면 바위를 만나 밧줄을 잡고 올라가면 개선문처럼 생긴 석문을 통과하게 되고, 이어서 또 밧줄을 잡고 올라가면 해발 760m의 제1봉에 올라서게 된다. 산행기점에서 50~60분 걸린다. 그러나 수목이 우거져 전망은 없다.

 

 

  제1봉에서 20여분 내리막을 살짝 내려갔다가 올라가면 해발 767.6m의 제2봉에 닿는다. 그런데 제2봉을 오르기 직전 오른편 우회로에 들어서면 제2봉을 거치지 않고 지나가게 된다. 위험하지도 않는 제2봉을 우회하는 길이 왜 있는지 모르겠다.

 

  제2봉에도 군사용인 듯한 삼각점(333FOB)이 길 가운데에 있고, 제2봉에서 4~5분 전진한 다음의 작은 봉우리에서 왼편으로 희미한 길이 한 가닥 갈라진다. 그쪽(남쪽)으로 가면 652.1m봉을 지나 수리봉(650m) 쪽으로 이어진다.

  수리봉 갈림길에서 용화산 가는 직진하는 길로 20여분 살짝 내려갔다가 올라가면 편안한 공터(헬기장처럼 생겼음)가 있는 봉우리에 닿는다. 그 공터에서 5분 정도 전진하면 정상에 암릉을 이고 있는 봉우리를 왼편 산허리 길로 우회하여 전진한 다음 다시 능선으로 올라가서 긴 통나무계단의 내리막을 내려가면 사여령에 닿는다.

 

  산행기점인 배후령에서 1시간 40~50분 걸린다. 사여령 이정표에 동북쪽으로 내려가면 유촌리이고, 남서쪽으로 내려가면 자연휴양림이라 적혀 있다.

  이 사여령은 옛날 화천군 간동면 유촌리와 오음리 사람들이 춘천 나들이 할 때 넘나들던 고갯길이었다. 그런데 고개 이름이 사여령과 사야령으로 혼용되고 있으며, 심지어 어떤 자료에는 시여령이라 잘못 쓰기도 한다.

 

  이런 혼돈이 생기는 것은 예전에 이 고개 남서쪽 아래에 사엿골이란 작은 마을이 있어서 사엿고개라 했던 것이 한자로 표기하다가 보니 사야령(四夜嶺)이라 한 것이다. 그리하여 사여령과 사야령이 혼용됐으나 최근 춘천시에서 사여골 입구에 새로 다리를 놓으면서 다리 이름을 ‘사여교’라고 동판에 새겨 붙여 ‘사여’라는 이름으로 통일됐고, 따라서 고개 이름도 ‘사여령’이라 해야 맞다.

  사여령에서 왼편으로 몇 발자국 내려가면 오른편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드러난다. 그 길로 7~8분 올라가면 작은 봉우리에 올라선다. 그리고 다시 7~8분 바위 봉우리 하나를 오른편으로 우회하여 봉우리 뒤편으로 돌아가서 능선에 올라서면 이정표가 있어서 ‘(북쪽을 향해)←수풀무산, (동쪽을 향해)←배후령, (서쪽을 향해)←용화산’이라 적혀 있다.

 

  그런데 여기 이정표에 표시돼 있지 않으나 뒤쪽(남쪽) 봉우리로 올라가 볼 일이다. 이 봉우리가 778m 암봉으로서 용화산 능선 전체에서 용화 제2봉(858m봉) 다음으로 전망이 좋은 곳이다. 배후령에서 2시간 20여분 걸린다.

 

  남쪽엔 삼악산-계관산-북배산-가덕산으로 이어지는 화악지맥 능선이 선명하고, 그 아래에 춘천 호반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뒤로 돌아보면 사명산-부용산-오봉산 줄기가 가깝게 보이고, 서북쪽으로는 858m봉과 용화산 정상이 다가선다. 이처럼 이 봉우리는 전망도 좋고 앉아 쉴만한 공간도 좋아서 산행의 포인트가 되는 곳의 하나다.    

                                           고탄령

  이후 긴 내리막을 내려가면 고탄령에 닿는다. 산행기점인 배후령에서 2시간 30여분 걸린다. 사여령과 더불어 화천군 간동면 유촌리와 오음리 사람들이 춘천 나들이 할 때 이용하던 고개이다.

  고탄령에서 오르막을 올라가면 봉우리 턱밑에서 길이 갈라진다. 거기서 왼편 희미한 길로 가지 말고, 오른편 선명한 산허리 길로 돌아서 내려갔다가 올라가면 처음으로 아찔한 바위 봉우리 지대를 만난다. 밧줄이 있어서 별로 위험하지 않으나 절벽 위를 통과해야 하므로 아찔하다.

 

  아찔한 바위 지대를 통과하여 5분 정도 전진하면 글씨가 없는 말뚝 삼각점이 있는 편안한 봉우리(770m봉)에 닿는다. 배후령에서 3시간 정도 걸린다. 이 부근은 경관도 수려하고 쉴 공간도 적당하며, 용화산과 858m봉이 가깝게 보인다. 이제 용화산 정상까지 1시간 미만만 남아 있어서 이곳에서 쉬는 여유를 가져도 좋을 것이다.

 

  770m봉에서 내리막길로 내려가면 펑퍼짐하게 생긴 안부 쉼터 3거리에 닿는다. 왼편 가파른 내리막길로 내려가면 사여교 쪽으로 갈 수 있다. 그리고 거기서 오르막을 올라가면 다시 길이 갈라진다. 직진하는 능선 길 쪽에도 표지기가 매달려 있고, 오른편 우회로에도 표지기가 매달려 있다. 용화산 능선 전 구간에서 이곳 직진하는 암릉 길이 가장 위험한 곳이므로(정상은 830m 암봉) 암릉 길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오른편 우회로로 갈 일이다.

  아무튼 여기를 지나 내려가면 안부 왼편에도 내리막길이 갈라진다. 이 길로 내려가도 사여교로 연결된다. 그러나 용화산으로 가려면 직진해야 하는데, 그 다음 봉우리 역시 오른편으로 휘돌아 가야하고(정상은 810m 암봉), 안부에 닿으면 거기에도 왼편으로 사여교로 이어지는 하산길이 있다.

  그리고 그 다음 봉우리가 용화산 능선에서 가장 전망이 좋다는 858m봉이다. 858m봉에서 다시 아기자기한 암릉 길로 25분 정도 전진하면 용화산 정상에 닿는다. 배후령에서 4시간 정도 걸린다.


글쓴이 - 둘 산악회  아미산(이덕호) 

*스크? 해 가시는 분은 출처를 분명히 밝히며 이용해 주세요.

  아니면 저적권법에 저촉됩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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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1.01.14 20:53

    첫댓글 산이 나를 부르는데... 날은 춤고 어쩌나~~ 그래도 가고싶다.

  • 11.01.14 22:12

    따듯한 봄에 가면 좋을듯..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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