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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 활동 자료방 스크랩 자살 중학생들의 유서에 담긴 메시지
이병기 (민들레) 추천 0 조회 531 11.12.21 17:1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우리 중학생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요? 가끔 TV에 나오는 중학생들의 자살을 '어린 애들의 충동적 행동'으로 치부해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중학생이 아직 어린 나이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도 그들만의 세계가 있습니다.


때론 어른보다 더 깊고 넓은 사고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아직도 그들의 세계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어른들의 사고방식과 어른들의 잣대로만 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어른들의 이기심이 중학생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은 아닐까요.

지난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자살한 초·중·고생이 764명이라고 합니다. 한 해 평균 109명의 청소년이 자살한 것인데요. 어른들도 살아가면서 온갖 고민과 고통을 감내해야 하지만 청소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어른들보다 더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적인 압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성적, 진로, 시험, 가정환경, 학교생활, 대인관계, 학교 폭력 등의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합니다. 실제 중학생 자살자들의 유서를 보면 이러한 고민들이 결국 자살로 이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의 자살을 막는 길은 어른들의 따뜻한 관심과 소통일 것입니다. 아무쪼록 자살 중학생들이 남긴 유서를 통해 그들이 이 사회에 남기려고 한 메시지는 무엇인지  되새겨 보고자 합니다.  

 

[자료사진] 지난 2002년 4월 경남 마산의 모 중학교 2학년 황모(당시 15세)군이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사건이 있었다.  위는 황모 군이 자살직전에 작성한 유서의 일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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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엄마 아빠께 ...

엄마 아빠 저 못난 딸 ○○예요.

이제 이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편지네요...

죄송해요. 16년 동안 살면서 아빠엄마께 걱정만 끼쳐드렸어요.

전 그래도 다른 어린이들보다 행복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요. 차라리 저도 그런 상황에서 자랐다면 좋겠어요.

친구들의 환경을 보면서 세상이 미웠어요.

왜 나의 소중한 친구들이 그렇게 불행해야하는지

슬펐어요. 위로해 주고싶었구... 혼자여야만 하는 그애가 불쌍했어요.

고민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구

그래서 제가 고민을 들어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게 안되는 제 환경도 미웠어요.

왜 엄마 아빤 저를 못믿으세요? ○○네두 제 친구네예요. 위로해줄수도 있구... 놀수도

있는 곳이에요.

다른 부모님은 친구네 집이라고 하면, 전화만하면 가도 ?어요. 놀아두되구

그렇다구 그애는 나보다 공부를 잘하지도 않고 저보다 집에 더 없어요.

매일 친구들끼리 노는데 나 혼자만 집으로 와야하는게 너무나 싫었어요.

애들이 집에다 논다고 전화해서 허락맏을 때 저도 허락해주실까 해서 전화하면 이년저년

해가며 저는 혼이나고 혼자서 재미있게 노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와요.

저는 그게 싫었어요. 괜히 아이들과 멀어지는 느낌두 나구요.

이제 ?어요. 먼저 가게되는거

정말 죄송해요.

다음세상에서 다시 만날 때 우리 웃는 모습이었으면 좋겠네요.

엄마 아빠 정말 사랑해요. 그리고 죄송해요.

98.3.25



○○ ○○에게

쌍둥아 큰누나야

너희들한테 편지는 처음이다. 근데 이게 마지막 편지일줄이야 ... 정말 미안해... 큰누나

없어도 작은누나 말 잘듣고... 엄마 말 잘듣구..

그동안 못해준거 미안해.. 그리구 고마워..누나 호출기 가주구 갈테니까 음성너...

누나는 더 좋은 세상으로 가는거야...

알았지? 그럼 잘있어. 누나가 너의 수호신이 될게.

사랑해.. 정말 사랑해 귀여운 내 동생들아

98.3.25



내가 무지 사랑하는 동생에게

○○야 먼저 니가 제일 고마워. 너를 잊지 못할꺼야.

너를 제일 사랑해 고맙구 언니가 너한테 못해준거 잊어버려 그리고 언니 돈 있는데 알지

그돈 니가가져 알았지 그동안 너한테 못할짓도 많이했는데

그리구 언니 통장있지. 그것좀 엄마께 드려

○○야 언니가 먼저 가서 미안해. 언니가 없어도 공부열심히 하구

언니 묻을때 호출기 꼭너줘. 그래서 언니하구 할말있음 음성너 알았지.

니가 언니 몫까지 열심히해.

아빠 엄마 말 잘 듣구 알았지 ○○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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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죄송해요. 불효란 것이 이런 것이군요. 저요 퇴학이래요. 3일동안 부모님 속이고 학교 안갔어요. 이렇게 되리라곤 생각 못했는데 지옥에 떨어져도 좋아요. 이곳보단 났겠죠. 학교는 다니고 싶지만 너무 힘들어요. 도저히 저로선 이겨내기가..... 학교애들이 싫어요. 절 너무 욕해서. 그래서 인지 나쁘단걸 알면서도 ○○이와 ***되구. 담임 선생님이 밉네요. 조금만 이해 해주셨다면 죽음이란걸 택하지는 않았을텐데.

[3-97-031, 16세, 여자, 학생, 1997년 9월24일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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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로부터 장기결석으로 인해 자퇴처리되었다는 말을 전화로 전해 듣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녀는 친구에게 '아버지에게 맞아 죽느니' 자살이 낫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녀의 죽음은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이 자살을 선택하도록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가족관계에서 상대적인 약자인 자살자가 아버지와의 부정적인 관계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살을 선택한 것이다. 또한 유서에는 자신이 학교폭력에 고통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으며, 선생님과의 관계도 부정적인 모습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세상에서 우리는 버림받고 살았다. 정말 짜증난다. 행복하게 살아라. 떠나 다음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아빠 엄마 오빠 ○○야 미안해. 지금 IMF 시대에 내가 살아서 돈만 마니 쓰구 하니깐 죽을래요. 내가 죽어도 슬퍼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행복하게 사세요. [3-99-008, 14세, 여자, 무직, 1988년 12월15일 음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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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 여성이 남긴 유서의 일부분으로 그녀는 자신과 같은 나이의 다른 여성과 함께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학교를 중퇴하고 시내를 배회하며 그때그때 생활비를 충당하며 생활해 온 것으로 보인다. 참고인의 진술에 따르면 두 사람 모두 남자친구를 사귀다가 최근 헤어졌다고 한다. 아래 유서에는 자신들은 버림받았고, '죽어도 슬퍼할 사람이 없는' 존재라고 자기자신을 비하하는 모습이 보인다.



죄송합니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군요. 사실 이런걸 몇 번 생각해본적은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확실히 실행할 용기가 생겼다고난 할까요? 어제 집을 나올때 개 한 마리가 있어서 같이 놀아주다가 가려는데 개가 가로막더군요. 같이 더 놀아주라는 말인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이런걸 예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만사가 귀찮습니다. 그래서 제 갈길을 갑니다. 내 인생을 리셋하고 싶다. 죄송합니다.

[3-04-026, 16세, 남자, 학생, 2005년 7월26일 추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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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귀찮고 자신의 인생을 '리셋'하고 싶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그는 학교에서 선생님의 컴퓨터 부품을 훔치다가 발각된 후 '이번 기회'에 자살을 시도할 용기가 생겼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가 제일루 사랑하는 엄마 아빠께. 저만 죽기로 결저한건 이유를 데자면 첫 번째 아빠의 술주정이 너무 싫었어요. 제 일이 있어 집에 들어오면 언제나 술에 찌들여있고  ***** ** 그게 전 정말 싫었어요. 둘째 돈 난 돈이 싫기도하구 좋기두해요. 우리집은 언제나 돈이 문제죠. 그런데도 돈 안벌구 술만 마시구 정말 살기가 싫었어요. 언니들두 미안해 ** *** ** 하지만 조금은 미워. 내가 힘들다구 할때두 그냥 들은체도 안하구. 정말 싫어 우리 가족 모두다. 하지만 난 우리 엄만 정말 사랑했어요. 내가 힘들때두 언제나 엄마를 보면 힘이나구 그랬어.
[2-98-011, 14세, 여자, 학생, 1998년 3월25일 추락사]


나 정말 살기가 싫었어. 내가 가난하다는 것두 싫었구. 제일 싫은건 아빠의 술주정이야. 그게 날 제일 힘들게 한 것 같애. 하지만 이젠 다 용서할꺼야. 내가 천국가서 우리 가족의 수호천사가 되구 싶다. 힘이 없어 그만쓸게. [2-98-011, 14세, 여자, 학생, 1998년 3월25일 추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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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두 여서는 함께 목숨을 끊은 네 여학생 중 두명의 유서다 그녀들은 빈곤한 가게형편과 아버지의 술주정이라는 가족문제가 자살의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서로 다른 두 명의 유서의 내용이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다.



dear ○○ ○○아. 오랜만에 너에게 편지로 나마 얘기 한다. 사랑하는 ○○아. 너와 내가 만난건 우연이 아님을. 이 편지지 이쁘지? 사랑스런 ○○아 내가 이제까지 약간 엉뚱하고, **스러움 점 다 잊어줘. 그리고 언제나 나 잊지마. 나 잊으면 알지?(주먹그림) 죽어 아 답장은 좋을대로 해도 괜찮아.

dear ○○ ○○야 너한테 항상 **** 고맙다. 난 너한테 잘해준것도 없는데 넌 날 참 잘해줬지. 근데 요즘 넌 내가 본 ○○의 모습이 아니야. ○○야 너한테 펜을 들때 문뜩 사랑이란 말이 떠오른다. 사랑... ○○야! 사랑해. 잊지마. 나 내가 혹시 어디가더라도 알겠지? 아참 깜박할 뻔했네. ○○야 우리 기억에 오래 남을만한 말 하나 만들자. 너와 나만 아는거야.

dear ○○ 사랑하는 ○○아 내가 이제까지 서운하게 했던 점이 있거나 무슨 감정 같은거. 하나도 남가지 말고 다 잊어 주길 바래. 부탁이야. 너 나 잊지마. 항상 나 생각해야 왜. 이건 만약에 인데 있지 이 내가 어디가더라도 너 잊지마. 아참 너와 찍은 사진이 없구나. 우리 오늘 사진이나 찍을래? 어 그려 내가 어디가면 우리 1학년때 사*(수학여행)꺼 보면 돼. 답장은 보내고 싶으면 보내고 보내기 싫으면 보내지마.

[3-98-036, 16세, 여자, 학생, 1998년 3월9일 추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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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죽은 이후 친구들로부터 잊혀질 것을 두려워하는 심정이 여러 군데 표현되어 있다. 그녀는 3명의 친구들에게 마지막 편지를 남겼는데, 공통된 내용은 그들에게 자신의 애정을 표현하면서 자기를 잊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그녀는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추억들을 끄집어 내어 그들에게 자신에 대한 기억을 새롭게하고, 함께 찍은 사진이 없는 친구에게는 갑자기 스티커 사진을 찍어주며 간직하게 하는 등 자신이 가능하면 오래 기억될 수 있는 장치들을 친구들의 주변에 배치하고자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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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형사정책연구원 박형민 전문연구원의 박사학위 논문 <자살행위의 성찰성과 소통지향성> 에 나온 자살자의 유서 중에서 몇 가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사례는 박형민 박사의 논문을 그대로 인용했으며, 해설은 부분적으로 재 정리해 놓았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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