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중국과 FTA가 체결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국내 농산물, 내수 중소기업은 위기에 다다를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중국의 식자재가 한국의 먹거리 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는 상황인데, FTA로 수입이 확대되면서 중국식품들의 안전 문제를 점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정부는 제대로 마련했을지 모르겠습니다.
중국의 식품만이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 국내 기업들의 과대 포장, 동일 상품 임에도 수출 제품에 비해 높게 책정된 가격 등 때문에 수입과자가 인기를 끌고 있죠. 그런데 얼마 전 식약처가 영유아용 수입 과자에서 발암물질을 다량 검출하였음에도 이를 은폐하려다 발각된 사실이 있었습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식품도 안전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먹거리 X 파일'과 같은 고발 프로그램에서는 연일 여기저기서 식품의 위험성을 들춰내고, 전문가들이 모여 식품의 위험성을 진단하는 프로그램도 여럿이다 보니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할지 결정하는 일이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먹거리의 위험성과 관련된 정보의 범람 속에 남동희망공간에서 굳이 '특강'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회의적일 수 있겠지요. 하지만 차고 넘치는 정보 속에서 위험성만을 진단할 뿐, 우리가 이 위험성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멀어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경우는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위험을 극대화하여 공포와 불안감을 자극하고, 그 자체로 흥미를 끄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그 어려운 현실 속에서 그나마 '안전한 먹거리'로 식탁을 차릴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기획된 특강 "건강한 미래를 위해 안전한 먹거리를 찾아라!"은 10여명의 회원들과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인간의 건강 뿐 아니라 지구의 건강까지 고민하며 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생활로부터 시작하는 생협 운동을 오랫동안 이끌어오신 김혜정 선생님(푸른두레생협 이사장)의 유익한 이야기로 90분이 가득 채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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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내용은 크게 '식품첨가물', 'GMO', '환경호르몬'을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 들어있는 '식품첨가물'의 문제와 대책을 들어봅니다.
학자들은 식품첨가물을 기준치 이하로 섭취하면 문제없다고 하지만 이것은 각각의 식품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하나의 식품만을 섭취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김밥만 하더라도 김밥 재료 중 식품첨가물이 들어 있는 단무지, 맛살, 햄을 한꺼번에 섭취하게 됩니다. 하지만 김밥 먹기 전에 각각의 기준치를 따져 합산하여 안전성을 확인한 다음 먹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게다가 더 위험한 문제는 '칵테일 효과'라는 것입니다. '칵테일 효과'는 농약의 경우 서로 다른 농약 성분을 3가지 이상 동시에 섭취할 경우 따로 섭취할 때보다 100배나 많은 손상을 입는다는 것입니다. 각각의 농약은 잔류량 허용 기준치가 있지만 여러 종류의 농약이 함께 사용되어 나타나는 칵테일 효과에 대해서 아무 연구도 대책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식품 첨가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뻔한 이야기 같지만 가공 식품을 되도록 먹지 않는 것입니다. 귀찮더라도 신선한 농수산물로 직접 조리해 먹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현실 생활에서는 불가능한 방법이죠. 가공 식품을 먹을 때는 성분 표시를 확인해서 좀 덜 해로운 식품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체내에 쌓이지 않도록 배출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미잡곡밥, 섬유질 먹거리, 물을 많이 섭취해야 합니다.
두번째는 '환경호르몬'(내분비 교란 물질)입니다.
'환경호르몬'은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만이 아니라 생활 곳곳에 공기처럼 퍼져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식품과 연관지은 부분만 한정지어 살펴보면 코팅된 제품에 든 식품, 흠이 난 코팅팬으로 조리한 음식, 일회용품, 플라스틱 용기에 담은 음식, 음료에 환경호르몬이 배어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환경호르몬'은 '지방'에 축적되는 성질이 있어서 어류 중 생태계 상위를 차지하는 참치와 같은 어류에도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봐야 합니다. '환경호르몬'은 성장장애, 성정체성 문제, 정자수 감소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다음 세대들에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환경호르몬의 부작용이 바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동안 잠복해 있다가 드러나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다 보면 부모 세대의 문제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다음 세대에서 문제가 드러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선생님은 단적인 예로 18세 남아 정자수가 40~50대 중년 남성의 정자수보다 적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여 청강생들을 놀라게 하셨지요.
이 또한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봐야 합니다. 먼저 플라스틱 용기, 일회용기, 코팅팬은 가급적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조리 도구는 유리나 스테인레스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방보다 단백질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환경호르몬을 조금 덜 섭취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공기처럼 퍼져 있는 '환경호르몬'을 멀리하기 위해서는 손에 묻어 있거나 공기로 흡입한 환경호르몬을 제거하기 위해 손씻기와 양치를 자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 주제는 '유전자조작유기체'인 'GMO'입니다.
모든 식품에 첨가물처럼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 만큼 보편화되어 있는 'GMO'는 식량 문제를 해결했다는 긍정적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부작용의 심각성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면역체계를 파괴하고 알레르기를 유발하기도 하는데 '환경호르몬'과 마찬가지로 부작용이 발견되기까지 시일이 오래 걸려 쉽게 인지할 수 없습니다.
완전히 먹을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그나마 우리 농산물을 섭취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정부는 토종 종자를 보존하고, 생산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수매제도 보완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GMO완전표시제'가 실시될 수 있도록 정부를 박해야 합니다. 현재는 여러가지 기준과 조건을 들어 GMO 제품 중 일부분만 표시하도록 기업을 배려(!)해주고 있습니다.
올바른 소비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가 투표'라는 말씀으로 마무리하셨습니다. 개인 자신이 먹을 식품을 조심해서 골라 먹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안전한 먹거리를 찾아서 소비하고, 이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지지하는 제품에 대한 소비 문화를 보여준다면 사회 전반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의 소비와 섭취가 다음 세대로까지 이어진다니 앞으로는 책임감을 가지고 불편하더라도 안전 먹거리를 찾고 섭취하기 위해 더욱 까다로워져야 겠습니다.
첫댓글 강의내용 정리! 좋아요^^
와우!! 강의 내용이 너무 생생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