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또다시 파워 인물이냐고? FILM2.0, 너마저!라며 핏대를 세울 사람도 있겠다. 물론 영화인들의 줄서기를 조장한다는 비난이나 순위 매기기의 무용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ILM 2.0은 지금 한국 영화계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작업이 여전히 '의미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이유는 갈수록 빨라지는 변화의 흐름을 가늠하는데 있어 사람과 돈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만큼 적절한 방법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동시에 한국 영화 활황세의 은막 뒤에 숨은, 보이지 않는 손의 실체를 관객앞에 드러내는 일이야말로 외면할 수 없는 우리의 몫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전무후무한 한국영화의 대박행진 속에서 한국 영화계의 볼륨은 상상을 초월할만큼 커졌다. 그만큼 업체간의 합종연횡과 이합집산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충무로를 움직이는 파워 인물의 면모 역시 분야면에서 다양해지고 수적으로도 늘어났다. 우리가 100인의 파워 인물을 선정하겠다고 나선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다.
한편에서는 충무로 시스템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쉽게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인맥과 도제 시스템이 돈과 투자의 개념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개인의 영향력은 이제 시스템의 영향력을 대변하는 하나의 상징으로 간주되고 있다. FILM2.0의 파워 100은 이점을 중시했다. 설문을 통한 개인의 영향력 조사를 바탕으로 하고 여기에 각 개인이 속한 업체의 재무현황과 한 해 동안의 실적을 가산했다. 이것은 영화인들이 체감하는 영향력을 뛰어 넘어 계량화할 수 있는 데이터를 근거로 실질적인 영향력을 따져보려는 의도였다. 우리가 이번 작업을 '리얼파워 100'이라고 명명한 것은 그 때문이다.
첫번재 시도인만큼 완벽할 수는 없을 것이다. 충무로 파워 인물을 1위부터 100위까지 나열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우리의 작업이 한국 영화계의 지난 한 해를 발전적으로 되돌아보는 충실한 조감도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할 뿐이다.
최광희 기자
선정방식
파워 100의 선정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됐다. A) 현직 영화인과 언론인 137명을 대상으로 가장 영향력있는 영화인 10인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각각의 조사에서 1위에 지명된 사람에게 만점을 주는 방식으로 조사 결과를 합산한 뒤, 합산 점수가 높은 순으로 순위를 매겼다. B)지난 한해 동안의 흥행 성적을 토대로 관련 업체와 감독, 배우들의 순위를 정리했다. 같은 작품에 열거된 투자사와 제작사, 배급사, 감독과 주연 배우는 각각 동일한 점수를 부여했다. C) 각 파워 인물이 속한 업체의 재무 현황을 조사해 순위별 가산점을 매겼다. 해당업체로부터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전문회계사의 의견을 고려해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했다. 위 세 가지 방식으로 나온 각각의 산출 점수를 4:3:1의 비율로 재산정해 최종적인 파워 100인을 선정했다.
1. 강우석 | 시네마서비스 회장 - 진짜 파워맨
2001년 지난 1년간 강우석 감독은 만나는 기자들마다 파워 50이든 파워 100이든 제발 그딴 조사 그만하라고 엄포 아닌 엄포를 놓았다. 정상의 자리를 놓칠까봐? 천만에. 파워 1위 소리도 그에겐 이제 식상한 얘기일 뿐이다. "재미있는, 신선한 얘기 좀 하자"는 것이 그의 생활신조다. 신선한 얘기, 새로운 것을 늘 추구하는 성격대로 그는 1년동안 참 많은 일을 '저질렀다'. 20여편의 영화를 투자, 제작, 배급한 것은 그에게 있어서는 매년 있는 기본적인 행사에 속하니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겠다. 그래도 궁금한 사람이 있을 것 같아 외화는 빼고 주요 한국 영화만 얘기한다면 <하루>를 시작으로 <클럽 버터플라이> <선물> <인디안 썸머>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불후의 명작> <신라의 달밤> <엽기적인 그녀> <킬러들의 수다> <봄날은 간다> <흑수선> 등이 있으며 연말에는 <화산고>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주식 맞교환을 통한 로커스 홀딩스와의 합병 같은 어려운 얘기는 빼더라도 경기도 파주에 4천여평의 땅을 사들여 '아트 서비스'라는 이름의 촬영소를 착공하기도 했다. 도대체 그의 영토 확장 욕망은 끝이 없는데, 촬영소 건립을 계기로 투자에서 제작, 배급, 마케팅, 극장 운영, 매니지먼트에 이르기까지 영화에 관한 한 원스톱 서비스를 실현시킨다는, 할리우드와 같은 형태의 스튜디오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온 최용배 배급 이사를 독립시켜 '청어람'이라는 군소 배급사를 새로 만듦으로써 배급 라인을 보다 다양화하고 또 강화했다. 시중은행 가운데 하나인 하나 은행은 이런 그를 보고 선뜻 고객 돈 가운데 100억원을 빼내 투자하겠다고 나섰다. 제1금융권이 영화계에 안심하고 돈을 대겠다고 나선 것은 그만큼 한국 영화계가 투자 안전지대에 들어왔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렇게 되기까지 지난 1년간 강우석 감독의 역할이 지대했음은 물론이다.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새 영화 <취화선>에 30여억원의 제작비 전액을 투자하는 것을 계기로 태흥 영화사와 파트너쉽을 구축한다. 이는 곧 태흥 외에도 여타의 다른 중견 제작사들과도 새롭게 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따는 의지이며 결국은 양질의 배급 물량을 보다 많이 확보하겠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2002년은 자신이 직접 메가폰을 잡은 회심의 역작 <공공의 적>을 성공시키는데 힘을 집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2001년 연말 <화산고>로 시작된 시네마 서비스의 배급 라인은 <공공의 적>을 정점으로 <피도 눈물도 없이> <서프라이즈> <광복절 특사>로 이어지는 강력한 작품들로 채워진다. <공공의 적>의 성공 여부를 떠나 연말 개봉을 겨냥한 자신의 새 작품을 한편 더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 그의 머릿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투자할 영화, 배급할 영화, 자신이 찍을 영화 등등으로 엄청나게 복잡할 것이다. "그 모든 일을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은 명쾌하다. "2위는 필요없다. 1위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국내 영화계를 지나치게 독식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이 어렵게 일해서 어렵게 나눠 먹는 것보다 내가 크게 벌어 많은 사람 먹여 살리는 것도 일을 제대로 풀어가는 한 방법이다"라고 그는 말한다. 2002년 한 해도 그는 자신감, 패기, 심지어 오기로 똘똘 뭉칠 것이며 당분간 그런 그의 앞길을 막을 사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진짜 파워맨이다.
2. 이강복 | CJ 엔터테인먼트 대표 - 준비된 1인자
2001년 <캐스트 어웨이>의 흥행 성공으로 문을 연 지난 한 해는 이강복 대표에게 정상의 자리가 가까이 왔음을 내비쳤다. <미트 페어런츠> <슈렉> 등 드림웍스의 작품들이 순조롭게 배급될 때까지 그런 예상은 분명히 설득력이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국 영화가 잘 풀리지 않았다. 일단 편수가 그리 많지 않았다. 지난 한 해 그가 투자를 결정한 작품은 <무사> <와이키키 브라더스> <교도소 월드컵> 등 한 손에 꼽을 정도다. 이 가운데 총력을 다했던 <무사>의 흥행 성적이 기대를 밑돌았던 것이 그가 정상의 자리로 보다 가깝게 다가서는 데 어려움을 줬다. 물론 <무사>는 2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긴 했으나 당초 이대표의 바람대로라면 그보다 더욱 잘 돼야 했었다. 배급 대행을 한 작품 <자카르타> <눈물> <그녀에게 잠들다> 등도 시원스런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뭔가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때 이대표가 '치고 나간 것'이 바로 튜브 엔터테인먼트와의 전략적 제휴다. 국내 영화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은 양사간 공식 제휴는 그의 영화계 '권력'을 공고히 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이대표와 그의 CJ 엔터테인먼트는 튜브의 영화 <2009 로스트 메모리즈>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등에 큰 몫을 투자하고 일정 지분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렇게 튜브의 영화에 '뭉칫돈'을 지원하는 것 외에는 앞으로 투자 방향에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기울어 있다. "나는 철저한 비즈니스맨이다"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또, "되도록이면 비용이 적게 들되 성공 가능성이 높은 영화를 찾으라는 것이 올해의 교훈이다. 예술? 그건 좀 나중에 얘기하자"고 말했다.
2002년 일단, 튜브의 영화 <2009 로스트 메모리즈>와 직접 투자한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으로 포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튜브와의 합병을 공고히 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배급력을 키워내는 것이 급선무다. 따라서 메이저 배급사에 걸맞는 규모의 물량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별로 걱정할 것이 없는 것이 CJ에게는 드림웍스라는 큰 디딤돌이 있다. <라스트 캐슬> 등 드림웍스의 크고 작은 영화들을 1년 라인업의 곳곳에 포진시킨 후 <비독>이나 <뷰티풀 마인드> 등 흥행성이 높은 외화들의 배급 대행에도 보다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한국영화로는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명필름 제작의 <버스 정류장>을 비롯해 <후아유> 등이 있고 <라이터를 켜라> 등도 이미 배급 목록에 올려놓았다. 지금까지 코미디 영화는 단 한 편도 만든 적이 없는 만큼 가능한 한 한편 정도는 해볼 생각이다. 배급 편수를 20여편으로 확장시켜 일단 규모 면에서 경쟁사인 시네마서비스를 바짝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영화산업은 시장이 협소하다는 것이 근본적인 한계"라는 이대표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 분명한데, 따라서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멀티 플렉스 CGV의 지역 사이트를 확충, 국내 시장 파이를 계속 키워 나가는 것을 비롯해 일본을 거점으로 해외 시장에 대한 직접 배급을 시도하거나 강화해 나갈 것이 확실시된다. 해외에서의 성과가 국내로 환원된다면 그의 영향력은 크게 신장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 시장을 남보다 먼저 개척하고 확장할 수 있는 것은 이강복 대표의 가장 큰 이점이자 정상의 자리에 오르는 유일한 길목일지도 모른다.
3. 차승재 | 싸이더스 대표 - (충)무림고 교장
2001년 <봄날은 간다>의 시사회 직후 영화가 매우 좋다는 기자의 칭찬에 대해 차승재 대표는 "허 참, 장사 또 안 되겠군"이라며 진담 반 농담 반의 웃음을 날렸다. 그때 기자의 머릿속에 박힌 단어는 "장사가 잘 안되겠다"는 말이 아니라 "또"라는 것이었다. "또"라니? 그럼 그전에도 장사가 안 됐었다는 얘기 아닌가? 차승재 대표는 싸이더스 이전 우노필름 대표 시절 국내 영화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다. 만드는 영화마다 히트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만큼은 과거의 칭호로 그를 부르기에는 미흡한 감이 없지 않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인디안 썸머> <썸머 타임> <무사> <봄날은 간다> <화산고> 등이 올해 그가 제작한 영화들이다. 차대표는 올해, 작품 제작보다는 자신의 회사 싸이더스의 몸집을 키우는데 주력한 감이 적지 않다. 그리고 그 부분은 확실히 성공을 거두기는 했다. 시네마 서비스와 함께 로커스 홀딩스와의 자본 합병에 성공했으며 이를 토대로 매니지먼트업 등 사업 부문을 다각화했다. 최근에는 <무사>의 파트너였던 조민환 프로듀서를 독립시켰다. 이는 방계 회사의 설립을 통한 싸이더스의 수평적 확대를 꾀하려는 전법으로 해석되고 있다.
2002년 아무리 그래도 차승재 대표는 천생의 프로듀서라 향후 1년간은 설욕의 기간으로 삼을 공산이 크다. 실제로 내년의 라인업을 보면 그의 '와신상담'이 느껴진다. 가장 먼저 선보일 작품은 <정글쥬스>. 그 다음으로는 <레인보우> <결혼은 미친 짓이다> <발해> <날 보러 와요> <지구를 지켜라> 등이 제작되거나 제작이 준비될 것으로 보인다. 그의 회사 싸이더스가 수백억원대의 자산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할지언정, 그의 최종 목표는 최고의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어쨌든 연초까지는 <화산고>의 대박 흥행을 은근히 즐기며 여유있는 표정의 나날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초 개봉된 <화산고>는 내년 1월말쯤, 투자사인 시네마서비스의 <공공의 적>이 개봉될 때까지 순항할 가능성이 없다. 예상관객은 최소 5백만.
4. 김승범 | 튜브엔터테인먼트 대표, 영화진흥위원회 위원 - 벼랑끝 승부사
2001년 김승범 대표만큼 올 한 해 동안, 하는 일마다 영화계에서 주목을 받았던 사람도 드물 것이다. 그런데 이 하는 일이란게 대부분 '돈'과 관계되는 것이다. <2009 로스트 메모리즈>와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등 손을 대는 일마다 6,70억, 심지어 1백억원짜리 영화가 되는 바람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모아왔다. 한동안은 이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바람에 그의 수중에 돈이 거의 바닥났다는 소문이 퍼졌으며 덩달아 그의 회사 튜브를 둘러싼 합병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나왔다. 실제로 그는 동양그룹과의 '한살림'을 검토하다가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는 상대측의 요구에 반발, 유니코리아와의 제휴로 돌아섰다가 최종적으로는 CJ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았다. CJ와 한집이 되기 직전에는 또다시 동양과 유니코리아 모두와 삼각 동맹을 맺을 것을 검토할 만큼 지난 1년간 자금 유입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나날을 보내야했다. 그 와중에 <왓 위민 원트> 등 외화를 수입배급했으며 <파이란>을 투자배급하기도 했다. <파이란>은 예상을 밑도는 흥행 성적으로 그를 실망시켰으나 크게 성공했다 한들 당시의 자금난을 일거에 회복하기란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2002년 CJ와의 제휴는 김승범 대표의 입장에서는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의 의미와 같은 것이다. 이로써 그는 <2009 로스트 메모리즈>를 비롯해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집으로...>의 제작을 원활하게 마칠 수 있는 안전판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CJ와 손을 잡은 만큼 배급보다는 투자 자금을 유치해 비교적 큰 규모의 영화를 제작하는데 사업방향을 치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곧 튜브가 CJ를 주축으로 하는 메이저 스튜디오 시스템으로 편입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확한 비교는 아니지만 할리우드의 메이저 배급사 브에나비스타와 제작사 미라맥스의 관계와 같은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자본의 속성상 두 회사간에 어느 정도 수직 체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과저에서 김대표가 종천처럼 튜브의 대표로만 머물 것인지 그 이상의 역할을 맡을 것인지는 예측 불허의 상황이다. 분명한 것은 적어도 7월까지 개봉이 이어질 몇 편의 영화들이 흥행에서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두느냐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월 개봉 예정인 <2009 로스트 메모리즈>와 상반기에 개봉할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그 열쇠를 쥐고 있다.
5. 심재명 | 명필름 대표 - 여걸 재로
2001년 심재명 대표의 지난 1년은 <공동경비구역 JSA>라는 우량아를 출산한 후 산후조리기를 보낸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동경비구역 JSA>가 승승장구의 흥행세를 나타낼 때 주변에서는 그녀에게 "앞으로 1년간은 좀 피곤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같은 경고대로 심재명 대표는 올초까지 <공동경비구역 JSA>가 각종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는 바람에 즐거운 시달림을 당해야 했다. 최근에는 홍콩에서 발행되는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로부터 아시아의 변혁을 이끈 인물 20인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CJ 엔터테인먼트 등을 참여시켜 100억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구성하는 등 사세 확장에 박차를 가하기도 했다. 또 자회사로 이픽쳐스, 디엔딩닷컴, 라이트림, ASF 등도 세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한 해 명필름의 필모그래피는 <와이키키 브라더스> 한 편에 머물렀다. 4월에 열린 전주국제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을 보인 이 영화는 10월 개봉때까지 3만여명에 이르는 관객을 대상으로 릴레이 시사회를 가졌으나 정작 일반 개봉에서는 흥행 참패라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서울의 주요 극장 가운데 하나인 시네코아 1개관을 대관, 상영을 강행하는 뚝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2002년 지난 1년간 제작 편수가 많이 모자랐던 만큼 올해는 편수를 대폭 늘리고 또 과거처럼 상업적인 성공에도 재도전할 만한 작품들을 잇달아 개봉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모든 촬영을 끝마친 <버스, 정류장>은 CJ의 배급 일정에 맞춰 연초에 일반에게 선을 보인다는 계획이며 <후아유>는 그 다음 순으로 잡혀 있다. <욕망> 역시 1월 중 촬영을 끝낸 후 상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명필름이 신경을 가장 곤두세우고 있는 작품은 . 국내 최초의 야구단인 'YMCA 야구단' 얘기를 그릴 이 영화는 해외 로케까지 잡혀있는 비교적 큰 규모의 작품이다. 명필름이 <접속> <해피엔드> <공동경비구역 JSA>를 잇는 매머드급 히트작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앞으로 1년간은 이 영화의 제작 준비에 몰두한다는 계획. 그러나 언제쯤 본격 촬영에 들어갈 수 있을지 아직까지는 확실한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태다.
6. 김동주 | 코리아픽쳐스 대표 - 꽃놀이 패를 쥔 사나이
2001년 미안한 얘기지만 요즘의 김동주 대표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놀람과 시샘이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그는 <친구>의 흥행 대박으로 엄청나게 성장했다. 이건 그 스스로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그같은 시선은 다소 부당한 것일 수도 있다. 이만한 성공을 누리기까지 김대표는 20세기 폭스사에서부터 익영 영화사, 일신 창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조직을 통한 영화판 경험을 몸으로 배운 인물이기 때문이다. 코리아 픽쳐스의 모회사 격인 미래에셋으로 자리를 옮겨서는 <친구> 직전까지 <세기말> <거짓말> <춘향뎐> 등의 영화의 투자배급을 진두지휘했다. 한 편은 완전히 망하고 한 편은 흥했으나 수익배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또 한편은 망했으되 칸 영화제 진출 등으로 의미를 찾은 작품으로 남았다. 이들 세 편의 복잡한 손익계산은 <친구>의 엄청난 흥행으로 일거에 해결됐으며 이후부터 행운의 여신이 계속 그의 손을 잡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심지어 배급 대행을 맡은 <조폭마누라>조차 막대한 흥행을 기록했다. '화투판이나 영화판이나 강한 자가 오래 남는 것이 아니라 오래 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별들의 전쟁에 끼기보다는 마이너 리그에서 1위를 하는 것이 낫다' 등 알고보면 숱한 영화계 격언을 남겼다.
2002년 3월쯤 <일단 뛰어>란 작품으로 일단 가볍게 뛴다는 계획이다. 7월에는 곽경택 감독의 <챔피온>으로 올해의 영광을 다시 한번 재현한다는 계획이며 9월에는 <연애소설> 11월에는 한석규 주연의 새 영화를 내놓는다는 일정이다. 편수는 많지 않지만 영향력을 한층 강화할 가능성이 높은 작품들이다. 여기에 마이클 만 감독의 권투영화 <알리> 개봉을 준비하고 있고 무조건 300만 달러를 내지른 <매트릭스2>도 그의 기대작 가운데 하나다. 별 무리가 없는 한 이들 외화 역시 기대치에 부응하는 흥행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에 이어 영화 외 분야에도 투자 폭을 넓힐 생각도 갖고 있다. 특히 뮤지컬은, <오페라의 유령>이 크게 히트하면서 그의 주된 관심 분야로 자리잡았다. 여름경에는 곽경택 감독으로부터단돈 만원에 판권을 인수받은 뮤지컬 <친구>를 무대에 올릴 예정이며, 조용필의 히트곡으로 극 전반을 채울 뮤지컬 <꿈>의 제작에도 재미를 붙일 계획이다. 지난 1년간 그의 회사가 벌어들인 순이익은 약 50억원이며 앞으로의 1년에는 단 1억원이라도 더 번다는 것이 그의 사업 철학이다.
7. 신철 | 신씨네 대표 - 돌아온 장고
2001년 <교도소 월드컵>과 <엽기적인 그녀>, 두 편을 제작했다. 한 편은 망하고 한 편은 크게 흥했다. <엽기적인 그녀>의 성공으로 초특급 흥행 제작자 대열에 올랐으나 정작 본인은 그에 대해 극력 말을 아끼고 있다. 되도록이면 전면에서보다는 후미에서 국내 영화계를 도와왔으며 부산국제영화제와 청소년 국제 영화제에 거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2002년 숙원인 애니메이션 작업을 본격 가동시키게 된다. 디지털 드림 스튜디오와 손잡고 만드는 <로봇 태권V>의 프리 프로덕션을 진행하고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부활시킬 이소룡 주연의 극영화 제작 준비에 들어간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극영화를 2편에서 많으면 3편까지 제작할 예정이다. 첫번째 작품으로 가장 유력한 것은 40억원 규모의 SF 멜로 <회중도시>. 감독 미정. 시나리오 개발 중. 단 정우성을 캐스팅할 것이 확실하다.
8. 곽경택 | 영화감독 - 흥행세가 곽씨 가문의 장남
2001년 영화감독은 종종 단 한 편의 영화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경험을 한다. 곽경택 감독의 지난 1년은 분명 천당의 경험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는 아쉽게도 그렇지 못했다. '억수로 망했다'는 <억수탕>에 이어 <닥터K>까지, 곽경택 감독이 이렇게 쉽게 재기할 것이라고 내다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곽감독의 <친구>는 3월에 개봉돼 5주간 국내 박스오피스 흥행 1위를 달렸으며 종국에는 800만이라는 국내 최다 관객 동원을 기록했다. 이 수치만큼은 당분간 깨지기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2년 김동주 대표는, <챔피온>이 개봉되기 전에 또다른 권투영화인 <알리>를 개봉하면 곽경택 감독이 '삐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정작 곽감독 본인은 그렇게 통이 작거나 신경이 과민한 사람이 아니다. 실제로 그는 <챔피온>에 출연할 유오성 씨가 진짜 권투 선수처럼 몸무게를 바짝 줄이고 있는 와중에도 후덕한 몸매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9. 김동호 | 부산국제영화제 집행 위원장 - 오늘도 오토바이맨
2001년 예년과 마찬가지로 영화제를 치러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올해로 여섯번째. 매년 그래오긴 했지만 올해는 특히 어려움이 많았다. 기업 협찬이 급감한 상태에서 29억원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어쨌든 결과는 역대 최다 국가에 해당하는 60개국 201편의 영화를 유치, 그 어느 때보다 성공적인 영화제를 만들어 냈다. 올해도 어김없이 영화제 기간동안 오토바이를 타고 행사장을 누볐다.
2002년 영화제 사무국 조직 강화를 위해 전문 인력을 유입할 방침. 박광수 감독의 사임 이후 공석으로 있는 부위원장직의 부활을 검토 중이다. 칸과 베니스, 베를린을 비롯, 로테르담, 카롤로비 바리 등 각종 국제영화제 참석은 불문가지로 이미 이코노미 좌석이 예약돼 있다. 특히 올해는 그가 소원했던 베를린 영화제와의 관계 개선에 힘쓸 예정.
10. 강제규 | 강제규 필름 대표 - 쉬고 싶어도 못 쉬는 쉬리
2001년 강제규 감독은 <쉬리>의 성공 이후 한국의 스티븐 스필버그를 꿈꿨고 또 그 꿈은 어느 정도 타당했지만 지난 1년만큼은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데 성공적이지 못했다. 1년 동안 단 한 편의 영화, <베사메무쵸>를 제작하고 배급했다는 것은 그의 '영화적 그릇'으로 비추어 볼 때 상당히 부족한 양임에 틀림없다. 유봉천 부사장이 매니지먼트 사인 싸이클론을 설립, 독립했으며 여기에 일정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감독 일에 전념하기 위해 대표 자리는 사임했다.
2002년 대표직을 사임한 만큼 회사 운영과 배급, 주공공이 극장 사업에서 일체 손을 떼고 영화 제작에만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새 연출작은 전쟁 액션물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오버 더 레인보우>와 <쉬리2> 등의 프로듀서를 맡을 예정이다.
11. 박병무 | 로커스홀딩스 대표 - 덧셈곱셈의 귀재
2001년 올해 초 배급사 시네마 서비스, 제작사 싸이더스, 음반사 예전미디어를 수직통합하는데 성공하면서 코스닥 등록사 로커스홀딩스를 종합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대의 지주 회사로 부상시켰다. 로커스 홀딩스 대표직을 맡은 전 김&장 법률 사무소 M&A 팀을 이끌었던 장기를 십분 발휘해 이후에도 방송의 김종학 프로덕션과 제휴하고 게임 업체 손노리, 넷마블 등을 인수합병했다.
2002년 취임 초기부터 자신을 공격형이지 관리형은 아니라고 밝혀온 만큼 2002년에도 영화, 음반, 게임, 방송 등의 분야로 지속적인 확장을 꾀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사세 확장과 함께 각 부문에서 적정한 수익을 창출해 내야만 한다는 것이 박병무 대표가 짊어져야 하는 부담이다. 덧셈과 곱셈만큼이나 뺄셈과 나눗셈에도 강해져야 한다는 얘기.
12. 송강호 | 영화배우 - 항상 쏘는 사나이
2001년 올 한 해 영화사로부터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은 배우였다. <조용한 가족> <쉬리> <반칙왕> <공동경비구역 JSA> 등 그가 출연한 작품들은 모두 관객들의 호응을 받아 흥행불패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기 대문이다. 하지만 여타의 유혹에 눈을 돌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본업인 연기에 힘을 쏟고 있다. <복수는 나의 것>에서는 코믹한 이미지를 벗고 자식 잃은 아버지의 분노를 보여준다.
2002년 박찬욱 감독, 신하균과 함께 다시 힘을 합친 <복수는 나의 것>의 막바지 촬영과 후반작업에 이어 근1년여만에 관객들과 만난다. 이어 3월쯤 우리 나라 최초의 야구단의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 에 출연하며 봉준호 감독의 두번째 작품 <날 보러 와요>의 출연을 검토 중이다.
13. 안성기 | 영화배우 - 배우들이 가장 존경하는 배우
2001년 지난해 힘들게 촬영을 마친 <무사>에 이어 배창호 감독과 근 10년만에 만나 <흑수선>을 촬영했다. 현재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에 출연하면서 영화에 대한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 물론 영화 촬영에만 힘쓴 것은 아니다. 3월엔 대종상 시상식 홍보대사로 일했으며 크고 작은 영화계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해 영화인들로부터 '역시 안성기'라는 박수를 받았다. 그의 안정된 분위기 때문인지 최근에는 '하나 시네마 투자신탁' 명예 펀드 매니저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2년 현재 <취화선>의 막바지 겨울 촬영을 진행 중이다. 그 다음으로는 김의석 감독의 <언더 커버>에 출연할 예정이고 올해와 마찬가지로 각종 영화계 일로 바쁜 해가 될 것이다. 네 편의 영화에 연달이 출연하기 때문에 이후에는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가져도 좋을 듯 싶다.
14. 김미희 | 좋은영화 대표 - 시네마서비스가(家)의 효녀
2001년 본가(本家) 시네마서비스에 좋은 시네마를 서비스해 온 좋은영화 대표. 올해 초 대단했던 <친구>의 위세 속에서 <선물>로 전국 100만이라는 착실한 성공을 거두었고, 곧 이어 김상진 감독과 단짝을 이뤄 <신라의 달밤>으로 한여름부터 시작된 한국영화 연승행진에 불을 지켰다. 하반기에는 전도연이라는 최대 흥행카드를 손에 쥐고 독립영화 출신의 신예 류승완 감독과 펄프 누아르물 <피도 눈물도 없이> 제작에 매진하고 있다.
2002년 2월말 개봉 예정인 <피도 눈물도 없이>는 김미희 대표와 좋은 영화, 그리고 시네마서비스의 2002년 운세를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피도 눈물도 없이>에 이어서는 패러디 코믹물 <재밌는 영화>가 대기중이다. 류승완 감독의 차기작도 이미 예약이 끝난 상태.
15. 김정상, 최용배 | 시네마서비스 대표, 청어람 대표 - 시네마서비스의 와룡봉추
2001년 김정상 대표는 2000년 15%에 머물렀던 시네마서비스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애써왔다. 2001년 실적을 노고 보면 일단 시네마 서비스의 시장 점유율은 25% 정도로 예년 성적을 10% 가까이 웃돌 것으로 보여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낸 것으로 평가된다. 지나 11월말 최용배 배급 이사가 이사직을 전격 사임하고 새 배급사 청어람을 설립한 것도 시네마서비스의 시장 지배력 확대 유지를 위한 또다른 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2002년 최용배 대표가 설립한 청어람과 시네마서비스는 경쟁보다는 우호협력의 방향으로 나가게 될 것이다. 시네마서비스는 김정상, 최용배라는 두 '기사'를 통해 2002년 정상을 노리며 거센 도전에 나설 라이벌 CJ 엔터테인먼트에맞서 1위 수성의 안전판을 확보한 셈이다.
16. 박동호 | CGV 주식회사 대표 - 극장가의 팔도 사나이
2001년 올해 대전과 부산 남포 2개 지역에 또다시 CGV 깃발을 꽂았다. 이달 말이면 명동 5개관과 구로 10개관을 더해 모두 10개 지역 83개 스크린의 국내 최대 극장 체인망을 구축하게 된다. 멀티플렉스의 살 길은 가격 차별화가 아니라 서비스 차별화라고 믿는 그는 자신의 철학을 연간 관객 1천3백만명을 동원하는 대기록으로 증명해 보였다.
2002년 팔도 사나이의 전국구 확장은 계속된다. 목동 7개관, 수원 8개관, 해운대 9개관을 접수하는 '789전략'으로 연간 관객 1천8백만명을 동원하겠다는 야심을 불태운다. CJ-CGV 독립영화기금을 출현하고 불우이웃 초청 관람행사를 마련했던 올해의 선행(?)은 내년에도 계속된다고.
17. 유오성 | 영화배우 - 챔피언 된 친구
2001년 가장 기억에 남을 한 해를 보낸 배우가 바로 유오성이다. <친구>로 특A급 배우로 떠올랐으며 곽경택 감독과 다시 뭉쳐 <챔피온>을 찍는다. 하지만 <가디언>의 출연 번복과 음주운전으로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친구>의 흥행으로 나온 보너스를 모두 스탭들에게 나눠주라고 할 만큼 의라파이기도 하다.
2002년 <챔피온> 출연을 위해 지난 7월부터 계속해서 권투를 하며 몸만들기에 힘을 쏟았다. 본격적인 촬영이 올해 말부터 시작돼 미국에서 내년 상반기를 보낼 예정이다. 이후의 출연작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 단지 좋은 시나리오를 만나 연기 변신을 꾀할 요량일 뿐. 어쩌면 가벼운 멜로 드라마에서 힘을 뺀 그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2001년 <번지 점프를 하다>와 <무사> 등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고 <소름> <눈물> <베사메무쵸> <와이키키 브라더스> 등에 투자했으나 역시 상업적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미국 지사로 옮겨간 권성문 전 대표의 후임으로 백기웅 신임 대표가 취임했으나 투자 총액에서 산은캐피탈에게 뒤지면서 정상을 내줬다. 하성근 영화사업본부장이 KTB 엔터테인먼트 분사와 함께 영화 투자 부문을 총괄하게 된 것도 이같은 모회사의 경영난으로부터 일정 정도 거리를 두고자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02년 기획시대의 <해적, 디스코왕이 되다>, 메이필름의 <울랄라 시스터즈>, 눈엔터테인먼트의 <아유레디>, 영화사 봄의 등 상업적인 작품이 대기중이다.
19. 문성근 | 영화배우, 스크린쿼터 문화연대 이사장, 다큐포럼 대표 - 이제는 킹 메이커
2001년 올해도 영화계 대소사에 부지런히 뛰어 다녔다. 서울시장을 찾아가 서울영상위원회설립을 적극 추진했고 CJ엔터테인먼트와 CGV로부터 매년 3억원씩 독립영화 지원기금을 따냈다. 이사장 직을 맡고 있는 스크린쿼터 문화연대는 문화적 종다양성에 이바지하는 국제적인 시민단체로 성장했고 영화 메이킹 다큐멘터리 제작에 주력할 다큐포럼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2002년 지난 9월부터 민주당 노무현 고문의 대선후보 운동 모임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활동에 열정을 바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전당대회까지만 할 것이며 본인이 정계 진출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20. 김우택 | 메가박스 씨네플렉스 영화사업본부장 - 관객을 낚는 강태공
2001년 동양그룹의 본격적인 영화사업 진출을 위해 튜브 인수를 추진하는 등 다각도로 지름길을 모색했지만 아직 뚜렷한 진척사항은 없다. 2001년 한 해는 본격적인 사업 진출을 위해 내부 정지 작업에 힘을 쏟았다. 메가박스 멀티플렉스 체인망도 서울 뿐만 아니라 수원, 부산 서면, 대구 등 3군데 사이트를 추가해 배급력을 신장시켰다.
2002년 늦어도 2002년 하반기에는 별도 배급사를 설립한다는 계획. 제우메가투자조합 등을 밑바탕으로 한 탄탄한 자금력이나 온미디어, 메가박스를 아우르는 시스템은 잘 갖춰져 있지만 충무로와 연계된 괜찮은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2001년 영화를 만드는 일과 한국영화의 환경을 바꾸는 일이 다른 일이 아니라는 소신 때문에 본업인 영화 제작 보다는 영진위 위원과 영화인 회의 기획위원장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또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흥행에 고배를 마시자 부담을 무릅쓰고 대관 상영을 추진해 용기있는 배급 선례를 남겼고 연이어 저예산 작가 영화 <욕망>을 크랭크인했다. <공동경비구역 JSA>로 흥행사가 된 제작자치고는 몸값을 낮추는 행보를 거듭한 셈.
2002년 올해는 보이지 않게 일을 했지만 내년에는 충무로 중심에 복귀할 예정. 프로듀서 차기작은 블록버스터 코미디 이다.
22. 박무승 | KM 컬쳐 대표 - 산사로 숨어든 반칙왕
2001년 <반칙왕>의 수익 분배와 향후 투자 계약 불이행 등을 이유로 영화사 봄과 마찰을 빚었다. 실제로 <반칙왕> 이후 KM 컬쳐의 영화 투자 규모는 오히려 줄어들었고, 영화사 봄의 <살인비가> 등의 프로젝트가 잇달아 암초에 걸리면서 투자사로서의 활동은 미비했다. 하지만 씨네월드 이준익 대표와 호흡을 맞춘 <달마야 놀자>에 크게 베팅하면서 흥행사로서의 면몰르 보여줬다.
2002년 씨네2000과 쿠앤필름 등의 제작사들에 부분 투자하면서 충무로와의 결속 관계를 다져 놓은 만큼 이들 영화가 제작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다. <명랑만화와 권법소년>으로 제작에도 뛰어든다.
23. 정태원 | 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 - 내외를 넘나드는 전천후 공격수
2001년 <15분> <스파이 키드> <크림슨리버> <초콜렛>같은 외화를 수입해 좋은 성적을 올렸으며 배창호 감독을 충무로 주류로 끌어들여 <흑수선>을 제작했다. 시네마서비스와 탄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가장 실속있는 투자를 했다는 평이다. 연말엔 <반지의 제왕>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2002년 일단 멕 라이언과 휴 잭먼 주연이 <케이트 앤 레오폴드>, 밀라 요보비치 주연의 <레지던트 이블> 등의 외화와 장현수 감독의 <나비>(가제), 동명 소설을 영화화하는 <국화꽃 향기>를 기획 중이다. 외화 수입보다는 한국 영화 제작에 신경을 쓸 공산이 더욱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