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촉하시옵소서
황진이는 이름난 기생으로서 - 기존 우리가 알고 있는 황진이하구는
쪼끔 다름. 임금님을 사모한 나머지 부단한 노력 끝에 - 어떤
노력을 구체적으로 하였는지는 역사에 밝혀 있지 않음. 마침내 임금의 총애를
독차지하기에 이르렀다.
간 밤 역시도 그녀는 임금과 함께 서로 사랑을 진하게 속삭이며
동지섣달 긴긴밤을 뜨겁게 달구었었다.
아침이 밝고서야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임금과 아쉬운 작별을 나누며
궁궐 밖에 있는 그녀의 기가로 되돌아 왔던 것이다.
- 기가는 기생의 집이라는 뜻임.
지치고 피곤한 몸을 뉘이며 그녀가 단잠에 빠지려고 할 때,
느닷없이 대문을 박차는 소리가 들려왔고
금부도사의 "어명"이란 말이 귓전을 때려왔다.
황진이는 옷가지를 급하게 챙겨 입고 금부도사 앞에 무릅을 꿇었다.
임금의 어명 그것은 곧 죄인 황진이이게 사약을 내린다는 것이었다.
세상에.. 이 무슨 변고이며 청천의 날벼락인가..
하늘 아래 자신만큼 사랑스러운 이는 절대 없을 거라고 속삭이던
임금의 지난밤의 밀어가 아직도 생생한데.. 참으로 어이없고 대책없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금부도사의 그 말이 너무도 당혹스럽고 그야말로 황당하기만 해 몇 번이고
고개를 갸우뚱해 보는 황진이.
그러면서도 또 한편으론 임금에 대한 쓰라린 배신감과 깊은 원망에 지그시 입술을
깨물어보기도.. 부서져라 이를 악물어보기도 하는 황진이.
그러나 다시 한번 여태껏의, 그리고 지난밤의 임금과의 일을 돌이켜보면
필경 이에는 무슨 사연이 있을 터,
'임금님께서 아마 나를 한번 시험해 보고
싶으신게야. 그래 분명 그러하리라'라는 생각도 해본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금부도사가 내미는 사약이 담겨져 있는 사발 안에는
잘 접어진 작은 종이배 하나가 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게야 임금께서 날 한번 시험해 보시겠단 생각이신게야 (휴~살았구나)'
이런 안도감으로 황진이는 사약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는 자신을 보여주고 싶기
라도 한 듯이 자신있게 사약그릇을 받아들고는 종이배를 펼쳐 보았다.
역시 짐작대로 무언가 글씨가 적혀 있었으며 틀림없는 임금 자신의
친필로 쓰여져 있었다.
'그럼 그렇지 역시 내 짐작이 틀림 없었던게야....'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려는 순간 황진이는 그만 졸도하고 말았다.
세상에..대체 무어라 쓰여져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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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켁!..후후후
비범한 여인은 약도 비범하게 먹어야되? 비굴한 왕 지생각만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