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은 그냥 이유 없이 그리워할 수 있어 좋다. 어딘가에 그리움의 대상이 있다는 것도 즐거운 일이리라 그냥 이유 없이 그리워만 하여도 그가 주는 커다란 위안은 한기 뒤의 따스함으로 임한다. 가을밤에는 대상 없는 기다림에 젖을 수 있어 좋다. 어차피 흔들림 속에서 더러는 세월이라는 시계추 끝에 매달려 마음속의 미동을 음미할 수 있어 좋다. 그리고 가을밤에는 마냥 울 수 있어서 좋다.
가을이 깊어지는 밤에...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연가리 부근의 가을 낚시터에서
가을 속으로 낚시여행-{ 강원도 인제군 부근의 가을 낚시터 -편 }
( (강원도 인제군 부근의 가을 낚시터를 찾아서)
▲ 눈을 떠보니 첩첩산중, 낙엽 속에 묻힌 가을, 미루나무 꼭대기에 까치 한 마리 아아 풍족하고 만족하여라, 가을호수를 바라보며 혼자 마시는 가을빛 낙엽차 한 잔 .
강원도 양구의 배꼽축제가 끝난 후 몇주 동안 충청도 방향으로 낚시여행을 다니다 보니 강원도 소식이 그리워 강원도 홍천과 인제군의 물 맑고 풍경 좋은 가을 낚시터 -홍천 서석의 청량지와 인제군 곰배령 계곡 계류낚시를 다녀 왔습니다.^^
▲ 이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이 그리 흔할까? 노부부가 깊은 산중 호숫가에 앉아 낚시하는 모습을.
▲ 철 지난 호숫가에는 철저하게 혼자인 나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보이고 느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하늘과,바람과, 단풍든 숲, 들꽃,새,강물,노을.......이런 것들 뿐이었고 사람들의 이름은 아무도 내게 없었다. 별이 쏟아지는 호숫가에 외로운 낚싯대 한 대, 커파 한 잔, 김밥 한 줄 그리고 담배 한 갑 가을바람이 불었다. 가끔씩 유성도 흐른다.
▲ 낙엽의 깊은 분별없는 운명의 길, 어느 밤에 외로운 호숫가 낚시꾼 나그네 어깨 날아 스쳐 여정에 지친 나그네를 속절없이 울리는지, 가을은 낚시꾼의 마음을 허전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나 봅니다.
▲ 강원도의 요란하던 여름은 가고 벌써 조금씩 가을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 벌써 낙엽의 계절이 내곁에 와 있구나 하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드네요 ^^.
▲ 여름은,,,,가을은 깊어만 가고, 철 이른 낙엽은 쌓여만 가고, 허전한 가슴에는 한 움큼씩 애수의 내음새 짙어만 가고 스쳐 가는 추심(秋心)은 무슨 꿈을 지니고 걸어가는지..내 가여운 담배꽁초 연기는 구름이 될 순 없는 걸까 바다 같은 하늘, 하늘 같은 그리움...그 위로 흩어지는 나의 구름, 나의 가을 그 아래 벌거벗은 나무는 빛바랜 낚시복 속에 감추어진 우리네들의 꿈들.
▲ 길가에 제법 많이 피어 있는 코스모스는 가을이 왔음을 강조하고 있는 듯^^..
▲ 인제군과 홍천군 사이에 있는 청량저수지에서 낚시를 하기로 계획하고 찾았지만 중간에 곰배령에 사는 선배의 호출에 마음이 흔들리네요 ^^.
▲ 입추도, 처서도 지난 절기이지만 여전히 무더운 여름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그래도 절기는 속일 수 없는 게 진리인지, 갈대들이 꽃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 서울에서 가까운 거리에 이처럼 목가적인 풍경의 낚시터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청량저수지는 낚시인들에게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홍천군에 있는 대물 낚시터 중의 한 곳이다.
▲ 낮에는 잡어들의 입질이 심해 매운탕 거리 잡어 낚시는 가능하지만 본격적인 낚시는 밤낚시에 건탄이나 생미끼를 사용한 대물낚시를 시도해야만 좋은 씨알의 붕어를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 자리가 많지는 않지만 상류 자갈밭에는 텐트를 칠 수 있는 낚시 자리가 여러 곳 있다.
▲ 여름철에는 물놀이를 겸한 낚시터로 알려져 있다.
▲ 중류 포인트에도 5~6 군데 좋은 포인트가 있다.
▲ 보기만해도 시원하고 평화로운 풍경입니다..
▲ 떡밥을 이용한 낚시로 잡아올린 4~6치급 토종붕어들, 간혹 7~8치급도 보입니다.
▲ 모래무지와 마자같은 강고기들도 잘낚이는 편입니다.
▲ 전혀 오염이 없는 청정지역으로 건강한 생태계가 잘 보존되고 있어 낚시인들도 생태게를 훼손시키지 않는 마음 가짐이 필요한 곳이기도 합니다.
▲ 가을향이 물씬 풍기는 국화과 쑥부쟁이.
▲ 그림같은 포인트를 뒤로하고 인근 인제군 기린면에 있는 곰배령 계곡 선배님 집으로 방향을 바꿉니다.
▲ 기린면 진동리 연가리 가는길에 있는 깊은 산속에 자리한 선배님의 집입니다.
▲ 자동차도 못올라가고 핸도폰도 터지지 않는 오지입니다.
▲ 지은지 100년이 넘었다는 오레된 화전민의 집을 개조하고 그곳에 복분자와 오미자와 토종꿀을 채취하며 자유인으로 사시는 선배님의 집이 멀리 보입니다.
▲ 흑벽돌로 잘지어진 옛날 우리 선조들의 집, 이곳에서 하루를 묶으며 계류 낚시도 하며 자연을 벗삼아 하루를 지내려고 합니다.
▲ 첩첩산중,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집처럼 생겼지만 방 두개에 거실 그리고 수세식 목욕탕까지 있더고 합니다.
▲고기를 많이 잡으면 지게로 지고 올라온다고 선배님이 농담을 하십니다.^^
▲ 사륜구동 차를 저 아래에 두고 걸어서 올라왔습니다.
▲ 쑥부쟁이꽃도 지천입니다.
▲ 집 아래로 흐르는 계곡, 비교적 수량이 풍부하고 이곳에는 산메기,열목어, 산천어, 금강모치, 쉬리등이 산다고 합니다.
▲ 잠자리채 몇대와 통발이나 어항 두어개만 있으면 매운탕거리는 걱정 끝이라고 합니다.
▲ 곳곳에 있는 소에서 짧은대로 대 낚시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 다람쥐
▲망태버섯, 식용이라고는 하지만 노란망에는 독성이 있어 전문 요리사가 아니면 식용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하네요
▲ 원시림.
▲ 완전 야생 오미자 열매.
▲ 호기심에 짧은대 두대로 낚시를 해봅니다.
▲ 낚시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낮 시간에 잡힌 고기들
▲ 계류 아래에는 모래무지와 마자가 잘 낚인다고 합니다.
▲ 가을향이 짆게 나는 가을 국화과 야생화를 보고 있으니 문득 선배님이 차 한 잔을 하자고 하십니다.
▲ 시골스러운 주전자에 장작으로 물을 끓입니다.
▲ 칡꽃으로 만든 차에 애기똥풀과 개망초 꽃잎을 띄우니 맛은 뒤로하고 분위기는 좋아 보입니다.
▲그렇게 여름은 가고 또 새로운 계절이 오는가 봅니다.(익어가는 야생 개복숭아 열매- 천식에 특효라고 합니다.)
▲ 50년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온 느낌 ^^.
▲ 오후 시간이라 시장끼가 발동...^^ 받침대를 이용한 화로구이 ^^.
▲ 식사 준비를 합니다.( 구둘장용 얇은 돌을 구어서 그 위에 음식을 익히는 옛 화전민들이 사용했던 방법)
▲ 시장에서 미리 사온 고등어를 굽고.
▲ 풀밭 위의 식사를 준비합니다.
▲ 인근 나무에 있는 목청을 조금 따서 식사 후 후식으로 준다고 하니 너무 황공한 마음입니다. ^^
▲ 완벽한 순종 토종꿀입니다.
▲ 먼저 오신 낚시사랑 회원님들과 같이 식사를 합니다 .
▲ 얼마전 MBC 환경 다큐멘터리 곰배령의 여름에 나오는 주인공 중에 한분이시죠, 홍 진표 선배님 곰배령 두문동 산장의 쥔장입니다.
▲ 인근 산에는 보기 어려운 산열매인 머루도 많고.
▲ 다래도 지천입니다.
▲ 싸리버섯도 많고.
▲ 송이 버섯도 많이 난다고 합니다.
▲ 항암 약효가 좋다는 운지버섯도 많은 편입니다.
▲ 두어시간 산행에 발견한 삼꽃입니다. 선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사진만 찍고 지나쳤습니다.
▲ 가을 분위기는 좋습니다.
▲ 산으로 오르는 길, 가을 분위기가 제법 나는 편입니다.
▲ 길가에 즐비한 개복숭아, 몇개 따서 먹어보니 맛도 아주 좋습니다.
▲ 가을 식량들.
▲ 언제부터였던가 몽롱한 계절의 꿈속으로 그리움의 꽃잎은 실려 갔고 기억의 낙엽은 떨어져 망각의 물결 위에 떠가고 있는 가을
▲ 돌배 열매
▲ 몇시간 산행을 한 후 내려오는 길에 가을녘 황혼을 보니 웬지 허전한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 바쁘게 이곳저곳 다니다 보니 어느덧 오후가 되었네요, 밤 낚시 준비를 해야 할 시간입니다.
▲ 어둠이 찾아온 곰배령 두문동 산장에는 풀벌레 소리와 반딧불 그리고 기을 하늘의 별들만이 우리를 반깁니다.
▲ 전설에 고향에서나 봄직한 풍경입니다.
▲ 낚시용 텐트를 설치하지 않고 밤 낚시 후 100년 된 집에서 자기로 ^^
▲ 낚싯대를 넣기가 무섭게 낚이는 산메기들.
▲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이기에 자원이 많은편이라고 합니다.
▲ 많지 않은 시간에 매운탕용 메기를 잡은 후 철수를 합니다.
▲ 모닥불을 피워놓고 그곳에 모인 사람들과 소주 한잔에 가을 밤은 깊어만 가고.
▲ 잘 손질한 매운탕은 내일 아침용 ^^.
▲ 너무도 좋은 공기와 분위기에 기분 좋은 밤을 보내고 새벽을 맞이합니다.
▲ 금강초롱꽃이 아직도 피어있습니다.
▲ 소박한 시골 황톳집은 왠지 정겨움이 흐른다....거리 먼 언어로 가을 들꽃향 은 속절없이 부서지고 소외된 공간 구석 몸살처럼 앓는 블랙커피향이 장작불 하얀 연기에 휩싸이며 낙엽향으로 흐른다.
▲ 가끔 이곳에 와서 몇일 쉬다 가면 모든 병도 다 낳을 것 같은 편암함이 느껴집니다.
▲ 가을에는 유난히 거미줄도 많습니다.
▲ 한약재로 쓰이는 어수리.
▲ 지나간 세월을 돌아보면, 남은 세월이 그렇게 길지 않음을 느낄 수 있지만 지나면 지날수록 "금방"이 "아까"로 "어제"가 "그제"로 변함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긴 세월도 아니건만 벌써 잊혀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기억나는 것들로 세월을 더듬을 수 있고, 잊혀지는 것들로 세월이 흐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살아감으로서 세월은 묻혀지고 세월이 잊혀짐으로서, 산다는 것을 느끼는 것을 보니..아마도 한참 나이가 들긴했나 봅니다.
▲ 게곡을 건너는 사람들
▲ 우리나라 재래식 호두라고 합니다. 이곳에는 이 가래열매 나무가 많다고 합니다. 귀한 한약재로 쓰이죠.
▲ 때 묻지 않은 곰배령 두문동 산장에서 보낸 낚시여행은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내 가슴에 오랜동안 자리할 것 같습니다.
▲ 너무나 맑은물과 아름다운 경치 그리고 계류 낚시로 쉽게 잡히는 물기기들의 유혹에 다소 불편함이 있음에도 이런 오지를 찾는 게 아닌가 합니다.
▲ 가을이 시작되는 시기, 물고기의 씨알이 굵어지는 때이기도 하지요.
▲ 인근에는 정감록에 나오는 길지인 3둔 사가리가 있어 볼거리도 풍부한 편이라고 합니다.
▲ 가을이 깊어지고 오색 단풍이 물들 무렵 꼭 다시 한번 오고픈 곳이기에 마음으로 다짐을 합니다. 다시 오겠노라고
▲ 조팝나무.
▲ 4륜으로도 가기 힘든 오지가 아직도 많은 강원도 인제군의 많은 계곡들, 여행이나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좀더 성숙된 인식으로 우리 자연을 보호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색 바래가는 마른 풀잎과 벌레들의 껍질..잔해, 어쩌면 죽은 자를 찾아오는 산자의 그리움과 슬픔도 지상의 모든 것들과 함께 가을바람이 바람으로 거두워들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낚시꾼 한 두어 명 웃음 소리가 오솔길 쪽으로 시들어 가는데 곧 돌아 올, 아니 곧 돌아갈 자들이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가 빈 찻잔 속에 쓸쓸하게 쌓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낚시를 마칩니다.
▲ 설레임 속에 다가오는 가을, 그것들이 새롭기 때문에 기다려지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린 어쩜 작은 변화를 느끼고 싶은거지요, 보이지 않는 바람 그 바람이 우리들 가슴속에 오늘도 불고 있지요 소리 없는 그 계절, 꿈꾸는 작은 변화를....그 변화를 위하여 오늘도 낯선 시골의 낚시터를 찾아나서는 게 아닌가 합니다.
▲ 바람뿐, 오는 이도 가는 이도 별로 없는 외딴 산골 낚시터, 계절이 떠들썩한 제 근심으로 떠나가도 낡은 낚싯대 수면 위로 떠 있는 찌는 여전히 미동도 없고 풀 벌레 소리조차 사라진 정적의 적요 바람 혼자 들락날락 조그만 산속의 호수에 파문을 일으키는 곳에서 보낸 낚시여행을 마치고 귀로에 오릅니다.
강원도 홍천군과 인제군에 있는 오지의 풍경 좋은 낚시터 가을 주말 하루를 이용하여 낚시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홍천 서석의 청량지와 인제군 곰배령 계곡에 있는 선배님의 산장을 찾아 볼거리와 먹거리도 즐기면서 붕어 낚시와 계류 강고기 낚시 그리고 밤 메기 낚시까지 휴일 하루를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었던 흥미진진한 조행이었습니다. 동행 출조를 해주신 젊은거지님, 공산노을님 그리고 곰배령 홍진표 선배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