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림왕 임종국
숲 사이로 스며드는 여명은 희망의 빛이다. 우리 민족의 여명은 숲이다. 조림왕 임종국 선생의 혼은 숲속에 여명으로 깃들어 있다. 그는 죽어서도 그 산을, 그 숲을 떠나지 않았다. 그 유골을 수목장으로 묻어 그 숲에 바쳤다. 그의 혼을 바쳐 가꾼 영혼의 숲이 바로 장성 축령산 편백림과 삼나무 숲이다.
그는 농사일을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한 수단으로만 여기지 않고, 돈도 벌면서 영농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은 우연히 장성군 덕진리의 인촌 김성수 선생 소유 야산에 쭉쭉 뻗어 자라고 있는 삼나무와 편백나무를 보고 ‘아! 우리 강산에도 이런 나무가 성장할 수 있구나’를 느끼며 한눈에 반해버렸다. 6.25전쟁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56년이었다. 임종국 선생은 그 해 봄부터 본격 조림을 시작했다.
일단 사재를 털어 자기소유 임야 1㏊에 삼나무 5,000주를 시험 조성하여 성공하자, 용기와 자신감을 더욱 얻게 되었다. 알맞은 땅에 알맞은 나무를 골라 심는 임종국 선생은 장성군 북일면 문암리, 서삼면 모암리, 북하면 월성리 일대 등 100㏊를 추가 매입하고 편백나무와 삼나무를 심어나갔다.
먹을거리도 제대로 없던 시절 조림사업에 대단위 조림사업에 엄청난 투자를 감행하였다. 이곳을 본 주위 사람들은 그를 조롱하기도 했으나 그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68년엔 전국에 몰아닥친 극심한 가뭄으로 밭작물뿐만 아니라 그가 조림한 나무들이 전부 말라죽을 위기에 처했다. 하나둘씩 말라비틀어져 갔다.
그러나 그는 물지게를 지고 산을 오르내렸다. 그의 어깨는 피투성이였다. 그의 정성에 감복한 나무들도 무럭무럭 자라났다.
해를 거듭할수록 조림면적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그의 조림사업은 76년까지 계속됐다. 꼬박 20여 년간을 헐벗은 산 570㏊에 280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어 울창한 숲으로 가꾼 것이다. 72년 그가 5·16 민족상을 받을 때 71년까지 그의 투자비용은 총 7,370만원으로 평가돼 있다. 10년 자란 나무 한그루가 1,000원 하던 시절이니 엄청난 투자를 한 셈이다.
그의 조림사업은 가뭄·수해·돈 문제 등으로 몇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우직할 정도의 끈기와 검소한 생활로 잘 넘어갔다. 그러나 마지막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그 소유의 산과 임야들은 그가 돈을 끌어다 쓴 사채업자와 채권자들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이때가 79년 말 상황이고, 80년엔 임종국 선생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이후 임종국 선생은 7년간을 투병하다 세상을 하직했다. ‘한국의 조림왕’은 그렇게 쓸쓸히 간 것이다.
장남 임씨가 전하는 그의 유언은 “나무를 더 심어야 한다. 나무를 심는 게 나라사랑하는 길이다.” 역시 조림왕 다운 유언이다.
산림청은 지난 2001년 그의 공로를 기려 국립수목원 내 ‘숲의 명예전당’에 업적을 새겨 헌정했다. 축령산 휴양림 ‘임종국 숲’을 알기 위해서는 일단 한번 걸어보라. 그렇다면 그분의 엄청난 노력을 피부를 느낄 것이다. 또한 편백나무와 삼나무의 용도를 상상해보라!
춘원 임종국 조림공덕비 앞에서
편백나무와 삼나무는 각종 가구와 인테리어에 최고로 좋은 목제이다. 각종 침대, 책상, 의자, 서랍장, 식탁, 발판, 옷장 등 가구와 욕조탕(희노키탕), 베개, 도마, 어린이 놀이기구, 안마기구, 화장품, 오일, 천연 염색, 목공예, 새집증후균 제거 피톤치드, 무궁무진하게 소요되고 있다.
또 편백나무와 삼나무의 피톤치드(phytoncide)는 항암작용이 있고, 이를 마시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장과 심폐기능이 강화되며, 살균작용도 이루어진다. 스트레스를 받은 실험용 쥐에 소나무, 잣나무, 편백, 화백 등의 4종류 나뭇잎에서 추출한 정유(나무 생장호르몬)를 쏘인 결과, 스트레스를 나타내는 코르티솔(Cortisol) 치수가 20~50% 가량 급감했다. 축령산 숲속에서 자연 치유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임종국 선생의 은덕이 사후에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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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말은 없어도 마음은 통합니다.
그런분이 있는줄 모르고 있었네요, 감사합니다.
그런 분이 애국자요, 진실인입니다.
장인정신을 일깨워주는 좋은자료 감사합니다.
좋은자료 보내주어 고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훌륭한 분이셨습니다.
소개 감사합니다.
마음속으로 존경심이 가셔 열심히 자룔르 모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