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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 동영상 소개 스크랩 EBS 다큐 프라임 - 자본주의 2부 - 소비는 감정이다
Vistar 추천 0 조회 267 13.12.07 12:4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2

소비는 감정이다

  

인류의 역사 500만년을 하루 24시간으로 환산했을 때 자본주의가 출현한 시간은 23:59:56.”

경세제민(經世濟民) : 세사(世事)를 잘 다스려 어려움에 빠진 백성(百姓)을 구().”

경제(Economy) : 신분에서 계약으로, 토지에서 자본으로, 교환 경제에서 자본주의 경제로...”

자본주의(Capitalism, 資本主義) :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자본이 지배하는 경제체제. 노동(勞動), 상품화(商品化)”

 

자본주의 시대, 무엇이 나타났고 무엇이 사라졌을까?”

자본주의의 작동원리는 무엇일까?”

자본주의의 경쟁은 어디에서 생겼을까?”

자본주의 시대 인간은 더 행복해졌을까?”

 

 

경제인류에 대한 특별한 인문학적 보고서

시대탐구 대기획 5부작 ···

 

 

자본주의 250년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생산품.

 

현대사회에서 소비는 미덕일까요?

왜 소비를 멈출 수 없을까요?

 

 

브랜드는 어떻게 우리를 유혹할까요?

 

소비로 드러나는 우리의 감춰진 모습,

그 비밀스런 이야기를 듣기 위해 우리는 최고의 권위자들을 만났습니다.

 

 

 

우리가 사는 상업적인 세상은 당장 무엇을 하라고 강하게 유혹하죠. 지금 당장 사라고, 돈을 쓰라고 하는 유혹에 둘러싸여 살고 있죠. 온갖 전략을 동원해요.”

 

 

 

마케터들은 고객의 머릿속을 더 깊이 분석하기 위해 뇌 과학을 활용하게 됐죠. 신경 과학과 마케팅을 결합한 것이 뉴로 마케팅입니다.”

 

 

 

저는 고객이 상품을 주목하도록 합니다. 음악 소리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죠. 상품을 볼 때 맛까지 느껴지게 합니다. 몸에 닿는 촉감도 느껴지게 하죠.”

 

 

 

 

소비는 불안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우리 인간은 그러한 소비에 그냥 끌려가는 노예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

 

쇼핑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렸을 때부터 시작됩니다.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캐릭터 상품들. 어린이 프로그램이나 TV 광고 등을 끊임없이 반복해 보는 우리 아이들은 매일 먼가를 손에 쥐어야 합니다. 이렇게 시작된 쇼핑은 아이들에게 아주 특별한 기억을 갖게 하죠. 이러한 기억은 나도 모르게 그 상품을 좋아하게 만들어 특정한 상품을 선호하는 취향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바로 미래에 잠재적인 고객으로 길들여지게 되는 것이죠.

 

마틴 린드스트롬 / 브랜드 컨설턴트

아기가 한 살 반이 되면 최소 백 개의 브랜드를 기억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아이들은 광고를 보면서 최면에 걸립니다. 광고를 보기 전에는 필요하다는 생각조차 안 했던 물건들을 원하게 돼요.”

댄 애리얼리 / 미국 듀크대 경제학과 교수

아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받죠. 한 가지는 아이들이 그 상품만 찾도록 하는 겁니다.”

 

마케터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먹던 과자를 어른이 된 지금도 집게 합니다. 그리고 그걸 내 아이에게도 먹이게 합니다. 소비의 대물림이죠. 어렸을 때 습관이 된 소비는 어른이 된 이후에도 똑같이 반복됩니다.

 

댄 애리얼리

또 다른 접근은 습관을 형성하는 겁니다.”

 

자동차는 흔히 아빠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하시죠. 그러나 자동차 매장도 어린이들을 유혹하는 여러 가지 요소를 주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마틴 린드스트롬

자동차 대리점에 가도 풍선이 잔뜩 있습니다. 부모들이 풍선을 좋아할까요? 물론 아니죠.”

 

 

 

 

일단 우리는 내 아이에게 잘해주면 기분이 좋습니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참 좋아 보이고 믿음이 가지요. 그럼 이왕이면 그 매장에서 자동차를 구입하지 않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아이들은 뭔가 끊임없이 칭얼대고 조릅니다. 결국 부모는 못 이기고 또 사주게 되죠. 그래서 키즈 마케팅은 놀라운 속도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마틴 린드스트롬

오늘날 아이들의 부모의 구매 행동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조르기의 힘(Pester Power)’이죠.”

댄 애리얼리

마케터가 아이들에게 접근하는 건 아이들이 아니라 가족에게 영향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성인들은 어떨까요? 성인마케팅의 가장 중요한 공격 대상은 바로 여성입니다. 여성 마케팅은 마케팅의 꽃이라 불립니다. 그만큼 여성들이 쉽게 사고 많이 산다는 말이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남성과는 다른 여성 어떤 점이 더 많이 사게 하는 걸까요?

 

마틴 린드스트롬

여성이 감정적으로 훨씬 더 약하죠. 시청자들이 화낼 것 같아 두렵지만 소비에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나약합니다.”

 

잘 생긴 연예인이 하는 달콤한 말이 꼭 내게 하는 말로 느껴지나요. 지금 바로 살을 빼라는 말에 바르기만 하면 좋아질 거라는 말에 금방 마음이 흔들리죠.

 

마틴 린드스트롬

“60대가 될 때까지 계속 그렇게 합니다. 여성들은 때로 더 나약하고, ‘화장품 병 속의 희망을 찾죠.”

 

여성은 판매자와의 감정적 교류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판매자가 먼저 알아차리고 동조해주기를 바라죠. 더 큰 소비인 집을 사는 문제도 여성들의 의견이 결정적이죠. 남성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프로야구, 이젠 프로야구까지 여성들을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파코 언더힐 / 쇼핑 컨설팅사 CEO

여성은 음식과 옷만 사지는 않습니다. 전자 제품, 자동차, 모든 범위의 상품을 구매하죠. 여기에 모순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어떤 상품은 남성에게, 어떤 상품은 여성에게 팔았지만 지금은 그런 구분이 없어졌어요.”

 

 

 

 

여성은 지금 쇼핑 현장에 있지도 않은 사람. 그 남편이나 아이, 다른 가족의 물건까지도 산다는 것이죠. 여성이 가정 내 소비에 있어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니 여성이 마케터들에게 중요해졌죠. 여성은 집안의 쇼핑 가장입니다.

 

 

 

 

여성은 언제나 마케팅의 표적이 됩니다. 매장에 들어서는 판매자는 나를 면밀하게 분석합니다. 내가 누구와 함께 왔고, 어떤 상품을 유심히 보는지, 오늘의 기분은 어떤지, 그 뿐만이 아닙니다. 나의 나이, 직업, 내 수입까지 분석합니다.

 

물론 우리는 전혀 눈치 챌 수 없죠. 기분 나쁘신가요. 하지만 이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보안을 위해 설치된 CCTV는 또 다른 목적으로도 이용 됩니다. 마케터가 CCTV를 통해 내 옷을 고스란히 분석하고 있다는 사실. 정말 충격적이죠. 하지만 진실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 고도의 마케팅 기법을 만들어 우리를 조정하고 있는 것이죠.

 

 

 

 

파고 언더힐

저는 관찰을 합니다. 우리 회사는 전 세계에 140명의 관찰 마케터들을 두고 있고 이들은 주중이나 주말에 쇼핑몰, 상점, 공항, 기차역에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교류하는지 관찰합니다. 우리는 다양한 첨단 기술을 사용해서 고객이 쇼핑하는 모습을 자세히 분석합니다.”

 

 

 

 

오른손잡이인 나는 언제나 좌회전을 하고 있고 가다보면 자꾸 걸려 천천히 가게 되고 엘리베이터는 어디 있는지 찾을 수가 없고 1층엔 화장실도 없고 카트 크기는 자꾸 커지고 시간은 언제나 ·· 가지.”

 

쇼핑은 무의식이다.

 

왜 우리는 마케터들의 술수를 눈치 채지 못했을까? 아니 솔직히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매번 넘어 갑니다. 왜 일까요? 왜 우리는 자꾸 소비하게 되는 것일까요? 그 원인을 밝히기 위해 우리는 최고의 심리학자와 중독을 연구하고 있는 정신 의학 전문가를 만났습니다.

 

 

 

 

그들과 함께 소비를 불러일으키는 우리 안에 감정에 대해 심층 분석했습니다. 첫 번째 놀라운 사실은 바로 우리의 무의식에 관한 것입니다. 무의식이란 이런 것입니다. 머리에 안경을 얹고 있으면서도 의식을 못합니다. 전화를 하면서도 웬만한 장애물은 안 보고도 척척 잘 피하죠. 바로 우리의 행동 중 많은 부분을 무의식이 이끌고 있기 때문입니다. 쇼핑할 때도 마찬가집니다. 처음에 이것저것 골라보지만 결국 같은 스타일을 사지 않나요?

 

곽금주 /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우리가 쇼핑할 때는 합리적으로 의식적인 상태(알파)에서 하기보다 뇌의 베타 상태에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의 행동 중에서 무의식은 얼마나 차지할까요.

 

무의식입니다. 의식입니다.”

 

95% 이상이 무의식이라고 합니다.

 

 

 

 

무의식이 대부분 다 결정하죠. 의식이 결정하는 건 거의 없어요.”

 

우리는 상품을 보고 만져보고 냄새 맡으면서 유혹됩니다[시각(視覺), Light sense, 촉각(觸覺), Tactile sense, 후각(嗅覺), Olfactory sense, 청각(聽覺), Auditory sense, 미각(味覺), Taste sense]. 기분이 좋아지죠. 그럼 바로 무의식적으로 사고 싶다는 강한 유혹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의 말초신경 하나하나를 자극하는 오감 자극 마케팅이죠. 전문용어로 휴매니즈 먼트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빨리 반응하도록 만든다는 뜻이죠. 광고를 볼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저 모델이 정말 멋지다’, ‘날씬하다라고 느끼게 되면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무의식의 세계로 되돌아가 볼까요.

 

나도 모르게 옛날에 먹었던 과자를 집고 있고 그 물건을 사면 나도 모르게 살이 빠질 것 같고 마트에 가면 나도 모르게 좌회전 하고 있고 일단 한번 먹어보면 나도 모르게 사게 되고...”

 

곽금주 교수

저거는 내가 필요한 거야.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물건은 망가졌고 새로운 것이 필요한 거야. 저게 있으면 나는 훨씬 더 일을 잘할 수 있어. 여러 가지 합리화가 일어나면서 내 의식이 무의식이 하고자 하는 소비를 점차 합리화시켜주죠.”

 

한마디로 소비는 무의식으로 사고 의식으로 합리화하는 행동입니다.

 

바로 이처럼 많은 부분이 무의식적인 작동을 겨냥한 것이 우리가 소비하게 하는, 쇼핑하게 하는 마케팅입니다.”

 

요즘 우리는 홈쇼핑이나 인터넷, SNS 통신의 발달로 거의 24시간 마케팅의 자극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자꾸 보니 자꾸 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죠.

 

 

 

 

현대사회는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죠. 견물생심이라는 것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소비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인 배경 속에 소비자가 놓여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이제 마케터는 우리 머릿속까지 들어와 속속들이 분석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를 세뇌시킵니다.

 

마틴 린드스트롬

머리속을 더 깊이 분석해야 하기 위해 뇌 과학을 활용하게 됐죠. 신경 과학과 마케팅을 결합한 것이 뉴로 마케팅입니다.”

 

마케팅의 꿈은 소비자의 무의식을 점령하고 조정하는 것. 그 꿈의 정점이 뭔지 아십니까? 바로 브랜드가 되는 것입니다. 브랜드. 브랜드가 어떻게 우리를 조정하는지, 남녀의 만남으로 표현했습니다.

 

파티에서의 첫 만남

 

 

 

 

먼저 마케팅은 직접 자신을 알리는 것입니다. ‘나는 돈이 많아. PR은 다른 사람을 통해 자신을 알리는 것이죠. 친구가 얘기합니다. ‘그는 돈이 많다고.’ 광고는 지속적으로 자신에 대해서 떠드는 것입니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그러나 브랜드는 말하지도 않아도 상대방이 먼저 자신을 알아보는 것이죠. ‘당신은 돈이 많은 것 같아요.’

 

브랜드를 살 때면 우리 뇌에서는 아주 특별한 변화가 일어납니다.

 

마틴 린드스트롬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을 보면, 실제로 대뇌 전두극부(Brodmann area 10)의 활성화를 볼 수 있습니다. 뇌에서 쿨 스팟이라고 불리죠.”

 

 

 

 

브랜드만 보면 무조건 지름신이 내렸고, 꼭 사야만 하는 사람들, 그 이유를 아셨나요. 우리의 뇌는 브랜드를 통해 세상에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좋아하는 브랜드가 되는 건 쉽지 않죠. 브랜드는 뇌의 깊숙한 부분 즉 편도라는 뇌 부위에 저장됩니다. 편도는 감정을 관할하는데 강력한 브랜드가 되려면 우리 뇌의 깊숙한 부분인 감정 영역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뜻이죠. 바로 이 편도가 반짝 반짝 할 때 지름신이 옵니다. 편도에 자리 잡은 브랜드를 보면 우리 뇌는 자동모드로 전환되죠. 그럼 무의식적으로 구매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김병후 / 신경정신과 전문의

쇼핑은 사실은 감정이에요. 우리가 그걸 이상적인 판단을 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지 결국 지배하는 것은 감정이죠. 사람들의 감정을 사로잡아서 물건을 파는 감정마케팅 사실은 굉장히 무서운 거죠.”

 

감정 자본주의의 공격에 우린 나약해 질 수밖에 없습니다. 마케터들은 매일 묘안을 궁리하고 전략을 세웁니다. 폭풍우 같은 마케팅의 공격을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감당하고 이겨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제 좀 더 차분하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소비는 어떤 소비일까요?

 

 

 

 

곽금주

소비에는 살아남기 위한 생존소비가 있고, 그리고 일상생활을 하기 위한 생활소비가 있겠죠. 그런데 이러한 것들을 넘어서면서 과소비가 일어날 것이고 이 과소비가 지나쳐 갈 때에는 중독소비가 생긴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3단계 과소비와 4단계 중독소비만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다시 또 궁금해집니다. 나는 알맞게 지출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 집은 제대로 쓰고 있는 것일까? 바로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과소비 지수. 월평균 수입에서 월평균 저축을 뺀 값을 다시 월평군 수입으로 나누면 됩니다. 100만원을 벌어서 다 쓰고 저축이 없다면 과소비 지수 1, 재정적 파탄 상태, 100만원을 벌어서 30만원을 저축하면 과소비 지수 0.7. 과소비 상태, 40만원을 저축하면 과소비 지수 0.6. 적정소비. 50만원 이상을 저축하면 과소비 지수 0.5. 조금 지나친 근검 절약형. 구두쇠라는 뜻이죠. 당신은 어디에 속하시나요.

 

당신이 과소비자인지 아닌지 알아보는 간단한 방법도 있습니다. 물건을 살 때 바로 적용해 볼 수 있는 방법이죠.

 

 

 

 

곽금주

물건을 살 때는 사람들이 네 가지 유형에 의해서 물건을 구매하게 됩니다.”

 

소비의 4가지 유형

 

첫 번째는 그 물건이 없어서, 두 번째는 그 물건이 망가져서, 세 번째는 갖고 있지만 더 좋아보여서, 네 번째는 그냥.

 

곽금주

이러한 물건을 가지고 있어도 내가 이걸 가지면 멋있어질 거라든지 조금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내가 사봐야겠다, 마지막 단계, 그냥 비슷한 걸 사고 또 사고하는 것은 바로 과소비라고 할 수 있겠죠.”

 

왜 우리는 자꾸 과소비를 하게 될까요. 마케팅의 공격 때문에, 맞습니다. 소비는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맞습니다. 소비는 감정이기 때문에, 맞습니다. 그럼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도대체 우리 안에 어떤 감정들이 우리를 자극해 자꾸 소비하게 되는지 이제부터 바로 그 감정들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곽금주

런던대학교의 펀햄 교수에 의하면, 인간이 어떤 소비를 할 때, 첫 번째가 불안할 때라든지, 두 번째 우울할 때, 그리고 세 번째 화났을 때라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 홈쇼핑 채널을 보고 있습니다. 예쁜 쇼 호스트가 멋진 가방을 들고 말합니다. ‘당장 사라고.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당신은 망설이죠. 갑자기 불안해 집니다. 금방 다 팔릴 것 같은 마음에 안절부절, 이제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불안을 자극할 때마다 판매량은 수직 상승합니다. 그런데 알고 계십니까? 다 팔리지 않았는데도 우리의 불안한 감정을 자극해 판매량을 올리려는 마케팅입니다.

 

유난희 / 쇼핑 호스트

아무래도 이렇게 충동적으로 소비하게 되는 게 사람의 심리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많이 어필할 수 있는 감성적인 멘트들을 많이 연구하는 편이에요.”

 

학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아이들은 다 한다니 불안해서 안 시킬 수 없는 부모의 마음, 바로 그런 부모의 불안함을 적극 이용하는 것이 바로 학원 마케팅입니다.

 

권경애 / 학부모

학원에 다녀야지 그나마 부모가 조금 안심이 되니까

정서연 / 학부모

안 보내면 더 불안해지죠.”

송순님 / 학부모

필요 없는 소비에요, 이건 알아요. 엄마들도

 

결국 교육의 과소비. 사교육의 과소비는 다른 사람과 비교해 내가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한 감정에서 오는 것입니다. 과소비를 부추기는 감정적인 요인은 또 있습니다.

 

연구주제 : 사회적 배척과 금전인식에 관한 연구

연구기관 : EBS·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

내 용 : 13명 중 시합에 제외시킬 3명의 친구 적어내기

 

 

 

 

축구부 아이들입니다. 한 초등학교에 다니고 1년 이상 같이 축구를 한 아이들이죠. 모두 13. 이 아이들에게 특별한 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오늘 오후에 있을 시합에는 10명만 참여할 수 있는데 같이 하기 싫은 친구들을 직접 뽑으라고 했죠. 아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정종서

안 뽑았을 거 같아요. 딴 애가 뽑혔을 거 같아요.”

 

자신만만하군요.

 

유영준

많이 적었을 거 같아요.”

김준성

떨어질 거 같아요. 제가 그다지 인기가 많은 편이 아니라서

인기가 많은 편이 아니야?”

축구도 그다지 잘 못해요.”

 

은근히 걱정하는 친구도 있지요. 한 시간 후 제작진은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친구들이 너를 제외시켰다고 거짓 결과를 말해 주었습니다.

 

떨어진 심정은? 예상하고 있었어요. 누구구구 떨어졌어요?”

조금 속상하죠.”

친구들이 나를 선택했구나. 내가 뭘 잘못했는지 고쳐야겠다고 생각하고 나왔어요. 기분이 안 좋았죠.”

친구들한테 서운한 감정

그냥 빨리 창피하지 않게 빨리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

 

애써 태연한 척 하지만 모두 적잖이 실망한 표정입니다. 잠시 후 진실을 알려줬습니다. 우리가 실수를 했다고. 친구들과 같이 할 수 있게 됐다고. 금방 표정이 밝아지는군요. 기분이 어떤지 물었습니다.

 

좋아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완전 좋아요.”

속상했다가 기뻤죠.”

기뻤어요.”

좀 놀라기도 하고 많이 기뻤어요.”

 

 

 

 

아이들의 절절한 마음이 그대로 느껴지시죠. 우리 모두 주변 사람들로부터 배척당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회적인 배척은 우리 감정에 큰 상처를 줍니다. 이와 관련된 유명한 실험이 있습니다. 실험제목은 돈의 상징적인 힘.

 

곽금주 교수

대학생들에게 5분간 서로 토론을 시켰습니다. 다음 토론에 누구와 같이하고 싶은지 적게 했습니다.”

 

그들 중 일부를 무작위로 뽑아 모두가 당신과 토론하기 싫어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그들에게 동전을 그려보라고 했죠. 그 결과 저마다 동전의 크기가 다른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도 나하고 토론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말을 들은 사람들의 동전이 훨씬 더 크게 그려졌다는 겁니다. 돈에 대한 욕구가 커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소비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배척을 당했을 때는 이를 보완하고 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다른 사람에게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들어내고 싶은 마음이 소비를 부추기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소속의 욕구는 청소년기에 특히 더 강하게 작용합니다. 그래서 또래 문화를 형성하고 소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비치죠.

 

 

 

 

또래 문화를 확인하기 위해 우리는 아이들에게 사탕 실험을 했습니다. 6종류의 사탕이 있습니다. 먼저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사탕 6개를 고르라고 했습니다. 다음은 친구에게 쓴 걸 보여주고 친구가 뭘 좋아하는지 알 수 있게 했죠. 그리고 6개의 사탕을 고르라고 했습니다. 과연 선택이 달라졌을까요.

 

 

 

 

먼저 성환이와 준성이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성환이는 1차 선택 시 네모 사탕과 동그라미 사탕 위주로 골랐습니다. 또 준성이는 네모와 별, 나무 사탕을 각각 2개씩 골랐군요. 그럼 2차 선택에서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성환이는 자신의 선택을 버리고 준성이의 선택을 그래도 따랐습니다. 그건 준성이도 마찬가지였죠. 왜 그랬을까요?

 

"이왕이면 제 마음에도 맞고 준성이 마음에도 맞는 걸로 선택하려고요."

 

 

 

 

종서와 승연이도 자신의 선택을 친구의 선택으로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승연이가 3번을 좋아한다고 해서. 승연이가 그건 맛없대요."

"종서가 한 번 먹어보라고, 맛있다고 해서요."

 

 

 

 

효서와 윤중이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7팀 중 3팀이 친구의 선택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현서는 짝궁 상우의 선택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나머지 아이들도 전부 동조 현상을 보였습니다. 바로 또래 집단의 선호도가 나의 선택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이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곽금주 교수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이 외로움입니다. 이 외로움을 메워 줄 수 있는 곳이 바로 또래집단이죠. 또래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나도 가짐으로 인해서 같은 소속감을 느끼게 됩니다."

홍은실 교수

"친구들이 한 명 두 명 사면 나도 사야 된다, 라는 거 대표적인 예로 특정 브랜드의 패딩점퍼가 처음에는 한두 명만 입었는데 이제는 중고등학교의 제2의 교복이라고 불릴 정도로 수가 많아졌잖아요? 그런 것을 다른 친구들 다 하는데 안 하는 친구들을 따돌린다, 라든가 패딩 점퍼를 얻기 위해서 뭐 뺏는다, 돈을 훔친다, 라든가"

 

 

 

 

다음은 카드입니다. 소비를 부추기는 우리 안에 감정이 카드와 무슨 상관이 있냐구요. 카드를 쓸 때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바로 그 해답입니다.

 

곽금주 교수

"내가 직접 현금을 내거나 이럴 필요도 없고요. 이런 소비를 과소비하게 될 때에 생기는 뇌의 고통 중추가 마비된 상태에서"

 

 

 

 

뇌 사진을 찍어보면 돈으로 낼 때보다 카드로 낼 때 우리 뇌의 고통이 훨씬 덜하다고 합니다. 뇌가 착각하는 이유는 우리가 카드라는 물건을 냈다가 계산은 다시 돌려받게 되니 손실로 여기지 않는다는 겁니다. 결국 그만큼 죄책감도 덜 해서 자꾸 쓰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마지막, 소비를 부추기는 또 하나의 감정은 바로 슬픔입니다. 하버드대학 의사 결정 과학 연구소에서는 감정과 의사 결정에 관한 이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니퍼 러너 교수는 아주 재밌는 실험을 했죠.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다음 한 그룹은 평화로운 풍경에 비교해 다른 그룹은 슬픈 내용의 비디오를 보여 주였습니다. 슬픈 감정을 느끼게 한 거죠. 그 후 플라스틱 물통을 보여주고 그것을 얼마의 사겠냐고 물었습니다. 평화로운 풍경을 본 사람들은 평균 2.5달러를 슬픈 영화를 본 사람들은 평균 10달러를 내겠다고 했습니다. 슬픈 영화를 본 사람들은 왜 4배나 많은 돈을 내겠다고 했을까요?

 

 

 

 

제니퍼 러너 교수

"어떤 결과가 나왔는가 하면 자신들이 깨닫지 못하는 사이, 슬픈 감정을 느낄 때면 평소보다 더 간절히 물건이 갖고 싶어지고, 그래서 더 많은 돈을 내려고 합니다."

 

놀라운 것은 사람들에게 당신이 슬픔을 느껴 물통을 더 비싸게 샀다고 얘기하자, 대부분은 아주 불쾌하게 생각했다는 겁니다.

 

제니퍼 러너 교수

"흥미로운 것은 의식적이지 않다는 점이죠. 공허감 때문입니다. 슬픔과 연결되는 가장 중요한 주제가 상실입니다. 상실감이 매우 크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그 빈자리를 채우려는 욕구가 생깁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과소비를 부추기는 뇌 안에서 여러 가지 감정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우리는 불안이나 소외감 때문에 친구 때문에 카드 때문에 그리고 슬픈 감정 때문에 자꾸 자꾸 과소비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쯤 되면 다시 궁금해집니다. 똑같이 감정적 공격을 받아도 왜 누구는 과소비를 하고 누구는 안하는 것인지, 나쁜 줄 알면서도 과소비를 하게 되는 내 안에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지, 먼저 아이 때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나는 괜찮은 아이라는 긍정적인 생각,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게 해주는 의지, 그것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바로 어렸을 때부터 내 안에서 형성되는 자존감입니다.

 

곽금주 교수

"자존감은 자기 존재에 대한 평가를 이야기합니다.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다' 처럼 자기존재에 대해서 가지 있게 생각하는 긍정적인 부분을 말합니다."

 

자존감은 외모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자존감이 높으면 외모에 대한 만족도가 높습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만족도도 높죠. 반대로 자존감이 낮으면 내 자신이 별 볼일 없다는 생각이 들게 되고 그러면 나를 멋지게 치장해주고 나의 가치를 높여줄 물건을 구하게 됩니다.

 

올리비아 멜란 / 임상심리학자, 머니 코치

"제가 과소비자였던 이유는, 어머니가 옷을 사주면서 사랑을 표현했기 때문이에요. 어떤 사람들은 자존감이 낮아지면 소비로 그것을 채우려고 합니다. 기분이 안 좋아서 자신을 부풀리는 거죠. 겉보기에 좋게 만들어야 해요."

파코 언더힐

"14살 때는 마치 이 립스틱이 나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이 립스틱을 바르면 팝스타가 나를 좋아해줄까 생각하죠."

 

 

 

 

청소년기는 인간의 일생 중 자존감이 가장 낮은 시기입니다. 청소년 자녀를 둔 집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렇게 우리 아이들은 자신의 부족한 자존감을 채우기 위해 물건을 사고 택배를 기다리며 멋진 자신을 꿈꾸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일순간의 행복이죠.

 

 

 

 

내 안으로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내 안에는 현실에 나와 이상적인 나의 모습이 있습니다. 현실의 나는 이상적인 나의 모습을 따라 가려 하죠. 하지만 둘 사이에는 언제나 거리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한 행위가 바로 소비입니다. 자존감이 낮을수록 현실 자아보다 이상 자아가 높고 그만큼 간극차이가 크죠. 그래서 자존감이 낮을수록 더 큰 간극을 메우기 위해 더 많이 소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소비로 그 간극을 메울 수 있을까요.

 

곽금주 교수

"낮아진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서 소비를 하게 되고요. 이 소비로 잠시의 자존감은 회복이 되지만 결국은 다시 낮아진 자존감 때문에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되고 결국은 낮은 자존감이 과소비를 불러온다."

 

위험한 소비

 

반복되는 과소비는 점차 중독소비로 갈 가능성을 충분히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틴 린드스트롬

"쇼핑하면 뇌에서 도파민이 나옵니다. 도파민은 신경전달물질로 게임을 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쇼핑할 때 많이 분비됩니다. 흥미롭습니다. 우리는 쇼핑을 하며 지속해서 그 도파민 분비를 일으키려 한다는 겁니다."

김병후 박사

"자아 존중감하고 상관이 있을 텐데요. 그러니까 부정적인 정서가 있게 되면 쇼핑중독이 될 가능성이 있어요. 어렸을 때 부모님하고 관계에서 사랑을 못 받는 예도 있고요. 현재 본인이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 그 다음에 본인의 어떤 성격적인 것 때문에 타인하고 관계에서 적절한 대접을 못 받는 사람들, 이런 애정적인 부분의 불균형, 이런 경우가 제일 많은 쇼핑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어요."

 

 

 

 

'나는 늘 무언가를 원한다. 나는 늘 불안하다. 나는 자꾸 변해 간다. 그런데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어느 새 텅 빈 내 모습을 발견한다. 어느 모습이 진정한 나일까?'

 

우리들의 집으로 가 봅니다. 가득 채워진 옷장과 벽장. 어떻게 하면 과소비나 쇼핑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아니 그 전에 내가 정말 쇼핑 중독인지 아닌지 부터 확실하게 체크해볼까요. 원래 250문항이었던 것을 줄여 간단하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한 번 체크해 보시죠.

 

 

 

 

 

1. 쇼핑 습관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한다.

2. 쇼핑할 때 죄책감이 든다.

3. 쇼핑할 때 드는 돈과 시간이 점점 늘어나지만 별다른 느낌이 없다.

4. 가족이 보지 못하도록 쇼핑한 물건들을 숨기고는 한다.

5. 쇼핑은 긴장이나 불안감을 풀어주는 취미생활이다.

6. 물건이 필요해서라기보다는 사는 그 행위 자체를 더 즐긴다.

7. 쇼핑을 한 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 집안에 가득하다.

8. 주위에 돈 문제를 일으킬 정도쇼핑을 많이 한다.

9. 얼마나 쇼핑을 많이 하는 알면 다른 사람이 기절할 정도이다.

10. 물건을 사면 기분이 좋아진다.

 

 

 

 

5번과 6, 10번에 해당되는 당신은 기분팝니다. 2, 4, 7, 9번에 해당되면 좀 많이 쓰시네요. 1, 8번은 쇼핑 중독입니다. 그러나 자세한 것은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한 여성을 만나 보겠습니다. 저희가 제시한 간략한 체크 리스트를 통해 심각한 쇼핑 중독 상태로 판단된 한지혜씨입니다.

 

한지혜(가명) / 쇼핑중독 사례자

"한 카드 값이 500만 원씩 나오고 지금 좀 많이 힘든 상황인 것 같아요."

 

 

 

 

"맘에 들잖아요. 똑같은 디자인이잖아요. 이런 거 다 사는 거예요. 색깔별로 다르게. 이런 것도 다 지금 안 입은 옷이에요. 뜯지도 않고. 200만 원짜리인데 한 번도 안 들은 거예요. 사놓고 들지도 않아요."

 

정말 엄청나게 샀군요. 왜 이렇게 사는 걸까요? 살 때 기분은 어떤지, 왜 자꾸 사는지,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이렇게 또 미친 짓을 했구나! 하면서 합리화를 또 하죠. 난 필요했어. 그러니까 이게 정말 필요에 의해서라기보다는 그냥 카드를 긁고, 그냥 사는 그 느낌이 약간 좋은 게 있는 거 같아요. 한 번이 됐든, 두 번이 됐든 의사랑 이와 관련된 내용으로 치료해 보고 싶었어요. 뭐가 문제인지."

 

우리는 함께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 갔습니다. 지혜씨는 자신이 어렸을 때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김병후 박사

"어릴 때 집에서 경제적 지원은?"

한지혜(가명) / 쇼핑 중독자

"아니요. 전혀 없었어요. 전 초등학교 3학년 때 이후로는 돈을 받아본 적이 한 버도 없었어요. 집에서"

"그럼 어떻게 학교에 다녔어요?"

"힘들게 다녔죠. 걸어서 다니고, 막 일곱 정거장 걸어서 다니고 신발 떨어져도 안사서 구멍 난 거 신고 다니고"

"고등학교 때 등록금은?"
"등록금은 학교에서 못 사는 애들 도와주는 걸고 도움 받고 선생님들이 많이 챙겨줬어요."

 

부모의 이혼 후, 함께 사는 아버지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 상황. 가족으로부터 충분히 사랑 받지 못했던 환경. 이로 인해 형성된 낮은 자존감, 바로 그것이 그녀가 쇼핑 중독에 빠진 이유였습니다.

 

김병후 박사

"모든 중독이 똑같지만 제일 중요한 거는 나는 쇼핑중독에 무력하다는 걸 선언하는 거예요. 굉장히 불행이죠. 굉장히 불행이고, 솔직히 얘기하면 개인적인 불행이 아니라 가족의 불행이에요. 가족이 그것 때문에 빚을 지게 되니까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떨어지게 되고 와해되고."

"예를 들어서 홈쇼핑 하는 거 같으면 TV를 보지 말고요. 인터넷 쇼핑하는 사람이면 인터넷을 쓰지 말고, 혼자 할 수 없으므로 가족들한테 내가 혼자 못하니까 선언하고 도움 받고요."

 

비가와도 우산이 있으면 덜 젖습니다. 폭풍우처럼 쏟아지는 마케팅의 공격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은 바로 자존감의 우산을 펴는 것.

 

여러분들에게 묻습니다. 우리는 소비하면 할수록 더 행복해질까요?

 

홍은실 교수

"소비하면 행복해지기 때문에, '소비의 양을 계속해서 늘리면 더욱 더 행복해 질 것인가'라는 질문을 할 수가 있는데, 라는 질문을 할 수가 있는데 그건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어떤 소비가 행복한 소비일까요? 우리는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팀과 공동으로 소비와 행복간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조사했습니다. 먼저 초등학생 110명에게 행복도 조사를 했습니다. 그중 평균 점수를 받은 아이들 12명을 뽑았습니다. 6명 씩 두 팀으로 나눴습니다. 이제 우리는 똑같은 예산으로 다른 소비를 하게 할 것입니다.

 

 

 

 

두 팀에게 주어진 돈은 똑같이 한 명당 5만원. 먼저 A팀은 5만원으로 사고 싶은 물건을 사게 했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군요. 무엇을 샀는지 볼까요? 아이들은 5만원으로 사고 싶은 걸 마음껏 샀습니다. 한편 강화도로 여행을 간 B팀은 무엇을 했을까요? 같은 돈 5만원으로 아주 다양한 체험을 했군요. 이제 두 팀의 아이들에게 똑같이 물었습니다. 자 이 기분이 언제까지 갈 거 같으냐고.

 

강미래

"일주일? 한달? 많이"

임상범

"평생 기억에 남을 거 같아요."

전만건

"이거 다 잃어버릴 때까지 기분이 좋을 거 같은데요."

이윤영

"오래갈 것 같은데"

정하늘

"두 달쯤 갈 거 같아요."

이나라

"석 달 정도?"

백지훈

"죽을 때까지"

 

 

 

 

반응이 비슷하군요. 이제 3주 후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아이들을 다시 불러 행복도와 만족도를 측정했습니다. 먼저 행복도를 비교해봤더니 강화도로 갔던 B팀의 행복도가 더 높아 심리학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만족도 역시 B팀이 더 높게 나왔습니다.

 

곽금주 교수

"물질에 대해서 우리가 돈을 쓰는 소비보다는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어떤 삶의 경험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더 오래 기억하고 훨씬 더 그 행복감도 지속된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꼭 갖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행복이라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행복은 상당히 주관적이며 측정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럼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새무엘슨(Paul Samuelson, 1970년 노벨경제학상 수상, MIT 교수)은 행복은 소비를 욕망으로 나눈 것이라는 행복지수 공식을 만들었습니다. 언뜻 보면 소비를 무한히 늘리면 행복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죠. 그러나 소비는 유한합니다. 욕망이 가득차면 행복이 자리할 수 없습니다. 욕망을 줄이면 편안한 행복이 옵니다.

 

폴 새무엘슨의 행복지수는 우리가 이제껏 소비했어도 행복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넘치도록 쏟아져 나오는 상품에 24시간 시도 때도 없이 우리를 유혹하는 마케팅의 공격에 우리는 너무 쉽게 무너져 왔습니다. 그저 잘 쓰는 것이 자랑이라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 시간 우리는 소비의 모습을 통해 내 안에 감춰져 있는 어떤 여러 가지 감정들과 만났습니다. 드러내고 싶지 않아 화려한 물건으로 포장했던 아픈 감정들, 그러나 이제 그대로 내버려 둘 순 없습니다. 이제 소비가 아닌,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한 새로운 노력이 필요합니다.

 

파코 언더힐

"자본주의란 소비의 과학과 인간의 나약함이 만나는 것입니다."

마틴 린드스트롬

"소비자로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매일 조종당하는 사실을 아는 겁니다. 그걸 모른다면 매우 약하다는 뜻이에요."

올리비아 멜란

"자존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자신을 더욱 깊이 사랑하고, 돈을 덜 쓰게 해줄 수 있습니다."

김병후 박사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나와 똑같은 다른 존재와의 관계고, 즉 관계를 맺었으면 나 자체가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것, 그것만 알게 되면 인간은 행복해질 수 있어요."

 

[결론]

쇼핑, 패배가 예정된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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