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마을이란 무엇인가.
신화마을문화네트워크 사업단을 꾸렸습니다. 노동부 예산지원 사회적 일자리 조성사업의 하나로 우리 단체가 제안한 신화마을네트워크사업단이 선정되었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첫 일자리잡기를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이에 즈음하여 우리는 워크샵을 개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좀 더 일찍 워크샵을 했어야 하는데 서로 일정이 쫓기어 늦었습니다. 저는 오랜미래문화연구회 이사장으로 이번 사업의 법적 책임자로 또, 사업단장님과 함께 이사업을 최종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있게 되었습니다. 18명의 일자리를 보존하는 실질적 사회복지 혜택을 베풀 수 있게 된 것도 큰 보람입니다. 이런 기회를 갖게 된 기쁨도 잠시 무거운 책임감이 밀려옵니다. 그리고 이번 사업의 최종책임자로서 무엇을 할 것인가 차분히 생각했습니다. 사업단이 꾸려지면 모든 일은 직원들이 열심히 할 일이지만 사업의 기본방향과 예산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위치이기에 오늘 워크샵에서 기본방향에 대한 생각을 함게 하고 싶습니다. 오늘 내게 주어진 과제는 신화마을문화란 무엇인가입니다. 이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와 공유가 전재되어야 우리 사업단의 출발이 순조로울 것 같습니다.
신화란 무엇인가
신화마을이란 신화와 마을문화의 합성어입니다. 그래서 우선 신화부터 알아봅시다. 신화는 서양의 개념으로 Mythes, 희랍어로 뮈토스는 전설, 이야기, 대화, 혹은 그냥 말을 뜻했다고 합니다. 점차 “이성(로고스)과 역사(히스토리아)의 반대 개념으로 쓰였고, 그리하여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더 ‘실제로 존재할 수 없는 것이 되었습니다.’”(세계신화이야기- 엘리아데, 조지프 켐벨, 골로빈 공저 까치출판)
서양에서는 비이성주의 비과학주의 산물처럼 여겨지던 신화는 서양인문학계에서 20세기 후반 선각적인 인문학자에 의해 새로운 종합적 인문학으로 정착합니다. 소수민족의 인종, 종교, 문화, 민속사를 연구하는 인류학, 민속학의 새로운 개척과 의학과 심리학의 성과로 섹티즘의 경계를 넘어 새 지평을 연 결과입니다. 분석심리학의 성과, 그리고 이성주의, 역사결정론, 인간중심주의, 서구문화우월주의에 염증을 느낀 새로운 지식인의 탐구로 탈근대적 인문학을 개척하면서 신화는 새로운 각광을 받습니다. 현대에서 신화는 이제 비이성주의도 단지 낡은 이야기도 아니고 각민족과 지역의 문화정체성 회복과 문화자원화는 물론 예술과 문화치유의 중요한 기본 택스트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평화, 여성, 생태, 지역 다원주의를 중심화두로 삼고 있는 세계 곳곳의 창조적 개인과 집단에서 신화는 널리 연구되고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즉 지역적이며 세계적인 특성화와 보편화를 동시에 추구하게 됩니다.
신화는 순 우리말로 본풀이, 본향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너의 근본이 어디메냐, 너의 근본을 들어보자’라고 묻고 답하는 근본에 대한 문답풀이입니다. 우리의 조상은 어디서 왔고 세상은 어떻게 시작 했고 우린 세계와 어떻게 관련을 맺고 있는가를 묻고 답합니다.
신화는 신위를 기능적으로 분류해 보면 창세신, 시조신, 건국신, 입향신, 대지신(산신, 수신, 강신, 늪신), 수호신, 방위신, 여신, 남신, 생명조력신, 생명창조신, 벽사구복신 등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신들의 이야기가 신화입니다. 따라서 신화는 전설과 민담과 구별되는 설화이며 신의 정신세계를 설명하과 상징하는 문학입니다. 신화는 전승방식에 따라 구비신화 기록신화로 나뉘며 전달양식에 따라 산문신화와 운문신화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신화와 전설과 민담, 그리고 소설의 시대는 서술방식에서 들어나는 자아와 세계의 관계 설정에 따라 분류됩니다. 자아와 세계가 동질한 것으로 이해되는 세계관은 신화, 세계(신)가 자아보다 우위인 것은 전설, 자아가 세계보다 우위인 것은 민담, 자아 또는 세계가 어느 한쪽에 있으며 공존하는 시대가 근·현대 소설의 시대입니다. 1인칭 소설, 3인칭소설이 공존하는 시대입니다. 즉 인류문학을 통사로 보고 세계관의 차이에 따른 분류를 할 적에 그렇습니다.(루카치, 조동일론)
구비문화의 내포개념으로 설화가 있고 설화의 내포에 신화가 있습니다. 구비문화는 구술정보, 구비전승, 구비역사, 구비문학 등으로 나뉘며 설화는 구비문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설화는 입향설화, 개기설화, 지명설화, 인물설화, 풍속생활설화, 우스개이야기 등이 있으며 신화는 설화의 중핵적인 내포개념입니다. 모든 설화가 신화는 아니며 모든 구술정보나 구비전승이 설화는 아닙니다. 신화를 중심으로 볼 때 서화, 마을, 대지, 역사는 연집합입니다. 신화가 사실에 입각한 기술의 역사, 현재로서의 마을, 비문명권으로 보는 대지를 중심을 가지고 포함할 수 있는 메타문화가 신화입니다.
그런데 왜 이토록 갑자기 신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일까. 세계근대 말 지식사회의 전반적인 특징입니다. 그 이유를 살피면, 그동안 위기의 근대현대를 넘어서려는 변혁과 희망의 문화에 대한 갈증은 사회주의 퇴조 이후에도 계속 되고 있으나 뚜렷한 대안 이데올로기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손치더라도 후기자본의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대중의 욕망과 본성을 능가할 만한 새 사상과 철학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반면에 신화는 밑으로부터, 지역으로부터 자기정체성을 다시 잡게 해주는 것이어서 거대담론에 식상한 성찰적 측면이 있고 지금 같은 지구적 생태위기에 반성하면서 대지의 근원적 사유가 있는 인류시조문학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또한 문화예술창작의 상상력 빈곤을 부채질한 이성주의에 저항하며 인류 태초의 감성과 영혼문화의 흔적에서 신선한 창작자원을 갖으려 했습니다. 거기다. 문화를 미래 중추 산업으로 보는 경제발전국가에서 새로운 동력으로 문화산업 시장을 개척하며 경쟁력을 높이는 국가정책을 펼칩니다. 또한, 젊은 세대들이 지향하는 미래는 산업사회나, 근대 기능적 도시사회에 정착하기보다 꿈과 자유가 확장된 새로운 사회를 꿈꾸게 되는 데 이때 이들의 상상력을 무한정 불러일으키는 것이 신화입니다. 신화는 곧바로 이들의 원 소스, 문화 콘텐츠, 이미지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성주의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사상이니 철학이란 일부 지식인 사회에서나 영향을 미치지 물질적 풍요를 갈망하고, 본성적 자유를 희구하는 광범위한 현대 대중에게는 사상과 철학이 흥밋거리도 못되고 있다. 이제는 사상과 철학이 지도하고 이끄는 사회운동이나. 문화운동보다 생존을 중시하면서 공멸과 혼돈이 아닌 공생의 길을 찾는 공생가치에 관심을 쏟게 되는 것이다. 생존과 공생의 가치문화는 살기 힘든 시대, 갈등이 난무하는 시대에 갈등을 해소할 희망의 가치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 어는 누구도, 어는 계층·계급도 일방적 주장으로 일방을 폭력적이고 배타적으로 지배하려는 그 어떤 사회변화 방식도 용납될 수 없는 사회로 온 것입니다.
신화의 재등장, 즉 재신화화하려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것은 이러한 시대 혼란과 관련 있습니다. 신화는 인류가 혼란과 위기와 갈등을 보여주면서 이를 풀어내는 차원전환의 길, 초월적 힘을 보여주고 있기에 많은 사람이 매력을 느끼는 것이며, 자기 얼음구덩이를 벗어나려는 삶의 희망을 갈망하는 이들에게 신성한 힘을 찾는 단서를 제공하며 미래의 꿈을 꾸려는 자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 신화는 지금 막 다시 소개되고 재학습하는 21세기 인류문화재창조의 초기단계로 신화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합의도 지향도 그리 간단치 않습니다. 선민신화, 건국신화 등에 나타나는 양면성들 - 정체성과 자국우월주의, 영웅신화에서 나타나는 배타성과 불굴의 의지, 신데렐라 신화의 운명론과 선민의식등 양날의 칼이 있습니다. 이처럼 신화는 모순을 인정하고 대립모순의 이중적 교호를 암시합니다. “나는 망신당한 위대한자로다.”, “더러운 물 맑은 물을 구별 지으려 하면서 무슨 구도자냐. ”, “비루 속에서 초탈”, “죽은 여신의 갈갈이 찢긴 몸에서 온갖 생명의 탄생.” 등 역설의 진리를 전합니다.
인류문화에서 신화는 신화문학 자체만의 독립적 존재이기보다 의례와 상징이 함께 했던 종합문화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인류유산으로 예술과 종교의례와 문학과 각종 인문학에 신화적 요소가 잔존한 채 남아 있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비로소 독립된 신화학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신화는 인류의 정신이라면 의례는 몸입니다. 신화가 문학이라면 의례와 상징은 춤, 음악, 미술 등의 예술입니다. 그러나 이렇게만 보는 것도 자칫 함정에 빠질 수 있습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삶의 거처와 신화가 얽혀서 전해내려 왔다는 사실입니다.
마을문화
중요한 것은 마을입니다. 마을은 근대국가주의 정치 경제적 단위에서는 낡은 것으로 취급됩니다. 그러나 문화적 개념으로 보면 인류문화, 민족문화, 지역문화의 뿌리이고 탈근대적 개념으로 보면 문화다원주의의 뿌리이고, 탈국가주의의 중심이고 사적이익과 대량소비의 극대화로 환경파괴와 지구생태질서의 파괴를 저지하는 대안문화의 거처입니다. 지역공동체를 지키는 것은 인류문화의 사활적인 것입니다. 지금 문화는 마을공생문화와 일방적 소비문화로 대립됩니다. 우리가 신화를 마을문화의 핵심으로 삼고자 함은 마을문화에서 신화를 빼고는 신성한 힘과 공생의 가치를 살리기 난망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마을은 도시의 쓰레기장처럼 변하고 텅 빈 곳이고 무가치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도 한국식 근대국가주의의 자기상실의 결과이고 마을의 신성한 가치를 저버린 결과입니다. 신화를 잃은 청년은 결코 자기 고향마을을 다시 찾지 않을 것입니다. 서로 공생가치를 존중하고 파출소나 법원이 없이도 문화로 마을의 공존 공생의 질서를 지켜온 곳입니다. 거기는 아직도 밥 굶는자가 없고 놀고 먹는 자는 부끄러워 할 줄 알고 경우 없이 막되 먹은 자는 자동퇴출 되는 마을문화가 아직 있습니다. 건강하고 협동적이며 자율적인 공동체문화의 마지막 보루가 마을문화입니다. 마을문화를 살리는 길이 한국문화의 미래를 여는 길입니다.
마을의 관점에서 신화를 보면 지금 신화는 나치게 공상적으로 확장된 공간과 시간만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신화를 다시 모둠살이 생활과 신앙 공동체의 유산임을 재환기 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신화는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작고 가까운 거리에서 나와 세계의 관계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세계이며 아주 먼 세계를 바라보더라도 인간의 직관과 몸으로 느끼는 지각의 산물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전에 나라라는 개념도 씨족과 씨족 연대의 부족 수준에서 본 나라의 개념이라 생태적 공간질서에서 체험하는 영적 사유입니다.
특히 동아시아에서 마을은 이러한 생태적 공간질서와 인간의 생활질서가 여집합하는 범주를 말합니다. 신화, 역사, 대지는 마을살이의 가치범주에 있었습니다. 대게 마을의 시조신화는 건국신화와 별로 다름이 없습니다. 단군 건국신화나 마을 씨족 입향신화나 큰 차이가 없고 환웅과 웅녀가 만나 혼례를 한 신단수나, 마을의 신체인 당산목이나 같은 종류의 상징을 가긴 신화입니다. 인류창조목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고 자연과 마을이 한 뿌리임을 상징하는 신체입니다. 신화가 마을의 정신이라면 당목은 신체입니다. 산신아방, 산신어망신화도 조상이 산신이 된다는 것이나, 산신이 내려와 조상이 되었다는 이야기나 결국 세계 보편적인 지모신 신화로 마을문화로 전승되어 내려옵니다. 마을이 없어지면 마을에 거처하는 주민의 신화도 전승을 잃고 없어졌습니다. 14대까지 내려 온 단군은 나라를 다스린 끝에는 산신으로 돌아갔다 전하는 데 이것이 단골네로 보입니다. 천부지모(天父地母)의 동아시아 인류창조신화는 마을신화의 당산숲 대지신화와 하늘의 빛에서 생명을 구했다는 종족의 빛신화가 결합한 대동신화이고 마을 연대의 건국시조신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화마을사업단
그렇다면 대부분 신화의 뿌리인 마을 신화를 우리는 어떻게 재발견하고 문화자원화하고 마을자원화해서 마을 사람과 공생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핵심입니다. ‘신화마을사업단은’ 우선 마을의 전설과 민담, 역사, 그리고 구비설화와 기록설화를 어떻게 신화적으로 재해석하며 사람들을 신화마을운동으로 동참 시킬 것인가. 신화를 마을 주민의 공유가치로 세우고 지금까지 우리들이 살아온 거처와 구전설화가 신화적 가치가 있다고 설명하고 마을공동 자원화하고 설화신화뿐만아니라 신화와 의례, 신화와 예술, 신화와 농업을 재발견하는 방향에서 사업이 필요합니다. 신화의 재발견- 신화의 자원화- 신화상품유통의 길이 우리 신화마을사업일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추구하고 견지해야 할 ‘신화마을’ 기본가치
1. 신성한 신화유산을 계승하는 생화문화
2. 싱싱한 먹을거리를 생산유통하는 농사를 성직화
3. 지역 정체성 있는 마을신화자원 개발
4. 자립, 공생, 재신화의 실천
5. 자연과 인간이 소통하는 신화교육
6. 신화가치를 살리는 마을관광문화
7. 생명·평화의 가치를 살리는 치유예술
몇가지 사업단의 사업전략
1. 주민의 문화적 자부심을 고취한 방향에서 사업한다.
2. 신화마을 사업은 마을경제의 활성화로 검증한다.
3. 신화마을 사업은 신화마을 자원(상품)의 홍보, 유통의 성공으로 검증한다.
4. 2년간 사업의 수익창출로 재정적 흑자를 사회적일자리 수혜금 이상으로 본다.
5. 신화마을의 중심 가치를 살린 소비자와 생산자, 문화예술인과 농부 간 공생하는 문화시장을 만든다.
즉 사업 목표를 요약 정리한다면 마을의 재신화화, 마을공생문화 수립, 사회적 일자리로 자립입니다. 저는 이를 다시 줄여서 3말로 화두를 삼고자 제안 하오니 공감이 가면 사훈으로 해도 무방합니다.
자립, 신화, 공생의 마을입니다.
자립으로 스스로 살리고, 공생으로 서로 살리고, 신화로 마을을 살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