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SANGYONG KYRON / KIA SORENTO / HONDA CR-V , 쌍용, 빼앗긴 명성 되찾을 수 있을까 |
카이런은 인테리어 품질과 마무리가 뛰어나다. 쏘렌토는 도시형 럭셔리 SUV의 유행을 따른다. CR-V는 기능성을 최대한 살린 실내가 장점. 달리기에서는 디젤 엔진을 얹은 국산 SUV가 휘발유 엔진의 CR-V를 앞질렀다. 멀티링크 방식의 독립식 뒤 서스펜션을 쓴 카이런은 승차감과 정숙성에서도 좋은 인상을 남겼다
어디선가 요새 젊은이들은 승패를 싫어해 라이벌을 만들지 않는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이는 교육의 결과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성적표에는 등수를 표시하지 않은 지 오래고, 어느 초등학교 운동회에서는 골인지점 앞에서 뒤진 아이를 기다렸다가 다같이 우승 테이프를 끊는다.
하지만 라이벌 관계를 만드는 것은 성공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진심으로 존경하는 라이벌도 있어 그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한다. 기업의 벤치마킹이라는 것도 경쟁관계에서 비롯된다. 성공요인을 배워 라이벌보다 앞서 가기 위해 자동차회사들은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승용형 SUV의 대표작인 혼다 CR-V는 많은 메이커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다. 넓은 의미에서 기아 쏘렌토도 그 산물 가운데 하나다. 또 쌍용 카이런은 국내에서 성공한 쏘렌토나 현대 싼타페를 의식하며 만들어졌을 것이 분명하다. 차값을 비교할 때 국내에서 카이런의 라이벌은 쏘렌토, 싼타페 골드급, 그리고 중형 세단. 수입 SUV의 베스트셀러인 혼다 CR-V도 카이런의 맞수가 된다. 카이런이 이들과의 관계를 얼마나 잘 풀어 갈지 비교시승을 통해 가늠해 보자.
EXTERIOR 일단 튀는 카이런, 균형 잡힌 CR-V
한국인은 어떤 차를 좋아할까. 한 대학의 디자인학부 교수는 사석에서 “싼타페보다 스포티지에 대한 반응이 좋은 것을 보고 ‘한국인은 무언가 달린, 화려한 차를 좋아한다’는 데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디테일이 살아 있는 차가 시장의 요구 중 하나라면 카이런의 디자인은 일부 네티즌의 혹독한 비평처럼 못난이로 전락할 운명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선이 많은 앞모습은 산만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어슷하게 들어간 캐릭터 라인이나 앞뒤로 호흡을 맞춘 주름선 등 역동성을 잘 살렸다. 카이런은 크로스오버 SUV 중에서도 세단 감각에 비중을 두고 있다. 도로에서 자주 보는 SUV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디자인이다. 테일 게이트에 플립업 글라스 도어가 달리지 않은 점이 의외다.
쏘렌토는 대중적인 디자인이다. 2002년 데뷔 당시만 해도 로 기어를 쓴 SUV로서 이보다 더 승용차 분위기를 풍기는 차도 없었다. 벤츠 M클래스를 닮은 앞모습이나 렉서스 RX300(구형)을 연상시키는 옆모습이 조화를 이룬다.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고, 특별히 싫어하는 사람도, 광적으로 좋아하는 이도 없는 무난한 스타일이다. 플립업 글라스 스위치가 운전석 쪽에만 있는 점은 개선되었으면 한다.
CR-V는 균형 잡힌 자세와 단아한 이미지가 돋보이는 차다. ‘조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CR-V가 가장 뛰어나다. ‘김태희 눈에 전지현 코’ 같은 대입식이 아니라 천연 도시미인 같은 얼굴이 자연스럽고 보기 좋다.
옆으로 여는 스윙 타입 테일 게이트, 여기에 달린 스페어 타이어는 낭만적인 뒷모습을 연출한다. 이런 디자인은 오프로더의 멋이었다. 요즘은 해치 도어에 스페어 타이어도 트렁크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 추세여서 이런 디자인이 그립기도 하다. 한 가지, CR-V는 일본차여서 테일 게이트가 오른쪽으로 열린다. 미쓰비시 파제로를 바탕으로 한 갤로퍼도 마찬가지였다. 국내 도로에는 맞지 않지만 위쪽에 플립업 글라스가 있어 불편을 덜어 준다. 차체 크기는 카이런이 쏘렌토보다 길고 높다. CR-V가 가장 작은 몸집을 지녔지만, 키가 낮은데다 차 길이는 쏘렌토보다 약간 길어 안정감이 있다.
INTERIOR 카이런, 내장재 품질·마무리 돋보여
SUV는 실용성만 뛰어나면 된다는 시대는 지났다. 갈수록 고급 세단 뺨치는 내장재와 편의성, 개성과 감성품질까지 요구되고 있다. 고급성이라는 잣대로 보면 카이런이 가장 돋보인다. 값비싼 내장재를 쓴데다 마무리도 뛰어나다. 1인용에서 2인용으로 늘어나는 팝업식 컵홀더는 히트상품이라 할 만하다. 어긋나게 배열된 사선과 원형 스위치들을 세로로 늘어뜨린 센터페시아는 처음에는 ‘엣!’ 하는 반응을 일으켰다. 하지만 큼직하게 돌출된 스위치들은 확실히 만지기 편하다. 손의 감각만으로 스위치를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카이런의 실내공간은 렉스턴보다도 넓다. 시트는 생각보다 높고 단단한 편. 운전석과 도어 사이의 공간이 좁아 문을 열어야만 시트 조작레버에 손이 닿는다. 렉스턴 때부터 지적되어 온 부분이다. 뒤를 보고 앉는 3열 벤치시트는 쏘렌토보다 승하차성은 좋지만 안전성이 떨어진다. 2, 3열이 가볍게 탁 하고 접히는데다 바닥도 평평해지는 점이 마음에 든다. 쏘렌토의 실내공간은 카이런보다 작지만 너비가 커서 체감공간은 비슷하게 느껴진다. 센터페시아 구성이 깔끔하고 정리되었다. 이집트 파라오의 머리를 연상시키는 우드그레인 부분은 렉서스 RX330, 현대 테라칸의 그것과도 비슷하다. TLX 고급형과 프리미엄 모델은 운전석이 8웨이 전동조절식이지만, 동반석은 수동이다(카이런 하이퍼는 운전석 8웨이, 동반석 4웨이). 앞좌석 열선기능은 석 대 모두 갖추고 있다. 2열은 등받이만 6 : 4로 나뉘어 접힐 뿐 이중폴딩이 안되어 3열에 타기가 힘들다.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짐칸 바닥이 레일 깔린 플라스틱으로 덮여 짐을 싣기 편하고 젖은 물건을 보관하기도 좋다. 카이런보다 짐칸 입구가 넓어 큰 물건을 넣을 때 유리하다.
개성과 실속으로 치면 혼다 CR-V가 빠지지 않는다. 항공기 조종간을 연상시키는 주차 브레이크와 손잡이는 혼다다운 아이디어가 묻어나는 부분. 간결한 대시보드는 수수하지만 사용하기 편하고, 센터페시아 가운데 뻥 뚫어 놓은 수납공간은 쓸모가 크다. 무엇보다 센터콘솔 자리에 접이식 테이블을 달아 ‘워크스루’(walk through) 기능을 살린 것이 장점이다. 시프트 레버까지 대시보드에 있어 앞좌석 바닥에 거치적거리는 것이 없다. 선글라스 케이스는 세 차 모두 있지만 요즘 유행하는 고글형 선글라스가 들어가는 차는 CR-V뿐이다. 실내공간이나 내장재의 고급스러움은 세 차 중 가장 떨어진다. 팔걸이를 갖춘 운전석과 2열 시트는 모두 눕혀 간이침대로 쓸 수 있다.
ROAD IMPRESSION 카이런·쏘렌토는 가속성, CR-V는 핸들링
날랜 달리기냐, 핸들링이냐. 키 큰 차에서 뛰어난 핸들링을 바라는 것은 욕심일 수 있지만, 그럴수록 좀더 안정된 달리기를 바라게 되는 것이 인간의 심리다. 카이런과 쏘렌토가 통쾌한 가속력을 뽐냈다면, CR-V는 승차감과 코너링으로 운전자를 만족시켰다. 고속도로에서 꾸준히 밀어붙이는 힘은 셋 다 비슷했다. 제원상 최고출력은 카이런 176마력, 쏘렌토 VGT 174마력, CR-V 160마력으로 CR-V가 가장 뒤쳐지지만 무게(1천820kg)가 적게 나가 힘찬 고속주행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최대토크가 낮아 차선변경 때나 복잡한 도심에서 ‘욱’ 하고 나가는 힘이 부족해 일상적인 달리기에서는 두 경쟁자보다 스트레스를 준다.
카이런과 쏘렌토는 저속에서 고속에 이르기까지 시원하게 내달렸다. 그것도 디젤 엔진으로 말이다. 무쏘나 코란도의 반 박자 느린 엔진반응이나 무거운 액셀감각에 비하면 카이런은 전반적으로 경쾌한 운동성능을 보인 것이 인상적이었다. 2천rpm 부근에서는 최대토크가 높은 쏘렌토 VGT가 순간가속이 확실히 빠르다. 하지만 넓은 회전영역에서 풍부한 토크를 보인 차는 카이런이었다.
굽잇길이 이어지는 국도에서는 CR-V 운전이 가장 편안하고 안정감 있었다. 승차감과 핸들링이 이보다 좋은 SUV는 국산차 목록에 없다. 승용차 플랫폼을 쓴 SUV라는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보다는 못하지만 카이런의 승차감도 세련되었다. 쏘렌토의 뒤 서스펜션은 리지드를 기반으로 5링크를 더한 구조인데 비해 카이런은 멀티링크 방식인데다 프레임을 쓴 SUV로는 국내 처음으로 뒷바퀴 독립식 서스펜션을 쓴 덕분이다.
트랜스미션은 석 대 모두 자동 5단. 5단 AT는 4단에 비해 1단 기어비를 높여 출발할 때 부족한 힘을 보충하고, 고속에서는 5단 기어비를 낮춰 낮은 회전수로 조용하고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다. 운전자가 자동 4단과 5단의 차이를 느끼기는 힘들지만 고성능 엔진과 호흡을 같이해 달리기 성능을 높이는 것이 사실이다.
실내 정숙성은 흡음재가 충분한 국산 SUV 두 대가 일제 CR-V보다 좋다. 소형 SUV보다는 중형에 고급 내장재를 많이 쓰듯이 NVH 대책에 있어서도 중형 SUV에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다. 특히 카이런의 정숙성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4WD 시스템은 카이런과 쏘렌토의 경우 뒷바퀴굴림을 바탕으로 한 파트타임 방식. 쏘렌토는 풀타임 4WD도 있다. CR-V는 항상 네 바퀴를 굴리는 AWD를 쓴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토크의 대부분을 앞바퀴에 보내고 필요할 때 뒷바퀴에 나눠 준다.
AWD 모델은 거의가 로 기어를 갖추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CR-V가 오프로드 달리기는 가장 뒤졌다. 모래밭이나 험한 오프로드에서 로 기어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또 카이런이나 쏘렌토처럼 사다리꼴 프레임 구조가 심한 충격을 받아도 내구성이 좋고, 유격이 있는 스티어링 휠 역시 진동이 심한 오프로드에서는 장점이 된다. 특히 1천800rpm에서 최대토크가 나오는 카이런은 저회전을 많이 쓰는 험로에서 믿음직스러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도시에서 쓰기에 딱 좋은 유틸리티카를 찾는다면 CR-V를, 레저생활을 위해 혹시라도 맞닥뜨릴 수 있는 험로까지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카이런이나 쏘렌토를 탈 일이다.
EPILOGUE
현재 SUV 시장은 기아 스포티지의 독무대다. 1∼4월 고객에게 인도된 스포티지는 2만2천300여 대. 싼타페와 투싼을 합친 숫자와 비슷하고, 쌍용자동차의 전체 판매보다도 스포티지 한 차종이 더 많이 팔렸다.
쏘렌토는 스포티지, 싼타페, 투싼에 이어 4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수입 SUV 베스트셀러인 CR-V는 싼 값을 무기로 국산 럭셔리 SUV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때 국내 SUV 시장의 절반을 차지했던 쌍용은 갈 길이 바쁘다. 7인승 SUV의 세금·경유값 인상, 디젤 승용차 판매 허용이라는 악재도 영향을 미쳤지만, 이렇게 된 원인은 그동안 새차개발에 수동적이었던 쌍용의 안일함도 컸다.
경제적 혜택으로 ‘SUV 특수’를 누리던 시대는 끝났다. SUV도 상품성을 갖추지 않으면 안되고, 어떤 의미에서는 SUV가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을 기회도 주어졌다. 카이런은 쌍용이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인수된 뒤에 나온 첫 산물이다. 무쏘 데뷔 12년 만의 후속모델이라는 느리고 늦은 걸음이었지만, ‘무한질주’라는 뜻의 이름처럼 카이런이 쌍용의 앞길을 시원하게 열어 주길 기대해 본다.
글│김기경 편집장 사진│임근재 기자 | function DelBbs() { if (!confirm("정말 삭제하시겠습니까?")) return; document.location.href = "/ykbbs/bbs_act.html?bbs_code=11&cate_code=&srch_type=&srch_word=&n=10&s=&page=3&no=11615501&crumb=JC0zmJsHN7R&work=del_bbs"; }
| |
첫댓글 CR-V는 스타일 자체에서 카이런이나 쏘렌토 보다는 싼타페, 이왕이면 수출용 가솔린 싼타페와 비교하는 쪽이 더 어울릴겁니다.
인테리어..시계 보셨는지요? 허접함의 극치..ㅡ.ㅡㅋ
신차임에도 계약하고 바로 차 나오는 것도 그렇고, 돌아다니는 카이런은 거의 않보이고, 암튼, ~~~명성 되찾을 수 있을까? 글세요.... 이대로라면 불가능할 듯 합니다.
alwaYs 님 당신의 마음이 더 허접한듯 합니다.. 님의 마음에 안든다고 표현하면 몰라도 허접이라니요...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도 있는데... 싼타오너님 신차계약하고 바로 차나오는 것은 차가 많이 안팔리기 때문이지 차가 나뿐이유가 아니랍니다...
CR-V를 살까 고민하다 카이런을 사서 지금 800KM 타고 있습니다. 참 조용하고, 편하고, 넓고, 부드럽게 잘 나가고 좋네요. 요즘 다들 제 차를 한 번씩 타보는데 다들 좋다고 값을 한다고 그러네요. 시계도 시와 분이 따로 분리 되어 있으니 요즘은 더 편하게 느껴지네요. 저는 카이런 차가 참 좋습니다.
자신이 타는 차가 아닌 다른 차를 허접하내 머내 어쩌구 저쩌구 말하면 그 차를 타는 오너 입장에서는 기분 무척 나쁠 수 있습니다. alwaYs님 마음에 안든다 정도로 완곡하게 글을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나같으면 쪽바리거 탄다//쨩계거 안단다.....
쪽빠리나 짱께나 그기그기지..
대주주가 중국회사로 바뀐것 뿐인데요. 공장이나 회사, 기술진, 근로자는 다 우리나라에 그대로 있는데... 그렇게 따지면 주식시장에 등록되어있는 우리나라 회사중 순수하게 우리나라 사람이나 회사가 대주주로 되어있는 회사가 얼마나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