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붕어빵의 족보
겨울철 길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던 붕어빵을 파는 노점 수레를 보기 어려워졌다.
원재료 값 상승 때문에 붕어빵을 예전처럼 싸게 팔 수 없고 소비자는 비싸다고 생각해 사지 않아서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겨울철에 자주 먹는 간식 1위는 붕어빵이었다.
다음이 어묵,호떡 순~~
그렇다면 붕어빵은 언제부터 먹었을까?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1960년대~1970년대 무렵인 것 같다.
그전에도 국화빵이라 부르는 풀빵이 있었다.
붕어빵과 국화빵의 공통점은 붕어나 국화 모양의 틀 속에 묽은 밀가루 반죽을 붓고 속에다 팥을 넣어 굽는 점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풀빵은 가난했던 시절 밀가루 반죽조차 넉넉하지 못해 도배할 때 쓰는 풀처럼 묽게 한 반죽을
뚜껑없는 틀 속에서 익혀 요령껏 뒤집어 구운 거다.
옛 사람들의 기억을 더듬으면 풀빵은 1930년대에 이미 등장한다.
아무래도 붕어빵의 원조는 일본에서 찾아야겠다.
1909년 일본 도쿄 나니와가 제과점에서 계란+ 설탕+밀가루를 넣고 반죽해 단팥으로 소를 넣고 물고기 모양의
빵 틀 속에 넣어 구워 다끼야끼(뜻:굽는다 )라고 했다.
이 빵이 인기를 끌자 도미빵이라 이름 붙였다.
왜? 도미냐면 일본에서도 생선 도미는 서민들이 먹기 어려운 최고급 생선이었기 때문이다.
도미빵을 먹으며 실제 도미를 먹는 양 상상하며 서민들은 즐겁게 먹었다고 한다.
18세기 일본에는 나가사키를 통해 서양문물이 전해졌다.
그때 빵도 들어왔다.
일본 사람들 입맛에 맞춰 단팥빵,소보로빵,크림빵이 만들어졌다.
그때 빵틀의 하나인 와플도 들어왔을 것이다.
와플은 무늬를 요철로 새겨 넣은 두 개의 금속판을 경첩으로 연결해 열고 닫을 수 있게 한 틀에 밀가루 반죽을 넣고 양면으로 구워 만드는 것이다.
일본 사람들은 요철무늬 대신 물고기 모양을 새겨 도미빵을 만들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만들어 먹는 붕어빵과 도미빵의 틀은 비슷하나 내용은 다르다.
일본 도미빵은 밀가루에 계란,설탕 등 갖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 고급빵이라 가격도 높다.
그러나 붕어빵은 값비싼 잉어 모양은 닮았으나 재료는 기본적으로 묽은 밀가루로 만든 풀빵에서 기원한다.
물자가 부족했던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으며 발전한 빵이다.
추운 겨울 호호 불어가며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 들때 몸도 마음도 덥혀주고 허기를 달래주는 붕어빵은 정말 맛있다.
강릉시 홍제동 <장보고마트>입구에서 경력23년차 경험 많은 분이 붕어빵을 굽고 있다.
미스트롯 팬이라고 하는 그는 흥이 나는 트로트 리듬에 맞춰 붕어빵을 굽는다.
겉은 바삭하고 고소하고 속은 달콤한 팥으로 가득차서 맛있다.
봉투에 담아줄 때도 본인이 꼭 직접 담아 준다.
눅눅해 져서 풀반죽이 되지 않게 엄청 신경을 써서 종이봉투에 뜨거운 김이 빠지게 펀치로 찍어 구멍을 송송 뚫었다.
그가 굽는 붕어빵 맛에 반한 손님이 줄지어 서 있다.
번호표를 나누어 줘야할 형편이다.
나도 그가 만든 붕어빵에 반했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붕어빵이다.
그건 아마 자기가 만드는 붕어빵에 관해 자부심을 가지고 고객을 대하는 그의 자신감도 한몫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