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육주간 실적 보고 공문 유감.
지난 주에 통일교육주간이라고 통일교육을 실시하고 사진을 찍어 보내달란다. 아이고, 어이없다 하면서 격렬하게 아무 것도 안하고 버텼을 것을....
이 묘연한 평화의 기운에 들떠서 작년에 만들어두었던 통일 윷놀이판을 꺼내고, 대형 윷을 준비물실에서 빌려오고, 비무장지대에 대한 그림책 한 권을 빌려오고 학년 공동수업안을 대충 만들었다.
창체 자율 독서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그림책 읽어주고, 통일에 대해 얘기하고, 통일부에서 만든 구름빵 통일 이야기 애니메이션 보고, 통일 윷놀이하면서 놀아보는 거다(80분 수업). 정작 놀이를 할 때는 너무 쒼나서 사진을 못찍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이 과정을 보면서 다시 깨닫는 것, 실적으로 보고하기 위해서 하는 수업은 별 힘이 없다. 그냥 꼴려서 좋아서 할 때 힘이 있다. 이건 상식 아닌가? 그런데 사진까지 찍어서 실적보고를 하라는 건 몰상식에 다름이 아니다. 으이구~~~! 재밌게 신나게 하고 나서도 실적 보고 생각하니 쓰트레쓰!
하고도 안했다고 보고해 버릴까? 아님 언제나, 모든 시간에 했다고 보고해 버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