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만 먹여 한우를 키우는 '풀로만 목장이야기, 마블링이야기'>
장흥군 대덕읍 월정 마을에 가면
스위스 목동들의 요들을 즐겨 노래하고, (...)그들 부부 는 '풀로만 목장'을 경영하고 있는데, 배합사료를 일절 먹이지 않고 풀만 먹여 소를 키우는 것이다.
곡물로 살찌게 한 마블링의 쇠고기가 고급육이라는 것은 잉여 농산물을 판매하기 위한 곡물 메이저들의 수단과 방법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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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7 수요일 흐림
장흥을 대표하는 소설가 한승원선생의
신작 장편소설 ‘ 사람의 길 ’중에서 232쪽부터 242쪽까지 ‘밥’ 이라는 소제목으로 풀로만목장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장흥에 귀농하고 난 얼마 후부터
이런저런 모임을 통해 자주 뵙고 가깝게 지내오기를 십여년이 되었습니다
선생께서 78세가 되던 8년전
앞으로도 매해마다 1권의 책을 내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하셨고 선생께서는 그 약속을 해마다 지키셨습니다
2015년에는
장흥에 살러 온지 다섯해가 지났으니 뜨내기를 면하라고 ’뜨내기 씻김굿‘을 제안하셔서 전국에서 처음일지도 모르는 ’뜨내기씻김굿‘ 을 하여 150여명이 전국에서 몰려와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아래는 소설의 관련내용입니다
밥
장흥군 대덕읍 월정 마을에 가면
스위스 목동들의 요들을 즐겨 노래하고, 세상에서 가장 긴 악기라는 알프호른 alphon도 연주하며 사는 육십대 후반의 부부를 만날 수 있다. 그들 부부 는 '풀로만 목장'을 경영하고 있는데, 배합사료를 일절 먹이지 않고 풀만 먹여 소를 키우는 것이다.
젊어서 미국 거대 글로벌 목초 가공 수출회사 직원으로
근무한 바 있는 풀로만 목장 대표의 '소의 밥'에 대한 소신과 철학은, 거대한 사료회사의 사익 추구로 인해 인류의 고귀한 먹을거리인 쇠고기의 질을 오도하는 인식에 대한 반발이자 저항이고, 그것을 바로잡으려는 의지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그 것은 적어도 잘못된 먹을거리를 먹고 사는 사람들을 구제하려는 의지라고 나는 느꼈다.
글로벌 자본주의의 자유 시장경제 체제 속에서
축산업계의 거대 사료회사가 어떻게 생겨났으며 그들이 어떤 일을 해 왔는가를 알아보면 모든 것을 다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소에게 먹이는 배합사료에 대하여 매우 부정적인 생각 을 가지고 있었다.
인류는 수렵과 채집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원시시대에서.
축사를 짓고 야생 소를 잡아다가 울안에 가두어놓은 채 먹이고 길들여 실컷 부려먹은 다음 식용하는 근대 농업으로 정착했습니다.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인간보다 힘센 동물인 소가 필요했기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소는 힘을 쓰는 일을 맡아해 왔는데. 경운기나 트랙터 등의 농기계가 등장하면서 소의 역 할이 ‘일하는 소'에서 ’고깃소‘로 변했고, 고깃소 사육 농가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먼저 곡물의 변천사를 짚어봅시다.
이차세계대전중 화약을 만들던 공장들이 농사를 위한 질소비료 공장으로 전환되면서 화학비료는 옥수수 등의 곡물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었으므로, 각종 곡물들의 생산이 비약적으로 늘어나 사람이 먹고도 남아 돌았습니다.
그 잉여 곡물들을 보관하는 데도
많은 자금과 시설이 필요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곡물의 가격이 폭락하자 주요 곡물 메이저 기업들은 새로운 수요처를 개발하기 위해 고심했습니다. 그 결과 풀만 먹여 키우던 동물인 소에게 곡물로 만든 배합사료를 먹여 비육우로 키우기로 한 것입니다.
배합사료를 소에게 먹인 결과.
소의 몸이 소비하고 남은 에너지가 몸속의 지방으로 전환되어 쌓이는 것입니다. 그 비육된 것을 근내지방, 또는 마블링이라고 말하는데, 사료회사는 그 마블링이 많은 고기가 더 부드럽고 맛이 좋은 고급육이라고 세상 사람들을 세뇌시키기 시작했습니다.
거대 사료회사는
학자들에게 연구 자금을 뿌려 마블링이 많은 고기에 대한 찬양 연구 논문을 쓰게 하고, 사회의 각계 지도층 인사들이 참여하는 . 세미나를 열어 그 결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초식동물인 소는
원래 사람이 먹지 않는 들판의 풀이나 농업의 부산물로 나오는 볏짚과 밀짚 또는 밀기울이나 미강, 콩깍지 등으로 키워졌고 풀이 나오지 않는 여름을 제외한 봄 가을과 겨울철에는 여름철에 베어 말린 건초나 농부산물들을 먹고 살아왔습니다.
따지고 보면
곡물로 살찌게 한 마블링의 쇠고기가 고급육이라는 것은 잉여 농산물을 판매하기 위한 곡물 메이저들의 수단과 방법인 것이지요.
우리는 사료회사가 만드는
배합사료에 대하여 알아야 합니다. 카길 등의 거대 곡물 메이저들은 곡물의 유통뿐만 아니라 곡물 가공 공장을 같이 운영하면서 사료 공장이나 대두유 공장 등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곡물 자체는 물론이고
가공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이를테면 옥수수 전분을 만들고 남은 옥수수껍질이나 콩기름을 짜고 남은 대두박, 그리고 면실유와 면실박, 야자유와 야자박 등 온갖 식품 부산물들을 이용해서 배합사료를 만드는데, 기호성이 떨어지는 원료들을 소들이 골라 먹지 못하도록 몽땅 분말로 갈아낸 후 가느다란 펠렛으로 찍어내고 당밀을 코팅하여 달달한 맛을 내 소의 입을 속이기도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거대 사료회사가 만드는
배합사료가 소에게 어떤 폐해를 가져다주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본래의 먹이인 풀이 아닌
배합사료나 볏짚을 먹다보니 소화기에 병증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생균제, 효소제, 중화제 등을 달고 살아야 하는 것 입니다.
배합사료로 말미암아
소들의 삶은 극도로 비참해집니다. 운명적으로 겨우 삼십 개월 남짓 살 수밖에 없는 고깃소가 도축장으로 출하될 때쯤이면 과잉 비만으로, 인간으로 치자면 온갓 성인병들을 다 달고 있는 것입니다.
가장 흔한 것이
과잉 비만으로 인한 지방간으로 소의 간이 상한 홍어의 간과 애처럼 누런빛을 띄는데. 흔히 비라민 A가 많다고 생으로 먹던 간은 도축되는 소의 오십 퍼센트 정도가 식용 불가 처분을 받아 폐기 처분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이차세계대전 후
칠십여 년간 옥수수와 식품 부산물로 만든 배합사료로 비육한 쇠고기를 먹던 사람, 즉 배합사료회사의 홍보에 속아온 사람들의 생각이 지난 십여 년 사이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과학적으로 세세히 분석한 것들을 말해주었다.
"옥수수에 많이 포함된 오메가6 지방산이 소에게 전이가 되면서 야생 소에게서는 오메가3와 6 지방산이 1:1의 균형이 맞았는데, 그것이 1:100의 큰 차이를 보일 정도로 밸런스가 깨진 것입니다. 오메가6 지방산은 사람에게는 필수 지방산이 기는 하지만 그 비율이 지나치게 높으면 몸에 염증 반응이 나타나고 그것이 장기간 계속되면 암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기에 지나치게 많은 양은 조심해야 하는 것인데, 사람들이 점차 그 사실을 알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소의 전 생애를
양질의 풀만 먹여 한우를 키우는 저희 풀로만 목장의 쇠고기는 오메가3와 6 지방산 비율이 1:2 로 야생의 소와 가장 근접해 있습니다. 그 말은 즉 소가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소의 신체 구성 성분이 변화하므로 그런 쇠고기를 먹는 사람에게도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는 이야기이기 도 합니다.
살아 있는 한 사람은 사람답게 살아야 하고. 소는 소답게 살아야 할 것입니다.
소도, 사육하는 농가도, 쇠고기를 먹는 소비자도
모두 행복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풀만 먹고 자란 어미에게서 태어나 풀만 먹으며 성장하는 소는 국내에서 저희 풀로만목장이 유일합니다."
그의 세세한 설명을 듣고 나서
나는 풀로만목장의 소들을 주의깊게 살펴보았다. 깡마른 소는 한 마리도 없었으며, 살이 뒤록뒤록 찐 비만의 소도 없었다. 청양의 싸움소 같은 근욕질의 소도 물론 없었다. 모두가 오동통하게 살이 찌기는 했는데. 건강하고 탐스러운 토실토실함이라고 표현하는 게 적당할 듯 싶었다.
풀로만 목장 대표는 이어 말했다.
"옛날 우리 선인들은 요즘처럼 마른 볏짚을 통째로 먹이지 않았어요. 봄부터 가을까지는 들판의 푸른 풀을 먹이고, 겨울엔 짚을 잘게 썰어서 푹 삶은 쇠죽을 쒀서 줬지요. 볏짚을 그 대로 먹이면 소의 위를 깎아버린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입니다. 요즘 볏짚을 먹여 키운 소를 도축하면 위 안쪽 벽을 빽빽 하게 덮은 융모가 대부분 손상된 상태입니다.
곡물 배합사료와 볏짚은
소가 잘 소화하지 못해요. 그래서 소똥엔 옥수수 알갱이나 볏짚 조각이 들어 있어요. 그것들이 썩으면서 악취가 나죠. 그러나 저희 풀로만 목장에서 목초로만 키운 소똥은 냄새가 나지 않아서 축사가 쾌적해요 . 마르면 가루 형태가 돼 바로 논밭 거름으로 쓸 수 있고요.
사료 원료회사에 근무한 적이 있는 저는 배합사료의 생산과정을 속속들이 압니다.
1990년부터 삼십여 년간 사료 관련 일 을 해왔습니다.
2005년부터 4년 동안 미국 최대 건초 가공 회사인 ACX 한국 법인장도 맡아 했어요.
이십여 년 전부터
제가 소를 잘 키우려면 목초를 먹여야 한다고 주변의 목장인들에게 알렸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습니다.
이 땅의 모든 한우 목장의 주인들은
이미 거대한 사료회사들의 마블링 홍보로 인해 생겨난. 마블링이 잘돼야 높은 등급을 받고 비싸게 팔 수 있는 현행 소고기 등급제에 익숙해져 사육 방식을 바꾸려 하지 않았습니다.
또하나의 문제점은,
배합사료회사에서는 비타민A를 의도적 으로 적게 넣는다는 것입니다. 비타민A는 털, 근막, 생식기 등 상피세포를 관장합니다. 상피세포가 약해야 지방이 근육속으로 침투하기 쉬워지니 의도적으로 안 먹이는 것이지요. 초식 동물인 소는 원래 근육 내 지방이 침착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렇게 사료 성분을 조절하여 고기의 마블링을 높이는 기 술을 사료회사에서는 비타민A 컨트롤 테크닉'이라 부릅니다.
저는 좋은 음식을 먹은 사람이 건강하듯,
좋은 풀을 먹은 소 가 건강하고 행복하다는 신념을 실천해 보여주기 위해 2011년 직접 장흥군 대덕읍 월정 마을 변두리에 풀로만 목장을 세웠습니다.
우리 목장이 소들에게 먹이는 목초는
유기농 라이그래스(reygrass)와 알팔파(alfalfa)입니다
인근 농가에서 계약 재배한 라이그래스는 섬유질이 풍부합니다. 미국에서 수입한 알팔파 는 목초의 여왕'이라고도 하는데, 단백질과 칼슘 함량이 풍부 하지요."
사료에 대하여 무지한 나는
그것들 가운데 한가지 풀을 현미쌀밥으로, 다른 것을 보리밥쯤으로 이해했다.
"부족한 영양소 보충을 위해 미네랄과 비타민제, 천일염도 먹입니다. 일반 천일염보다 여섯 배 가까이 비싼. 사람도 먹기 어려운 소금입니다. 소들이 마시는 물은 지하 백이십 미터에서 빨아올립니다. 사람이 마셔도 될 만큼 깨끗하지요.
소가 행복해지는데에
먹는 것 다음으로 중요한 건 충분히 움직일 수 있는 놀이 공간입니다. 폴로만 목장 축사 한 칸은 가로 • 세로가 4X8미터로 한우 두 마리씩 키우는데, 여기에 약 삼천 평 규모의 운동장도 있어서 소들이 뛰어놀게 합니다.
우리 부부는
소들에게 이십사 시간 요들을 들려줍니다.
우리는 스위스 현지 요들 대회에도 참가했거든요. 세상에서 가장 긴 악기인 알프 호른도 연주해줍니다." 나는 장흥 지방의 여러 행사에 초청된 그들 부부가 요들송 에 걸맞은 복장을 하고 무대에 올라 요들 몇 곡을 부르고 알프 호른을 연주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는데, 화음이 아주 잘 맞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주었다
그는 말했다.
" 요들을 틀어주고 알프호른을 연주해주면 소들이 좋아합니 다. 표정을 보면 할 수 있습니다. 평화를 느끼고 느긋하게 되 새김질을 합니다."
풀로만 목장 대표는
나의 젊은 친구 조영현씨인데, 이 글을 읽은 당신은 불행하게도 당장 시중의 마켓이나 정육점에서 풀로만 목장이 생산한 쇠고기를 구할 수 없을 것이다. 풀로만 목장에서는 풀로만 목장이 생산한 쇠고기만을 선호하는 회원들의 수요에 따라 도축하여 공급하기 때문이다. 그 쇠고기를 구하려면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회원이 되어야 한다.
오래전에,
늙은 백정이 한 고명한 스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울면서 하소연한 바가 있다.
평생 동안 날이면 날마다 저지른 피 튀기는 살생으로 인해 자기는 지옥엘 가야 할 터인데 남은 삶을 어떻게 참회하고 살아야 하느냐고, 진정으로 참회하면 칼 지옥은 면할 수 있느냐고 물었는데, 스님이 미리 넉넉히 상량을 해두기라도 한 듯 대답했다.
•소들은 축생 지옥살이를 하는 중생들인데, 당신이 도축을 함으로써 그들이 그 지옥살이를 더 빨리 면하고 다시 좋은 세상에 태어날 수 있었으므로. 그대는 보살행을 하여온 것이요.
이제 그대가 할 수 있는 것은 도축 직전과 도축하는 순간에 그 중생들이 가능하면 큰 고통을 느끼지 않고 삶을 마감하도록 장자의 양생같은 장인적인 기술을 연마하는 수밖에 없소.
스스로 우주 상담사를 자처하는 율산이 말했다.
-야생의 소를 우리에 가두어놓고 키우고 코뚜레를 끼워 고삐를 달아 이리저리 끌고 다니면서 농사짓는 데에 실컷 부려 먹은 다음 늙으면 잡아먹어버리곤 하다가. 경운기와 트랙터가 나온 지금은 오로지 잡아먹기 위해 사료를 먹여 토실토실 살 찌운 다음 도축해 먹는 일 자체를 아무리 미화시킨다 할지라도, 소의 처지에서 볼 때 그것은 살생이지 않은가. 바로 인간의 폭력이고 광기어린 행위인 것이네•••••• 그런데 풀로만목장 대표는 축생 지옥살이 하는 자들을 잘 먹여 천국에 보내는 보살행을 하는 것이 아닌가."
율산의 말은 럭비공처럼 알 수 없는 곳으로 튀기곤 했다.
"신이 연출한 자연이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을 연주하는 시공이라면. 인간이 만든 도시는 매머드 건물이 우글거리는 만큼 자잘한 동물을 잡아먹는 매머드 동물이 우글거리고, 악마가 연출하는 탄소 배출의 광기어린 폭력이 미화된 극장 공간이라네."
저자의 허락을 얻어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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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acebook.com/1561102355/posts/10223882171393121/
첫댓글
30~40 년 전에는 소고기, 돼지고기는 명절이나 결혼식에서나 먹었죠.
단백질 보충에는 소고기, 돼지고기가 좋다, 마블링이 좋다, 삼겹살이 좋다는 언론의 외침에 무턱대고 따라갔죠.
수천 년 동안 조상이 먹어 와서 우리 DNA에 새겨진 온 '콩, 된장국'을 멀리한 결과 20 ~ 40대 대장암 전 세계
1위에 등극했죠.
콩은 우리나라 豆滿江 유역이 주산지입니다. 하늘이 내려준 음식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