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강산이 따로 없다.
바로 창문을 열면 강변길인데,
오가는 차들이 그렇게 많은데,
사람 소리는 말할 것도 없고 차 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을 때가 있다.
너무 조용하다 싶어 고개 들어 창 쪽을 응시하면
긴 잠에서 깬 듯
문득 들리는 차 소리
“오이밭에 벌배채 통이 지는 때는
산에 오면 산소리
벌로 오면 벌소리
산에 오면
큰 솔밭에 뻐꾸기 소리
잔솔밭에 덜거기 소리
벌로 오면 논두렁에 물닭의 소리
갈밭에 갈새 소리
산으로 오면 산이 들썩 산 소리 속에 나 홀로
버로 오면 벌이 들썩 벌 소리 속에 나홀로
정주定州 동림東林 구십여 리 긴긴 하로 길에
산에 오면 산 솔이 벌에 오면 벌 소리
적막강산에 나는 있노라. “
백석의 <적막강산>이라는 시 전문이다.
조용함은 삼수갑산이나 무주구천동 같은
시골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도시 한 복판 허름한 아파트에도 있고
내 마음 속 깊은 곳에도 있다.
내 마음은 그 적막강산 속에서
지금 보이지 않는 출구를 찾고 있다.
어떻게 나갈 것인가? 결국 나는 어디로 갈 것인가?
무자년 동짓달 열여드레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신정일이 건너는강
적막강산이 따로 없다
신정일
추천 0
조회 107
08.11.18 04:36
댓글 2
다음검색
첫댓글 산창 닫으니 더욱 적적하더니 마음 문 여니 한줄기 바람 들어옵니다.
선생님~동동주 한잔 하시면서 적막을 깨는 고함이라도 함 질러 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