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 미스코리아 진은 자살했다 2.
원고를 다 읽은 편집장은 급하게 읽은듯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미스코리아 진이 애기 엄마였다니...... 거기다가 미스터리 같은 자살까지...... 정말 대단해. 퀸서울이 날개 돋히듯이 팔리겠어."
"이제 원고료를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물론이지. 그런데 자네한테 몇 가지 물어볼 게 있네."
"뭐든지 물어보십시오."
박만하는 다시 손목시계를 보고나서 여유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진의 아이 말일세, 아들이라고 했던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나?"
박만하는 모른다고 차갑게 대답했다.
"헌데, 여기서 의문나는 대목이 하나 있는데, 토를 달기 위해 참고적으로 알아두고 싶어서 그러는데 마지막 대목에 이르러서 캠코더로 자기를 찍어달라고 해서 작동했다는 대목 말이야."
"그 대목이 어때서요?"
박만하가 따지듯이 물었다.
"자살을 암시했다는 뜻에서 쓰여졌겠지만 수준이 조금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그럼 진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는 어떻게 된 거냐고 빗발치듯이 문의전화를 해올텐데."
그는 편집장의 속셈을 눈치채고 속으로 비웃고 있었다.
"오늘 저녁 뉴스에 나올 겁니다."
"아니, 그럼 이 원고는 생명력을 잃은 게 아닌가."
편집장의 얼굴이 순식간에 납빛으로 변하고 있었다.
"참 딱하십니다. 방송국에서 테이프를 내보내면 사람들은 궁금증만 더할 겁니다. 그런데 이틀 후에 해답 같은 이 내용이 퀸서울에 실려나가면 반응이 어떻겠습니까? 오히려 퀸서울에는 잘 된 일이지요."
"그, 그렇군. 그럼 방송국에서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는거로군."
편집장은 금새 화색이 돈 얼굴로 더욱 흥분을 하고 있었다.
"자네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야. 우리 손잡고 일해보지 않겠나? 같이 미스코리아 진의 사생아도 찾아보고, 옛날처럼 한번 힘껏 뛰어보자구."
"고료나 주십시오. 파면은 한 번으로 족합니다."
"그, 그러지......"
편집장은 무안해하며 수표가 든 하얀 봉투를 얼음장처럼 찬
그의 손에 주었다.
"다른 잡지사에 정보를 흘리지 말아야 하네."
"퀸서울이 나올 때까지 경찰한테도 입도 뻥긋 안 할테니까 염려 푹 놓으십시오."
"우리 술 한잔 할까?"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 경찰에 가봐야 합니다."
"지금 경찰에 간다구?"
"그 점은 걱정하지 말라고 했잖습니까.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박만하는 볼일 다 봤다는듯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무실을 나가버렸다. 그가 문을 세게 닫으며 나가자 편집장은 닫힌 문을 노려보면서 침 뱉듯이 한 마디 내뱉았다.
"사기꾼 새끼, 운도 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