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8.5 : 이화원에 가자. 아이구 발 아파!>
오늘까지 성시청년주점을 예약되었기에 일찍 서둘러서 짐을 정리하고 check out 및 3일간의 추가 일정에 대하여 숙소를 예약하기 위하여 check in하러 안내데스크로 내려간다. 안내데스크의 남자 종업원은 무엇인가 부지런히 컴퓨터를 쳐 보더니 현재 4인실이 없다고 한다. 보장은 할 수 없지만 11시가 넘어서 다시 오라고 한다. 힘없고 빽없은 외국인이 시키는 대로 해야지 다른 방법이 있겠는가?
그럼 오전 일정을 어떡하나? 짧은 시간이지만 짝퉁시장을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은 되는 것 같다.
기차역인 북경역에 있는 KFC에서 몇 개의 햄버거를 주문하는 데 대부분 매진된 상태이다. 빠르게 중국말로 이야기하는데 영~ ‘팅부동’이네. 눈치 코치로 햄버거 2개를 사서 길거리에서 먹으면서 673번 버스에 오른다.
<wife : 사고자 했던 햄버거가 2원만 추가하면 햄버거에 음료를 추가로 먹을 수 있다고 선전하는 햄버거였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답니다. 선전하는 햄버거가 한 개밖에 없고 매운 햄버거만 있다고 해서 선전하는 햄버거 1개와 매운 햄버거 1개를 샀는데 별로 맵지 않아서 애들도 먹을 수 있었어요>
용안리역(用安里站)에서 내린다. 여행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짝퉁시장인 수수시장(秀水市场, 씨우수웨이스창)은 가방, 의류, 시계와 실크가 유명하다고 한다. 여기서도 고가의 명품이나 짝퉁물건에 관심이 없는 우리 가족, 한국에서도 물건을 잘 고를줄 몰라 가장 편한 할인매장만 이용하는 우리에게 짝퉁시장은 그리 매력 있는 곳은 아니다. <wife : 물건값 흥정을 잘 하시는 분이라면 상당히 재미난 곳이기도 해요.>
<짝퉁으로 유명한 수수시장>
대충 한바퀴 돌아보고 나선다. 그래도 왔으니 한번 시도는 해 본다. 내가 등산화를 골라서 가격 흥정을 해본다. 처음에 180원이라고 한다. 나중엔 100원이라고 한다. 내가 계산기에 40원이라고 적으니까 고개를 흔든다. 그것으로 만족하고 짝퉁시장의 여정은 끝낸다.
673번 버스를 수수시장 앞에서 타고 숙소로 돌아와 숙소의 안내데스크에서 새로 방을 배정받는다. 사용한 4일간의 check out으로 보증금 200원 중에 컵라면으로 더럽힌 이불시트 46원, 베개시트 6원짜리 2개를 공재한 142원을 돌려준다. 어제 잊어버린 방 키 2개에 대해서는 따라 돈을 받지 않네. 역시 공짜는 기분이 좋아. ㅎㅎㅎ.
그리고 3일간 사용할 숙소에 대하여 check in을 한다. 운 좋게도 4인실의 방이 배정된다. 이번 예약은 인터넷에서 56원으로 하였으며, 한국에서 총 금액의 10%와 예약금 2$를 먼저 지불한 상태다. 그래서 50원*4명*3일+보증금 200원으로 총 800원을 건네준다. 아담한 개인침대 4개가 나란히 놓여있는 새 방은 깔끔한 것이 마음에 든다. 이제는 이산가족의 아픔을 멀리하고 함께 기거할 수 있게 되었네.
지금부터는 새로운 여행 2탄을 위하여 출발 ~~ 고고씽 !!!
벌써 오후가 되었다. 이화원(颐和园, 이허위엔)을 가기로 결정한다. 오늘 하루만 벌써 세 번째로 673번 버스를 탄다. 전문에 내리니 경극이나 서커스 공연을 하는 노사차관이 바로 곁에 있다.
<라면이 맛있는 면애면>
치엔먼동 정류장에 하차하여 라면이 맛있다고 소개된 면애면(面愛面, 미엔아이미엔)으로 간다. 늦은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많다. 매운 것을 나타내는 고추표시가 2개인 라면과 3개인 매운 라면을 주문한다. 닭훈제로 보이는 세트음식도 함께... 바로 이 라면 맛이 한국인에게 딱 맞는 것 같다. 밥도 중국 고유의 향채가 별로 가미되지 않은 맛 !!! 북경 여행 중에 한국 입맛이 그립거나 얼큰하고 시원한 맛을 즐기기엔 안성맞춤인 것 같다. 라면은 각각 25원, 밥 세트는 26원이며 여기에 탕을 추가하면 27원의 가격이다.
<우리가 주문한 면애면의 라면과 밥>
식후경을 했으니 전문대가의 정양문 바로 앞에서 690번 버스를 타고 이화원으로 향한다. 이곳과 이화원이 버스종점임으로 버스타고 평안하게 갈 수가 있다. 거의 직선노선으로 운행하는 690번은 도로의 정체로 인하여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번화가인 서단(西單), 오도구(五道口), 청화대학(请化大学)을 경유하여 이화원까지 1시간 20분이 걸린다. 벌써 오후 4시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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颐和园은 북경의 북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290ha의 면적중에서 220ha가 호수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은 원래 청나라의 별궁으로 칭이위엔(请漪园)이라 불렀으며 1764년 건륭제가 만든 것이다. 1860년 서태후가 재건해 이화원이 되었다. 서태후가 은거한 장소이기도 해 중국 최대의 황실 정원이라 일컬어진다. 남쪽의 호수인 곤명호(昆明湖,쿤밍후)는 건륭제가 지은 인공 연못으로 한나라 무장이 장안의 쿤밍연못에서 군대를 훈련시켰던 고사에서 연유하여 이름이 지어진 것이다. 호수에는 3개의 섬이 있으며 남호도(南湖岛)는 아름다운 십칠궁교(十七孔桥)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곤명호를 파낸 흙을 이용하여 북쪽의 만수산의 정상에는 불향각의 팔각형 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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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원 동궁문>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통표 대신에 문표를 산다. 빨리 서둘러 어른 30원, 어린이 15원하는 문표를 사서 이화원 동궁문으로 입성한다.
요즈음 연꽃이 피는 시절이라 가는 곳 마다 연꽃들이 만발하고 있다.
<연꽃과 함께 딸은 한 컷>
이 넓은 이화원을 어느 것부터 구경해야 할 지 막막하다. 먼저 만수산(万寿山)의 불향각(佛香閣)에 올라 전체 구도를 감상한 이후에 결정하리로 하고 동궁문에서 곤명호를 따라 북쪽으로 거닐어 본다.
서태후가 노닐던 정자들도 따라 걸어본다. 그런데 이화원은 난장판이다.
<걸어가는 주위가 너무 시끄러워 귀 가 터질 것 같아요>
시끄럽게 울리고 있는 입으로 부는 피리, 코로 부는 피리가 여기저기에서 괙 ,괙 !! 동네 아저씨, 아줌마들 자기네들 솜씨 자랑한다고 스스로의 악단을 만들어 합주공연을 하기도 하고, 소형 스피커를 통해 멋진 자기의 음성을 뽐내기도 한다. 귀가 터질 만큼 시끄럽다.
<만수산의 불향각>
불향각에 오르기 위하여 10원을 주고 입장표를 산다. 문표로 입장하였기에 다시 입장표를 사야한다. 불향각에 오르면서 한 눈에 들어오는 서태우의 별장 이화원은 한 폭의 그림과 같이 아름답다. 저 멀리 십찰공교와 남호도가 아련하게 보이고 곤명호에는 많은 배들이 움직이고 있다.
<불향각에서 바라본 곤명호>
<불향각을 배경으로 한 방 !!>
빨리 내려가 배를 타러 간다. 아이들과 함께 열심히 뛰어갔지만 마지막 배가 떠난다. 그 옆에 있는 승선장(옆이라고는 하지만 100m가 넘는 거리이다.)으로 또 달려갔건만 또 마지막 배가 떠나고 매표소 문은 닫혀버린다. 오늘은 배를 탈 행운이 우리에게 오지 않는 모양이다.
<이화원의 곤명호에서 운항중인 배>
배타는 것을 포기하고 북궁문으로 향한다. 무작성 북쪽으로만 걸어서 나가고 있는 문이 이화원如意门임을 이화원을 나오면서 알게 된다. 곤명호에는 아저씨들이 물에서 서식하는 잡초들을 제거하고 있다.
북궁문으로 걷는다. 이화원 인근은 낡은 집, 정비되지 않은 골목길 등 너무 외지인 듯하다. 여기 상점에서 물건을 사서 이화원안에서 물건을 파는 듯 하다. 북궁문 앞에서 375번 버스를 타고 오도구로 향한다.
대학가에 위치한 오도구에 내리니 먼저 반가운 한글 간판들이 보인다. 넓은 도로에 우뚝 솟은 건물들이 즐비하고 길거리에는 동네 시장이 열려있다. 마누라는 명품보다도 이런 길거리에 펼쳐놓고 파는 가게에서 물건을 구경하고 사는 것을 좋아한다.
<오도구의 거리 풍경... 길거리 잡화시장 같네요>
<wife : 딸아이를 위해 중국풍 비단신발을 사주고 싶었는데 시간이 촉박해서 사 주질 못했네요. 여기 옷 파는 곳 중에서 25-35원정도라고 붙여진 곳도 있더군요. 3개에 10원하는 악세사리도 있구요. 양산도 팔구요. 구두도 팔고 지하철 밑에서 과일도 팔아요.>
<번화가인 오도구>
둥글게 꽂혀있는 통바베큐 양고기를 썰어서 야채(오이)와 함께 썬 뒤 전병 같은 것에 넣어주는 길거리 중국음식을 하나 사 들고 발맛사지집으로 향한다. <wife : 이름도 모르고 사진도 희미하게 나와 올릴 순 없지만 맛은 좋아요. 가격도 4원정도였구요>
인터넷에서 소개된 이륜당(颐仁堂)은 아파트 단지내의 건물 1층에 위치해 있다. 한국인들이 많이 이용해서인지 간판에 한글로도 표기되어 있다.
<오도구의 이윤당 발맛사지 집>
지하로 들어가니 한글로도 가격표가 붙어있다. 발마사지 70분에 48원, 저렴한 것 같다.
<이윤당 마사지 가격표, 2009.8.5일 기준>
마누라랑 둘이 나란히 걸터앉아 발마사지를 받는다. 아이들은 옆에서 키득키득 놀면서 따분해 한다. 발마사지를 하는 중국 아가씨들이 친절하게 간혹 한국말도 사용한다. 괜찮아요. 아파요. 등등. 지금부터 마누라랑 나랑 발마사지 아가씨랑 중국어 공부를 열심히 한다. 한국말도 가르쳐주고 주위에 맛있는 식당도 추천받는다.
<열심히 발맛사지 받고 있는 중>
몇 일간 샌달을 신고 너무 다녀서 인지 발이 너무 불편했었는데 피로가 확 풀리는 기분이다. 근처에 있으면 중국에 있는 동안 한번쯤 더 받아보고 싶은 생각이다.
저녁을 먹을 식당은 발마사지 아가씨도 추천하고 나도 인터넷에서 찾아 본 곽림(郭林)이란 중국 전통식당이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찾은 위치가 번화가를 벗어나서 자꾸만 골목으로 접어 들어가게 된다. 아들은 걱정이 되는지 다른 곳에 가자고 제안하고. 그래 그렇게 하자. 이곳 아니더라도 먹을 곳은 많다.
마누라는 오늘 저녁은 길거리 꼬지로 먹자고 제안한다. 먼저 길거리에서 양꼬지를 포함하여 4개로 입맛을 다시면서 식당을 찾는다.
<길가에서 5원주고 사먹은 4개의 꼬지>
<wife : 여기서 할아버지가 야채꼬지는 1원이고 소시지는 1.5원이고 양꼬지는 2원이라고 했다. 모두 5.5원인데 5원에 샀다. 귀신거리에선 3원씩 했는데 싸다라고 생각했지만 ~~>
오도구역으로 오는 길에 사람이 매우 붐비는 꼬치집이 눈에 들어온다. 좋아! 이곳이다. 바깥쪽에는 자리가 마땅치 않고 술 마시는 사람이 많아서 애들을 생각해서 실내로 들어간다.
<오늘의 저녁을 대신할 우연히 찾은 꼬지집 : 맛이 기똥찹니다.>
메뉴판을 보고 종업원에게 각 꼬지에 대하여 이게 무엇이냐? 무슨 고기냐? 열심히 물어본다. 그래도 짜증 한번 안내고 남자 종업원은 친절하게 하나하나 알려주네요. 메뉴판에 있는 대부분의 꼬지들을 다 시킨다. 양꼬지를 중심으로 똥집, 염통, 힘줄 등등 맛은 좀 짭짭하면서도 먹을 만하다. 몇 일전부터 내가 목이 부은 관계로 술을 못 마신 것이 원통해진다. 대부분 꼬지들이 1~2원 정도하는데 비해 닭 날개꼬지가 5원 양 등심꼬지가 6원이다. 이놈들은 고기가 풍부하고 보들보들 한 맛이 일품이다. 그렇게 먹은 데도 63원 정도다.
<우리에게 희생된 불쌍한 꼬지들>
<wife : 양꼬지가 1원씩이다.
맛은 귀신거리에서 먹은 것에 비하면 굵은 소금맛이 강한 것이 다르다고나 할까? 맛있다.
아래쪽 왼쪽중 왼쪽이 닭간이고 오른쪽은 닭심장이고 아래쪽 중간에 있는 것이 양고기의 갈비뼈이고
아래쪽 오른쪽에 있는 것이 닭날개이다. 좀 매운맛이 강하지만 먹을 만하다. >
벌써 밤 10시다. 도로에 즐비한 노천상점들을 구경하며 13호선인 오도구역으로 간다. 구입한 교통카드의 충전금액이 많이 남지 않아서 지하철을 탈 때는 표를 사기로 했다. 그래서 지하철 표 구입은 아이들 몫.
<오늘부터 지하철 매표는 아들, 딸 몫>
참고로 지하철은 어느 구간에 관계없이 무조건 2원이고 교통카드 할인혜택이 없다. 13호선을 타고 오도구역을 출발하여 서직문역에서 2호선으로 환승한다. 13호선과 2호선의 환승은 거의 지하철 1정거장 이상의 거리이다. 지상에서 바깥으로 나오고 다시 육교형식으로 도로를 건너고 또 지하로 내려가고 환승하는데 10-20분은 걸린 것 같다.
11시가 넘어서 새로 배정받은 숙소로 돌아와 4개의 침대에서 곯아떨어진다. 나는 몇 일전부터 목이 붓고 귀가 아파서 계속 빌빌되고 있다. 마누라나 아이들은 멀쩡한데 우리집에서 내가 제일 약골인 것 같다. 한국가면 보약이라도 먹어야 할 판이다. 가져간 진통제를 매일 아침, 저녁으로 먹으며 가장으로서 최선을 다 하고는 있지만... 마누라와 아이들이 만족할지는 모르겠다.
5일째의 북경 여행기였습니다.
조금은 여유를 가지면서 푸근한 여행을 즐기고 있지요.
블로그 : blog.naver.com/tophoon3
첫댓글 감상 잘...했습니다...^^
오도구 이윤당 맛사지집 위치 좀 알수 있을까요??? 구글맵에서 찾아봐도 안나와서요... 좀 상세히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도구 지하철역 내리시면 서쪽으로(북경대, 청화대가는 방향) 나오시면(B출구) 왼쪽에 큰 아파트가 있습니다. 아파트이름은 가물가물한데... 아파트 단지내의 15동 건물입니다. 바로 1층이고... 찾기 쉬워요.
화칭가원 아파트입니다.
넵...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