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어릴적 야구장을 자주갔다.
야구는 꽤나 복잡한 규칙이 있다.
홈에서 출발해서 다시 홈으로 돌아오는 간단한 원리인데 일루 이루 삼루는 꼭 밟아야 한다.
홈런도 있고 안타도 있고 아웃도 있다.
번트도 있고 파울도 있다.
안희연의 캐치볼이란 詩를 읽었다.
야구는 우리네 인생같기도 하다.
시어머님은 정신적 육체적 거의 끝자락에 서 계신다.
너무 힘들어 하실 땐 "엄마 이제 그만 놓으세요" 라고 시누는 말했다고 한다. (물론 속으로...)
어느 날 "네가 나 때문에 고생이 많다"고 느닷없이 어머님이 말했다고 ...시누랑 나는 그날 많이 또 울었다.
어머님 홈으로 돌아오는길은 얼마나 남은걸까
돌아가는건지 돌아오는건지 ...
출발점과 종착점이 같은게 인생이라는 생각도 든다.
거슬러 올라가던 어머님의 시간은 이제 뒤죽박죽 이다. 요즘은 어린아이시간에 오래 머물러 계신다.
"네 엄마 저 끈이(어릴적 어머님 이름) 여기 있어요"라고 계속 말하신다.
캐치볼
안희연
예고도 없이 날아들었다
불타는 공이었다
되돌려 보내려면 마음의 출처를 알아야 하는데
어디에도 투수는 보이지 않고
언제부터 내 손엔 글러브가 끼워져 있었을까
벗을 수 없어 몸이 되어버린 것들을 생각한다
알 수 없겠지, 이 모든 순서와 이유들
망치를 들고 있으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이는 법이니까*
나에게 다정해지려는 노력을 멈춘 적 없었음에도
언제나 폐허가 되어야만 거기 집이 있었음을 알았다
그래서 왔을 것이다
불행을 막기 위해 더 큰 불행을 불러내는 주술사처럼
뭐든 미리 불태우려고
미리 아프려고
내 마음이 던진 공을
내가 받으며 노는 시간
그래도 가끔은
지평선의 고독을 이해할 수 있다
불타는 공이 도착했다는 것은
불에 탈 무언가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나는 글러브를 단단히 조인다
학원을 그만둔지 일년이 되어간다.
그만두면 우선 일순위 였던 해외여행을 코로나로 하지 못하니 과거로 여행을 떠나곤 한다.
지난 내 사진에 좋은글도 올려보고
그림도 그리고
국내여행도 가끔 한다.
얼마전 필사 한 박노해 신간 "너의 하늘을 보아"
중 "나를 죽이던 시간이 확 돌아서"란 詩 소개합니다.
그리고 가을에 좋은책도...
( 올해 들어 제가 읽은 책인데 좋아요)
최인호 /문장의 무게(우리가 익히 아는 고 최인호 아님)
시몬 보브와르/노년
에릭 라이너/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전승환/내가 원하는것을 나도 모를때
안희연/단어의 집
박노해/ 걷는 독서. 너의 하늘을 보아
김훈/저만치 혼자서
영화 각본집/헤어질 결심(각본 출간 )
최진기/나를 채우는 인문학
류시화/시로 납치하다
황보름/휴남정서점
김소연/수학자의 아침
최지인/일하고 일하고 사랑하라
박남일/우리말 풀이사전
이렇게 저렇게 그렇게 요렇게지내고 있습니다.
첫댓글 멋진작가 초우님 ~~~
보구싶어요 많이~~♡
사진도 그림도 글도 명작이요.
작은사랑님 비롯 모든분들 태풍 피해 없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나도 그렇게 저렇게 이렇게 요렇게 잘 살고 있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