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많은 숲길 중 사려니숲길, 절물자연휴양림의 장생의 숲길, 머체왓숲길, 삼다수숲길은 비교적 잘 알려지고 개인적으로도 몇번씩 걸었던 탓에 지난 토요일인 7월 3일 붉은오름자연휴양림내에 있는 숲길인 상잣성길과 해맞이길을 간다고 해서 잔뜩 기대.
하지만 장맛비로 취소되는 바람에 무척이나 아쉬워 그 다움 날인 7월 4일(일) 홀로라도 가기로 마음 먹고 집을 나섰다.
이 날도 장맛비가 내렸으나 여름철엔 우중 산행이 오히려 덥지 않고 나름 운치가 있으내 오히려 그 분위기 만끽하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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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번 시외버스 타고 자연휴양림에 내린 시간이 11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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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이 아니지만 이 날은 비가 오는 탓에 더욱 한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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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오름자연휴양림내의 숲길은 크게 3코스로 나누어져 있다. 말찻오름을 정상으로 해서 걷는 6.7km의 해맞이길(지도상 분홍색), 그 아래 3.2km 원형의 순환로인 상잣성길(지도상 노랑색), 그리고 붉은오름으로 가는 1.7km의 길(지도상 하늘색).
그러니 휴양림의 입구에서 진입로(지도상 뺠간색)를 따라 상잣성길로 접어들어 해맞이길을 통해 이 길의 정상인 말찻오름을 경유해 내려와 다시 상잣성길과 만나 붉은오름까지 오르게 되면 약12km의 거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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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에서 진입로를 따라가면 본격적인 걷기의 시작점이 나오는데 이 곳에서 길은 둘로 나누어져 있다, 윗 사진에서 보는 붉은오름 가는 입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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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에서 보는 상잣성으로 접어드는 입구로. 11시 13분경 이 길로 접어들어 걷기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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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를 들어서자 우측으로는 상잣성 순환로가 있고 정면으로는 해맞이길로 바로 가는 어우렁더우렁길이 있다. 당연히 상잣성길로 가려 했는데 초행인 탓에 그만 어우렁더우렁길로 접어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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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길을 비맞으며 홀로 걷자니 조금은 무섭기도 했지만 한적함을 즐기기엔 그만이더라는. 마치 내가 자연과 하나가 된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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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렁더우렁길로 가도 해맞이길 입구 가기 전 상잣성길을 만나 잠시 걷게 된다. 상잣성 전망대에서는 한국마사회에서 운영하는 제주경주마목장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비에 젖은 초록의 목초지가 참으로 싱그럽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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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잣성길에서 울창한 삼나무숲이 나오다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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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림내에 있는 숙소들이 위치한 연못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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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말찻오름에 오르는 해맞이길의 초입에 다다르다. 이 때 시간이 11시 35분, 걷기 시작한 지 30분 경과. 상잣성길로 제대로 걸어왔다면 이 지점까지는 2, 30분 정도 더 소요되지 않을까 싶다.
말찻오름이란 이름은 말을 키우는 방목장에 말이 다른 지역으로 가지 못하도록 하는 잣성(돌성)을 쌓았기에 붙여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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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맞이길도 완만한 경사를 따라 편안히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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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엔 삼거리가 참 많은데 첫번째 삼거리인 상산삼거리에서 우측의 오름삼거리 쪽으로 가야 한다. 이 때 시간 11:50분. 걷기 시작한 지 50분 경과, 해맞이길 진입해서 15분 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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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삼거리를 지나면 이런 팻말이 있는 삼거리가 또 나오는데 이 곳에서 잠시 헷갈리며 갈등을 하게 된다.
말찻오름입구로 가야는지 아님 바로 말찻오름으로 올라가야 하는지. 나름 머리를 써 말찻오름입구 보다는 말찻오름으로 직접 가는 게 나을 거라 판단하고 말찻오름 표시가 있는 방향으로 향한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정상적으로 가고자 한다면 말찻오름입구로 가서 정상을 경유해 다시 이 지점으로 내려와야 함을 내려오면서 알게 되었다.(만약에 말찻오름 팻말 방향으로 갔다면 오름정상을 경유해서 말찻오름입구을 통해 다시 이 지점으로 와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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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찻오름 팻말 방향으로의 오르막은 조릿대가 많고 길이 좁아 걷기에 불편하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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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해맛이길의 정상인 말찻오름 정상에 오르다. 이 때가 12시 14분, 걷기 시작한 지 1시간 14분 경과. 비가 계속 내리는 탓에 안개가 끼어 분화구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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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잠시 쉬면서 아까 갈림길에서 말찻오름입구 쪽으로 가야했음을 알게 되고 나는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서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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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엔 용암 암반으로 토심이 낮아 나무들이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해 강한 바람이 불면 이렇듯 뿌리채 뽑혀 쓰러진다. 아까 올라갈 땐 힘이 들어 보이지도 않더니만 내려가는 길엔 여유가 생겨 비로서 주변을 살펴보게 되더라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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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헷갈렸던 그 문제의 삼거리에 다시 도착. 이 곳에 내려와서는 이번엔 우측의 오름삼거리 쪽으로 가야 진행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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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삼거리에 도착해서는 해맞이길 입구 쪽으로 향한다. 여기서 가르키는 해맞이길 입구는 해맞이길 처음 걷기 시작했던 입구가 아니라 그 입구의 바로 인접해 있는 종점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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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내리막이 있으면 분명 오르막이 나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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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틀림없이 이런 오르막이 나오더라는. 이 것이 자연의 순리니 불평할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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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목교를 지나 해맞이길 종점으로 계속 Go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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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버섯일까? 자기 방어물질인 피튼치트가 아주 강한 삼나무에도 이렇게 버섯이 자랄 수 있다는 건 오늘 첨으로 보고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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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고목에서도 저렇듯 생명이 자라고 그 곁엔 제주의 탐라산수국이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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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숲 가운데서 보기 힘든 단풍나무를 만나니 오히려 신선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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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엔 이렇듯 잣성도 보인다. 옛날 마소를 많이 방목했던 제주에서는 마소가 한라산 쪽으로 올라가 얼어죽지 말라고 상잣성을, 그 아랫쪽으론 민가로 내려오지 못하게 하잣성을 쌓았다고 한다. 그러니 마소는 상잣성과 하잣성 사이에서 방목을 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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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20분만 가면 해맞이숲길의 종점. 이 팻말에서 소요 거리와 시간은 상잣성길을 뺀 순수한 해맞이길 시작점부터의 것임을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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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오솔길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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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해맛이길의 종점에 도착. 이 때 시간이 13시 30분이니 걷기 시작한 지 2시간 30분 경과, 해맞이길 접어든 지 2시간 경과. 중간에 점심식사 시간을 포함해도 해맞이길 걷는데 팻말의 소요시간 보다 20분 빨리 도착.
해맞이길의 시작점과 종점은 상잣성길로 연결되어 있는데 불과 500 m도 떨어지지 않은 지근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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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다시 상잣성길이 이어지고(즉 해맞이길의 시작점과 종점은 상잣성길로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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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잣성길을 통해 붉은오름으로 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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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오름은 오름에 덮힌 흙이 유난히 붉어서 붉은오름이라고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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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정상에 오르는 길은 다른 오름과 마찬가지로 이렇게 한없는 계단으로 이어지는데 비는 여전히 쏟아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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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오름 정상에선 물찻오름, 말찻오름, 물장오리오름 등 많은 오름이 보인다 하는데 이 날은 비가 오고 안개가 끼어 아쉽게도 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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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오름을 내려와 오늘의 걷기 종료. 이 때 시간이 14시니 걷기 시작한 지 약 3시간 소요, 총 걸은 거리는 약 11km.
장맛비 내리는 가운데 나 홀로 자연과 하나 되어 온전히 붉은오름자연휴양림을 즐기다, 마치 한 마리의 야생 동물처럼.ㅎㅎ
오늘 걷는 중에 만난 사람은 해맞이길 초입에서 말찾오름에서 내려오는 두 사람이 전부.(아버지와 어린 딸래미)
한 가지 조금 아쉬운 건 상잣성길 처음 진입해서 어우렁더우렁길로 빠지는 바람에 상잣성길을 온전히 완주할 수 없었던 거였지만 그 건 또 다믕에 그리 걸으면 될 일, 크게 마음에 둘 일은 아니리.
첫댓글 궂은 날씨에 잘 다녀 오셨네요~
다음에 기회되면 가 봐야겠어요~
비가 와서 불편함 보다는 한적하니 운치있고 아주 좋았습니다.
우중 산행은 때론 고행 같지요. 다 걷고나면
후련하고 가뿐해지잖아요
수고로움에 박수를 보냅니다
담에 가고플때 참고 할께요
고행은요, 장맛비와 안개 속에서 마치 신선인양 분위기 있고 오붓하게 즐기고 왔는 걸요.^^
구경만해도 폐가 말랑해지는 기분
그렇지요? 호젓한 숲길을 걷자니 정말 신선하고 싱그럼이 절로 느껴졌습니다.
탐라왕국님 오랫만입니다. 잘 지네시지요?
아주 자세한 설명과 사진을 올려주셔 마치 다녀 온것같은 느낌 입니다.
칠갑산님 오랫만입니다. 역시 잘 지내시는지요? 절물자연휴양림의 장생의 숲길만 좋은 줄 알았는데 이 곳의 숲길, 그리 힘들지 않고 걷기에 딱이더라구요.
포스팅...
감사합니다. ^^
김일진님 감사합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다면 저도 보람이죠.^^
그래도 거의 다 돌으신거 같은데요..
혼자서 걸으니 참 빨리 다녀오셨네요..
다음에 못가신데 같이 가요 참라왕국님..
네, 아마 1km 정도 못걸은 거 같아요. 암튼 붉은오름자연휴양림, 그리 힘들지 않으면서 걷기에는 딱 적당하다 고 여겨지네요. 암튼 시간 되는 대로 걷기에 참석하겠습니다.
귀신나올것 같은데 남자라서 혼자 잘 다니시구나......
비오는날씨와 사진이 참 잘 어우러져.운치있고 좋습니다.
아이고! 장맛비는 억수 같이 오죠, 안개는 눈앞을 가리죠, 사람은 없죠, 여기 저기서 노루들은 울어대죠, 왜 저라고 안무서웠겠습니까? ㅎㅎ
"산 길을 간다 말없이~
홀로 산 길을 간다~
해는 져서 새소리, 새~소리 그치고
짐슴의 발자취 그윽히 들리는
산 길을 간다 말없이
홀로 산 길을 간다~"
양주동? 시의 산길을 간다는 노랫말이 생각나는군요.
잘 다녀오셨습니다. 짝, 짝, 짝!
맞습니다. 그 노래 가사처럼 맑은 마음으로 비오는 산길을 호젓하게 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