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島嶼文化제30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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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문화의 프랙탈, 竹幕洞 水聖堂 포지셔닝*
21)
이 윤 선**
【논문개요】
본고는 부안 죽막동 제사유적의 문화콘텐츠화 방안에 대하여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 글이다. 이를 위해서 죽막동 제사유적이 가지는 문화원형성을 추출
해보고 그것이 가지는 문화콘텐츠적 의미를 고찰해봤다.
죽막동은 그 출토유물의 방대함과 全시대성으로 말미암아 세간의 이목이 집
중된 곳이다. 특히 백제의 유물뿐 아니라 가야, 중국, 왜계, 중국계 유물이 출토
되어 원삼국시대부터 동아시아를 무대로 활동하였던 사람들의 행적을 추정해볼
수 있는 곳이다. 근자에 화두가 되고 있는 동아시아 담론의 확장을 위해서도 매
우 주목할 만한 곳이다. 부안 변산의 한 작은 공간을 동아시아라는 국제공간으
로 확장시킨다는 점에서 글로컬(Glo-cal)한 문화유적의 표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주목할 것은 일단의 단절은 있었지만, 동일한 장소에서 지금까지 수성당제라는
마을 제의가 행해져왔다는 점이다. 본고에서는 죽막동 제사유적과 수성당제를
분석하여 일련의 演行態를 짐작해볼 수 있었다. 제사장인 당골 혹은 선택된 누
군가에 의해 세워진 堂竿에 모제품을 걸거나 봉헌하는 제의가 행해지고, 군중이
* “이 논문은 2005년 정부재원(교육인적자원부 학술연구조성사업비)으로 한국
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되었음(KRF-2005-005-J13702).”
**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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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무나 나선 혹은 일직선으로 줄을 지어 따르며 전통악기를 활용한 음악을 연주
하거나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형태의 난장을 벌였을 것이며, 이후 줄다리기
등의 겨루기가 이루어졌거나 혹은 어느 시기에 삽입되어 난장의 카오스를 심화
시켰을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이를 수성당의 신격인 개양할미와 관련된 2개의 설화(개양할미설화, 鐵馬설
화)를 통해서 한국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마고설화와 심청설화의 변이형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이를 다시 <문화원형층위확장도>를 활용한 분석을 통해
죽막동 제사유적과 개양할미의 성격을 나루기능에 비유할 수 있었다. 나루는 내
륙과 섬 혹은 해양을 잇는 네트워크이자 허브로 기능해왔기 때문인데, 내륙신으
로서의 지리산 마고신, 섬 신으로서의 제주도 설문대할망, 그리고 변산의 개양할
미를 소통의 키워드로 연결할 수 있었으며 특히 脫세계와 克세계로 확산되는 토
대기능을 했다는 점을 밝힐 수 있었다. 이는 서복설화의 三神山으로 상징되는
도교적 이상세계로의 확산과, 동학이라는 적극적 현실타개의 일환으로 나타났다
고 보았다.
민중은 스스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것들을 取捨해왔다. 수성할미 혹은 개양
할미라는 용어를 만든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다양한 신격들을 첨삭시켜왔다. 堂
祭에서 줄다리기를 하다가 폐지하기도 하고, 神體를 바꾸기도 하였다. 특히 그들
의 내면세계를 담고 있는 이야기를 변화시켜 부안式의 담론으로 스토리텔링 해
왔다. 본래 露天堂이었던 것을 건축물로 대치하는가 하면 무신도를 바꿔 걸기도
했다. 항상 민속문화는 담당자이자 주체인 민중들의 선택에 의해 그렇게 바뀌어
왔기 때문이다. 개양할미라는 핵심코어는 글로컬하게 확장되어 왔고, 앞으로도
그 가변의 속도를 더해 갈 것으로 보인다. 죽막동 수성당제가 어떻게 변화 혹은
승화될 것인지, 혹은 開洋프로젝트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는 전적으로 변산 혹
은 부안의 주체세력에게 달려있다고 본다. 이 주체세력들에 의해 부안 죽막동
제사유적 그리고 개양할미를 중심으로 하는 수성당제가 새롭게 포지셔닝 될 것
이라고 생각한다.
주제어 : 죽막동 제사유적, 부안군 변산, 개양할미, 마고신앙, 제주도
설문대할망, 수성당제, 글로컬라이제이션, 문화원형층위확장도,
開洋프로젝트, 포지셔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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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Ⅰ. 서 론
Ⅱ. 죽막동 제사유적과 수성당의
演行態
Ⅲ. 수성당 개양할미설화의
글로컬라이제이션
Ⅳ. ‘開洋’ 시․공간이 매개하는
문화원형 층위
Ⅴ. 결 론
Ⅰ. 서 론
본고는 부안 죽막동 제사유적의 문화콘텐츠화 방안에 대하여 살펴
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죽막동 제사유적이 가지는
문화원형성을 추출해보고 그것이 가지는 문화콘텐츠적 의미를 고찰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죽막동 제사유적은 고고학적 유물이
지만, 동일 공간에서 전승되어 온 수성당의 당제와 밀접한 관련을 가
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므로 이들을 연결하는 고찰을 시도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개양할미라는 해양신격이 존재하고 있고,
당제라는 종합예술제의가 있으며, 변산이라고 하는 역사적인 해양요
충지가 있다. 시간, 공간, 주제가 한 데 어울려 장구한 역사와 문화를
창조해냈던 현장인 셈이다. 따라서 고대시기부터 서남해의 허브역할
을 담당해 오면서 동아시아로 확장 해 온 죽막동을 프랙탈이라는1)
1) 프랙탈이란 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 되는
구조를 말한다. 즉, 부분과 전체가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는 “자기 유사
성” 개념을 기하학적으로 푼 것으로, 단순한 구조가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복잡하고 묘한 전체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프랙탈의 속성은 ‘자기 유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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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에서 문화원형 도식에 대입해 보고, 미래의 확장된 활용 또한 이
안에 숨어있음을 드러내보고자 한다.
죽막동은 주지하는 바와 같이 1992년 국립전주박물관에 의해 발굴
조사되면서 그 출토유물의 방대함과 全시대성으로 말미암아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곳이다. 특히 백제의 유물뿐 아니라 가야, 중국,
왜계, 중국계 유물이 출토되어 원삼국시대부터 동아시아를 무대로
활동하였던 사람들의 행적을 추정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했던 곳이다. 중국 남조와 일본 오키노시마 등의 유적과 관련된다
는 점은 이미 많은 지면에 소개된 바 있다.2) 이는 근자에 화두가 되
고 있는 동아시아 담론의 확장을 위해서도 매우 주목할 만한 것이다.
부안 변산의 한 작은 공간을 동아시아라는 국제공간으로 확장시킨다
는 점에서 글로컬(Glo-cal)한3) 문화유적의 표본이라고 말할 수 있겠
다. 특히 고대유물의 출토뿐만이 아니라 오늘날까지 연행되고 있는
마을굿 즉, 堂祭를 통해 제의 및 설화양상을 추론해볼 수 있다는 점
에서 그 가치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동일 공간에서 행해진
다는 점만으로 죽막동 제사유물과 현행 수성당제가 동일성 혹은 유
사성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문제는 또 다른 논의를 필요로 하는 부분
이긴 하지만, 그 상이성이 논거 되기 이전 단계까지는 시대적 변천을
감안한 유사형태가 전승되어 왔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Self-Similarity)’과 ‘순환성(Recursiveness)’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자연계
의 리아스식 해안선, 동물혈관 분포현태, 나뭇가지 모양, 창문에 성에가 자라
는 모습, 산맥의 모습도 다 프랙탈이며 우주의 모든 것이 결국은 프랙탈 구
조로 되어있다. 프랙탈이라는 말은 IBM의 Thomas J. Watson 연구센터에 근무
했던 프랑스 수학자 만델브로트(Benoit B. mandelbrot) 박사가 1975년 ‘쪼개다’
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프랙투스(fractus)’에서 따와 처음 만들었다. 만델브
로트 박사는 같은 모양이 반복되는 구조를 ‘프랙탈’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2) 이 핵심 논의는 <國立全州博物館, 國立全州博物館學術調査報告書第1輯
扶安竹幕洞祭祀遺蹟 , 1994>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3) Global+Lo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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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의 성격이나 신성성, 연행집단의 규모나 성격, 의례절차나 축제
형태 등의 변화가 응당 수반되었겠지만 적어도 죽막동의 지정학적
위치상 해양신앙이라는 핵심코어(Core-문화원형)는 유지되어 왔을 것
으로 판단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중요한 맥락을 가진 죽막동에 대해서는 당연히 그 원형보
존은 물론 발굴과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지만 한편으로 본
래 죽막동이 가지고 있던 동아시아적 성격을 복원시키는 일 또한 급
선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이것이 지역문화자원을 문화콘텐츠화하
는 첩경이 될 것이며, 오늘날의 이슈가 되고 있는 지역관광의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키워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죽막동이
..................<이하본문; 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