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시02분 행당역을 출발하며 오늘은 어떤 일들이 있어 행복한 하루가 될지 설레임을 간직하고 산우들을 만나
기 위해 화랑대역으로 출발하였다.
임시로 개설한 단톡방을 보니 당고개역에서 이순님을 기다리며 SOS를 치는 아미고님의 5인 탑승 그랜져33,
김포를 출발하여 화정역을 경유하는 거산님의 4인 탑승 제네시스 G80, 구파발을 출발하는 무뚝뚝한 남성회원
3인만 탑승한 박새님의 혼다 아코드가 모두 제시간에 출발한다는 소식이 올라온다.
김이경님이 운전하는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차량은 꼴통을 포함 4인이 타고 8시45분에 가장 먼저 출발하였다.
장거리 트레킹에 봉사해주시는 4인의 차량이 출발하기는 처음이어서 꼴통은 기분이 상승된 것도 사실이다.
진심으로 네분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임시 단톡방에는 16인 모두가 정시에 출발하였기에, 무사 안전운전 및 산행을 맘속으로 기원하며 하늘을 보니,
일기예보와 달리 빗방울이 떨어지며 불길한 예감을 점지하는 듯하다.
09시가 되기전에 아미고님은 이미 잣향기 푸른숲 수목원에 도착하였고, 휴게소를 들른 김이경님은 9시경 도착,
뒤이어 박새님 도착, 가장 멀리서 출발한 거산님은 꼴통대장의 시원찮은 대답으로 축령산 자연휴양림을 거쳐서
오는 바람에 09시45분경 도착하니, 푸른숲 매표소의 쉼터에는 빗방울이 제법 굵어져 있다.
모든 산우들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가볍게 간식도 들고, 담소를 나누고, 화장실에서 조금 몸무게도 줄이고,
10시15분에 출발하였다.
비가 올 것을 대비 않고 온 꼴통은 진짜 꼴통이어서 바다님이 가져오신 비닐 옷을 빌려 입고 가야해서 너무 미안했다. 아미고님은 우산을 세개나 가져와 산우들에게 도움을 주신다. 참 고마웠다.
매표소 우측의 무장애 나눔길 데크길을 오르자마자 하늘이 뚫린 것처럼 빗방울을 쏟아내기 시작하니 꼴통은 너무 난감해 했지만 별님과
연기님 등 산우들은 우중산행도 운치가 있고 좋다고 위로해 주신다.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데크길에는 이색적인 수국꽃이 우리를 반기고, 잣나무 숲에서 풍겨오는 잣 향기는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주고 콧끝을 감싸며 아침의 신선한 공기와 함께 행복을 안겨준
다. 회색빛 콘크리트 도심에서 느껴보지 못한 상큼하고 싱그러운
기운에 모든 산우들은 환성을 지르고 즐거워하며 행복해 했다.
높이 곧게 자란 잣나무며 짙푸른 숲속에 머물고 있는 내 자신이
황홀했다. 무장애 나눔길에서 잣 향기 피톤치드길을 거쳐 순환임도에 도착해 걷다보니 11시30분경이다.
아침식사를 못했다는 회원들이 많아서 아미고님, 베니딕도님과 돗자리로 어설프게 임시천막을 만들었지만
모두가 자리할 수가 없어서 일부회원들은 우산을 받치고 앉아서 커피 및 간식타임을 가졌다.
12시가 넘은 시각에 다시 출발하여 12시45분쯤 오늘의 정상인 사방댐 전망대에 도착하니 후미대장 박새님의
전화다. 가슴이 철렁해서 받고 보니 다행히 김이경님이 중도에 먼저 하산하겠다는 전언이었다.
강한 빗줄기에 희미하게 보이는 사방댐과 서양코스모스가 곱게 핀 사방댐 둔덕의 모습은 몽롱하고 환상적
이어서 맑게 갠 날씨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모두가 비에 흠뻑 젖은 생쥐처럼 되었지만 멋진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즐거워 하니 꼴통은 너무나 아쉽고 미안한 생각이었다.
하필 좋고 멋진 곳을, 비 오는 날 택했다는 자괴감과 함께.......
전망대 부근의 이정표에는 축령산 정상이 1.6KM의 거리에 있다는 것을 알렸지만, 우중에 정상은 무리일 것 같아서 빠른 길로
하산을 결정하고 피톤치드길을 바이패스하고 수목원 정문으로
가파른 길을 하산하였다. 유아숲 체험원을 지나고, 축령백림관, 화전민마을을 거치지 않고 정문에 도착하니
13시30분이 넘었다. 오늘은 약 6.5KM의 거리를 약 10,000보를 걸은 것 같다.
그래도 잣나무숲의 향기는 여운을 남기고 멋진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특히 어려움에 처했을 때 주변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다고 하는데, 오늘 어려운 환경에서 꼴통대장은 많은 느낌과 감동을 받았다.
비를 맞으며 참외를 깍아 나눠주시던 이순님, 힘든 자세로 무릎위에 온갖 밥과 반찬을 올려놓고 산우들이 먹도록 해주신 김이경님, 온갖 채소를 넣고 밥을 비벼서 산우들에게 나눠주시던 민중전님, 7시간씩 계란을 삶아와 나눠 주시던 천사님과 모란님, 맛있는 전과 밥을 싸오
셔서 먹도록 산우들에게 권하시던 수산나님, 빗속에 묵묵히 꼴통을 도와주시던 아미고님과 베네딕도님, 끈이
모자란다고 칡넝쿨을 가져와 꼴통을 도와주시던 난초님, 빗속에서 사진을 찍어주시며 분위기를 바꿔주시던
연기님, 부족함이 많은 꼴통을 묵묵히 도와주시던 바다님, 꼴통이 침울할까봐 발랄하게 분위기를 바꿔주며
용기를 줬던 별이님, 과묵한 경상도 사나이지만 예술적인 감각으로 가끔씩 웃음을 선사했던 일엽편주님,
항상 후미대장으로 과묵하게 말없이 도움을 주시는 박새님, 사진 촬영 및 봉사정신으로 모든 여성 산우들의
사랑을 받는 멋진 신사 아미고님, 말없이 꼴통대장을 도와주는 베네딕도님, 석가모니의 가르침대로 삶을
살고자 산우들에게 늘 베품을 실천하는 최고의 신사 거산님, 차량 유지비도 받지 않고 차량봉사로 도움을 주신
거산님, 박새님, 아미고님, 김이경님 등등, 멋진 산우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살맛나는 세상인 것 같다.
백짓장도 맞들면 났다고 하는데, 한분 한분이 서로를 배려하고, 분위기를 좋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꼴통대장은 감명을 받고, 다시 한번 멋진 산악회를 만드는데 밑거름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오늘은 사전에 거산님이 메밀막국수 맛집을 예약해 주셔서 30여분이 걸려서 축령산 자연휴양림 부근의 식당으로 이동하니 그제야 빗줄기는 자자들었다.
안전산행을 자축하며, 맛있는 메밀국수와 명태식혜를 거금을 들여 사주신 거산님께 감사하며 건배를 들었다.
회원님들과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라이브카페에서 다과를 마시며 아쉬움을 달래고 각자의 차량으로 헤어져 집으로 가면서 오늘의 행사를 마감하였다.
회원님들!
너무나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한분 한분이 소중하고 우리산악회를 지탱하는 거목임을 인지하시고, 늙으면 친구가 가장 소중한 반려자라고
하는데, 남은 생을 함께하며, 서로를 배려하며,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가자고 감히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행복은 이런 소소한 나눔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며, 갈등을 만들지 말고, 좋은 감정으로 서로를 대하며, 같이
한다면 이것이 행복이 아닐까 자문해 봅니다.
비록 우중산행으로 힘든 시간이었지만 이 또한 소중한 경험이고 즐거움이 아니었나 생각하며, 산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끝.
첫댓글 감사합니다
우리 산악회 덕분에 우중 산행(트레킹)도 해봤습니다. 무릎이 시원찮은 덕분에 비오는 산길을 혼자서 고즈넉히 거닐어도 보았고 다 다 좋았습니다 우중 식사(간식) 타임도 잊지못 할 추억입니다♧
※감사합니다※
산우님들과 축령산의 빗 속을 함께 걸으며 즐거웠습니다.대장님의 훌륭한 후기글을 읽으며 가득한 축령산의 비안개,비맞는 잎사귀들,우비쓴 산우님들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거산님이 사주신 메밀국수도 맛있었고,산우님들과 함께마신 차도 맛있었습니다.감사합니다~~~~~^^
보슬비 내리는 중에도 바람이 전혀 없어서 걷는 재미가 쏠쏘올하였고, 생동감 넘치는 여름기운을 온몸에 만땅 채운 산행이었습니다.
대장님 마음고생과는 달리, 회원님들 모두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 수고하셨습니다.
수촌님은 자신을 자꾸 꼴통대장이라고 하는데 진짜 꼴통은 항상 부실한 체력으로 엄살만 떠는 일엽편주가 아닐까 합니다 ㅎ 해서 수촌대장님도 저 때문에 신경이 쓰이겠지요 ~ 이제 산행에 따라나서겠다고 마음 먹으면 그 한사흘전부터 몸보신약 먹고 힘을 키우겠습니다 ㅎ 이번 우중산행은 여러가지로 추억이 많은 트레킹으로 기억될것입니다 우리 일행들 빗속의 산행 사진보며 우리 친구는 차라리 부러워 하더군요 ㅎ 독일군 우중군복같은 박새님의 우비가 멋져보여서 저도 그걸 사 입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비가 온다는 예보가 들리는 산행에 멋을 내어 입어 보렵니다 ㅎ 많은 추억 안겨주신 대장님과 동료 산우님들 고맙습니다